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 전초
* * *
“남궁현성과 한 이야기가 잘 안풀린 모양이구먼 헌데 사위 자네 나와 할 말이 있지 않나?”
“......?”
주 노야의 말에 민혁은 다시 검제를 찾아야 할 생각에 찌푸리고 있던 얼굴을 펴고 무슨 할 이야기가 있냐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 노인은 허허 웃더니 다짜고짜 주먹을 내질렀다 고개를 옆으로 하여 피하는 민혁 주 노야는 진심이라는 듯 붉게 물든 강기를 주먹에 휘감고 있었는데 그가 주먹을 피하자 노인은 다시 한 번 주먹을 내질렀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허허..자네 모란에게 혈마신교와 천마신교의 관계에 대해 들었겠지 그리고 지난번 나와 싸웠을 때 천마신공을 사용하지 않았나?”
“그게 무슨 대수라고....!”
두 번 째 공격과 함께 지붕의 기와를 박차며 주 노야와의 거리를 둔 민혁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어진 그의 말에 순간 온 몸을 굳혔다 당시 분명히 민혁은 천마신공을 사용했다 천마신공이란 천마신교의 상징이자 조사 천마의 독문신공 그리고 천마신교와 혈마신교는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 난 적대적 관계 민혁은 자신의 하단을 노리고 들어오는 노인의 회축을 뇌전풍신보를 사용해 피하며 입을 열었다
“잠깐 잠깐! 제가 다 설명 드릴게요!”
“흐음...그래 보게나.”
손을 저으며 멈추라는 제스처를 하는 민혁의 행동에 앞차기를 하고 그 자세로 그대로 뒤꿈치로 민혁의 머리를 내려찍으려는 행동을 하려던 주 노야는 턱수염을 쓰다듬더니 가만히 발을 내리고는 말했다 그리고 이어진 민혁의 설명 천마의 무공은 무신에게 받은 것이며 자신은 무신의 제자라는 말 민혁은 그 증거로 1성 밖에 안되는 벽력신공을 시전해야만 했다 그에 주 노야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모란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민혁이 붙잡기도 전에 훌쩍 경공을 발휘해 떠나버렸다
“나 왔다~”
“오라버니이~”
와락!
“치사하게 또 연화만... 저도 안아주십시오.”
모든 일을 마치고 온 민혁은 묵고 있던 객잔으로 돌아왔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창문으로 들어온 그, 그가 돌아오자 품에 안겨 오는 연화 민혁은 그녀를 받아 들며 연화의 향긋한 향기와 자신의 가슴을 자극해 오는 말랑말랑한 가슴의 감촉에 싱긋 웃었다 한참을 그 감촉을 즐기던 민혁은 자신과 연화의 사이를 갈라 놓으며 자신에게로 파고 드는 사윤의 의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자신의 품에 안기는 사윤을 조심스럽게 안으며 그런 그녀의 행동에 민혁은 웃어주며 그녀의 등을 쓸어내려 주었다 표현은 안하지만 걱정스러웠는지 안겨서 떨어질 줄 모르는 그녀 연화 또한 웃으며 그의 품을 양보하고 민혁의 뒤로 걸어가 그의 등에 얼굴을 기댔다
“흥! 이제 그만들 하고 떨어지거라!”
“헤에~ 질투하는거야 호령?”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서 있던 호령은 언짢다는 표정을 하며 버럭 소리를 쳤다 그에 민혁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하며 그녀를 놀렸다 그의 놀림에 얼굴을 붉히며 ‘그,그런게 아니다!’ 라며 다시 한 번 소리치는 그녀였지만 이미 붉어져 버린 그녀의 얼굴 덕분에 전혀 설득력이 섞이지 못한 외침이었다 얼굴만 붉게 물들인 체 고개를 모로 돌리고 있는 호령 그걸 지켜보던 민혁은 끝내 피식 웃더니 사윤을 한 쪽 팔에 안은체 그녀를 허공섭물의 수법으로 끌어 와 다른 쪽 팔로 안아 주었다 처음엔 반항을 하던 그녀였지만 이내 민혁의 품에 포옥 안기는 호령
“저는 보이지도 않나봐요?”
“......!”
“......!”
“응... 있었어?
와락
“이왕 당신의 여자가 된 거 사랑 받아야 되지 않겠어요?”
