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70화 (70/245)

〈 70화 〉 전초

* * *

“어이 거기 세치기 하지마!”

“정숙! 정숙! 조용히 하시오!”

정무맹 소속으로 보이는 무인들이 통제를 하고 있음에도 여기저기 세치기와 소음이 난무하는 접수처, 참가신청을 하는 접수처는 무인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후냐아~ 오라버니이~ 사람이 너무 많다냐~”

“그러게 말입니다.. 접수는 내일까지기는 합니다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서야..”

“그러게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확실히 이번 대회는 정, 사, 마 신분관계를 따지지 않고 진행되니 사람이 많군.”

원체 사람들이 많은 곳을 싫어하는 민혁이었기에 게임 속이라도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자 귀찮음이 그의 몸을 덮쳐왔다. 여인들의 말을 들으며 접수를 위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던 민혁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옆 줄의 긴 줄과 비교되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줄을 발견한 것이다.

“저 줄은 뭐지?”

짝!

“아 맞다! 민혁 소협 빠르게 접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까먹고 있었네요!”

“빠르게 접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네!”

사람이 덜 서 있는 접수처에 대해서 민혁이 묻자 남궁란이 손을 마주치며 민혁에게 빠르게 접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민혁은 의아한 듯 방법이 있냐고 물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줄이 짧은 접수처 뒤로 가서 줄을 섰다 그러더니 방방뛰며 빨리 오라는 듯 손짓 했다. 그는 그녀의 재촉에 희미하게 웃으며 그녀의 뒤로 줄을 섰다. 남궁희도 이번만큼은 그녀의 행동에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민혁의 뒤를 따라갔다.

옆줄과는 다르게 빠르게 줄어드는 줄, 차례는 어느새 남궁란에게까지 왔다.

“어느 곳에서 오셨습니까?”

“남궁세가에서 왔어요.”

“안휘의 남궁세가 말씀이십니까?”

접수처에 앉아 있는 무사의 질문에 남궁란은 살포시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접수를 받던 무사는 뭔가 당황한 듯 여러 개의 명부를 뒤적거리더니 표지에 남궁세가라 적힌 명부를 찾았다. 그리고는 남궁란에게 먹물을 잔뜩 머금은 붓을 건내주었다. 남궁란은 붓을 받아들더니 명부 한쪽에 민혁의 이름을 적어나갔다. 민혁은 그녀의 행위가 무었을 의미하는지 몰라 멍하니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접수 감사합니다. 추천자 남궁세가 남궁란님 진출자 민혁님 맞으십니까?”

“네 맞아요.”

“확인 감사합니다. 접수가 완료되었으며. 본선은 나흘 후부터 시작 예정이니 참고해 주십시오”

남궁란은 무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멍하니 있던 일행들을 데리고 줄에서 빠져나왔다. 그녀의 손길에 의해 줄에서 벗어난 일행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민혁이 입을 열었다.

“이게 어찌된 겁니까? 갑자기 본선이라니요?”

“아앗! 말씀 드리는 걸 깜빡했네요 이번 대회 대전방식이 좀 특이하거든요!”

“특이하다니 어떤식으로 말이냐?”

대전방식이 특이하다는 남궁란의 말에 호령은 호기심이 깊게 베인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물음에 남궁란은 고개를 갸웃둥 거리더니 백치미가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남궁희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쌍둥이 자매의 행동에 남궁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대신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천하무림대전은 정, 사, 마, 모든 세력이 참가합니다.”

“그건 알고 있다냐아~”

남궁희의 말에 손을 번쩍 들며 자신 있게 말하는 연화, 그녀는 꼬리를 흔들며 민혁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행동이 무었을 뜻하는지 알고 있는 그는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흠흠! 정, 사, 마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세 세력이 모두 모이는 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 형식은 특이합니다. 대회주최지는 정파에서 결정을 했고 대전방식은 마도에서 운영규칙은 사파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주최지는 정파에서 결정을 했듯 정무맹으로 정해졌고 운영규칙은 기본적인 비무대회와 별로 다른 것이 없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대전방식입니다. 마도에서는 특이한 대전방식을 내놓았습니다. 예선전을 치러 12명의 본선진출자를 뽑고 예선을 보지 않아도 각각의 마도, 사파, 정파에서 10명씩 추천하여 본선에 올릴 수 있으며 십룡팔봉 또한 본선진출권을 가질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즉 60명이 본선을 치루는 셈이죠.”

