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0화 (10/245)

〈 10화 〉 전초

* * *

당황해하며 얼굴을 붉히는 그녀 민혁은 그녀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꼈다. 단지 그는 도발을 하려고만 한 것인데 설마 연화에겐 없는 문양이 그녀에겐 정말 있단 말인가 민혁의 흥미로운 시선이 그녀의 가슴에 꽂히자 호령은 흠칫 떨며 가슴을 손으로 가렸다. 그러고 잠시간 그녀는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피풍의를 벗었다. 그리고 피풍의에 가려졌던 그녀의 몸을 보고 민혁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동양적인 얼굴과는 다르게 피풍의에 가려졌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무대륙에는 없는 아름다운 금발이었던 것이다. 민혁이 당황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남아 있는 무복의 상의 마저 벗으려 앞섭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 때

“호령 언니?!”

연화가 잠에서 깨어났다. 부스스 잠이 깨다 만 듯 눈가를 비비며, 그녀가 깨어나서 가장 처음 보게 된 것은 민혁과 대치 중인 호령의 모습이었다. 미약하게 살기를 띄우고 있는 민혁과 평소에는 피풍의를 쓰고 가리고 있는, 친한 지인에게만 보여준다는 금발을 밖으로 내 놓고 있는 호령, 그녀는 지금 둘의 상황이 사뭇 진지한 것을 알았지만 그 보다 세가가 탁마현으로 옮기게 된 뒤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호령과의 재회의 기쁨을 즐기고 싶어 침대를 박차고 호령에게 뛰어가 안겼다.

다다다다다!

덥썩!

“하아...연화야 오래간만이구나.”

“그 동안 얼굴도 안 보이고 어디 갔었어 언니!”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며 연화를 안아드는 호령 연화가 아는 체를 함으로써 자신이 흑룡세가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상의를 벗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나름 기대를 했던 민혁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연화가 감동의 재회를 나누고 있는 동안 호령은 그녀를 어루 달래며 민혁과 눈을 마주했다. 호령은 간절한 눈빛을 보내왔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그녀의 눈빛은 아마 자신이 시비로 위장하고 있던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는 눈치였었다. 민혁도 연화에게 굳이 그 이야기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기에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연화야 일단 옷을 입는 게 어때.”

민혁의 말에 연화는 호령을 껴안고 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입은 것이라고 실오라기 하나 없고 여기저기 밤새 열풍의 흔적으로 울긋붉긋한 흔적들이 만연해있었다 연화는 어색하게 웃더니 잽싸게 침대위의 옷을 집어 들고 입기 시작했다. 민혁은 그 모습에 조금 더 알몸 상태로 나둘 것을 그랬나 하는 하찮은 생각을 하며 미소 지었고 호령은 머리가 아픈 것인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 뿐이었다. 연화가 옷을 다 입고 세 사람은 탁자에 둘러 앉았다.

“언니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으음..뭐 평범하게 지냈다.”

꽃피는 대화 하지만 실상 대화를 하는 건 연화와 호령 뿐이었다. 호령도 너의 옆에서 시비로 있었다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하고 단답형으로 대답을 할 뿐이었고 둘의 대화에 낄 자리가 없던 민혁은 그저 연화의 옆에서 다과를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그런 민혁의 태도에 연화는 옆구리를 찔러 보기도 하고 간지럼을 태워 보기도 했지만 그는 그저 묵묵히 다과만을 섭취했다. 하지만 연화가 한번 째려보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호령이라고 했지 당신 정체가 뭐야?

“어쩐지 말이 짧아진 듯 한데?”

“그건 내 마음이야”

“......!”

“......!”

연화의 부추김에 어쩔 수 없이 한 마디를 한 민혁 하지만 그의 물음에 호령은 그의 말투가 들지 않는 것인지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말 없이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

“민,민혁 오라버니 호령 언니는 저희 세가의 객으로 계세요 가끔 저희 일도 도와주시고요 저에겐 언니 같은 분이세요 호령 언니 이 쪽은 민혁 오라버니에요 통성명은 서로 하셨을려나.. 아 그리고 참고로 호령 언니의 나이는 3...웁!”

“연화야!”

