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29화 (29/245)

〈 29화 〉 전초

* * *

촤악!

“방심하셨군요 검제”

“......!”

“......”

“......”

순식간에 베어진 자신의 옆구리를 부여잡은 검제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옆구리에 자상을 한번 보고 그 상처를 낸 청년을 쳐다보았다 현경의 경지에 든 자신으로써는 방심했다고 해도 쫒을 수 없었던 속도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남궁 자매와 객잔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입을 쩍­ 하고 벌렸다 비록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방금 전 두 자루 단창을 들고 있는 저 청년이 보여준 신법은 분명 이형환위의 수법 화경의 경지에 들어서야만 흉내를 낼 수 있는 수법이었다 그리고 그 수법에 멋지게 당한 검제, 남궁천의 눈은 분노보다는 마치 목표를 노리는 늙은 여우의 그것과 같았다

“자네...... 재밌구만 그 신법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그렇습니까 꽤 눈이 좋으시군요?”

“끌끌...... 당연하지 아직 노안이 오려면 멀었다!”

그 말을 끝으로 검제는 다시 한 번 무혼을 검집에서 꺼냈다 그 모습에 객잔 내부의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설마 이형환위의 수법과 비슷한 신법을 써서 설마 혹시나 화경의 무인일까 의심은 했지만...... 그가 검을 빼냈으니 이제는 확실해졌다 지금 저 청년은 후기지수의 나이대에 무림사에 다시 없을 젊은 나이로 화경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주위가 순식간에 시끄러워 졌지만 두 사람은 조용히 기수식을 잡았다 민혁에게 흘러나오는 뇌광의 기운과 남궁천이 내 뿜는 푸른 창천의 기운이 부딪치며 객잔 내부는 마치 터질 듯 열을 내기 시작했다

“오라버니이~ 그만해요오!”

“......”

“.......뭐하는 겐가?!”

이층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팽팽히 맞서던 두 기운은 사라져버렸다 먼저 기운을 거둔 것은 민혁이었고 검제는 어이 없이 사라진 기운에 멍하니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민혁은 그저 ‘오늘은 그만 해야겠군요’ 말하며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에 오히려 허탈해진 것은 그것을 구경하던 객잔 내부의 무인들이었다 간만에 신진고수와 천하제일인 후보의 승부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그들은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칼부림으로 인해 더 이상 객잔 내부는 밥을 먹을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민혁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남궁천은 ‘끌끌......’ 허탈하게 웃더니 손녀들에게 손짓했다

“할아버지 괜찮아요?”

“괜찮으세요?”

걱정스러운 그녀들의 물음에 남궁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를 손가락질 하며 ‘아는 사이 더냐?’ 물어왔다 아무래도 남궁희와 민혁의 대화를 들은 듯 물어오는 그의 물음에 남궁희는 ‘예 저번 천변마를 쫒을 때 금선 선배님과 함께 뵈었습니다.’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남궁천은 ‘그랬구나......금선과?’ 중얼거리더니

“우리도 이층으로 올라가자꾸나 식사는 해야 하니 그래도 되겠지 철단주?”

“아,예!”

남궁자매의 곁에서 수수깨끼의 신진고수와 검제의 비무를 멍하니 지켜보던 철현은 남궁천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남궁천은 손녀들을 이끌고 이층으로 올라갔고 잠시 멍하니 서 있던 그는 자신의 옷자락을 잡는 할아범의 손길에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개판이군......”

.

.

.

이층으로 올라온 민혁을 반기는 것은 사윤과 연화 그리고 팽지희였다 가벼운 음식을 시켜 웃고 떠들고 있는 그녀들 사윤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의기 투합 해서 잘 어울리고 있다

“민혁 소협 어떠셨어요 검제님은?”

“하아...... 능구렁이 같은 할아범이었죠 뭐...”

민혁이 남아 있는 자리에 앉자 말을 걸어오는 팽지희 그녀의 물음에 민혁은 그를 대면하면서 느낀 점을 말해주었다 처음에는 무인이라는 느낌이었지만 가면 갈수록 그저 능구렁이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남궁천에게 첫 번째 공격을 가했을 때 객잔 내부의 사람들은 이형환위라고 알고 있지만 그건 천마군림보였다 쾌를 가미한 그걸 한번 보고 알아챈 남궁천 역시 현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오른 무인 중의 무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후 보여준 능구렁이 같은 표정만 아니었다면 마치 약점을 잡았다는 듯한 표정 현 무림은 정, 사, 마 를 가리지 않지만 천마신교에 대한 취급은 약간 다르다 순수하게 무를 취급하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지난 바 힘이 너무 강해 무의식적인 경계랄까 아무래도 천마군림보를 알아본 남궁천은 자신을 천마신교의 소교주 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 정도는 되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공 그리고 화경이라는 실력 또한 이해하 가니 말이다 민혁이 남궁천에 대한 생각을 한참 정리하고 있을 때 남궁천은 손녀들을 이끌고 이층에 올라왔다 그리고 두리번 거리다 민혁을 발견했다

“할아버님 다른 곳에서 드시죠?”

