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전초
* * *
“무신의 비급?!”
“네...”
놀란 듯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는 호령, 그녀의 단말마와 같은 질문에 모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던 민혁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오고 갔다 애초에 그가 안휘성에 오게 된 것은 무신의 비급을 가지고 있을 안휘성에 존재하는 무신의 추종자들을 찾기 위한 것 그런데 광천신공이라는 무신의 비급으로 생각되는 무공이 남궁세가에 있다는 것은 그들이 바로 무신의 추종자라는 말이 된다
“광천신공이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광천신공은 본래 누가 가지고 있던 거지 남궁세가냐 아니면 혈교냐..”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법 민혁은 신중을 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모란에게 질문을 했다
“광천신공은 본래......혈교의 것이에요.”
“......!”
그녀의 말에 뒷통수를 맞은 듯 놀란 얼굴을 하는 민혁, 그녀의 말에 따르자면 안휘성에 존재하는 무신의 추종자들은 혈교라는 뜻이 되는데 그 말은 즉 혈교의 본단이 안휘성에 있다는 것을 뜻했다 정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무맹이 위치한 하남성에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본단을 위치시킨 혈교의 배짱에 민혁은 어이 없다는 듯 ‘하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갑작스러운 그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모란은 나머지 이야기가 있다는 듯 입을 다시 열었다
“광천신공은 천년 전 마교에서 저희가 분리될 때 잃어버린 혈마신교의 삼신보 중 한 가지 에요 당시 무신에 대항했던 마교의 조사 천마와는 다르게 마교의 세력 중에서도 무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 사람들의 대표가 바로 저희 혈마신교의 조사이신 혈마님이셨고요 저희 조사이신 혈마님과 무신님은 당시에 꽤나 친분이 깊어 무공이나 주술에도 교류가 깊었다고 해요 혈마님께서는 주술을 가르치시고 무신님께서는 혈마님에게 무공을 가르치셨죠 그리고 무신님이 혈마님에게 가르치신 무공 중 하나가 바로 광천신공이에요 그런데 마교에 몸을 담고 있던 혈마님이 무신님 단 한사람에게 선전포고를 한 마교의 행동에 질려 자신의 세력들과 함께 마교의 품에서 이탈을 하려 하자 천마가 습격을 해왔어요 다행히도 혈마님과 천마의 경지는 비슷했고 저희는 무사히 혈마신교를 세울 수 있었죠 문제는 그 후 였어요 천마라는 생사대적을 마주한 혈마님께서 내상으로 인해 돌아가신 거에요 물론 천마 또한 혈마님의 내상으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어쨋거나 저희는 천년 전부터 계속해서 광천신공을 찾고 있었는데 요 근래가 돼서야 그 행방을 찾을 수 있었어요....”
무림의 비사라고도 할 수 있는 긴 설명을 뒤로 하고 마지막에 말을 끄는 모란, 그녀는 고뇌에 찬 표정으로 민혁을 보더니 한숨을 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아...... 제가 지금 까지 했던 이야기들도 비사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정말 조심해서 해야할 이야기 에요.... 사실 저희가 마교에서 세력을 분리해서 나갈 때 마교에는 무신을 추종하는 세력이 하나 더 있었어요 그들의 이름은 창궁전 주로 혈연관계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그들은 대부분의 무인들이 검에 미쳐서 사는 검귀들 이었다고 해요..”
“자,잠깐 니가 설명하는 검귀들이라는게 설마!!”
민혁의 경악에 찬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란, 그녀의 고갯짓 하나로 주변은 순간 초토화 되었다 설마 정파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삼세력 남궁세가, 소림, 무당 중 하나인 남궁세가가 설마 마교의 한 뿌리에서 태어난 세력이라니 이건 비사였다 그것도 평생 함구하여야 할 비사
(당신.... 이건 너무 위험해요.)
(괜찮아 일단 나가 있어 뒷 이야기는 나 혼자 들어도 충분하니까)
(알았다 그럼 연화도..)
(응 데리고 나가줘.. 이정도만 들어도 연화는 우리보다 먼저 상황파악을 끝냈을 테니까)
그것을 직감적으로 알아 챈 호령과 사윤은 놀란 마음을 뒤로 하고 민혁에게 전음을 보냈다 그리고는 ‘흐음 그렇구나~’ 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연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들이 나가자 이어서 이야기 해보라는 듯 고갯짓을 하는 민혁 그에 모란은 잠시 끊어졌던 이야기를 다시 잇는다
“고갯짓 하지 마요 안 그래도 이야기 하려고 했으니까 흠흠... 어디까지 했죠? 아 맞다! 그 검귀들에게 있어서 무신님께서 가지고 계시던 검술은 정말 탐나는 것이었어요 일검에 산을 부수고 천명의 무인을 도륙하는 인외 아니 이미 신외에 도달한 힘 그렇기에 그들은 최선을 다해 무신님을 모셨고 무공을 얻어내려 노력을 했죠 하지만 그들에게 무신님이 주신 것은 달랑 한 초식이었다고 해요 이름도 그저 검형 검의 모습이라는 뜻의 그 초식은 지금에 와서는 남궁세가를 대표하는 무공 중 하나인 제왕검형이라는 멋들어진 이름을 얻었지만 그 당시 창궁전은 무신님에 처사에 큰 불만을 가졌어요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에 무신님을 따르던 추종세력들은 모두 다 한 가지 씩의 무공을 받았지만 창궁전만이 그러지 못했거든요 저희가 찾은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하북팽가.. 그들은 벽력신공이라는 개세의 신공을 받았다고 하죠..”
