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전초
* * *
“하아...... 소저가 말을 걸어올 때부터 약간 예상은 했지만 십룡팔봉 중 두분이 같이 다니시니 이런일이 벌어지지요.”
한숨을 쉬며 말하는 그의 말에 남궁희는 살며시 얼굴을 붉혔다 그의 말에는 타박도 있었지만 자신과 여동생에 대한 칭찬도 섞여 있었으니까 십룡팔봉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후기지수 중 가진바 무공과 미모가 뛰어난 자들을 뽑아 놓은 것을 말한다 오대세가와 구파를 합쳐서는 검봉과 예봉이라고 불리는 남궁희와 남궁란 그리고 십룡에는 검룡이라 불리는 청수진인이 유일했고 다른 이들도 전부 힘 있는 세력이나 가문의 후계자들이다 그렇지 않은 자가 한 명이 있긴 한데 그녀는 이미 무림공적이 된 지 오래여서 팔봉은 팔봉이지만 실 인원은 7명 밖에 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철단주님 이건 바닥에 널부러진 음식값과 가구 그리고 손님들에 대한 피해보상입니다 받아주세요.”
“알겠습니다 받지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요 그리고 여기서는 계속 소란이 일어 날 것 같으니 위로......”
콰앙!
남궁희가 품 안에서 자그마한 주머니를 건내자 철현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주머니를 받아들고 남궁희 일행을 위로 안내하려고 했다 그런데 입구에서 들려오는 정체모를 폭음 그리고 객잔 내부를 가득 휩싸는 분진들 이내 먼지들이 가라앉자 사람들은 입구에서 들려온 정체모를 폭음을 일으킨 범임을 찾을 수 있었다 거적대기를 몸에 두르고 창 한자루를 손에 들고 있는 이 그의 정체에 사람들은 모두 경악해 눈을 크게 떳다
“낭왕!
누군가 모를 이의 외침에 객잔 내부의 무림인들의 놀란 눈은 입구를 향했다 낭왕 가문이라는 뒷 배경 없이 홀로 화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오른 실전무예의 달인 이자 낭인들의 신 그가 왜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것인가 모두의 의문이 그에게 쏟아지자 그는 얼굴을 가리던 죽립을 땅 바닥에 떨어트리고 자신의 얼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수염이 잔뜩 난 평범한 촌부의 얼굴 하지만 그의 눈에는 야생의 날카로움 같은 것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을 받고 있는 것은 탁자 잔해 위에 쓰러져 있는 무인들 그는 그들에게 소리없이 다가가 아픔을 호소하고 있는 그들을 모두 객잔의 밖으로 내던졌다 그리고는 남궁희와 남궁란 그리고 그녀들이 말했던 가문의 어르신 중 한 명 백포를 입은 노인에게 포권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미안하오.”
하오체이긴 하지만 정중한 인사에 남궁희와 남궁란은 어찌 할 바를 몰랐다 화경의 무인에게 인사를 받다니 하지만 이내 그가 왜 자신들에게 사과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방금 전 그들은 내 추종 세력이오 비록 멋대로 따라 다니는 이들이긴 하지만 나를 믿고 따라다니는 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점 정말 미안하오 하지만 손속이 약간 거친 것 같소 내 입장에선 이리 말하기도 미안하지만 내 체면도 있는 바 뒤의 어르신 나오시지요.”
“그건 안될 말이에요!”
“됐다 나오거라 란아.”
그의 말에 사람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백포의 노인을 주시했다 선풍도골 선인의 풍모와 도사의 골격이라는 뜻처럼 남달리 뛰어난 풍채를 가진 노인 낭왕의 말에 남궁란이 그의 시선을 막듯이 노인을 막았지만 노인의 말에 아무말 없이 옆으로 비켜섰다 모두가 자신을 주시하자 노인은 ‘끌끌......꼬마야 무인의 자격을 가졌구나...자존감이라...... 훌륭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일어나자 보이는 옆구리의 찬 한 자루의 검 그 검을 본 낭왕은 웃으며 말했다
“역시 어르신은 검제!”
