〈 74화 〉 전초
* * *
“.....”
“소검마 공(?) 그만하세요”
하지만 뇌령신공이 그를 덮치려 할 때 그의 앞을 막아선 이가 있었다. 그 아니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소검마의 앞을 막아서며 뇌령신공의 기운을 흩트렸다. 그에 당연히 민혁은 놀랐다. 그가 소검마를 압박하기 위해서 사용한 공력은 비록 12성은 아닐지라도 8성에 가까운 힘이었다. 일반적인 화경의 고수라면 버틸 수 없는 힘, 민혁은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면사를 뒤집어 쓰고, 풍만한 가슴과 탄력적인 둔부가 티가 나게 쫙 달라 붙은 옷을 빼입은 그녀를 지그시 응시했다. 왠지 그녀가 낯익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눈빛을 맞받아치며 명령하듯 소검마에게 말했다.
“...크윽..알겠습니다..일단 물러나도록 하죠”
그리고 놀랍게도 소검마는 내상을 입은 듯 입가에 피를 흘림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명령에 답했다.
“무례를 저질렀군요.. 아무래도 소검마 공이 선수 대기장 앞에서 인원 확인에 시간이 걸린 점 때문에 화가 났었던것 같습니다.. 이 점 소검마 공 대신 사과드립니다..”
Level:????
이름: ????
종족: 인간
성별: 여
경지: ????
체력: ????/????
내공: ????
“알고 있으니 다행이네.. 그 대신이라고 하면 뭐하지만 얼굴 좀 보여주겠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는 여인 민혁은 그것을 지켜보며 여인의 상태창을 읽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상태창은 보이지 않았다. 민혁이 생각하기에 그녀는 특수한 스킬을 익혔거나 혹은 퀘스트로 인해서 블라인드 캐릭터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알 방법이 없기에 그는 그녀에게 얼굴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촤앙!
“이노옴! 감히 신녀에게 얼굴을 보여달라니!”
“그만하세요.. 소협 죄송하지만 저희 천마신교의 교칙상 저는 얼굴을 외인에게 보일 수 없답니다.. 혹시 다른 부탁이 있다면 이걸 가지고 천마신교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면 있는 힘껏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말을 밷자마자 여인의 곁에 있던 천마신교의 무인들로 보이는 자들이 민혁을 향해 노호성을 밷으며 검을 뽑았다. 하지만 그것도 신녀라 불린 면사녀의 의해 쉽게 거두어 졌다. 그녀는 약간은 미안한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양해를 구하며 민혁에게 철로된 패를 하나 건내 주었다. 패에는 천마(??) 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좋아..뭐 이정도로 넘어가기로 하고 혹시 너도 대회에 참가하나?”
“아니요.. 저와 소검마는 천마신교의 무인들의 인도차원에서 온 관리자 인력입니다만...”
민혁이 패를 바라보다 품 속안에 넣고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그의 물음에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답했다.
“입니다만?”
“당신 같은 무인이 참가한다면 저도 참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시,신녀님!”
“신녀님 그건!”
신녀의 폭탄성 발언에 천마신교의 무인들 특히 소검마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그에 신녀는 작게 ‘농담입니다’ 라고 말하며 구석으로 걸어갔다. 천마신교의 무인들도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민혁은 면사로 얼굴을 가려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그녀가 짓궂은 웃음을 얼굴에 달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 한차례 소동이 있은 후 대기장소는 조용해 졌다. 민혁과 소검마 그리고 신녀라는 무인의 압도적인 무력에 긴장을 한 탓도 있지만 정파와 마교가 섞어 있으니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이 어색함을 깨려는 듯 대기장으로 한 무리가 들어섰다.
“.....”
“.....”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 무리는 대기장에 들어서자마자 불어오는 긴장감 넘치는 공기에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구석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각색의 옷을 입은데에 반해 오른쪽 가슴에 검정색 수실로 무림연합(???)이라 쓰여 있었다. 사파의 등장이다. 그리고 이로써 정파, 사파, 마도가 전부 모인 대기장소는 방금 전 보다 더한 긴장감과 어색함이 감돌았다. 하지만 오히려 민혁은 주변에서 말을 걸오 오던 남궁자매와 청수진인이 조용해지자 기분 좋게 대회의 시작을 기다릴 수 있었다.
