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전초
* * *
말을 하지 않는 민혁을 빤히 쳐다보던 호설은 짐작이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옆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여자들도 호설의 말에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들도 민혁의 문파가 궁금하기는 이를 데가 없었다 저번에 보았던 백두산의 시설도 그렇고 20대의 민혁을 현경의 경지에 올릴만큼 뛰어난 무공 그리고 무신과 천마가 민혁의 문파에서 뻗어져 나간 지파에 불과 하다는 것까지 그녀들도 민혁에게 호설같은 질문을 했지만 민혁은 그 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그저 때가 되면 알려준다는 말로 말을 돌렸다 그녀들은 왜 민혁이 자신들에게 고작 문파의 이름을 비밀로 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호설이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사실을 추리한 것 뿐이지만 덕분에 천마와 무신을 키워낸 문파의 이름은 호설의 불같은 추리 덕분에 탄생을 하지 못했다
“그,그래 문중의 규율로 대답을 하지는 못 할 것 같군 미안해 그런데 너 나이가 몆이야 왜 그렇게 어른 말투를 써?”
“흠... 가진 바 무위 덕분에 젊어 보일 뿐 이모와 조카 사이라고 해도 나는 호령과 나이 차가 무려 20살 가까이 난다네 아마 호령이가 올해로 3.....”
덥썩
민혁의 질문에 호설이 답을 하려 입을 열려 하자 그녀의 입을 막는 번개 같은 몸놀림 그 몸놀림의 주인은 바로 호령이었다 이모의 입을 손으로 막고 얼굴을 붉히며 ‘무,무슨 소리를!’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말하는 그녀 하지만 대답을 해야할 그녀는 입이 막혀 그저 ‘으브부부붑!’ 알 수 없는 언어를 내밷으며 발버둥을 칠 수 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방 안에 있는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호령은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마저 하지 밤이 늦었으니!’ 라고 말하며 호설의 입을 막은 체 그녀를 질질 끌며 방 밖으로 나갔다
“뭐,뭐였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정적이 내려앉은 방 안 민혁과 연화 그리고 사윤은 멍하니 호설과 호령이 앉아 있던 자리에 시선을 주다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흔들었다
“호령언니도 참 정신이 없다니까아~ 아참... 오라버니이~?”
“어? 왜.......?”
민혁은 자신을 부르는 연화의 말에 그녀를 쳐다보았다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눈은 지극히도 살벌한 그녀의 얼굴에 민혁은 할말을 잃었다 이 반응은 그 순하디 순한 연화가 왠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연화가 화가 났다는 증거다 전에도 이런 적이 한번 있었는데 당시에는 민혁이 호기심으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녀와 섹스 중 그녀의 항문에 자신의 귀두를 살짝 밀어넣었을 때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연화로써는 화가 났을 것이 당연했다 당시에는 그저 하지말라는 경고의 뜻으로 잔소리를 5시간 정도만 듣고 말았는데 지금도 그 때 생각을 떠올리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서 민혁은 왠만하면 연화가 화를 내는 짓은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째서 그녀가 화가 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물론 찔리는 곳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설마
“호령언니 품었죠?”
덜덜덜덜
“그,그게 무슨 소리 일까나?”
연화의 질문에 손을 덜덜 떨었지만 태연함을 가장하고 말을 하는 민혁, 연화의 말을 들었는지 사윤도 어느새 민혁의 옆에 앉아 그를 째려 보고 있었다 그의 행동 말을 살펴보던 연화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증거 하나 오라버니가 호령 언니에게 끌려 간 것은 5시간 전 그 동안 이야기만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터무니 없죠? 증거 둘 호령 언니는 어딘가 다치지도 않았는데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를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증거 호령 언니와 오라버니가 이 방에 들어왔을 때 풍긴 냄새 땀 냄새 애액 냄새 그리고 정액 냄새 까지...... 안 들키리라고 생각하신건가요 오라버니이~?”
“정말이야 당신?!”
오리발도 내밀 수 없게 자신을 압박하는 연화와 얼굴을 들이대며 물어오는 사윤의 모습에 민혁은 두 손을 들며 ‘항복...’ 말했다 그에 사윤은 포기한듯 ‘...하아 정말이지 이 종마는!’ 한숨을 쉬며 그를 욕할 뿐이었고 연화는 산뜻하게 웃으며 ‘오라버니 물론 언니를 받아 들이는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저도 사실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으니까요 오라버니를 바라보던 언니의 눈빛을요 하지만 그걸 거짓말을 한죄 벌을 받아야 겠지요?’ 무시무시한 말을 내밷을 뿐이었다 그에 민혁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그는 급히 앉아 있던 자리에 내려와 무릎을 꿇고 ‘제발...전소리형만은!’ 빌었다
“흐음~ 저는 잔소리를 한적이 없는 걸요 오라버니이는 제 말을 전부 잔소리로 들은 걸까요?”