낭왕의 외침에 순간 객잔 내부는 소란이 일었다 검제라니! 현 무림을 받치고 있는 네 세력 중 현경의 경지에 든 무인은 6명 뿐 정무맹에는 두 명이 존재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눈 앞의 검제(??) 남궁천 그에 관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있었는데 현 황실의 힘이 큰 만큼 관은 무림인들의 별호를 제재하기 까지 이른다 이름 바 왕(王), 제(?) 들이 들어간 별호들 무림인에게 별호란 자신의 또 다른 이름과 같은 것 자존심이 높은 고수들은 관을 적대시 하기에 까지 이른다 그리고 전쟁이 터지기 일보직전 남궁천은 황제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별호를 건 비무대결 무림 측에서는 현경에 경지에 이르렀던 남궁천이 나섰고 황실에선 십무장의 수장이자 전대 황제의 셋째 아들 천령왕이 나섰다 결과는 무승부 이를 본 황제는 화를 내기는 커녕 흡족해 하며 무림인들에게 선포했다 마음 껏 별호를 써도 좋다고 이후 현 천하제일인을 뽑고자 하면 당연히 거론되는 것이 그였는데 지금 그런 그가 손녀들과 함께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어찌 알아 본 게냐?!”
“하하하하! 당연하지 당신이 허리 찬 그 검은 황제에게 받았다는 무혼이 아니오?!”
남궁천은 있던 자리에서 천천히 걸어와 낭왕과 대치하며 섰다 그리고 어떻게 강호에 발을 끊은지 20년이 넘은 자신을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낭왕의 대답에 남궁천, 그의 얼굴에는 짙은 호기심이 배어 나왔다 자신의 허리춤에 달린 이 명검, 무혼 현경의 경지라면 굳이 무기에 제한 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황제가 직접 내린 신검 받을 날부터 한 시도 몸에서 떼어 놓은 적이 없다 물론 검이 맘에 들었다는 점도 있었지만..... 그 당시 이 검을 받을 때 같이 있던 자들이 10명 정도 있었다 이미 죽은 자도 창창하게 살고 있는 자 들도 있지만 눈 앞의 낭왕이라는 거지 꼴의 사내는 그 자리에서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끌끌 늙으면 죽어야지 이제야 기억이 났다 애송이 그 때의 애송이가 너인 게로구나!”
“하하 맞소 나요 어르신 나이를 먹어 잊어먹은 줄 알았건만 기억하시는구료!”
“끌끌 나는 아직도 정정하다 이놈아 그나저나 꼴이 거지 꼴이 되었구나!”
반갑게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지켜보던 객잔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맥이 빠져버리는 것을 느꼇다 금방이라도 싸울 듯 투기를 뿜어내던 이들이 이제는 어제 헤어진 친구처럼 정답게 이야기를 이어갈 줄이야 하지만 남궁천의 마지막 질문으로 대화는 끊겼다 그의 마지막 질문에 낭왕은 그저 피식 웃으며 ‘그럴 일이 있었지요....’ 대화를 단절 시키고 투기를 끓어 올려 남궁천을 주시했다 남궁천도 그의 태도에 더 이상 들을 것이 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그에게 오라는 듯 손을 까딱까딱였다
“으아아아아아!”
쾅!
남궁천에 손짓에 히죽 웃은 낭왕은 마치 짐승처럼 포효 하더니 그에게 달려들었다 눈으로는 안 보이는 속도로 부딪치는 둘 그들은 마치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으로 몆 번의 공방을 주고 받았다 낭왕은 원래 무기를 쓰지 아니했고 남궁천의 경우엔 마치 봐주는 듯 검을 빼내지 않았다 하지만 낭왕은 화를 내지 않고 일권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노인의 그림자 뿐 이형환위 극상위의 신법의 발현 낭왕은 재빨리 기감을 펼쳐 남궁천의 위치를 파악해냈다 위치는 자신의 뒤 그는 재빨리 발을 강기로 휩쌋다 그의 성명절기인 나선각 그는 특이하게도 권강이 아닌 발을 강기로 휩싸아 사용했는데 그의 공격에 남궁천은 ‘호오~’ 가볍게 뒤로 물러나 피해 버렸다
“역시 대단하군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그런 소리는 많이 들어 봤다 끌끌!”
