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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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탄스러웠다. 자신의 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다는 것이 그리고 그 원인이 고작 종이짝에 불과한 무공 비급이라는 것이 말이다. 남궁현상은 감았던 눈을 뜨더니 부상을 입고 쓰러저 있는 무인들의 상태를 일일이 살폈다 그에 괜찮다며 소리를 지르며 웃는 무인들 그에 남궁현상의 마음은 더더욱 무거워 졌다
콰앙!
“남궁현상~! 내가 왔다!”
남궁세가를 울리는 폭발음 그 폭발음의 근원지는 바로 남궁세가의 내각으로 향하는 거대한 문 중 하나였다 그리고 폭발음과 함께 날아가 버린 문 그리고 그 자리에 나타난 수많은 무인들 그리고 그 무리의 맨 앞 남궁세가의 가주의 이름을 크게 소리쳐 부르는 무인 그의 정체는 바로 사황전주 호소였다. 그는 백색의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이미 백색이라고는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피가 묻어 선홍색의 무복이 되어있었다 군데군데 눈에 띄는 하얀색이 그것이 백색의 무복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의 무복을 보며 남궁현상은 이가 깨질 정도로 이를 악다물었다 그 선홍빛이 무었을 뜻하는지 알기에
“호소...니놈이 미친게냐! 감히 이 곳이 어디라고 그 더러운 발을 들이미는 게야!”
“흐하하하핫! 난 미치지 않았소 남궁후 그저 이제 안휘성의 패자를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 했을 뿐이오 그리고 내 뒤의 동지들도 그 의견에 찬성하고 있소.”
남궁현상이 나서기 전 남궁세가의 또 다른 화경의 고수인 제1장로 남궁후가 전면에 나섰다 그에 호소는 그의 말을 비웃 듯 자신의 뒤편을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말을 했다 그의 뒤편, 서로 다른 복장의 무복을 입은 체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무인들 개중에는 호소의 말에 동의 하듯 큰소리로 ‘그렇소!’ ‘옳소!’ 라고 외치는 자들도 있었다 그 모습에 남궁현성은 주먹을 쥔 체 부르르 몸을 떨었다 한 때는 아부를 하며 친분관계를 어떻게든 이으려 노력했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저 호랑이의 시체를 탐내 독수리에게 붙은 승냥이떼 일 뿐
“남궁가주 생각이 많겠지만 내 한마디로 올리리다 이제 그만 포기하는게 어떻소 이미 세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층의 무사들은 반절 이상이 우리의 손에 죽었고 장로들도 거기 있는 1장로를 제외하면 10명 중 4명이 죽어나가지 않았소이까 내 아량을 배풀어 안휘성에서 그대들이 철수하기만 한다면 추적은 하지 않으리다 어떻소 하하하핫!”
“......”
“이익! 가주 들을 가치도 없소 호소 니놈 후환이 두렵지도 않느냐!!”
전날 호령들에게 보여주었던 모습이 연기라고 생각 될 정도로 전혀 다른 그의 언행과 태도 그런 그의 말에 남궁현성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응시하며 생각했다 이미 대세는 기울어졌다 검제는 자리에 없었고 상대편에는 30명이 넘는 초절정의 고수와 자신과 비슷한 경지의 화경의 고수가 존재했다 게다가 일반무사들의 수까지 월등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성격이 불 같기로 유명한 남궁후는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길길이 날뛰며 그에게 소리 쳤지만 사황전주는 남궁후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남궁후에게 선택을 하라는 듯 손가락을 까딱거릴 뿐이었다
“...나는...... 남궁세가는...”
“죽어라 이노옴!”
푸악!
잠시 간의 고요한 침묵 잠시 눈을 감고 있던 남궁현성은 이내 눈을 뜨고 결정을 한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결정을 다 이야기도 하기 전에 이 상황을 모두 뒤 엎을 만한 일이 터졌다 대문 근처 상처를 입고 죽은 줄만 알았던 남궁세가의 무인이 벌떡 일어나 호소의 목을 향해 검을 내지른 것 하지만 오히려 바닥에 굴러 떨어진 것은 호소의 목이 아니라 남궁세가 무인의 목이었다 그리고 그 목을 본 남궁후는 순간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추,추야!!”
떨어진 무인의 목은 바로 남궁세가의 소가주 남궁추의 목이었다.
“쯧... 늦었나......”
그 광경을 남궁세가의 내각 지붕에 서서 지켜보던 민혁은 혀를 차며 뇌까렸다 그가 보기에는 지금 목이 떨어진 청년은 아마 남궁세가에서도 고위직을 맡고 있거나 혹은 고위직의 자제일 것이다 그것도 남궁세가의 제 1장로 남궁후가 무릎을 꿇을 정도로 절망하는 것을 보자면 남궁후의 아들이거나 크게는 남궁세가의 소가주..그렇다면 이미 전쟁은 어느 한 쪽이 멸문할 때 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어느 쪽에 붙는 것이 이득이 될까를 생각하는 것 뿐
“내가 모란에게 듣기론 그 쪽은 온건파의 수장 격이라고 들었는데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무얼 한 겁니까 어르신?”
남궁추의 목이 떨어지기 무섭게 칼을 뽑는 남궁세가의 무인들과 사황전 연합의 무사들을 보며 민혁은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공간에 누구 보고 들으라는 듯 말했다
“허험... 알고 있었나?”
