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 전초
* * *
“간다!”
“그라아아아아!”
대치 중인 상황 먼저 움직인 것은 민혁이었다 선수필승 허공답보로 허공을 밟아 오른 민혁은 뇌전풍신공에 수록 된 무학 중 뇌령을 사용해 온 몸을 뇌전으로 감싸고 허공에 떠오른 수십 자루의 단검들과 함께 아수라에게 돌진했다 그에 거신은 6개의 팔을 움직여 방어태세를 취했다 이내 아수라의 팔에 박히는 수십 자루의 단검 그것을 맞은 아수라의 팔은 마치 벌집처럼 구멍이 났지만 빠른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민혁을 혀를 차고는 무무신공의 공능 수 많은 기의 실을 만들어 아수라에 팔에 박혀 있는 단검들을 다시 회수했다 다시 공격태세를 갖추는 수십 자루의 단검들
“그라아아아!”
“칫!”
단검들은 다시 한 번 백광을 토해내며 빛살처럼 허공을 나아가 아수라의 붉은 동체에 박혔다 허나 몸을 한 번 털어내는 것으로 몸에 박힌 수십 자루의 단검을 빼내는 아수라 민혁은 그것을 보며 혀를 차고 단검들을 회수했다
화르르르륵!
“하하하하! 아수라여 날뛰어라 날뛰어!”
하지만 아수라도 공격을 받고만 있을 생각는 없는 것인지 여섯 개의 손에서 불을 뿜어냈다 그 불은 이내 검, 도, 창, 곤, 편 등 제 각각 다른 형상의 무기들의 모습을 취했는데 그 열기로 인해 공동 안은 마치 만두를 찌고 있는 끓는 찜통 같았다 특히 아수라의 발 주변에 있던 혈교도들은 떨어지는 불덩이를 맞아 대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수라를 조종하고 있는 듯 한 노인은 미친 듯 아수라를 보고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에 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직 불을 뿜어내지 않고 있는 아수라의 한 쪽 팔에 붙잡혀 있는 연화를 바라보았다
“전 괜찮아요 오라버니이~”
“닥쳐라 계집 니놈이 전력을 다한다면 아수라도 전력을 다할 터 그리고 전력을 다한 순간이 저 계집이 불타 죽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민혁의 시선과 눈을 마주친 연화는 몸을 옥죄는 괴로움 속에서도 태연한 척 평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 민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다시 거신에게 역습을 가할 준비를 했다 그 광경을 아수라의 뒤에서 지켜보던 노인은 민혁의 무위를 눈으로 지켜보더니 아수라가 질 것이 걱정된 듯 협박을 가해왔다 노인의 말에 얼굴을 왈칵 구기는 민혁 그와 동시에 날아오는 지옥의 업화와도 같은 뜨거운 불길 그는 재빨리 천마행공을 펼쳐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5개의 팔로 휘둘러지는 불의 병장기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일격을 피하고 이격 또한 피했지만
“으아아아악!”
“오라버니이!”
“민혁!”
세 번째 공격에 그만 팔을 노출하고 말았다 호신강기보다 강한 강도의 뇌령을 뚫고 화상을 입히는 아수라의 불꽃에 민혁은 바닥에 착지해 한쪽 무릎을 꿇고 화상을 입은 상처를 잡고는 짐승과도 같은 절규를 내질렀다
“하하하! 그래 그렇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있어라 가라 아수라 불태워 불태워 버려라!”
“그라아아아아!”
때는 이 때 라는 듯 지팡이를 높이 들어 올리며 아수라에게 명령을 내리는 노인 그에 아수라는 민혁에게 마지막 일격을 먹이기 위해 한 발자국 걸음을 옮겼다 순간 노인은 무언가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꼇다 자신의 머리위로 불의 검이 떨어지고 이제 곧 죽음에 이르게 될 터인데도 환하게 웃고 있는 민혁의 모습 노인은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호령이 보랏빛의 강기를 흘리며 그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있었다
“멈추라는 명령을 내려라..!”
“......알았다 아수라 멈추거라...”
목 가까이 닿은 검날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가죽과 살을 뚫고 자신의 목을 자를 것이라는 생각에 노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이어진 호령의 말에 노인은 지팡이를 한 차례 공중에 휘휘 젖더니 아수라에게 명령을 했다 그러자 노인의 말이 끝나자 마자 신기하게도 흉포하게 민혁을 향해 검을 내려치려던 아수라는 동작을 멈추고 삼면의 눈에 달린 세 쌍의 눈을 감았다
“지팡이를 이리 내라!”
“그,그건!”
핏!
한손으로 목에 겨눈 검을 지탱하고 다른 한손으로 노인에게 아수라를 조종하는 지팡이를 달라는 제스쳐를 취하는 호령 당연히 노인은 반발했다 하지만 살가죽을 조금 뚫고 들어간 검날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그리고 노인이 호령에게 지팡이를 건내려는 순간 아수라의 몸에서 불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한것이냐!”
