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22화 (22/245)

〈 22화 〉 전초

* * *

우드득우드득

“하아......지금 몆시야?”

민혁은 한참을 굳어 있던 몸을 풀어 주었다 온통 백색인 캡슐 한명은 족히 누울 수 있는 크기지만 몸을 마음 껏 풀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허리를 뒤틀어 뼈소리를 냈다 팽지희와 함께 정무맹으로 향하던 민혁은 정무맹까지 자동진행을 설정해 놓은 뒤 나왔다 오늘이 월요일이라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등교를 하기 위해서 였다

민혁은 캡슐과 연결된 인터넷에서 시간을 확인 하고는 아직 학교에 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한참을 웹서핑을 하던 그는 새로 올라온 공략들을 보기 위해 창혼의 홈페이지에 들어 갔다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떠오른 홀로그램 ‘창혼’의 업데이트 소식 대충 읽어 보니 전에 없던 장비와 악세사리의 업데이트 그리고 전승 시스템을 추가한다는 내용 자신에게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한 것은 없어 보이는 업데이트 였다 민혁은 업데이트 내용을 끝까지 읽고는 인터넷을 종료하고 히죽 웃더니 캡슐을 열고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제 학교에 갈 시간 이었으니까

“염색 다시 해야 할려나?”

민혁은 세면대 앞에 서서 중얼 거렸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 머리를 감아서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 염색이라도 한 듯 붉디 붉은 적발에 적안 왠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든 색이었지만 민혁의 머리와 눈은 정말로 100퍼센트 자연산이었다 부모님이 어려서 돌아가시고 친척들마저 없이 혼자서 학교를 다닐 때에는 많이 놀림도 받았다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많이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머리카락 염색도 많이 해봤지만 어째서인지 하루 이틀이면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오는 머리카락, 눈은 랜즈를 껴보았지만 눈이 나빠져 랜즈를 계속 끼지는 못했다 한동안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던 카이은 자신의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짜증스럽게 비비더니 밖으로 나왔다

“썰렁......하구나”

살림살이라고는 쇼파 탁자 그리고 냉장고 너무 썰렁한 눈 앞의 풍경에 민혁은 이제 익숙해졌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유산으로 장만한 오피스텔 거실과 부엌 방 하나로 이루어진 자신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도 큰 집이었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유산이 많기는 하지만 사치를 싫어하는 민혁으로써는 이것이 딱 좋았지만 좀 썰렁하다는 생각은 매일 하고 있다 장식은 하나도 없고 그저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썰렁한 집 사진이라도 한 장 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평소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그이기에 자신의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그리고 부모님들의 사진들 또한 화재로 인해 돌아가셔서 한 장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늘 점심은 뭘 먹지......?”

머리를 말리고 탁자에 앉은 민혁은 아직 11시에 멈춰져 있는 시계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떠올려 보았다 계란 김치 물 끝...... 그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혼자 산다고 해도 너무 홀아비 냄새를 내는 것이 아닌가 민혁은 점심은 거르기로 하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일자형 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검정색 티셔츠 애초에 반바지는 가지고 있지도 않기에 밖의 날씨가 더워도 이렇게 입고 나가기로 했다 한참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핸드폰 벨소리로 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혁은 자신의 방 장롱과 잠은 캡슐에서 자기 때문에 캡슐 밖에 없는 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핸드폰

“여기 없나?”

민혁은 자신의 방을 아무리 뒤져도 핸드폰이 보이지 않자 거실로 나갔다 민혁은 자신이 유일하게 사치 돈을 들여 사들인 쇼파 위에 울리고 있는 핸드폰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곧 끊어질 것 같은 벨소리에 민혁은 뛰듯이 걸어 핸드폰을 낚아챘다 그리고는 액정을 확인했다 전화를 건 이는 표시 되지 않고 그저 번호만이 그려져 있었다 민혁은 그 번호를 보며 크게 웃더니 전화를 받았다

“아 나야 왜 전화했어?”

“그냥”

싱글벙글한 민혁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쌀쌀맞고 냉정한 목소리 하지만 그 음성은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였다 다른 사람들이 들었더라면 전화를 하고 있는 둘이 혹시 싸웠냐고 물었을 정도의 냉정한 목소리 였지만 민혁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오히려 히죽 웃으며 전화를 계속 받았다.

“그냥.... 나 보고 싶어서 전화한거 아니야?”

“아니야.”

