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전초
* * *
“흐흐! 좋구나 좋아 가만히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기다리거라 둘 다 내 아랫도리 맛을 보여줄테니!”
“누구 맘대로?”
세상에는 운명적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 길에서 우연히 지나가던 인물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칼부림을 하던 상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또한 원수의 자식과도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를 보면 운명적 사랑이라는 것은 필히 존재한다 그리고 사황전의 소문주 사룡(??) 호문도 지금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그 처음이 비록 유쾌하진 못 할지라도 호문은 조금의 시간만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그녀들을 자신에게 빠지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자신의 아랫도리 밑에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운명적 사랑을 방해하다니 호문은 길을 가다 영웅 행세라도 하고 싶은지 짚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행동을 하는 정신병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자신을 부른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푸아악!
“으..으으.윽.!”
‘이,이게 무슨!’
그러자 보이는 것은 호문이 보길 원하던 정신병자의 얼굴이 아니라 사황전주가 붙여준 비밀 호위의 죽음 이었다 머리가 검에 짤린 것인지 목에서 솟구치는 피 자신에게 묻은 피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그는 깨끗하게 잘려 자신의 발치로 굴러오는 호위의 머리에 등에 식은땀을 흘렸다 고수다 그것도 굉장한! 잘린 머리의 단면은 굉장히 깨끗했다 그 어떤 명검으로 잘라도 이 정도로 깨끗하게 목을 칠 수는 없다 최소 검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런데 상대는 초절정에 달하는 호위를 죽이면서도 그 모습 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상대의 경지가 초절정 혹은 화경 이라는 소리 호문은 이를 악물었다 이 산중에 뜬금 없이 이런 경지의 고수가 나타나다니 순간 호문은 두려움이 일어났다 필경 자신의 뒤에 있는 여인들의 일행들일 것이다 그녀들의 무공실력 그리고 미모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런 실력의 일행들이 있을 만 했다 명백한 자신의 실수였다 처음 일행들이 있을 때 조심히 행동했어야 하는데
“어,어떤 분인지 모르나 모습을 들어내 주시오 호,혹시 뒤의 소저들의 일행이라면 내 사과를 하리다 나는 사황전의 소문주 호문이라고 하오.”
말을 더듬으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며 호위를 죽인 자를 찾는 호문 그리고 그의 말에 화가 난 것인지 호문을 째려보고 있는 팽지희 사실 현재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 이배율적인 감정이 존재했다 자신들을 덮치려 했으면서도 당당한 호문의 태도에는 한 바가지 욕이라도 퍼 부어 주고 싶은 심정이었고 한편으로는 아마도 자신을 구하러 와준 민혁에게는 한 없는 고마움과 창피함을 느꼇다 여인이라고는 하나 무가의 자식인 그녀로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벌써 두 번이나 인질로 잡힌 수모를 당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이에게 두 번이나 도움을 받았다
“끄,끝내 모습을 들어내지 않겠다는 것이오!”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를 버럭 지르는 호문 그는 허리 춤에 메어진 검집에서 검을 꺼내더니 팽지희에 목에 검을 갖다댄다 그리고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런 미동도 없는 녹색의 숲 호문은 당황했다 칼을 들이댖음에도 불구하고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자신의 뒤에 있는 여인들의 일행이 아니란 말인가?
피쉭!
순간 호문은 자신의 목이 따끔거리는 것을 느꼇다 마치 모기에 물린 듯 가려움을 동반하며 오는 통증에 그 부위를 만져보는 그 그리고 터져나오는 핏줄기 호문은 멍하니 자신의 목에서 터져나오는 핏줄기를 바라보았다 꿈이라고 생각되는 광경 하지만 그는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괜찮아?”
호문이 바닥에 쓰러지자 나타난 민혁 그는 손에 벽력신공의 기운을 모아 그의 목 부분을 지저버렸다 고기 타는 냄새와 함께 흉측하게 봉합되어 버린 목의 상처 민혁은 그런 그에게 신경 조차 쓰지 않은 체 연화와 팽지희의 아혈과 마혈을 풀어주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용수철이 튕기듯 그의 품에 안기는 연화와 울먹이는 팽지희 민혁은 싱긋 웃으며 둘을 안아주었고 팽지희는 저도 모르게 안긴 그의 품에 안겨 울음을 흘렸다
“어떻게 된거야 연화야 왜 이리 멀리까지 왔어?”