두 발에 강기를 불어 넣는 낭왕 객잔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그 모습에 낭왕이 승부를 보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지도 대무 같은 모습에 많이 실망하긴 했지만 낭왕의 상대는 천하에서도 한 손가락 안에 드는 최강의 사나이 검제 낭왕의 모습에 최강의 사나이 또한 검을 빼들었다 오랜만에 밖을 보게 되는 것이 기쁜지 검명을 토해내는 무혼 남궁천은 싱긋 웃더니 기수식을 취했다 그 모습은 그 자체로도 제왕의 기세 남궁세가를 천하제일세가라고 부르게 된 무공 중 하나인 무공 제왕검형(?王??) 인 것이다 서로에게 자신의 무?를 겨누며 웃는 둘 먼저 자리를 박차는 것은 낭왕이었다 객잔 바닥이 파일 정도로 강렬한 도약 낭왕의 두 다리를 감싼 강기가 남궁천을 두 동강 내려는 듯 그의 몸을 찢어 발기려 했지만 오히려 튕겨져 나가는 것은 낭왕이었다 검을 휘두른 것도 몸을 움직인 것도 보지 못했지만 피를 토하며 뒤로 물러서는 낭왕 그는 무릎의 한 쪽을 털썩 꿇더니 아직도 기수식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남궁천을 바라보았다
“쿨럭...... 역시 대단하군!”
“끌끌 무리하지 말거라 네가 다친다면.....”
“닥치시오!”
무언가를 눈치챈 듯 피를 토하며 말하는 낭왕의 모습에 남궁천은 걱정 된다는 듯이 말했지만 낭왕은 그의 말에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무릎을 잡고 몸을 지탱해 일어나는 낭왕 그는 ‘마지막 일격이오 이 마지막 일격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얌전히 돌아가리다.’ 기수식을 취했다 아까와는 다른 가수식에 남궁천, 그 역시 아까와는 다른 기수식을 잡았다 그걸 지켜보던 남궁란과 남궁희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간다!”
먼저 움직이는 건 이번에도 낭왕 그는 검을 들어 올린 후 천천히 원을 그렸다 그러자 낭왕의 뒤로 아로 세귀어지는 강기들 낭왕은 기호성을 내지르며 검제에게 돌진 하였다 몸을 뒤틀며 회전하여 회전력이 추가된 강기를 날리는 그, 남궁천 역시 남궁세가의 상징과도 같은 푸르른 색의 강기를 날렸다 대치 중인 두 사람의 가운데서 서로 부닺치는 강기 하지만 밀리는 것은 낭왕 쪽의 강기였다 그 모습에 낭왕은 기를 끌어올려 계속해서 강기를 날려댔지만 그것 또한 내공이 떨어져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남궁천의 강기는 힘을 잃지 않고 낭왕의 강기를 점점 밀어냈고 결국에는 무릎을 꿇은 낭왕의 코 앞까지 도달했다 낭왕은 마지막 내공을 쥐어짜내 권강을 일으켜 그것을 한 쪽으로 쳐냈다
“꺄악!”
“......”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쪽에는 두 사람의 비무를 구경하고 있던 남궁희와 남궁란이 있었다 그 모습에 남궁천은 놀란듯 ‘희야, 란아!’ 소리치며 달려갔지만 이미 그녀들의 코 앞까지 도달한 강기덩어리는 이내 그녀들을 휩쓸었다
콰아아앙!