“그게 민혁이 본선에 올라가는 것과 무슨 상관입니까?”

“하핫 사윤 머리를 굴리거라 딱 보아도 정파에서 10명을 본선에 올릴 수 있다고 하면은 추천권은 남궁세가가 가지고 있지 않겠느냐?”

남궁희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 사윤의 질문에 호령은 아랫사람에게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사윤은 그녀의 답에 궁금증이 풀렸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호령에게 눈을 홀겼다. 물론 호령 또한 지지 않고 사윤을 째려보았다. 용호상박, 민혁은 순간 서로를 째려보고 있는 호령과 사윤 두 사람의 등 뒤로 용과 호랑이가 서로를 물어뜯는 형상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잠시 둘의 신경전을 감상하던 민혁은 자신의 옷 소매를 당기는 연화의 손길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냐아! 오라버니이~감사인사는 해야죠!”

“아...맞다!”

연화의 지적 아닌 지적에 민혁이 남궁자매에게 포권을 취하자 남궁희는 ‘으, 은공께 은혜를 갚으려 했을 뿐입니다.’ 라고 말하며 마주 포권을 취했고 남궁란은 ‘헤헤헤헤헤헤’ 실실 웃으며 머리를 매만질 뿐이었다. 남궁자매가 추가적으로 별 다른 리액션을 취하지 않아서 이지만 그녀들이 민혁에게 배풀어준 편의를 실질적인 이익으로 따지자면 꽤 컸다. 남궁자매가 그를 추천함으로써 남궁세가라는 세력이 그의 뒤를 봐 주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물론 남궁세가를 이미 반 정도 손에 넣은 민혁에게는 쓸데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민혁이 아닌 다른 일반 무사가 남궁세가의 추천을 받았다면 상황은 또 달랐을 것이다. 그만큼 남궁세가가 무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거대했다.

“당신 본선까지는 사흘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흐음...글쎄 일단 예선전 구경이라도 할까?”

“나는 오라버니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 뭐든 좋다냐아~”

“흐음 그러도록 하지.”

호령과의 신경전을 마친 것인지 말을 걸어오는 사윤, 예상치 못한 본선진출권 획득으로 나흘 이라는 시간이 비게 된 민혁은 남은 시간동안 무었을 할지 생각하다가 예선전을 구경하는 쪽을 택했다. 민혁의 선택에 여인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지만 남궁자매는 본선을 대비한 수련을 위해 예선전을 같이 구경하기는 어렵다는 말을 힘겹게 꺼냈다. 그녀들이 어렵게 말을 꺼낸 이유는 남궁희가 수련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남궁란의 경우는 민혁 일행과 함께 예선전을 구경하기를 원했지만 쌍둥이 자매가 수련을 한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자신 또한 본선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민혁은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남궁희의 선택은 민혁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자신과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검제에게 약간이나마 상처를 입힌 민혁이 이번 대회에 참가함을 앎으로 인해 짧은 시간이겠지만 수련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본선에서 보겠습니다. 은공”

“본선에서 뵈요!”

“알겠습니다. 남궁소저들”

­알람 07:30분 메모 내용: 아침이다.

뒤돌아 걸으며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남궁란에게 손을 마주 흔들어주던 민혁은 시야를 가리는 문구에 게임을 종료했다.

으드드득

온 몸의 뼈가 비명을 지른다. 민혁은 캡슐 내부의 의자에 앉아 홀로그램 시계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07시 30분을 나타내고 있는 시계, 그리고 요일은 토요일을 표시하고 있다. 원래라면 그의 그녀가 집에 놀러오기 전 까지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면서 그녀를 기다렸겠지만 오늘의 그는 달랐다.

“크아아아앙~”

멍하니 의자에 앉아서 흐른 시간이 5분여 민혁은 캡슐에서 나오며 기지개를 폈다. 공룡 같은 표효는 보너스, 그는 하품을 하며 방을 나와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온수를 키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친 그는 몸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대충 닦고 거울을 보며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다. 기름진 머리와 때 국물이 줄줄 흐르던 얼굴은 오간데 없고 훤칠한 미청년이 거울 안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