“그게 말이죠 버섯을 주우려다 헤헤!”
진정이 된 듯한 팽지희와 연화의 모습에 민혁은 그녀들을 자신의 품에서 풀어주며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유를 물어보았다 하지만 대답을 하는 것은 주운 듯 흙이 약간 묻은 버섯을 보여주며 대답을 하는 연화 뿐 팽지희는 조금 전 흘린 눈물 때문인지 눈가가 조금 부운 체 붉어진 자신의 볼을 두 손으로 감싼 체 땅만 보고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 흘린 민혁은 싱긋 웃으며 연화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뒤 돌아섯다 그 자리에는 연화와 팽지희에게 당한 듯한 열 구 정도의 시체가 있었고 머리가 잘린 또 다른 시체와 자신을 사황전의 소문주라고 칭하던 남자가 기절한 체 차디 찬 흙 바닥에 누워 있었다
“오라버니이 뭐해요오~?”
“잠깐만 기다려봐 으음...... 찾았다!”
연화는 자신을 덮치려한 소문주의 품을 뒤적이는 민혁의 모습에 호기심을 보였다 민혁이 상대를 쓰러뜨릴 때 마다 상대방의 품 속을 뒤져서 꽤 값어치 나갈 만한 것을 찾아 내고는 하는 것을 알기에 민혁은 잠시 그의 품을 더 뒤적이더니 이내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다
퀘스트 아이템 ‘작전도’를 획득하셨습니다 확인 하시겠습니까?
결행일은 사흘 후 보름 달이 뜨는 날 그 날이 될 것이오 그 날에야 말로 우리 회는 안휘성의 제일세가 될 것이고 또한 무림을 담당하는 요추가 될 수 있을 거라 본인은 확신하오!
편지의 내용을 전부 읽은 민혁은 뜻 밖에 수확에 히죽 웃더니 품 안에 편지를 집어 넣고 목에 흉측한 화상을 집은 체 기절해 있는 호문이라는 개자식을 쳐다보았다 처참하게 찢어발겨버리고 싶지만 아직 쓸모가 많을 것 같아 민혁은 뻗어 누워 있는 그의 가슴을 찔러 아직 뛰고 있는 심장을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육도안을 발동시켰다
육도안 EX등급: 망자가 죽어서 가게되는 곳 중에 가장 좋지 못한 곳인 삼악도(三??)는 지옥도(???), 그 다음이 아귀도(???), 축생도(???)이며 삼선도(三??)는 아수라도(????) 또는 수라도, 인간도(人??), 천상도(?上?)의 여섯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것을 육도라고 하며 조금이지만 그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신안이다.
스킬 육도안 아귀도(???) 반전, 회귀, 강림 구천으로 사라질 인간의 혼을 붙잡아 자아를 없애고 종처럼 부릴 수 있는 권능을 얻을 수 있다 단 그 기간은 9일 그 이상을 잡아 놓는 다면 구천의 왕 염라가 찾아올 수 있다
아귀도가 발동되고 민혁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죽은 척을 하라는 명령을 작업을 마친 민혁은 그의 가슴에서 손을 뽑아 허공에 피를 털어내고 뒤에서 호기심을 표하던 연화 그리고 팽지희와 함께 다시 야영지로 돌아왔다
그 날 밤 모두가 잠든 달 아래 민혁은 홀로 모닥불 근처에 앉아 편지의 내용을 곱씹어 보았다 앞으로 사흘 후 아마도 회 즉 사황전과 하부세력의 연합체라고도 봐도 좋을 곳은 남궁세가를 습격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당랑거철 사마귀가 수레에 맞서는 바 전혀 계산에 맞지 않았다 남궁세가에는 현재 검제가 없더라도 최소 두 명의 화경의 고수가 있다 그런데 그런 남궁세가를 습격하려 하다니 연화에게 들은 바로는 안휘성의 무인을 전부 모아야만 남궁세가에 맞설 전력이 모인다 현재 안휘성에는 네 명의 화경의 고수 밖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 남궁세가에 두 명 사황전에 한 명 그리고 은거한 고수가 한 명 그런데도 남궁세가를 습격하겠다라 민혁의 귓가로 경험치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문주!!!”