“아니다 저쪽에서 같이 먹자꾸나!”

그리고는 일직선으로 민혁이 앉은 쪽으로 걸어오는 남궁천 남궁희가 그를 말리기는 했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고 민혁이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자네 같이 좀 앉지 그러나?”

“그래요오 오라버니이~”

남궁천의 말에도 연화의 말에도 민혁은 꿈쩍하지 않고 자신의 앞에 있는 접시에 있는 향린어육을 집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릴 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지금 두 일행은 서로 제 각기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남궁천이 이층으로 올라와 그에게 같이 식사를 하자는 제안에도 민혁이 그걸 거절 햇기 때문이다 그의 태도에 안절부절 하는 것은 남궁자매와 팽지희였다 같은 오대세가의 일원이기도 했지만 서로 안면이 있기에 어느쪽의 편을 들지도 못하는 것 그에 반해 사윤은 그저 민혁의 옆에서 술을 따라 주거나 음식을 먹여주며 태평하게 식사를 했다 연화 남궁천의 예의 상 한 번 제안은 했지만 민혁이 말을 듣지 않자 그의 성격 평소 성격을 알기에 포기 하고 자신 또한 사윤 처럼 그의 옆에 달라 붙어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안해진 남궁천은 ‘끌끌’ 웃더니 점소이를 불러 음식들을 시켰다

“그나저나 팽지희 라고 했느냐?”

“예 검제님.”

“흐음......소문은 들었다 팽가의 일은 안되었더구나 설마 북천이 팽가를 습격할 줄은 말이다 끌끌...... 맹에서는 무었을 하고 있는지......”

음식이 나오기 기다리는 중 남궁천은 팽지희에게 말을 걸었다 통성명은 서로 하였기에 가벼운 안부인사 ‘가주는 잘 있느냐?’ ‘소가주님은 헌양해지셨습니다.’ 등등 이었는데 그 중에 팽가의 일이 검제의 입에서 나오자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 모습에 남궁천은 입방정을 떤 자신의 입을 자책하며 입을 다물었다 가뜩이나 우울해 하고 주변에서 말도 많이 들을 텐데 괜히 나서서 한 마디 보텔 필요는 없었는데 남궁천의 말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가라앉은 두 탁자의 분위기는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식사가 끝날 때 까지 유지되었다 민혁 일행이 식사를 마칠 무렵 아래에서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 소리의 주인공들이 2층으로 올라왔다

“지희 누나!”

“어,어 소야!”

그 소란스러운 소리의 주인공은 이층으로 올라오자 마자 민혁의 일행이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팽지희를 발견하더니 기쁨이라는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이 가득 담겨 있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친근히 불렀다 그리고 지희도 자신을 부른 이의 이름을 아는 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날듯이 그의 품에 안겼다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남녀의 모습에 팽지희와 부둥켜 안고 있는 이가 누군지 알고 있는 남궁자매와 남궁천 그리고 연화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민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름이 아닌 팽소의 상태창과 얼굴을 보고

‘이게 뭐야?’

이름: 팽소

종족: 인간

성별: 남

경지: 일류

체력: 6204/7089

내공: 382년

­특수질병: 천양절맥에 걸렸습니다

팽가의 소가주라고 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낮은 경지와 체력 그리고 특수질병이라는 천양절맥 차라리 소가주를 바꾸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엇다 낭왕과도 비슷할 정도의 내공, 병이 있어서 그런지 아마도 이름 난 세가인 만큼 영약이란 영약은 전부 구해다 먹인 듯 했다 그리고 민혁이 그를 보고 미간을 찡그린 이유가 또 하나 있었는데 팽소의 새하얀 얼굴 그리고 여인처럼 아름다운 그의 얼굴 팽소의 얼굴은 그의 누나인 팽지희 보다 아름다웠으면 아름다웠지 전혀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남자 어찌 미간이 절로 찌푸려지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했어 누나...”

“난 괜찮아... 세가의 식구들은?”

민혁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둥켜 안은 것을 풀고 서로의 어깨를 잡으며 이야기 하는 둘 그녀의 질문에 팽소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응!’ 외쳤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누나 세가의 어르신들이 정무맹에서 기다려 빨리 가자.’ 이끌었다 팽소의 이끌림에 그녀는 ‘응!’ 기쁜 목소리로 대답하더니 민혁 일행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일어나는 민혁일행 갑작스레 일어서는 민혁일행의 모습에 팽소는 누나에게 눈짓을 하며 물었다

“누나 이쪽 분들은?”

