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화 〉 폐기된 에피소드 +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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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전에서 사야가 황녀의 여행을 함께하며 호위를 하러 갔다는 서술이 있는데, 그 여행 내용을 외전으로 다룰 예정이었습니다.
삽화를 그리면서 플롯 구상을 어느정도 마쳤지만 결국 폐기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단역들이 죽어나가는 에피소드였기에,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을 또 암울한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면 글이나 그림이나 안좋은 쪽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내쓴소의 후반부 60~70화까지의 에피소드때의 피폐한 전개도 그렇고, 그러한 성향이 창작물로 표출되는 것 같아 자중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폐기된 시놉시스는 삽화와 함께 최대한 간단하게만 적어두겠습니다.
황녀 이사벨과 함께 아르모니아 제국 근방의 작은 마을에 방문한 사야는 그곳에서 자신과 동일한 십자 귀걸이를 걸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들이 과거에 사르카 일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후손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왠지모를 동질감을 느끼며 마을에 동화되어 간다. 이사벨과 사야는 자신들에게 따듯하게 대해주는 한 부부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고, 그들의 10살 배기 딸 '제나'와 놀아주며 친해진다.
가난하지만 나름대로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는 전통으로 이어내려오는 축제가 있다고 한다. 사르카 여신에게 한해 농사의 축복을 빌며, 공양을 바치는 '여신 부활제'라는 의식이었다.
올해는 특별한 것이 있다며 꼭 축제를 관람하고 가라는 이장의 말에 그녀들은 수긍했고, 그날 밤 축제에 참석하게 되었다. 여느 마을의 전통 풍습들을 모아놓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진행되던 축제는 이장이 신사에 모셔놓은 괴상한 호리병을 꺼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장은 축복을 내린다며 젊은 부부의 딸 '제나'에게 그것을 마시게 하였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던 제나는 흉측한 모습으로 변이하고 만다.
그들이 그녀에게 먹였던 것은 고대 사르카의 피로, 축제의 정체는 사실 여신의 부활을 위한 사르카 일족의 계획이었다. 당연히 그것은 실패로 돌아갔고, 제나는 사르카와 인간이 반반 섞인듯한 모습으로 주변의 인간을 닥치는 대로 뜯어먹기에 이르렀다.
사야는 슬퍼하면서도, 결국 제나를 구하는 방법은 사르카로 변한 그녀를 베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힘을 사용한다.
이러한 내용으로 단편을 구상하려고 했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피폐물을 즐겨 보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밝고 즐거운 느낌의 컨텐츠만을 소모하는 성향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런 쪽의 이야기를 쓰려는 욕구가 존재하나 봅니다.정신적으로 좀 몰려있으면 꼭 이런 암울한 이야기만 떠오르게 되네요.
기분이 찝찝해지는 글 보다는 여러분이 맛있어 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닷
여러분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내용의 전개나 원하는 욕망이 있었다면 가감없이 댓글로 남겨주시면 외전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닷!
우울한 느낌의 글을 가져와서 미안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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