그러자 아무도 존재하지 않던 지붕위에서 하나의 인영이 마치 원래부터 있던 것처럼 스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매우 멋쩍은 듯 헛 기침을 하며 얼굴을 붉혔는데 그의 얼굴을 살펴보니 선풍도골이라는 말이 이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신선의 풍모를 가졌다고 말 할 수 있었다 길게 늘어선 백모에 곱게 올린 백발 그리고 인자한 얼굴까지 그는 하루 전 민혁과 생사결을 펼치던 혈마신교의 고수 주노야 였다
“당연하죠 살수도 아니고 그 정도 은신술은 누구나 알아 봅니다.”
“허헛 그런가 창궁검 남궁현성은 주위를 어슬렁 거려도 못 알아보던데...그나저나 모란이는 잘 있나? 그 아이가 입이 짧아서 말이지... 고기 종류는 다 잘 먹는다네 아 그리고 어육탕도 좋아한다네 결혼식은 언제 올린건가 흐음... 손주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은데 말이야 아 걱정말게 손주는 내가 키워 줄테니.. 내 혈교의 무학을 마음껏...!”
민혁의 말에 화가 날 법 함에도 불구하고 인자하게 웃어 준 그는 이내 말을 돌려 자신의 양손녀 모란에 대한 이야기를 묻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민혁이 모란을 데리고 사라진 후로 줄곧 그녀를 걱정했고 기뻐했다 자신 또한 아내와 결혼을 할 때 거의 보쌈을 해가 듯 결혼을 해서 눈 앞의 청년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자신의 손녀의 경우는 달랐다 상대는 자신을 이길 정도의 청년고수였고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 그 자체였다 대체로 그런 자들은 여러 명의 처첩들을 두기 마련인데 노인은 그런 남자에게 시집을 가야 할 손녀에 대한 걱정과 보쌈을 당한 것이지만 저런 고수를 사윗감으로 낚아 첸 손녀가 기뜩 했다.
“어르신 모란은 잘 지내고 있으니 왜 상황이 저렇게 됐나 좀 말해보세요.”
“알겠네 미안하구먼 내가 말이 좀 횡설수설 했지 손녀사위?!”
“누가 사위라는 겁니까!”
“그럼 아닌가?!”
“아,아니 아닌건 아닌데...”
사위라는 호칭에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지르는 민혁 그에 주노야는 순간 엄청난 기운을 뿜어냈다 무신이라는 특기를 이용해서야 겨우 이긴 상대 그런 노인의 기운에 민혁은 급히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했다 그에 노인은 내뿜던 기운을 회수하고 인자하게 웃음을 지으며 이미 사황전과 남궁세가의 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된 아래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쯧...저쪽 일이라면 말일세 나도 말리고는 싶었지만 교주의 명이 내려와서 말일세 본래라면 검제가 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직접 남궁세가에 들어가 광천신공만 빼올 계획이었는데 아마도 교에서는 이번에 저놈들을 이용해 남궁세가 아니 창궁전에 대한 이야기는 란이에게 들었겠지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그들을 멸문시킬 계획인거 같더군...”
“흐음 그래요...?”
노인의 말을 듣고 대답을 하며 지붕에서 몸을 날리는 민혁, 그의 뒤에서 주노야의 목소리가 뭐라 들려왔지만 무시하고 허리에 멘 천라수라도를 뽑아들어 검으로 변환 시킨 후에 질풍뇌래격의 초식을 사용해 두 세력이 싸우고 있는 현장의 정 가운데에 떨어졌다
콰앙!
“......”
“......!”
그가 떨어짐과 동시에 멈춰지는 병장기 소리 전투를 벌이고 있던 무인들의 시선은 모두 그가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서히 가라 앉는 먼지들 들어나는 크레이터 속 인영의 모습 흑색 무복과 바람으로 인해 흩날리는 백발과 길게 기른 수염까지 그야말로 선풍도골의 상
“거,검제(??)!”
“태,태상가주님!”
놀랍게도 크레이터 속에 서 있는 사람은 남궁세가의 태상가주이자 천하제일인의 칭호에 가장 가까운 자 검제(??) 남궁천이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사황전의 연합세력들은 전의를 상실했고 남궁세가의 무인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일인군단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그의 등장에 사황전주 호소는 상황이 불리하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자신의 주변 연합세력의 수장들은 겁에 질린 표정이 역력했고 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개중에는 검까지 떨어뜨린 체 도망을 치는 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온 그로써는 지금 이 곳이 바로 자신의 무덤이었다
“검제 남궁천!”
“무엄하다 이놈!”
검을 빼들고 남궁천에게 향하며 소리를 지르는 호소 그에 갑작스러운 검제의 등장에 벙찐 표정을 하고 있던 남궁후는 역정을 내며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옥의 업화처럼 타오르는 불길을 뿜는 듯한 그의 눈빛에 남궁후는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남궁천 아니 개변을 사용해 검제로 변장을 한 민혁은 그의 물러섬이 없는 기백에 더욱 더 그가 마음에 들었다.
“끌끌... 이거 사황전주 아니시오?”
허공답보를 사용하며 움푹 파인 크레이터에서 빠져나오는 남궁천 흔히들 화경의 고수에 이르면 쓸 수 있는 절세의 경공의 등장에 남궁세가의 무사들은 함성을 질렀고 호소의 얼굴을 더 이상 찌푸려질 수 없을 정도로 찌푸려졌다
“인사치례 따위는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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