“하하하하! 어차피 죽을 목숨 혈마신교의 천하아래 도움이 되지 않는 적들을 말살하기 위해 내 피를 뿌리리라!”
퍼억!
갑작스러운 아수라의 모습에 놀란 호령이 노인을 추궁했지만 그는 미친 듯 조소하며 자신의 머리를 지팡이로 힘껏 내려쳤다 수박이 터져나가듯 터진 노인의 머리 호령은 그것을 신경도 쓰지 않고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멍하니 불길에 휩싸인 아수라를 바라보았다
“연화야!!”
“연화!!”
아수라에 손에 잡혀 있던 연화 하지만 지금 아수라의 몸은 지옥의 업화에 휩싸인 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그에 민혁과 여인들은 모두 놀라 연화의 이름을 외쳤다 불러도 대답 없는 그녀 민혁은 서둘러 아수라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 서둘러 천마신검을 꺼내들고 크게 휘두르며 검풍을 계속해서 만들어 아수라에게 날렸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점점 잦아지는 불꽃 하지만
“아수라의 불꽃이 꺼지고 있다 모두 장로님의 뜻을 따라 피의 천하를!!”
“예!”
퍼억!
퍼억!
마치 미친 듯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터트리며 자결하는 혈교도들 그들의 피는 공동의 바닥을 흥건히 적셨고 그 피는 붉은 기운으로 변해 타오르고 있는 아수라에게 빨려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모란은 멍한 표정으로 ‘말도 안돼’ 라고 말하며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붉은 기운이 아수라에게 흡수됐고 붉었던 홍염은 파랗게 타올랐고 이내 백색의 순도 높은 백광을 토해냈다 그렇게 되자 민혁이 날리던 검풍조차 소용이 없었고 점점 커지던 백염은 공동의 벽면까지 녹이기 시작하며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 태양이 보였다
챙그랑
“......”
태양아래 아지랑이를 일렁이며 백색으로 빛나고 있는 아수라였던 것을 보며 민혁은 힘 없이 천마신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결국은 구하지 못한 것이다. 그녀를 내 여자를 비록 게임이라고 할 지라도 지켜준다고 맹세한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다 민혁은 무릎을 꿇었다 슬픔, 절망, 자책 여러 가지 감정이 몰아쳤다 하지만 그 중 그를 지금 괴롭히고 있는 감정은 연화에 대한 사랑이었다 일시적 사랑이라도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렸다는 비애 민혁은 멍하니 백염으로 변해버린 아수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를 악물더니 무릎을 꿇고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떨어진 천마신검을 주워 들었다 그 순간 민혁의 주위로 뭉클뭉클 끓어 오르는 마기 순식간에 그 마기는 민혁의 몸을 감쌋고 마치 화염처럼 넘실넘실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콰아아아앙!
마기(??) 아니 이제 마염(??)이라고도 불러도 좋을 그것은 민혁이 천마신검을 높이 들자 마치 형상을 취하듯 넘실거리며 백염을 위협하듯 공동을 가득채우고 하늘로 뻗쳐 올라갔다 그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강림(??)
사전적 용어로는 이 현상을 신이 하늘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지금 세계에 신이 강림했다. 하늘이 무너진 듯 한 뇌성이 울리고 새하얀 백광을 발하던 백염은 사그러들어 사라진다 그리고 드러나는 아수라의 붉은 몸체 화염을 걷어내고 모습을 드러낸 아수라의 몸은 사이사이 균열이 가있었는데 민혁을 고생하게 했던 재생능력은 발휘되지 못하고 균열은 점점 커져 이내 아수라의 거체는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흩뿌려진다
콰과과광!
“뭐가 어떻게 된 것이냐......?!”
“......”
덩치가 덩치이니 만큼 엄청난 소음을 내며 무너지는 거체 갑작스러운 아수라의 붕괴에 호령은 어안이 벙벙한 듯 눈을 비비며 산산조각이 나버린 아수라의 잔해를 바라본다 그런데 그녀는 순간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아수라가 붕괴 됐음에도 불구하고 마기를 내뿜고 있는 민혁 순간 호령은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경공을 발휘해 그의 곁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다가옴에도 천마신검을 높이 들어올린체 꿈쩍을 안는 그, 호령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록 무언가 자신의 몸을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다가가는 그녀
“민혁 니가 저 괴물을 저렇게...!”
스팟!
그의 옷을 붙잡고 말을 거는 호령 순간 그녀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엄청난 살기를 느끼며 자리를 박차고 민혁과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녀가 있던 자리 위로 스쳐지나가는 검날
“이게 무슨 짓이냐 민혁!”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