“아,아니야!”
“후훗 안심하세요오 오라버니이 잔소리는 하지 않을게요 단지......”
“......단지?”
웃으며 사근사근 말하는 연화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등줄기에 오한이 도는 것을 느끼며 민혁은 그녀가 잔소리형을 내리지 않는 다는 것에 속으로는 신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다른 벌을 주려는 그녀의 태도에 눈을 뻐끔 거리며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벌을 주려는 거지? 사지절단...? 아니 그건 아닌 듯 하고 금식형...? 그것도 아닌 듯 했다 설마! 섹스 금지형! 무언가 추론에 도달한 듯 고개를 푹 숙이는 민혁의 태도에 연화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호령 언니랑 몆번 했어요?”
“응?...아 그게 2번......”
“처녀였을 텐데 오라버니이도 참~ 두 번 씩이나... 그러면 벌은 사윤언니랑 저 두명을 네 번씩 해주시면 되겠네요?”
연화의 말에 민혁은 ‘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문을 표했지만 이내 사윤과 연화에게 덮쳐져 철저히 능욕을 당했고 그 날 민혁의 체력은 복상사를 당하기 전 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민혁은 다짐했다 반드시 체력을 높여줄 아이템을 찾고 말겠다고!
“민혁 소협 저 팽지희에요.”
똑똑
민혁이 자고 있을 방문을 두드리는 팽지희 아침 일찍부터 그의 방을 찾는 것은 예의가 아님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제 가문의 어르신들의 재촉으로 민혁이 오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뜬 것이 마음에 걸린 팽지희는 아침식사에 라도 초대할까 싶어 그의 방문을 두드린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노크에도 안에서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고 그에 그녀는 방문을 보며 ‘아직 주무시나......?’ 중얼거렸다 그녀의 노크로 살짝 열려버린 방문 팽지희는 그걸 보고는 어째서인지 조금 붉어진 얼굴로 ‘민혁 소협 저 들어가요?’ 주인의 대답도 듣지 않은 체 문을 열고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진입했다
“후우...흠냐..!”
방에 있기는 있었는지 방 안에서 고르게 울려퍼지는 숨소리에 팽지희는 저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으며 그가 누워 있을 것이 분명한 침대로 걸음을 옮겼다 흰 색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자고 있는 그, 팽지희가 그를 깨우려 아무리 민혁의 이름을 불러 보아도 숨소리만을 고르게 내밷으며 꿈쩍도 하지 않는 민혁의 태도에도 팽지희는 그저 히죽이더니 이불 끝을 잡고 살짝 내려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헉!’ 하고 놀라 민혁의 방에서 신법까지 사용해가며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그녀가 이불을 끌어내리자 보인 것은 민혁의 얼굴 뿐 만이 아닌 매우 행복해 보이는 연화와 사윤의 얼굴들이었다
“오라버니이~ 화 풀어요 그래도 오라버니이도 좋았잖아요오~”
“맞습니다 당신 저희만 즐긴 것이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어제 저녁은 너무 심했잖아!”
복도를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연화와 사윤 그리고 민혁 현재 연화와 사윤 그녀들은 민혁이 어젯밤의 일로 삐진 것을 풀려고 온갖 애교를 부리며 민혁의 양팔에 바싹 달라붙어 있었다 민혁도 자신의 양팔에서 느껴지는 뭉클함과 연화의 애교 그리고 평소 보지 못하는 사윤의 애교에 왠만하면 용서를 해줘야 했겠지만 어젯밤을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였다 섹스를 한 횟수만 해도 20여번 사정은 얼마나 했는지 셀수도 없었다 게다가 오로지 여성상위로만 이루어진 행위에 그는 마치 강간을 당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고 민혁은 ‘휴우......알았어 화 푼다 풀어’ 간단한 대답을 하며 그녀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헷~!”
“쓰다듬지 마세요!”
각기 표현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의 손길에 행복해하는 그녀들을 보며 민혁도 싱긋 웃었다 지금 자신이 가려고 하는 도착지에 대해 생각했다 ‘하북팽가...’ 퀘스트 음양오행신공을 해결 하기 위한 첫 번째 퀘스트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곳 비록 퀘스트와는 상관없는 점심식사에 초대를 받아 간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분명 미끼를 던진다면 입질이 올 것이 분명했다 민혁일행은 자신들이 잤던 곳에서 한참을 걸어 들어가 맹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맹주실에 가까이 와서야 팽가의 숙소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맹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맹주실 근처에 팽가의 숙소를 위치 시킨 것은 아무래도 하북팽가가 정무맹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알려 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똑똑
“팽가주님 연화에요~.”
