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 전초
* * *
“우리는 너희에게 사과를 받으러 왔다.”
“......?”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던 전양은 갑작스런 호령의 말에 의아함을 표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에 호령은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소문주 녀석의 행태에 따른 사과를 말이다.”
“그게 무슨 소리요!!”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사자후 소리 속에 실려 있는 엄청난 내공에 전양과 제자들은 모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고 연화와 팽지희 또한 무릎을 꿇을 뻔 했지만 호령과 사윤의 도움으로 간신히 무릎을 꿇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자후의 주인공은 바로 사황전의 전주 호소였다 신속한 경공으로 대치 중인 전양과 호령의 가운데에 나타난 호소의 표정은 웃는 듯 우는 듯 기묘한 표정이었는데 사실 그의 심정은 분노 그 자체였다 문주실에서 집무를 보던 그는 갑작스레 울린 비상종에 잠시 밖의 상황을 보러 나왔다 그런데 이미 죽어 버린 자신의 아들에게 사과를 받겟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무력 시위를 하며
“사과를 받겠다니 무슨 소리요 이제는 죽은 녀석에게!!”
흥분한 듯 소리를 지르는 사황전주와 침통한 표정으로 여전히 호소의 내공으로 인해 무릎을 꿇고 있는 사황전의 무사들을 보며 호령은 ‘하아...’ 한숨을 쉬더니 어제 있던 일들을 이야기 해 주었다
“......정말..이란...말이오?”
“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호령의 이야기가 끝나자 문주는 건조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진실의 여부를 확인 해 왔다 그런 그의 모습에 호령은 조금은 매몰찬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가 진실임을 확인 시켜 주었다
털썩!
“......!”
“문주님!!”
진실이 확인이 되는 순간 사황전주 호소라는 거인은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절을 하는 자세 그 모습에 문도들은 깜짝 놀라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아직도 자신들의 몸을 누르고 있는 사황전주의 기운에 차마 움직이지는 못하고 애달프게 사황전주를 불러댔다 오직 전양만이 겨우 몸을 일으켜 그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고 했지만 호소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묵묵히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에 오히려 놀란 것은 호령이었다 자신의 아들의 과오를 없애기 위해 검을 빼들고 달려들 줄 알아서 긴장을 한 상태였는데 오히려 무릎을 꿇다니 과연 한 지역의 패자가 될 만한 자였다.
“문주님! 제발 일어나십시오! 제발! 저 여자의 말은 모두 거짓입니다 거짓!”
“아니다 내 자식 농사를 잘못지었구나... 유소저, 팽소저라고 했었나 내 미안하오 내 자식이 몹쓸 짓을 하려 해서 정말 할 말이 없소 미안하오...”
전양의 간절한 외침에도 호소는 자세를 유지한 체 오히려 연화와 팽지희에게 사과를 했다 그 모습을 보던 연화는 호령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호소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주었다 그녀의 손길에 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 연화는 그와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연화를 보며 호령은 실풋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담었다 그리고는 호소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예의를 지킨 자에 대한 예의라 해야 할까 고개를 숙인 그녀는 이내 일행을 데리고 사황전에서 사라졌고 이제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그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호소와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는 제자들 그리고 이를 악물고 그녀들이 사라진 곳을 노려보는 전양 뿐이었다
“이게 아버지라는 건가......?”
사황전의 전각 지붕 한 인형이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황전주 호소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 인형의 정체는 바로 호문에게 건 육도안이 풀려버린 이유를 찾으러 사황전을 찾은 민혁이었다 본래라면 깽판을 치며 경험치를 노렸을 그이지만 그녀들의 모습에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관찰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황전주 호소가 헐레벌떡 뛰어나온 아마도 장로로 보이는 사황전 소속의 늙은 무사의 손에 의해 부축되어 건물 안으로 모습을 감출 때 까지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알 수 없는 느낀 적이 없는 부성애 아무리 게임 속이라고 해도 자식에 대한 부모에 마음은 민혁에게 있어 너무나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잠시 자리에 서서 사황전주가 서 있던 자리를 지켜보던 그는 이내 서 있던 자리에서 태양 밑 아지랑이 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여긴가?”