둘의 살벌한 기세에 연화는 분위기를 풀려 장난을 쳤지만 그 장난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호령은 연화의 입을 틀어 막았다. 그녀의 번개 같은 손 움직임에 연화는 팔을 바둥바둥 흔들었다 여인이 나이에 예민한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무림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러나 그런 둘의 행동은 민혁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호령이라는 여인이 흑룡유가 내에서 가진 입장을 고심히 생각을 했다 처음 그는 시비로 변장한 호령의 경지를 눈치 채고 그녀가 흑룡유가가 데리고 있는 3명의 화경의 무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화의 말을 들어 보면 그녀는 단순한 세가의 객이다 분명 화경이라는 경지에 든 무인을 세가의 객으로 둔다는 것은 이상했다 보통은 동네방네 소문을 내며 세가의 위치를 높이려 들 것이다 하지만 흑룡유가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화경의 고수가 3명씩이나 되는 흑룡유가로써는 그녀를 위기의 때에 비장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주의 하나 뿐인 딸인 연화에게까지 이를 설명하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 그에는 이유는 있을 텐데 민혁은 지금 가진 정보로는 그것을 유추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호령이라는 여인에 대한 처우는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내가 어째서 세가의 객으로 있는 지 궁금한 얼굴이군 그래.. 나와 사부님은 예전에 태상가주님께 은혜를 입었다 그리고 그 보답이라고는 뭐 하지만 흑룡유가의 일을 처리 해 주고 있지”

연화와 대화를 나누던 호령은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민혁의 궁금증을 눈치 챈 것인 지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평소 호령 같은 금발 미인의 미소를 보았다면 기뻐했을 민혁이겠지만 골머리를 알고 있던 사실을 허망하게 말해버리자 심사가 약간이지만 뒤틀렸다.

“그래? 그런데 왜 평범하게 세가의 객으로 있어도 되는데 시비로 위장을 하고 있던 거지?”

“응? 그게 무슨 소리에요 오라버니?!”

그래서 그는 조금 심통을 부려 보기로 했다. 민혁에게는 밝혀져도 상관없을 이야기지만 당사자인 호령에게는 밝혀저서는 안 될 이야기였다 그녀에겐 가주인 유자인에게 부탁 받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시비로 분장을 해야 했다 그래서 평생 해본 적 없는 부탁이란 것을 했다 물론 눈짓이었지만 호령은 그가 자신이 보낸 눈짓의 의미를 파악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내가 되어서 지조 없이 치사하게 그걸 홀라당 말해버리다니 호령은 민혁에게 눈을 홀겼다.

(니놈 내가 말하지 말라고 눈짓까지 주었거늘 뭐하는 짓이냐!)

약간의 책망이 묻어 있는 호령의 전음 하지만 민혁은

‘......아직 전음은 안 배웠는데?’

안타깝게도 전음 자체를 배우지 않아 그녀의 전음에 응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가 ‘창혼’이라는 게임을 플레이 한지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그 동안 그는 전음 이라는 것 자체를 쓸 일이 없었다 주로 대화를 하던 유자인과 유연화가 전음을 사용 하지 않으니 굳이 배우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그의 경지가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호령으로써는 그가 전음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상황 자체를 가정하지 못했기에 속이 타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호령이 속이 타던 말던 연화는 호령이 시비로 위장해 있었다는 말에 약간 화가 났다. 하지만 화를 내는 대상은 시비로 위장해 자신의 정체를 숨긴 호령이 아닌 그녀를 알아 보지 못하고 부려먹었을 자신에게 내는 화였다. 물론 초절정의 경지에 든 그녀로써는 무슨 짓을 했던 호령의 정체를 알아 챌 수 없었겠지만 만약 그녀가 시비로 위장해 있다는 말을 들어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호령은 무림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연화는 그렇게 자존심이 강한 그녀를 시비로까지 위장시킬 만한 사람을 머릿 속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떠 오른 사람이라고는 고작 둘 그 중에서 이런 부탁을 할 사람은 단 한 사람

“아버지 부탁이에요?”

연화의 침울한 목소리에 계속해서 묵묵부답인 민혁에게 전음을 보내던 호령은 몸을 움찔했다. 그녀는 잠시 잊어먹은 것이다. 순진한 얼굴과 행동 뒤로 숨겨진 연화의 진면목을 몆 마디 단어로도 진실을 꿰 뚫어 볼 만큼 그녀가 천재라는 것을 말이다. 연화는 호령이 움찔거리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분위기는 저절로 다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에 호령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그래 가주님의 부탁이었다. 혹시라도 북천이 너를 다시 납치 할 수도 있으니 시비로 위장해 곁에서 너를 보호해 달라고 말이다 앞으로 북천과의 전쟁을 생각한다면 너도 알겠지만 아무리 니가 초절정의 무인이라고 해도 너는 그저 먹기 좋은 최고급 미끼가 될 뿐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그냥 곁에서...”

뒷말을 삼키듯이 이를 꽉 깨무는 연화, 민혁은 그녀의 뒷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화경의 무인과 초절정 무인 그 정도라면 북천과의 싸움에서 전력이 될 터 였다 그런데도 자신을 데려가지 않다니 그녀는 지금 무력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과거의 일과 지금의 일 그것들이 모두 다 자신의 무력함 때문이라고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풀이 죽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연화를 민혁은 아무 말 없이 끌어 안아주었다.