민혁의 애처로운 듯한 목소리 하지만 역시 돌아오는 목소리는 쌀쌀맞았다 하지만 민혁은 그 안에서 상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반가움 부끄러움 등등 하지만 민혁은 티내지 않고 통화를 이어갔다

“알았어 학교에서 보자!”

“응”

매우 긴 통화였음에도 그녀가 한 말은 별로 되지 않는다 주로 민혁이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만을 해주었다 사소한 대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화를 끊으면서도 히죽이죽 웃으며 찢어 질듯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방금 전 전화를 끊은 상대는 바로 민혁의 여자친구였다 이제 만난 지 6개월 밖에 안된 뜻뜻한 커플이었다 자신은 대학교 3학년생이고 그녀는 1학년생이지만 나이는 같았다 그 이유는 민혁이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보고 대학교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머리도 좋았고 자신이 이수중인 전공에도 꽤나 화려한 전적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만난 건 전공수업에서였다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그녀 그는 3학년이기도 했고 어린나이에 대학에 들어와서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던 그로써는 처음 그녀에 대한 흥미는 없었다 그저 어린 여자가 있구나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전공실에서 그녀로부터 고백을 받았다 자신을 좋아한다 민혁은 당황했다 그녀가 고백을 해오면서 한 말이

“좋아해 사귀자.”

냉랭하면서도 무미건조한 고백 하지만 민혁은 어째서인지 그 고백에 가슴이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교에 올라와 아니 살면서 연애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그로써는 면역력이 없는 고백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기는 했지만 이내 정중히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그녀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떳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그녀는 그의 옆을 졸졸 따라 다녔다 처음에는 짜증이나 그녀를 무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얼굴은 정말 미인 몸매도 정말 굿잡 성격도 괜찮고 목소리만 고친다면 연예인 뺨따구도 후릴 정도의 여자였다 어째서 이런 여자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는 걸까 그는 그녀를 좀 더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이는 그녀의 진심에 그는 그녀에게 먼저 고백했다 민혁 인생 첫사랑인 것이다.

“아이고 시간이 거의 다 됐네!”

민혁은 그녀와의 약속 학교 등교 시간이 다 된것을 보고 시간이 남아 옷을 입고 인터엣 서핑을 하던 그는 캡슐에서 나와 현관문으로 향했다 운동화를 신고 문에서서 챙길 건 다 챙겼나 확인했다 지갑, 휴대폰, 자동차 키 민혁은 자동차 키를 주머니에서 빼 신발장 위에 올려놓았다 굳이 자동차 키를 안가져가도 학교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0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잠시 자동차 키를 보며 고민을 하던 그는 다시 자동차 키를 챙겼다 혹시나 그녀와 데이트를 할 수도 있으니까 키를 다시 챙긴 민혁은 손목시계를 들어 시간을 보았다 12시 10분 약속 시간 30분 까지 20분 남은 시간 민혁은 서둘러 집을 나갔다.

한국대학교

전국의 수재 혹은 천재들이 모이는 대학교 고등학생들 중에서도 상위 0.1%들만이 들어올 수 있다는 엄마들의 꿈이 숨쉬는 대학교 그 대학교 정문 눈에 띄는 차림의 남자가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약간 경사진 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그 주위의 학생들은 모두 그를 알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본인은 모르는 듯 하지만 대학교 내 최고 유명인사 한국국적의 한국인이 분명 하지만 민혁이라는 이름과 적발 적안을 가진 21세기 미소년 그가 걸어올라오자 마침 학교에 등교를 하던 여학생들은 눈을 반짝였다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이랄까 모두 그 눈빛을 할 체 태연함을 가장하고 인사를 해왔다 민혁도 마주 웃어 주며 인사를 해주었다 그 반응에 여자들은 좋아라 더 달라붙었지만 이내 모두 질린 듯한 표정을 하고 그에게서 떨어저 나갔다 한국대학교 라고 적힌 대학의 입구 이곳을 쏘아보는 한 여자에 기에 눌려서 말이다

“어 마중 나온거야?!”

“아니야.”

민혁은 대학 입구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자신을 둘러싼 여자들을 헤치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반갑다는 듯한 인사에도 돌아오는 것은 쌀쌀 맞은 말투 하지만 민혁은 상관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말투는 차갑지만 따듯한 그녀의 손

“응 알았어 우연히 여기 있던 거구나 빨리 들어가자!”