타다 남은 재가 아직 남아 있는 바닥 민혁은 주변을 살펴보며 자신의 눈 앞에 떠올라 있는 지도와 비교해가며 번갈아보았다 그는 ‘여기가 맞는 것 같은데?’ 라며 중얼 거리며 지도를 끄고 육도안 중 지옥도를 사용하였다
육도안 EX등급: 망자가 죽어서 가게되는 곳 중에 가장 좋지 못한 곳인 삼악도(三??)는 지옥도(???), 그 다음이 아귀도(???), 축생도(???)이며 삼선도(三??)는 아수라(????) 또는 수라도, 인간도(人??), 천상도(?上?)의 여섯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것을 육도라고 하며 조금이지만 그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신안이다.
스킬 육도안 지옥도(???) 죄악,불결,좌도 공포와 나약함을 심판하는 지옥도 인간의 영혼을 재판하고 그 죄를 받는 곳으로 죽인 인간의 죄가 깊을 경우 그 인간의 기억과 영혼을 재판 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다.
그러자 그의 눈에 보이는 호문의 영혼 하지만 민혁은 그 영혼을 보자마자 ‘이게 뭐야?’ 라며 당혹성을 내밷었다 그 이유는 지옥도를 이용해 불러운 호문의 영혼이 그가 알던 호문의 얼굴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당황한 그는 스킬이 잘못 발동되어 다른 영혼이 불러왔나 확인을 해보았지만 스킬 설명창과 지도를 비교해보면 지옥도를 이용해 불러온 영혼은 자신이 죽인 자가 맞다 하지만 다른 얼굴 민혁은 의문을 가지면서도 일단 그의 기억을 읽기 시작했다
“이게..뭐야...?!”
천천히 그의 머리로 들어오는 영혼의 기억 민혁은 서 있던 자리에서 비틀 하고 몸을 휘청거렸다 단편적인 기억을 습득했던 종리산과는 달리 한 인물이 살아간 일생의 기억이라는 것을 취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짧을 수가 없기에 그리고 마침내 기억의 전이가 끝나자 ‘끄러어어어!’ 비명성을 지르며 사라지는 영혼 하지만 민혁은 그 쪽은 신경도 쓰지 않은 체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온 기억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억이 정리되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정리했다.
우선 이 영혼은 호문이 아니다. 이 자의 이름은 부마(??) 장초우 얼굴 변장의 달인으로 정무맹에서 직접 수배를 내리고 있을 정도로 죄질이 고약하고 많은 음마다 그런 놈이 어째서 사황전의 소문주인 호문의 얼굴을 하고 소문주인 척 연기를 하고 있었냐 그의 기억에 따르면 그는 정무맹의 추격대에 의해 거의 죽음 직전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정체불명의 괴인에게 구함을 받았다 그 노인은 자신을 주 노인이라고 소개를 하였는데 주 노인은 장초우의 몸이 점점 나아지자 하나의 환약을 먹였다고 한다 붉은 색의 향기로운 환약 추후 몸이 다 낫자 주 노인은 그 환약이 고라는 벌레 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에 장초우는 절망했다 고라는 것은 옛날 천마신교가 멸문시킨 악인의 집단 혈교의 유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아는 사실 그 무서움 또한 모두가 안다 주술자가 주술을 걸어 상대방에게 먹이면 상대방은 주술자의 말에 무조건적인 복종을 해야했다 게다가 명령을 거부한다면 내려지는 것은 죽음 뿐 이런 절망스러운 사실 속에 장초우는 채념을 하였다 그의 나이 70 이제 살 날이 거의 남지 않았다 죽어가던 목숨을 살려 준 은인의 부탁 정도 그에게는 얼마든지 들어줄 마음이 있었고 거기에 주 노인에게 보상으로 받은 무공들은 그에게 남은 마지막 양심이라는 것을 버리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변장 실력을 살려 몆 가지의 임무를 수행했고 마지막 임무가 바로 사황전으로의 잠입 그리고 소문주의 납치 추후의 연기까지 모든 임무를 성공한 장초우지만 한 순간의 욕망으로 인해 죽음이라는 결말을 불러왔다
“꽤나 쓸만하잖아?”
