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전초
* * *
‘아직 죽을 수 없어 오라버니랑 이런 짓도 저런 짓도 아직 못해봤어어~!’
하지만 절망스럽게도 그녀는 단전에 풍족하게 들어찼던 내공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리고 점점 흩어져 가는 검기 검을 잡고 꼭 쥐고 있던 손은 이미 힘이 나가버린 듯 축 늘어져 있었다. 유연화는 막을 힘이 없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참격을 보고 이제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하며 눈을 꼭 감았다. 차마 자신을 덮쳐오는 강기의 참격을 바라 볼 자신이 없어서 였다.
콰앙!
‘주,죽은 건가?!’
“눈 떠 이 아가씨야.”
무었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유연화는 고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죽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그녀의 귀로 기적과도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님의 목소리 강기에 휘말려 이제 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삼도천을 건너야 할 그녀였지만 님의 목소리가 분명히 들려왔다. 점점 증가하는 기대감에 그녀는 꼬옥 감았던 눈을 살짝 떳다. 보이는 것은 익숙한 그의 가슴팍 유연화는 참고 싶었지만 눈물샘을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였다 그녀의 님 민혁이었다. 웃고 있는 그의 미소에 유연화는 저도 모르게 그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하아..하아..오라버니이..”
“하아..연화야..”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고개를 잡았고 그녀는 품 가득히 그를 안았다 은색의 실선으로 이어진 둘의 감정 둘 사이에선 기묘한 기류가 흘렀다
“하하하하하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이 대력패부를 무시하고 연애질이라니 자네들 간이 부었구먼!”
하지만 그 꼴이 눈꼴이 시렸는지 자신을 대력패부라 지칭한 산적은 다시 한 번 민혁을 향해 참격을 날렸다 하지만 유연화와는 다르게 민혁은 아주 여유가 넘쳤다. 그는 날아오는 참격을 느끼고 뒤 돌아 뇌전풍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려 손에 모았다 뇌기를 방출하며 빛나는 그의 주먹 그는 그대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참격을 내려쳤다
콰아아앙!
“..오,오라버니이..!”
마치 유리가 부셔질 때처럼 조각조각 부셔지는 강기 그럼에도 유연화는 슬픈 듯 한 목소리로 그의 자신에게 돌려진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화상을 입은 듯 그을린 그의 등 그는 유연화에게로 날아 온 강기를 자신의 몸으로 막은 것이다. 민혁은 그녀가 자신의 상처 입은 등을 쓰다듬고 상체를 기대오자 기분 좋은 그녀의 육체에 미소를 지었지만 일단 눈앞의 적을 처리 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기에 그녀의 손을 한 번 잡아주고는 미려하게 화려하게 몸을 움직였다 뇌전풍신보를 이용해 하늘로 솟구치는 그의 몸 민혁은 무력 제한 때문에 아직 쓸 수 없는 천라수라도 대신 흑룡세가에서 지급해준 검을 뽑아 공중에서 강기를 날렸다 그러자 대력패부 또한 지지 않고 강기를 날렸다 공중에서 부딪치는 대력패부의 녹색 강기와 민혁의 금빛 강기
콰아아앙!
공중에서 떨어져 착지한 민혁은 충격파를 뚫고 대력패부에게 쏘아져 나갔다 일격필살 돌격의 자세 하지만 대력패부 그것을 예상한 것인지 민혁의 머리를 쪼갤 듯 도끼를 높이 들고 있었다 민혁은 허리를 틀어 자세를 낮추고 자신을 내려치려는 도끼를 튕겨냈다 대력패부는 그 반발 때문에 휘청거렸고 민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
“......”
“하하하하! 내가 졌다!”
뇌전풍신공에 수록 되어 있는 무공 중 유일한 수공인 개벽권을 사용한 민혁의 주먹은 어느새 대력패부의 턱 밑 까지 도달해 있었고 잠시 서로를 노려보던 둘은 잠시 대치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대력패부가 먼저 도끼를 멀리 던져버리고 호탕하게 웃어 재끼자 민혁 또한 그의 턱에서 주먹을 치웠다.
강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하셨습니다.
경험치 15600을 획득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꽤 많이 올랐네?’
“하하하 소협 젊은 데도 상당히 강한데 그래?!”
“크윽!”