“너 그걸 어떻게?!”
그녀의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는 민혁 오늘 하루에 놀라는 횟수가 얼마나 많은 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모란의 입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하나 같이 다 무림에 세어나가기라도 하면 현 무림을 지탱하는 축을 흔들 수도 있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흐응~ 당신도 알고 있군요 저희도 겨우 알아낸 사실을...흐음...당신? 아니 그런데 저 당신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요?!”
“아..그렇군 민혁이라고 한다 잠깐 그렇다면 혹시 무신을 따르던 추종세력들을 모두 알고 있나?!”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무신님을 따르던 세력은 모두 여섯 세력 이건 혈마님의 일기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니 아마 정확할 거에요 그 중 창궁전 아니 남궁세가와 하북팽가 그리고 저희 혈마신교까지 세 세력만이 현재 조사가 되었어요 고대 문자는 해석이 어려워서 말이죠.”
“하아...그래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지 됐고 나머지 이야기를 해봐!”
모란의 대답에 퀘스트가 좀 더 쉽게 풀릴 것을 예상했던 민혁은 바라지 않았던 그녀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성질을 냈다. 그에 민혁에게 엉망진창으로 능욕 당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듯 콧소리를 내며 여왕님 같은 자세를 취하는 그녀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성의 없이 말해주는 그의 말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더니 투정어린 말투로 ‘알았어욧!’ 라고 말했다 그 모습에 민혁은 저도 모르게 실풋 웃었고 모란은 그의 웃음에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어갔다
“흥!.. 어쨌든 불만을 가진 창궁전의 검귀들은 감히 무신님에게는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하고 천마에게 혈마님이 습격을 받던 날 몰래 저희 세력을 급습해서는 광천신공을 탈취해 정파무림에 투신을 했어요 그리고 성까지 남궁이라고 바꾼 체 가증스럽게도 사마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지금에서는 정파의 기둥이라고 까지 불리고 있죠”
그녀의 말을 다 듣고서는 민혁은 뭔가 이야기에 빠진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깐 그런데 남궁세가가 그런 짓을 했다면 무신이 가만히 두지 않았을 텐데 혈마와 무신은 친구 관계였다며?”
“그게...... 휴우.. 혈마님이 마교에 반발을 하고 세력을 분리하려고 하기 직전에 무신님께서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셔서 말이죠 그 덕분에 마교가 아직도 남아 있는거에요 아니었으면 벌써 무신님의 손에 멸망당했을 거라구요.”
벌컥!
“큰일 났다 민혁!”
그의 말에 뭔가 아쉽다는 표정을 하며 한숨을 쉬며 말하는 모란, 민혁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으로 혈교와 마교 그리고 남궁세가의 무신과의 관계를 정리해 나갔다 쉽게 말하자면 무신은 마교와 대립 관계 혈교와는 친분 유지 남궁세가와는 스승과 배은망덕한 제자의 관계 정도랄까? 그렇게 민혁이 관계도를 구축하고 있을 때 호령이 방 문을 벌컥 열고 방 안으로 난입해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나,남궁세가가!”
“남궁세가가 뭐..... 설마?!”
남궁세가(??世家)
천년세가 또는 천하제일세가로 이름 높은 명가 중의 명가 그 위치는 안휘성 합비에 위치하였으며 그 선조는 본래 남궁성을 가진 왕족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 된 바가 없다 또한 대대로 검의 고수들을 배출하였으며 현 배분만 하여도 두 명의 화경의 고수와 검제라는 현경의 고수를 배출하였다 세가를 상징하는 문양으로는 창궁과 천뢰가 있으며 남궁세가의 무사들의 검집에는 무조건적으로 하늘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간다 그런 남궁세가의 내각 여기저기 하늘을 상징하는 문양을 새긴 검집을 찬 무인들이 고통에 찬 신음을 내밷으며 곳곳에 누워 있었다 평소의 남궁세가라면 감히 상상도 못 할 일 그 광경을 보며 현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현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통탄스럽구나...... 조상님들을 뵐 면목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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