“오..! 들어오거라!”
문을 두드린 것은 연화였다 아무래도 얼굴이 서로 익은 그녀가 나선 것이었는데 그녀의 말에 안에서는 호탕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중년의 털보 아저씨와 팽소, 팽지희 자매 그리고 파란색 청포를 입은 노인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중년인은 벌떡 일어나더니 포권을 취하려던 연화를 덥썩 하고 안았다
“오래간만이구나! 연화야!”
“네에 오래만간이네요 취 아저씨!”
반가운 듯 껴안은체 대화를 나누는 둘 연인 간의 애정은 아니지만 정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지만 민혁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독점욕이 강한 그로써는 연화가 다른 사내의 품에 안긴 것이 기분이 몹시 상한 것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연화와 팽취 팽지희와 팽소의 아버지이자 하북팽가의 가주는 서로 정답게 대화를 주고 받았다 ‘아버지의 소식은 들었다’ ‘건강하시냐?’ 주로 그런 말들이었는데 그들의 대화가 길어질 수록 민혁의 미간에는 주름이 점점 더 생겨났고 눈썹은 승천할 듯 높아져 있었다 그 때 민혁이 방 안에 들어 설 때부터 지켜보고 있던 청포 노인은 히죽 웃더니 말했다
“취야 이제 그만 연화를 놔주거라 그 아이도 이제 성인이다.”
“아, 예! 미안하구나 생각을 못했어 하하하하하!”
“아니에요.”
그의 말 한마디에 덩치가 산만할 정도로 큰 팽취는 그 덩치가 아까울 정도로 깍듯이 대답을 하며 민혁일행에게 자리를 권했다 모두가 빈 자리에 앉자 시비들은 음식을 가지고 나와 탁자를 뒤덮을 정도로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팽취가 입을 열었다
“나는 팽취라고 하네 이쪽에 연화는 알겠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모르겠지 부족하지만 팽가의 가주직을 맡고 있네.”
“민혁이라고 합니다.”
“사윤이라 합니다.”
자신과 나이 차이가 30살 넘게 나는 호설에게도 반말을 찍찍 해댄 그가 나이가 연로한 어르신이 계신 만큼 일단 정중히 인사를 했다 호설에게 반말을 한 이유는 그녀의 무공이 고강해 호설의 나이를 어리게 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민혁은 예의 바른 청년이니까
“흘흘 자네가 내 손녀를 구해준 그 사람이군 저 너머에서 왔다지? 잘 생기긴 했군 그래 흘흘 아 내 소개를 하지 내 이름은 팽성 강호의 무인들에게는 과분하게도 도왕(?王)이라고 불린다네.”
그의 말에 사윤은 눈을 동그랗게 떳다 도왕 팽가의 전대 가주로써 화경의 경지에 오른 무인 현 무림에서 도를 가장 잘 다룬다는 삼인 전륜마도 도왕 희극도 중의 한명으로 이미 화경에 오른 지 40년은 거뜬히 넘은 고수 중의 고수 였다 게다가 곧 현경에 경지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갓 현경의 경지에 오른 자신과는 상대도 되지 않는 고수였다 하지만 민혁의 생각은 달랐다
Level: 99
이름: 팽성
종족: 인간
성별: 남
경지: 화경
체력: 5920/5920
내공: 429년
‘죽어 가고 있군......’
육도안으로 살펴본 바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아직도 헌양한 풍채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그건 내공을 이용한 것 혹시 현경의 경지에 올라 탈태환골을 하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갓 화경에 오른 사윤과의 대결에서도 밀릴것이 분명했다 팽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민혁의 눈빛에 푸근한 인상으로 ‘흘흘’ 가볍게 웃음을 흘렸고 민혁은 그제서야 그를 빤히 쳐다보던 것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민혁이 생각하기에 방금 전의 웃음으로 보아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누가 그랬던가 자신의 몸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흘흘 그럼 일단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지 음식을 식게 놔두는 것은 우리의 배를 채우기 위해 죽어간 식재료들에게 실례니까 말이야.”
팽성의 현기 서린 말에 자리에 앉은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음식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꽤 많던 음식이었지만 7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어치우기 시작하자 처리는 꽤나 빨랐다 식사 도중 민혁은 의외의 모습을 발견했는데 바로 팽소 였다 병에 걸린 만큼 소식을 할 것 같았는데 그는 엄청난 식사량을 자랑했다 탁자에 차려진 음식의 삼분의 일은 그가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꽤나 즐거웠던 식사가 끝나고 시비가 차를 내오자 민혁은 슬슬 때가 됐음을 깨달았다 여기에 온 목적을 이룰 때가
“도왕 어르신.”
“흘흘 왜 그렇게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나?”
“벽력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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