“소문주님~!!”
“......!”
마른 장작 위에 한 구의 시신 그리고 그 시시능ㄹ 둘러 싸고 대성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의 가운데에는 사황전에 무사들이 있었다 이제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소문주 여자를 밝히는 것이 흠이기는 하여도 그는 훌륭한 문주 감이었다 수하들을 보살필 줄 알고 위로는 존장의 예를 다하였다 또한 그 성격이 호탕하기 그지 없어 많은 후기지수들과 교류를 나누고 그 실력을 인정 받아 후기지수들 중에서는 최고로 뽑히는 용() 의 별호를 받은 사황전의 미래이자 천금이었다 그런데 그가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싸늘한 시신이 되어 발견이 되다니 사황전의 무사들 특히 장로와 사황전주는 차마 그의 시신을 보지 못한 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호문아 호문아 아들아...!!’
사황전의 장로들 모두에게 비전을 한 가지 씩 사사 받은 그는 장로들의 손자였고 동시에 아들이었다 특히 사황전주 호소에게는 이제는 다시 없을 마지막 핏줄이었다 늦은 나이에 한 결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와 한 결혼은 무척이나 행복했다 하지만 몸이 약해 호문을 베었을 때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던 사황전주의 부인은 호문을 낳으면서 죽어버렸다 이후 사황전주는 다른 여인에게 일체 손을 대지 않았고 사황전을 키우는데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이틀 후면 이제 그 종지부를 찍을 날이 온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이어 받을 호문의 죽음에 호소는 이를 부서질 듯 꽉 깨물었다
“문주...”
“알고 있소...”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던 사황전주의 어깨를 잡는 손 그에 호소는 바닥 까지 가라앉은 저음으로 대답했다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 눈물을 흘릴 수는 없다 아들의 영전 마지막 가는 선물을 받쳐야 했다 처음 아들의 시신을 인도 받았을 때는 남궁세가를 의심 했었지만 지금은 남궁세가가 아닐 지라도 상관없다 그저 아들이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려야했다
“모두 소문주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보아라 이것은 우리의 앞길을 밝힐 등불이오 소문주는 등불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무,문주님!”
“흐허어엉 문주님!”
마른 장작 그리고 그 위로 살포시 올려지는 횃불 그리고 그 횃불을 들고 결국에는 터져버린 눈물을 흘리며 악을 지르듯 말하는 사황전주의 말에 사황전의 무사들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마른 나무가 타는 냄새 그리고 육신이 타고 기름이 튀기는 소리 무사들과 장로 그리고 문주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소문주의 시신이 타들어 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마치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매케한 연기가 시야를 자욱하게 가리고 눈을 찔러도 망부석 처럼 그 자리에 서서 다짐 했다
‘내 너의 원수를 갚아주리라!’
한 아비의 눈물 서린 원망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그 당사자는 안휘성의 중심지에 도착해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객잔에 자리를 잡았다
“룰루 랄라라~ 흐음 창혼은 다 좋은데 현실감이 너무 높단 말이야 떼 까지 쌓이고 말이야”
현실감이 높다고는 하지만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해 최신식으로 된 욕실과 화장실에서 민혁은 그 동안의 떼를 지우려는 듯 타올을 이용해서 몸 여기저기를 빡빡 밀기 시작했다 콧노래까지 부르며 몸을 닦던 그는 어느 정도 몸이 닦이자 탕에서 빠져나와 머리를 털며 거울 앞에 섰다 현실과는 그리 차이가 없는 외모 다른 것이라면 붉지 않은 눈동자 정도 다른 것은 거의 빼다 닮을 정도로 닮았다 잠시 거울을 보던 그는 자신의 얼굴 앞에 떠 오른 설명창에 고개를 갸웃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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