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전초
* * *
“검제님!”
“끌끌 이거 금선이 아닌가?!”
“저도 있습니다.”
“음 자네도 있었구만 여긴 어인 일인가?”
검제 정도의 고수라면 기감을 통해 민혁이 접근하는 것을 알아차렸겠지만 그는 호령이 자신의 별호를 부르자 반응을 했다.
“예 있었습니다. 할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검제의 말에 기분이 약간 뒤틀린 듯 찡그린 표정으로 말하는 민혁, 검제는 그의 표정을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할 이야기라면 우리 란이와 희를 달라는 말을 하러 온건가?”
“......장난 칠 기분 아닙니다. 여기까지 내공도 쓰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고 올라왔거든요,”
“아쉽구만 나는 진담이었는데 말이야 끌끌”
민혁은 남궁란과 남궁희의 이름이 나오자 주변에서 몰려드는 살기에 식은땀을 흘렸다. 특히 호령의 살기는 피부를 찌르는 듯 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의 손녀들과 자신을 엮으려는 검제의 장난기 반 진심이 반 담긴 농담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였다 검제는 민혁의 신경질적인 반응에도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웃었다.
“장난은 이 정도까지 하고.. 자네가 이곳까지 날 찾아 온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겠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던 것도 잠시 검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품에서 너덜너덜한 고서 한 권을 꺼냈다. 그 표지에는 삐뚤빼뚤한 서체로 ‘광천신공’ 이라 적혀있었다. 민혁은 대번에 광천신공을 보여주는 검제의 모습에 약간 놀랐다. 그는 남궁세가의 가주에게 검제에게 자신들이 검제를 찾기 전에 미리 말해 주었더 무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었다. 남궁세가가 자리 잡고 있는 안휘성과 숭산까지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검제는 아마도 남궁가주에게 무신에 관한 일이나 그가 무신의 후계라는 말들을 전해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도 듣지 않고서도 광천신공을 내밀었을 것이다. 민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 받으시옵소서..”
그리고 역시나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검제는 갑작스레 무릎을 꿇고 마치 황제에게 진상품을 진상하는 듯 한 자세를 취했다 방금 전까지는 손자를 상대하는 자애스러운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충을 받드는 무신과도 같은 모습의 검제, 민혁은 일단 광천신공을 그의 손에서 가져왔다.
‘무공습득’
퀘스트 ‘음양오행신공’이 갱신 됩니다.
퀘스트 음양오행신공(유니크)
1.하북성의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아 보호해라.
2.안휘성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아라.
3.신강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아라.
4.????
무공을 습득하자 벽력신공과는 다르게 뜨거운 기운이 그의 손에 몰려 들었다. 밝게 빛나는 여명과도 같은 빛이 외부로 표출되었고 공동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그의 손으로 향했다. 마치 태양과도 같은 양의 기운, 민혁은 습득한 광천신공을 삼매진화로 태워 버렸고 무릎을 꿇은 체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는 검제를 일으켜 세웠다.
“..바,방금 그것이 광천신공인 것 입니까?!!”
“그렇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질문을 하는 검제, 그의 반응이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하자 민혁은 비록 남자이긴 하나 그의 이마에 손을 데보고 열이 있는건지 제어 보기로 했다.
‘열은 없는데 말이야.. 왜이리 반응이 격하지 마음 약해지게..설마 이 무공도 벽력신공처럼 부작용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건가...무신 이 새끼는 부작용 덩어리 무공만 만들어놨나..’
민혁은 검제에게 열이 없는지 확인 한 후 부작용이 존재하는 무공을 만든 무신을 씹었다.
“당신! 뭐하십니까!”
“으,응?”
“무슨 짓을 했길래 검제님이 눈물을 흘리냐 이말입니다!”
“맞다냐~ 후냐아 울지마라냥~”
한참을 속으로 무신의 욕을 하던 민혁은 갑작스레 자신을 밀치고 검제를 부축하는 사윤의 말에 정신이 없었다. 무슨 짓을 했냐니! 자신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는데! 그는 평소 자신의 이미지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울릴 정도로 못되먹었었는지 물으려 했지만 여인들은 이미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오직 눈물을 흘리는 검제를 달래느라 난리였다.
“끌끌..못난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하아..괜찮습니다. 먼저 왜 울음을 터트리셨는지 그 이유부터 설명해주시죠 아까부터 뒷통수가 뚫어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검제는 여인들의 부축에 힘입어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듯 붉게 부어오른 눈 두덩이를 문지르면 고개를 살짝 숙여 사과했다. 그가 진정이된 듯 하자 민혁은 자신의 뒤편에서 노려 보고 있는 여인들에게 해명을 부탁했다.