장초우의 기억을 정리한 민혁은 그의 기억에서 쓸만한 기억을 추려냈다 앞으로 퀘스트가 있을 것을 대비해 혈교 라는 세력의 본거지의 위치 그리고 남궁세가를 치기 위한 계획 등 개중에는 무림에 대한 여러 가지 인사들의 정보들이 있었는데 민혁이 생각하기에 그 중에서 가장 유용한 것은 바로 혈교의 무공들이었다
혈신공(血??)A등급
혈마신교의 조사 혈마가 직접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혈마신교의 대표적인 신공으로 사용 시 피를 인위적으로 몸 밖으로 배출 온 몸을 붉게 물들이는 것으로 내공의 수발을 빨라지게 해 초식의 위력을 높이는 무공으로 검기, 강기를 사용 할 때 붉은 색의 기를 뽑아 내기에 혈교의 상징적 무공으로 뽑히며 그 위력 또한 높다
개변(??) B급
부마 장초우가 사용한 주술의 일종으로 그의 스승의 얼굴 가죽으로 만든 인피면구를 사용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주술이 사용된다면 그 누구라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변용술의 일종
그 중에서도 민혁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개변이라는 주술이었는데 특이하게도 주술이라서 그런 것인지 무공창이 아닌 스킬창에 등록이 됐다 그는 개변의 설명을 읽고 익히면서 잠시 아쉽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가 석가장에서 죽인 종리산 그의 무공을 못 익힌 것이 말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에 민혁은 아쉽다는 생각을 떨쳤다 그리고 스킬창을 열어 개변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했다
개변(??) B급→ 만화신(卍化?)SSS등급
잊혀진 신 아야나스의 권능 중 하나 따라하기에 신을 모습을 유린할 수 있고 따라하기에 신의 육체에 도달 할 수 있다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아 영혼도 빛과 어둠도 아야나스의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잊혀진 신은 본래 자신의 시대가 끝나면 죽음이 온다 하지만 아야나스는 그것을 부정하고 다음세대의 신의 모습을 흉내내 그 신을 죽이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영원한 수명을 손에 얻었다고 한다.
“진짜 소문주는 이 근처 분타에 잡혀 있다고?”
만화신의 설명을 전부 읽은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더니 다음 할 일을 정했다 그의 기억으로는 아직 소문주는 죽지 않았다 납치만하고 죽이지는 않았기에 민혁은 일단 그를 살리기로 마음먹고 그가 있는 곳을 장초우의 기억 속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민혁은 혈교라는 세력의 간 크기에 놀랐다 한 지역의 패자를 농락하고 그 소문주를 납치했으면서 사황전의 근처에 분타를 만들고 있다니 민혁은 놀라움을 느끼면서도 사황전에서 하지 못한 레벨 업의 기쁨을 찾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크윽 장초우놈 일을 그르치다니...! 후우..이미 죽은 놈은 어쩔 수 없지 그나저나 주노야 에게는 뭐라 말씀을 드린단 말인가 그래보여도 장초우 놈을 꽤나 아끼시던 것 같은데..도대체 뭐라고 보고를 해야......”
어두운 공간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에는 분노와 안타까움이라는 두 가지 감정이 공존했다 장초우라는 자에게는 분노를 보였지만 주노야 라는 이를 말하면서는 안타까움이 물씬 묻어나는 투로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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