“페로몬 덩어리”

분명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그녀겠지만 민혁은 그녀의 말에 그저 싱긋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학교 안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귓가를 간질이는 작은 목소리에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자신의 시선을 회피하는 그녀 민혁은 스트레이트 컷의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얼굴을 붉히고는 ‘하지마’ 라고 중얼거리는 그녀

“역시 귀엽네!”

“......”

민혁의 말에 얼굴이 터질 듯 붉어져 그녀는 그의 손을 뿌려치고 학교 안으로 다다다다 달려갔다 그녀의 행동을 예상이라도 한걸까 민혁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쫒아 들어갔다

“같이 가 소윤아!

“같이 가자니까!”

“......”

민혁의 불음에도 그녀는 대답도 하지 않고 수강실 구석에 가서 앉았다 민혁도 재빨리 그녀의 옆에 앉았는데 그녀는 그를 보지도 않은 체 전공 교과서를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민혁은 턱을 괴고 웃으며 바라보았다 먼저 수강실에 들어와 있던 학생들은 매일 매일 보는 광경이었기에 모두 그러려니 하는 상태였고 오늘은 개강 날 이었기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저마다 회포를 풀기 바빳다 그래서 마치 결계를 형성하듯 민혁과 소윤의 근처에만 신기하게도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부끄러워.’

소윤은 자신의 옆에서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민혁의 시선에 얼굴에 열이 나는 것을 느꼇다 처음 고백했던 것은 자신 이었지만 그건 자신이 평생 살면서 가지고 있던 용기라는 용기는 전부 짜 내어 한 고백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 타인에게 말도 잘 못 붙이고 친구도 한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가 그에게 고백을 하고 그가 자신의 고백을 거절 했을 때는 솔직히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자신의 얼굴이 못생겼나 몸매나 빠져서 그런건가 많은 생각 끝에 그녀는 그에게 자신을 어필할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학교에 나오면 졸졸 민혁의 뒤를 따라다녔고 그가 가는 곳이라면 꼭 따라다녔다 처음에는 귀찮아 하던 그지만 무언가 계기가 있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백을 받았다 얼굴을 붉히고 ‘니가 첫사랑이야.’ 라고 고백해 오는 그 그녀는 얼굴의 열이 식히려고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한 것이었지만 그 때 생각을 하자 얼굴에서 더 열이 났다

“그만 봐.”

“싫어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 싶은 걸?”

“교수님.”

“괜찮아~”

개강 시간이 되었는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교수님 소윤은 아직도 자신만을 쳐다보는 민혁에게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는 히죽 웃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 뿐 그녀가 교수님을 손가락으로 가리켜도 그녀만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민혁 그녀는 그를 무시한 체 수업을 들었지만 그는 수업 시간 내내 그녀만을 쳐다 볼 뿐이었다. 수업이 전부 끝난 둘은 대학가에 흔히 있는 떡볶이 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민혁이 즐겨 다니던 떡볶이집에 들어갔다

“매워? 여기 물 마셔.”

“응.”

먹고 있는 떡볶이가 매운 듯 소윤은 혀를 내밀고 손바닥 부채를 만들어 부쳤다 그 모습에 민혁은 히죽 웃으면서 물이 담긴 잔을 넘겨주었다 그러자 허겁지겁 물을 받아 먹는 그녀의 모습에 민혁은 히죽 웃었다 민혁이 평소 이 집을 즐겨 다니는 이유가 두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소윤이 떡볶이를 좋아해서 맛있는 집을 찾게 된 것이고 두 번째는 이집의 떡볶이가 매우 매워 평소에는 무표정하던 소윤도 저런 귀여운 행동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민혁의 계략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물을 마시면서도 열심히 떡볶이를 비워냈다

“맛있었어?”

“응.”

“그랬구나 다음 번에도 가자 아니 다음 번에는 더 근사한데를 갈까?”

도리도리

“거기”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민혁은 자신의 옆에서 걸어가는 소윤의 몸을 한 번 훏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가냘픈 몸인데도 어떻게 혼자서 떡볶이 3인분을 순식간에 먹은거지? 그의 시선에서 무언가를 읽은 것인지 소윤은 그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더니 ‘보지마’ 라고 중얼 거렸다 민혁과 그녀는 저녁으로 떡볶이를 다 먹고 민혁이 소윤을 집으로 데려다 주는 중이었다 그녀의 집은 민혁과 마찬가지로 대학교에서 5분거리 집 방향은 정반대이지만 민혁은 가깝지만 혼자 사는 소윤이 걱정되 가급적이면 매일 데려다준다 물론 약간의 흑심도 있다.

“벌써 다왔네~”

“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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