잠시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하던 네 사람은 침대에서 이 장면을 모두 관찰하고 있던 모란의 말에 후다닥 떨어졌다 연화만이 여전히 그의 등에 얼굴을 기댄 체 안겨있었는데 모란은 앉아 있던 침대에서 내려와 민혁에게 다가와 그의 품에 안겼다 갑작스러운 그의 포옹에 민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모란은 고개를 들어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에 민혁은 헛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귓불을 살짝 핣아주고는 ‘잘 생각했어..’ 라고 말해주었다
“흠흠! 그나저나 남궁세가는 어떻게 됐지?”
“아 남궁세가?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잘 해결됐어 그런데 문제가 생겨서 말이야.. 이번에 안휘성에 헛걸음을 했어 남궁세가가 무신의 추종자들이라고는 하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신의 비급은 현재 검제가 가지고 있다고 하거든?”
안휘성으로 온 것이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는 호령과 사윤 그리고 연화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민혁의 품에 안겨 귓가를 만지작 거리던 모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이게 무슨 소리라며 물어왔다 그에 민혁은 진실을 말해줄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이내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주었다 자신이 무신의 후계자라는 말 그리고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고 있다는 말 그의 말을 듣게 된 모란은 주 노야와 같이 무언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민혁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고 할 말을 했다.
“그러니까 이제 검제를 찾아야 하는데......”
“그...말은?”
“다시 정무맹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그의 말에 사윤은 포옥 한숨을 쉬었다 처음부터 검제에게 무신에 대해 물어보면 될 것을 괜히 안휘성 까지 오고 시간 낭비 였다 게다가 이 곳으로 오지 않았으면 모란이라는 여자도 민혁에게 달라 붙지 않았을 테고 그리고 정무맹에서 좀 더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순간 사윤의 얼굴이 빨개졌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자신의 두 볼을 잡은 체 주저 앉는 사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민혁은 왜 저러지 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라버니이 정무맹에는 안가도 될 것 같아요오~”
“그게 무슨 소리야?”
“연화의 말이 맞다 정무맹 보다는 소림사로 가는 게 나을 것 같군...이 시기에 검제는 소림사에 있을 테니..”
연화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민혁과는 대조되게 슬픔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짓는 호령이었다
항마전(??戰)
태산북두 소림사少?? 소림사의 시작은 선종의 시조 달마대사가 숭산에서 면벽수련을 하다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민초에게 배푸는 것을 시작으로 하였다 지금에 와서는 강호제일세 천마신교와 유일하게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단일 단체 그리고 무림을 수호하는 단체 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소림사는 본래 무도승들의 성지가 아닌 학승들의 성지다 그 소림사에는 여러 군데 유명한 곳이 있는데 소림사의 무승들과 학승들이 면벽수련을 하는 선인동(?人?) 황제 또한 감탄했다 하는 일주문 역대 방장들의 사리가 모셔저 있는 대웅보전 까지 그 중에서도 무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항마전이다. 소림이 잡아 들인 마인들을 가둬 놓은 곳으로 소림사 원로들의 거처이기도 하다
본래라면 자연에서 깨달음을 얻고 해탈의 준비를 해야 할 원로들이지만 항마전에 들어간 마인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그 무공의 고하도 높아져 자연스럽게 원로들의 은퇴처로 정해진 것이다. 관에서 조차 죄를 지어 잡힌 무림인들의 탈옥을 예방하기 위해 소림의 항마전에 그들을 맡기니 말은 다 한 셈이다.
“우오아아아아아아~!!”
“어이! 자네.. 나 좀 꺼내 주게 나 좀 꺼내줘 나는 죄가 없어!”
“으아아아아~ 여기서 꺼내줘!”
“......”
여러 가지 군상들 미친 듯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철창 밖으로 두 손을 꺼내고는 꺼내 달라며 소리를 지르는 마인들 그에 검제(??) 남궁천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유유히 자신의 갈 길을 간다 그리고 어느 감옥의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시끄럽다 애송이들.”
“......”
“......”
“..끌끌..여전히 자네 말이라면 잘 듣는군 그래.. 백천이”
그가 어느 감옥 앞에 멈춰서자 그 곳에서 나오는 걸걸한 목소리 그에 미친 듯이 날뛰던 마인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킨다 그에 이제야 살겠다는 듯 웃으며 어두운 감옥을 향해 말을 하는 남궁천 그러자 안에서는 흰 손이 나타나 철창 밖으로 손을 내밀었는데 그를 본 남궁천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손에 들고 왔던 술병을 건냈다 그리고 술병을 받은 손은 재빨리 그것을 챙겨 어둠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를 보며 남궁천은 ‘다음에 보세..’ 라고 나직히 말하며 다시 걸음을 옮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