“잠시 주목해주십시오. 지금 정무맹주님께서 대회 개막선언을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바로 1차전을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예 맞습니다. 대회는 예선전과 같은 1:1 비무 형식으로 한 번에 두 번의 본선전을 치루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1차전 선수와 2차전 선수들은 저를 따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기나긴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대기장소로 정무맹 소속의 무인이 한 명 들어왔다. 그는 대회 방식을 설명해 준 후 자신을 따라오라는 행동을 취했다. 그에 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인의 뒤를 따라 나서자 모용청과 1차전 선수들로 보이는 이들이 따라 나섰다 1차전 선수 중에는 방금 전 민혁에게 살기를 내뿜었던 진선 이라는 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민혁은 그가 1차전에서 이기고 자신과 붙기를 바랬다. 그래야 뒷말이 나오지 않게 손을 봐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자아~ 드디어 시작되는 천하무림대전! 이번에는 어떤 신흥강호들이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럼 1차전과 2차전 선수들을 소개 하겠습니다.”
“1차전 진가장 진선! 배선문 청곡!”
“2차전 모용세가 모용청! 남궁세가 민혁!”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사회자로 보이는 청모학사가 내공을 키워 목소리를 높이자 비무장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심들로 보이는 자들의 선수소개 사람둘이 둘러싼 비무장 가운데로 나오는 네 사람, 그들을 보며 사람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엄청난 환호군’
“대단하지 않습니까?”
“무었이 말이냐”
민혁은 비무장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관중들이지만 그들은 오로지 비무를 향한 기대와 흥분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민혁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이 분위기에 신경을 끄고 비무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가 모용청을 바라보기 무섭게 그가 말을 걸어왔다. 저번과도 같은 느끼한 말투 탓인지 고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모용청의 웃는 얼굴에는 힘줄이 솟아났다.
“과,관중의 환호가 말입니다. 얼마나 멋진 소리입니까”
“아...그래 그래 좀 멋지네 이제 슬슬 자세 잡지 그래 곧 시작할 것 같은데?”
솟아난 힘줄을 다시 손가락으로 꾹꾹 밀어 넣고 말하는 모용청, 그에 민혁은 대충대충 답을 해주며 사회자의 손을 가리켰다. 청모학사의 손에는 파란색 기가 들려 있었는데 한자로 ‘시작’ 이라고 적혀 있었다. 모용청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방금 전 손가락으로 밀어 넣었던 힘줄이 다시 솟아나는 것을 느꼈지만 속으로는 ‘이 애송이가.. 경기가 시작되면 네 입에서 그딴 건방진 소리가 나오는지 보자’ 라고 생각하며, 잠시 후 이루어질 보복의 축배에 달콤함에 히죽이죽 웃었다.
“자 그럼 천하무림대전 1차전, 2차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승리조건은 상대방을 전투행위 불능 상태로 만들거나 항복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장외와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상대방에게 준다면 실격패 되니 조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천하무림대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
와아아아아아
비무의 규칙을 설명하는 청모학사, 그리고 펄럭이는 청색기에 비무장에 올라온 이들은 각오를 다졌고, 관중들은 환호성으로 보답했다. 1차전을 치루는 진선과 청곡은 비무시작이 선언되자 마자 각자의 병기를 뽑고 서로를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민혁과 모용청은 대치 상태를 이루었다. 정확힌 말하자면 모용청 혼자 긴장을 한 체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이자식 전혀 빈틈이 없어!’
‘안 움직이나...빨리 움직여줘야 이쪽도 후딱 끝낼텐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둘, 먼저 움직인 것은 결국 모용청이었다. 그는 자신의 애병인 주련검을 빼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에 반해 움직이지 않는 민혁, 둘의 거리는 지척에 이르렀고, 모용청이 민혁을 베기 위해 검을 높게 쳐들어 내려쳤다.
“허억!”
“너무 느린데?”
그때까지 움직이지 않던 민혁, 하지만 모용청의 검은 대회규칙과 상관 없이 그를 쪼갤듯 살기를 뿌렸다. 하지만 모용청이 검을 내리친 곳에 민혁은 없었다. 마치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모용청은 자신의 눈으로도 쫒지 못한 그의 움직임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하지만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 민혁, 그 때 모용청의 귓가로 민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