“끌끌..그저 광천신공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보게 되어서 흘린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단지 그 뿐입니다.”
민혁의 말에 알 수 없는 감정을 눈동자에 내포한 체 대답하는 검제, 민혁의 그가 답한 대답외에 다른 대답이 있는 것을 알아챘지만 검제가 밝히기를 꺼려 하는 것 같아 일단 일 보 물러서기로 했다. 퀘스트에 관련된 일이라면 분명 다시 검제와 마주하게 될 테니 말이다. 물론 그 일 외에도 지속적으로 존대말을 쓰는 검제의 태도가 불편했지만 이번 연화의 일을 겪으며 세력을 만들겠다 결심한 것이 있어 그 부분은 지적 하지 않았다.
“그렇습니까..후우..이제 저희는 천하무림대전 참가를 위해 내려갈 예정입니다. 같이 내려가시죠”
“아닙니다. 아직 이곳에서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말입니다. 죄송하지만 소림사에 머물고 있는 제 손녀들과 먼저 내려가 계시지요 곧 따라 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같이 가시는게 어떠십니까?”
“맞다냐아~”
“신경 써 주시는 것은 감사합니다. 주모님들 하지만 이 남궁모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끌끌”
음양오행신공의 퀘스트가 갱신된 것을 확인한 민혁은 대답해줄 마음이 없는 듯 한 그의 말에 일단 천하무림대전 이라는 이벤트를 위해 소림사를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검제에게도 넌지시 같이 내려가자는 말을 건내 보았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며 거부하였다. 방금 전 눈물을 보인 탓인지 여인들을 한 번더 그에게 같이 가자며 권유를 했지만 그는 교묘한 말투로 사윤과 연화를 꾀어내어 그녀들이 안심될 수 있도록 거절하였다. 결국 일행은 검제를 뒤로 하고 공동을 빠져나왔다. 동굴을 지나 현안이 기거하는 곳에 도달하였고 호령과 현안은 몆 마디 인사를 나누더니 들어 올 때 받은 열쇠로 문을 잠궜다. 그리고 내려가는 길
“민혁 질문이 있다.”
“뭐야 호령?”
“흠흠 팽가 남매 아니 자매 앞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미안하지만 팽가가 충을 맹세하려 했을 때는 그들을 말렸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검제가 무릎을 꿇을 때 말리지 않은거냐?”
“후냐아~ 왜그러냐아아~”
호령은 무언가 곰곰이 생각을 하다 민혁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팽가 자매의 눈치를 보며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녀의 물음에 그는 연화의 귀를 매만졌다. 쫑긋 솟은 귀를 만지자 바로 반응이 오는 연화 민혁은 그런 그녀의 볼을 매만졌다. 갸르릉 거리며 민혁에게 안겨들었다.
“연화를 잃은 후 느낀 게 있어..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혼자만으로는 안되 그래서 결심했어 세력을 키우자고 말이야 남궁세가는 그 중 첫 번째가 될거야.”
빈객이라 하면 보통 세가 혹은 문파 내에 상주하며 무력을 빌려주는 무인을 일컬는 말이다. 하지만 소림사나 무당같이 구파에 있는 빈객들은 무력을 빌려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손님과도 같은 개념이다. 물론 위급할 경우에는 무력을 빌려주지만 마도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구파와 같은 대문파들이 빈객의 손을 빌리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놀고먹는 자리라는 말이다.
“으헹 심심해~”
“조금만 참아 란아”
“하지만~ 밥도 맛없고 무공 수련도 못 하고 놀 곳도 없는 걸~”
침대에서 뒹굴며 말하는 남궁란의 말에 남궁희는 어느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엽차를 마시며 그녀의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 하지만 더욱 더 큰 몸부림을 치며 불만사항을 내밷는 그녀, 남궁희도 그녀의 말에 동의 하는지 남궁란을 말리지 않고 찻잔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밥맛이 없는 것도 상관이 없었고 놀 곳이 없는 것도 상관없었다. 단지 소림사의 규칙 중 하나인 무공사용 금지 사항 때문에 수련을 하지 못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 또한 곧 있으면 열릴 천하무림대전에 참가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밖으로 나가 무공을 갈고 닦고 싶었다 소림사에 온 이유도 그녀들에게 말하지 않고 훌쩍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떠난 조부가 내려오길 기다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녀 또한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끼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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