“오,오라버니이?!”

“가만히 들어.... 연화야 가주께서 호령이라는 저 사람과 널 데려가지 않은 것은 너를 사랑하니까 너를 지켜주고 싶었던 거야 결코 니가 약해서가 아니야 자신이 잘못 된다 하여도 너를 아껴주고 돌봐 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저 여자를 너의 곁에 둔 거야 알겠지... 결코 니가 무력해서가 아니야 연화야.”

“..흐윽..으응..알았어.요...흐윽..!”

민혁이 자신을 품에 끌어당기자 얼굴을 붉혔다 이미 볼 것 안 볼 것 다 본 사이지만 남녀가 유별하고 보는 눈이 있는데 이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저항을 했다 하지만 자신을 안고 진자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태도에 연화는 민혁의 넓은 품에 안겨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았다. 그런 둘의 모습에 호령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바라 볼 뿐이었다.

‘가주님.. 남자 하나는 연화가 잘 선택한 모양이오.’

다음 날 아침 흑룡유가의 입구 앞 세 사람이 등에 가벼운 짐을 지고 서 있었다. 그들은 연화와 민혁 그리고 호령이었다. 어제 서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유자인의 말처럼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유자인의 계획한 것과는 다르게 여행의 주제는 알콩달콩한 신혼여행이 아니라 무공 수행이었다. 여행의 주제가 그렇게 바뀐 이유는 누가 뭐래도 연화의 주장이 강했다. 더욱 더 강해지고 싶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호령과 민혁은 말없이 웃을 뿐이었다. 약관의 나이에 초절정이라는 경지에 오른 그녀, 그녀와 나이가 비슷한 무림에서 최고라 치는 후기지수들인 십룡 구봉들도 절정의 경지에 겨우 발을 들여 놓았는데 더욱 더 강해지고 싶다니 둘은 연화의 욕심에 그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여행의 주제가 그렇게 정해지자 이번에는 목적지를 정해야 했다 무턱대고 길을 떠난다고 해도 강해질 수는 없다 그럴 바에야 흑룡유가에서 지내며 무공수련을 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그리고 여러 목적지가 거론 되었지만 결국 정해진 목적지는 백두 하얀머리의 산 백두산 이었다. 민혁이 처음 이곳으로 가자는 말에 호령과 연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기가 맑고 수행하기에는 좋은 곳이기는 했지만 그녀들이 백두산 전에 거론했던 곳들도 기가 맑고 무공을 수련하기에는 적합한 곳이었다. 그런 둘에게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마치 비밀을 말하는 것처럼 나직한 어조로 말했다.

“사실 우리 문파의 숨겨진 훈련 장소가 그곳에 있거든..”

그의 말에 호령과 연화는 백두산을 목적지로 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연화와 호령은 차마 문파의 이름이 무었이냐고 물어보지 못했지만 젊은 나이에 화경에 이른 민혁을 길러낸 문파의 비전 훈련 장소라면 무공을 수련하기에는 적합해보였다

“자 출발하자”

“네에~!”

“그러자꾸나.”

흑룡유가 문패를 잠시 바라보던 세 사람 비록 떠나는 세 사람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 다른 생각이 있었지만 목표는 같았다. 강해지고 싶다. 민혁은 인벤토리 구석 아이템을 설명을 읽으며 자신의 손을 꼬옥 잡아 오는 연화의 손을 꼬옥 잡고 속으로 외쳤다.

‘기다려라 무신!’

무신비동서­SSS등급

무림 역사 이래 신(?)이라는 칭호가 별호에 들어간 유일한 인물 한우경 그 강함이 천지를 갈랐다 하여 천지무신 이라고도 불린다. 그의 이름은 본디 발기라고 하여 고려의 왕자였다 하지만 골육상쟁이 이는 왕위 쟁탈전에 환멸을 느끼고 스스로 하야 무림에 몸을 담고 왕가로부터 내려오는 무공을 익히고 강해졌다 그의 무공은 중원의 무공과는 궤를 달리했는데 한우경이 등선을 위해 모습을 감추자 많은 문파들은 그의 무공을 수 많은 일인전승 문파 중 하나로 치부했다. 그 후 많은 이들이 그의 무공을 찾아 해맸지만 아무도 그것을 찾지 못했다 한우경은 자신의 후인을 등선을 할 때까지 찾지 못했는데 이 아이템은 그의 유물이 있는 던전으로 안내해 준다.

­현 장소: 백두산(白?山) 천지(??)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