남궁희는 조심스럽게 눈을 떳다 파공음에도 전혀 아프지 않은 몸 할아버지 께서 구해주신 건가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눈을 완전히 떳다 마치 자신을 두 동강 내려는듯 돌진 해오던 강기덩어리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있었고 자신의 눈 앞에는 흑색 무복을 입은 사내의 등이 펼쳐져 있었다 ‘할아버지가 구해주신 것이 아닌가’ 그의 등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고있을 때 자신을 구해 준 것으로 보인 사내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았다
“민혁 소협?!”
“아 안녕 그러니까 이름이 남궁란?”
“아,아니요 남궁희입니다.”
이름: ????
종족: 인간
성별: 남
경지: 화경
체력: 10242/22300
내공: 429년
Level: 139
이름: 남궁천
종족: 인간
성별: 남
경지: 현경
체력: 21402/21402
내공: 549년
‘레벨 보게......’
뒤돌아 자신을 보며 묻는 그의 말에 남궁희는 당황해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평소의 민혁이라면 공략NPC라며 온갖 달콤한 말을 꺼냈겠지만 그는 그저 ‘아 그랬구나......’라고 말 하며 전방을 주시했다 놀라서 자신을 바라보는 두 명의 무인 낭왕과 검제 그들의 상태창을 열어본 민혁은 그들의 경지를 래밸을 보며 살짝 놀랐다 아까 전 소란부터 쭉 지켜보았던 민혁은 사람들이 검제와 낭왕이라고 칭하던 그들이 강할 줄은 알았지만 자신과 같은 현경의 경지에 든 무인일 줄은 몰랐다 그가 끼어든 것도 사실 별 일은 이유는 없었다 호승심 남궁천의 검을 보고 호승심이 들어서 나선 것이다 물론 그들이 좋은 경험치가 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었지만 말이다
“후우....꼬마야 도와주어서 고맙구나.”
“당신이 검제?”
자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검제에게 민혁은 천라수라도를 꺼내들었다 취하는 모양은 두 자루의 단창 그걸 그에게 던지자 남궁천은 약간 당황했다 갑자기 등장해 손녀들을 구해주고 자신에게 무기를 겨누는 자라 솔직히 말해 남궁천은 20년 전 별호사건이 터진 후 여러 후기지수들에게 도전을 받아왔다 일종의 지도비무랄까 자신의 앞 저 청년도 아마 그런 부류가 아닐까 생각했다 옛날에는 그 도전해오는 후기지수들을 피해 은거를 했었으나 지금 앞의 이 청년은 자신의 손녀들을 구해준 이 게다가 그 강기 덩어리를 피해 없이 막은 것을 보니 실력도 대단한 듯 했다, 다만 청년의 경지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종종 강호에는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자를 속일 수 있는 무공도 존재하기에 그는 청년이 무기를 꺼내든 것이 단순한 치기롷 검제는 흐뭇하게 웃으며 무혼을 검집에 넣었다
“끌끌 애송이 오늘은 그만 하자꾸나!”
그리고는 무릎을 꿇은 체 미안한 표정을 한 체 민혁을 주시하고 있는 낭왕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알겠습니다 미안하구나.’ 남궁천의 의도를 알아 첸 듯 내상을 입은 듯 꿇고 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나서 남궁희, 남궁란에게 고개를 한 번 숙이더니 객잔 밖으로 나갔다 폭풍이 지나가고 검제는 그제서야 아직도 자신에게 무기를 겨누고 있는 민혁에게 시선을 건내었다 맹렬히 불타고 있는 눈빛, 이 눈빛 자신이 무시 당했다고 생각한 것인가 아직 젊구만 남궁천은 ‘끌끌.’ 웃으며 그에게 손짓을 했다 덤벼보라는 듯 까딱까딱 그 모습에 민혁은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불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단창 자루를 힘껏 잡아 쥐고 뇌전풍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의 몸 주위로 나풀나풀 떠오르는 유형의 바람과 뇌전의 기운에 남궁천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저 정도의 자연지기라니 손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긴장감, 그 긴장감이 터질 듯 할 때 민혁이 갑작스레 서 있던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남궁천은 자신의 등 뒤 날카로운 기세를 느낄 수 있엇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