“누나를 구해주신 분들이야......”

“그렇다면 같이 가자 그게 예의니까!”

민혁일행과 팽소가 마치 폭풍같이 객잔을 빠져 나가자 남아있던 남궁자매와 남궁천은 그저 넋을 놓고 잠시동안 멍하니 그들이 있던 자리만을 바라보았다

정무맹의 객당

이 객당에는 주로 정무맹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무인들이 주로 사용하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방이 팽가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서도 팽가의 수뇌들이 기거하고 있는 방은 맹주실과도 근접해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예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팽가의 수뇌들이 기거하는 방으로 향하고 있는 한 무리 언뜻보면 미녀 넷과 미남 한명의 일행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자세히 본다면 이남삼녀의 일행이었다

“아버님,어머님 두 분다 상심이 크시지?!”

“응....... 하지만 괜찮아 다행히 크게 다치신 분은 없으니까 그런데 유감이야 문단이 죽다니...”

이야기는 팽소와 팽지희 둘의 대화가 주를 이루었다 세가에서 나와 무슨일이 있었느냐 그리고 다친 사람은 없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은 호위 문단의 소식까지 문단의 죽음에 특히 팽소는 슬퍼하였는데 강인하기로 유명한 팽가에서 팽소의 존재는 어찌보면 팽가의 수치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절기를 전수해 줄 정도로 문단은 팽소를 애지중지 했다 그는 그 이유를 어릴 적 헤어진 동생과 팽소가 닮아서 라고 했다 겉모습이 아닌 아파하는 모습 그가 무인이 된 이유는 아파하는 동생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동생은 죽고 문단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무공 뿐 그는 팽가에 들어와 팽가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했다고 했다 그런 문단이 죽다니 가슴 속으로 애도를 표하던 그는 곧 자신의 앞에 서는 존재에 걸음을 멈추었다

“자운령주님?”

팽소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평소에도 그와 친분이 깊은 자운령주였다 화경의 고수로 유명한 그녀는 팽가와도 인연이 깊다 팽소의 병을 알아내려 가문이 정무맹에 잠시 자리를 잡은 동안 그를 봐주었는데 덕분에 병이 조금이지만 호전되었다 그 증거로 팽지희가 보낸 전서구를 보고 그녀가 객잔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했던 몸으로 그녀를 마중나갔었다 그녀의 등장에 반나움을 표하려던 팽소는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얼굴에 흠칫 하고 뒤로 물러섰다 마치 흉신악살 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자신을 째려보는 그녀 아니 자세히 보니 자신이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자신의 뒤 누나를 구해주었다던 민혁이라는 남자에게 향해있었다 그리고 흉신악살처럼 변해 있던 그녀의 입이 열렸다

“니가 천마의 후계자냐!!”

민혁은 자신의 눈 앞의 미녀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오는 결론이라고는 전무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디서 스쳐 지나가며 본 적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런 적도 없다 저런 미모의 여인이라면 분명히 기억을 할테니까 그런 상대가 자신이 천마신공을 익힌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그것을 아무리 마도에 대한 취급이 나아졌다고 해도 정파의 집합체인 정무맹의 한가운데에서 떠들다니 벌써부터 팽소와 팽지희의 얼굴에서는 약간의 경계의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 앞에서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미녀의 말이 친구의 애인, 자신을 구해준 은인의 말보다 더 신빙성이 줄 정도로 그녀의 영향력이 둘에게 있다는 것 그런 생각에 민혁은 머리가 욱씬욱씬 거리는 것을 참고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그녀의 정체를 알아보려 했지만

“자운령주님!

“연화야!”

자신의 옆에서 붙어 있던 연화가 치고 나와 그녀에게 안겨 버리자 그것 또한 할 수 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의 키가 상당히 커 어른에게 안긴 아이의 꼴을 하고 있는 그녀들은 마치 알고 있던 사이인듯 서로 친근하게 이름을 불렀는데 그녀들의 모습에 민혁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 여자의 정체에 대해 미간을 찡그렸다

(뒤를 봐라)

“......?”

여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전음에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곳에는 차가운 표정으로 얼굴을 무장한 호령이 서 있었다 그는 그녀가 왜 어째서 정무맹에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 거렸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은 체 민혁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어,어?’ 하면서도 호령에게 끌려가는 그 사윤이 당황해서 민혁의 손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호령이 신법을 이용해 이동하는 바람에 공중에 헛손질을 할 뿐이었다 연화 또한 갑자기 사라져 버린 민혁과 그를 데려간 호령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지켜보더니 자신의 손을 꽉 쥐는 호령의 스승 자운령주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가 자신을 올려다 보는 시선에 자운령주라 불린 여자는 무언가 결함되어 있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다 괜찮을게다.”

“무슨 일이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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