민혁은 대력패부와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얻은 경험치에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순간 몸을 휘청거렸다 방금 전 까지만 검을 들이밀고 사이였지만 대력패부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호탕하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강하게 친 것이다. 민혁은 생각 같아서는 연화를 노린 그를 베어버리고 경험치를 더 획득하고 싶었지만 그에게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먹이려 할 때 떠 오른 퀘스트 때문에 생각을 실천하지는 못 했다
퀘스트 ‘녹림왕의 후계자’ (레어)
30년에 한 번 오는 녹림왕의 후계 자리를 정하는 때가 왔다 가장 강력한 후보인 대력패부는 그 경지가 화경에 달하긴 했으나 그 머리가 부족하다 그를 도와 녹림왕에 자리에 앉혀라
성공 조건: 대력패부 초목을 녹림왕의 자리에 앉혀라
실패 조건: 대력패부 초목의 죽음
보상: ???? 기간:1년
“내 이름은 초목 강호에서는 날 대력패부라고 부르지 내 오늘 나보다 강한 이를 만났으니 이 축복에 감사하네 형제들을 건든 자네의 여인 때문에 싸움을 벌이긴 했지만 난 자네가 퍽이나 마음에 드네 염치 없지만 자네 나와 형제의 연을 맺지 않겠는가?”
“...좋습니다.”
민혁은 퀘스트 수락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의 호탕한 웃음에 끌려 그와 형제의 연을 맺겠다 말했고 초목은 그런 그를 보며 호쾌하게 웃으며 다시금 민혁의 어깨를 후려쳤다 그 후 술이라도 한 잔 하자는 초목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민혁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유연화를 데리고 산을 내려갔다. 뒤에서 ‘녹림으로 한 번 찾아오게 내 거하게 대접하지!’ 라는 초목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민혁은 한 번 손을 흔들어 주었다
민혁은 산을 내려오며 이번 레벨 업으로 얻은 포인트를 전부 무력에 쏟아부었다. 레벨이 겨우 27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470에 달하는 무력수치를 보며 민혁은 상태창을 끄고 등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 이유는 그의 등에 업혀있는 유연화의 육체 때문이었다. 내공을 전부 소진한 탓인지 유연화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여 민혁이 그녀를 업게 되었고 그가 경공을 쓰며 움직일 때 마다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그의 등에 밀착해왔다 그리고 비벼져 왔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더욱 더 민혁의 등에 밀착해왔다 민혁은 그녀가 왜 그러는 것인지 알아채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10일 간의 호감도 올리기가 드디어 거의 끝이 나가는 것이었다.
“벌써 다 와버렸네...연화야 이제 내려”
“으,으응..아,알았어..”
뇌전풍신보를 사용해 탁마현에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한 민혁은 그녀를 등에서 내려놓았다 유연화의 얼굴은 목부터 귀까지 벌개져 있었는데 민혁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매우 귀여워 보였다 그는 얼굴을 붉힌 체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리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마을 입구를 향해 걷다가 무었인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뛰노는 아이들 그리고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아낙네들과 밭에서 돌아오는 사내들 변함없는 모습들이었다. 그런데 민혁은 이 광경에서 어색함을 찾았다. 그가 흑룡유가에 들어온지 열흘이 됐지만 산적토벌로 인해 사실 탁마현이나 흑룡유가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겨우 잠을 청할 때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그라도 알고 있는 아주 작은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치안대, 그들의 존재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 내를 지키는 흑룡유가의 무인들
‘이상해 그들이 없어..’
한 번 민혁은 유자인에게 이런 시골에서 무슨 일이 터진다고 세가 내의 무인들까지 써가면서 마을에 경비를 서냐고 물은 적이 있다. 어째서인지 유자인은 웃으며 대답을 피했지만 민혁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일이다. 그런데 오늘 와서 보니 그들이 없는 걸 보니 뭔가 이상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대로 끊임 없이 한 번도 경비를 거룬 적이 없다던 그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없다니 선급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으응? 치안대분들이 어디갔죠?”
민혁을 따라 걸어 오던 유연화도 이상함을 느꼇는지 그의 옆에 서서 치안대의 부재를 말해왔다. 그에 민혁은 지나가던 마을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실례합니다 오늘 치안대는 안 내려왔습니까?”
“아! 새로 들어온 청년이구만 흐음...글세 그러고 보니 오늘은 그들이 보이지가 않는구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농부인 듯 소를 끌고 가는 그의 대답에 민혁과 유연화는 역시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꼇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번을 서던 그들인데 아무래도 본가에 일이 생겼다고 둘은 확신했다. 그게 좋은 일이던 나쁜 일이던 말이다. 둘은 서로 상의 하나 없이도 동시에 경공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탁마현의 산 봉우리에 위치한 흑룡유가였다. 그들의 뒤를 바라보던 농부는 멍하니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볼 뿐 이었다.
흑룡유가의 입구 이곳을 향해 빠르게 급히 달려오고 있는 두 인형 바로 민혁과 유연화 그들이었다. 그들의 예상대로 도착한 세가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다. 언제나 현판을 지키며 웃으며 인사를 해오던 흑룡유가의 무사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고 세가 내에서도 기척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유연화는 이를 악 다물고 빠르게 세가 내로 들어갔다. 민혁 역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 세가 내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가주실로 가는 내내 식사를 차려주던 식모도 언제나 바쁘던 시비들도 밤이나 낮이나 검을 휘두르던 무사들 또한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유연화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녀의 마음 속에선 한 가지 가설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녀는 애써 그걸 무시했다. 그리고 그녀가 가주실 문을 열고 안을 둘러 보았을 때 그녀는 머리 속에서만 생각하던 가설이 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애써 침착하게 말 없이 묵묵히 천천히 걸어 탁자 위에 놓인 한 장의 서찰을 읽어 내려 갔다.
사랑하는 딸아 아마 너는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영민하고 똑똑한 내 딸이니까 그래 아비는 복수를 하러 갈 것이다. 너에게 그를 붙여준 것도 그가 너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니가 그 사람에게 호감을 보인 이유가 가장 컸지만 말이다. 하하하! 딸아 자유롭게 살아라 무가의 자식이 아니라 여자로, 여행을 떠나 보거라 여행을 해보고 아름답고 살만 한 곳을 찾는 다면 그와 그곳에서 백년해로 하는 것도 좋겠지 물론 그가 젊은 나이에도 고강한 무위를 지닌 무림인이라서 여난이 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되긴 한다만 내 딸 미모가 어디 가겠느냐 남자는 초장에 잡아야 하느니라 사랑하는 내 딸 연화야 사랑한다.
못난 애비가
그녀는 무너저 내렸다. 눈물이 났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 무모한 복수를 실행하려 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탁마현으로 본가를 옮기며 한 동안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짓던 유자인의 모습이 뇌리에 스쳤다 그것을 그는 마지막 유희라고 생각한 것일 것이다. 그녀는 유연화는 아비의 성정을 알고 있기에 그리 생각했다 사실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행복이 깨지는 걸 원치 않아 자신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던 불암감을 애써 무시해왔다.
“아,아버님....흐..흐윽..흑..!”
그녀는 숨죽여 울었다. 너무나도 작고 건드리면 깨질듯한 모습으로 민혁은 천천히 가주실 안으로 들어섰다. 주저 앉아 울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옆에 떨어져 있는 한 장의 서찰 그는 조용히 서찰을 읽어 내렸다 사실은 그도 예감을 했다 얼마 전부터 분주해지던 무사들 그리고 출신성분 모를 자신을 세가에 선뜻 받아주었을 때부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편지를 다 읽은 민혁은 주저앉아 있는 유연화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러자 유연화는 마치 물을 막던 땜이 무너진 듯 민혁의 품에 안겨 울었다. 그 모습에 민혁은 그저 아무도 것도 묻지 않고 그녀의 가녀린 몸을 안아 줄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진정된 듯 빨개진 얼굴로 민혁에게서 떨어졌다. 민혁은 그 모습에 안심이 돼서 웃어 주고는 그녀를 일명 공주님 안기로 안아올렸다.
“후앗! 오,오라버니~ 내,내려주세요오~!”
팔을 파닥거리며 잠시 저항하던 그녀였지만 민혁의 눈빛에 이내 저항을 멈추고 새빨개진 얼굴을 모로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가 그녀를 안고 향한 곳은 그녀의 방이었다 민혁은 그녀를 침대에 내려주고 이불을 목까지 덮어 주었다. 민혁이 판단하기에는 그녀는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그녀의 머리를 한 차례 쓸어준 민혁은 그녀에게 잘자라고 말하고는 방을 나가려 했다. 유연화가 그의 손목을 잡지만 않았더라면
“가,같이 자주세요 오라버니이....”
민혁의 손목을 잡고 말하는 그녀 민혁이 목 아래 까지 덮어주었던 이불을 눈 아래까지 올려 빨개졌을 듯 한 얼굴을 가리고 말하는 연화의 모습에 민혁은 그녀의 모습이 강아지 같아 보여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눕기에 딱 맞는 사이즈의 침대에 누운 민혁은 자신의 팔을 잡아 끌어 배게로 사용하는 그녀의 모습에 히죽 웃고는 눈을 감았다. 평소라면 흥분이 돼서 잠도 잘 안오겠지만 오늘 그녀의 여린 모습을 본 탓인지 남성의 본능은 다행히도 발휘되지 않았다. 그녀도 지친 것인지 금세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민혁이 막 잠을 청하려는 찰나 민혁은 자신의 몸에 가해져 오는 무게감에 눈을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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