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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71화 (71/102)

〈 71화 〉 IF. 령사고 보드게임부! ~ 두근두근 온천 파라다이스~

* * *

본편을 쓰려고하니 글이 너무 막히고 휴재공지 하나 올리기는 좀 그래서 한 편 썼습니다.

19를 달아뒀지만 수위는 현저하게 낮으니 그쪽으로는 별로 기대하시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배경은 현대이며, 외전이니만큼 본편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알립니다.

급하게 쓰느라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지 않아 아직 군데군데 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목부터 느끼셨겠지만,진한 씹덕내에 내상을 입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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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사고 3학급의 담임이자 체육교사인 클레드는, 모든 교사는 의무적으로 동아리를 하나씩 운영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보드게임부의 고문을 떠맡게 되었다. 업무가 늘어나는건 질색이었던 그인지라, 실질적인 운영은 부장인 사야가 전부 떠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교장이 클레드에게 할 얘기가 있다며 교장실로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비올레 교장님?”

“아.. 자네 동아리때문에 할 말이 있어 불렀네. 지난번에 확인차 한 번 방문했는데 말이야..”

클레드는 부실을 소주 창고로 쓰고 있었기에,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시발.. 부실 냉장고에 소주 넣어둔거 들킨건가..?’

그러나 비올레의 입에서 나온 것은, 뜻밖의 제안이었다.

“에어컨 하나 없는 방에서 학생들이 열심히 부활동에 집중하고있더군. 교장으로써, 왠지 보기 안쓰러워져서 말이야. 클레드, 담당 부원들 데리고 물놀이라도 다녀오는게 어떤가?”

“..예?”

“여행 경비를 포함한 활동비는 학교측에서 전부 지원해주겠네. 자네는 학생들과 추억도 쌓을 겸 같이 쉬다 오고.”

“....교장님.”

잠자코 듣고 있던 클레드가, 그에게 물었다.

“그냥 제 보너스에 보태주시면 안됩니까?”

“...”

비올레는 그의 요청을 가볍게 무시했다.

“그런데, 부실 냉장고에 있어서는 안될게 좀 있었습니다만..”

쿵 소리와 함께, 클레드가 책상에 머리를 힘차게 박았다.

“책임지고!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고 오겠습니다!”

머리를 박고 조아리는 클레드를, 비올레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열정이 넘치는게, 꼭 내 젊을 적을 보는 것 같군.”

이리하여, 클레드를 필두로 한 보드게임부의 여름맞이 휴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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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 앉은 사야가, 운전하는 클레드에게 물었다.

“온천? 저희 갈아입을 옷도 안가져왔는데요?”

“여자애들은 그런거 준비하는데만 반나절이잖냐. 그리고 온천 쿠폰이 오늘까지라고.”

그가 다짜고짜 부실에 들이닥쳐 차에 타라고 했기에 부원들과 함께 탔건만, 갑자기 1박2일 온천행을 떠난다고 말했다. 사야는 어이없어 하며 그를 더 쏘아붙였다.

“그리고 여름에 무슨 온천이에요? 쪄 죽을 일 있어요..!?”

“물놀이가 다 거기서 거기지. 숙박비에 여행경비 계산하느라 머리아프다. 말 걸지마..”

‘제일 싼데 찾다가 대충 쿠폰도 있겠다 온천 예약 했구만..’

너무나도 글러먹은 어른인 클레드를, 사야가 존경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온천!”

뒷자리서 유리와 카르네 사이에 앉은 루나가, 들뜬 표정으로 눈을 반짝였다.

“야외온천 꼭 가보고 싶었어!”

옆에서 책읽기에 열중인 유리가 한마디를 보탠다.

“...야외에서 상스럽게 다 벗고 물에 들어가는게 뭐가 좋다는건지..”

끝자리에 앉은 카르네가, 그렇게 말한 유리를 저격하듯 말한다.

“유리는 몸매에 자신이 없나 보구나..?”

“그런거 아니야..! 나 그렇게 안 작..”

“안 작..?”

카르네가 놀리듯이 되묻자, 얼굴이 새빨개진 유리가,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침묵해버렸다. 둘 사이에 끼어 상황을 지켜보던 루나가 둘을 중재하기 위해 말했다.

“신경쓰지 마, 유리..! 커봤자 무겁고 불편하기만 한 걸. 우리에 비해 유리는 가볍잖아?”

“....”

루나의 격려에, 유리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앞에서 걱정스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사야는, 고개를 조용히 저었다.

‘..제발 빨리 도착해라…’

그녀의 기대와는 별개로, 그날의 도로는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때문에 1년중 가장 막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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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드의 차가 삐딱하게 멈춰섰고, 그는 벨트를 풀며 말했다.

“다들 내려라. 카운터에서 접수해야 하니까.”

유일하게 깨어있던 사야가 부원들을 깨우고, 비몽사몽한 그녀들을 끌고 나왔다.

“...오.”

우리의 앞에, 커다란 기와로 된 지붕이 산더미처럼 쌓인 온천장이 모습을 비췄다. 처음에는 여름에 무슨 온천이니 생각했던 사야였지만, 생각보다 괜찮아지려고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을지도..?’

부원들과 함께 카운터로 입성하려는 그녀를, 클레드가 불러세운다.

“어디가냐. 거기 아니야.”

“..네? 여기서 내렸잖아요?”

“옆 건물은 주차장이 유료라서 여기 내린거다. 따라 와.”

그를 따라 간 곳에는, 당장이라도 무너질것같은 낡아빠진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간판에는 작게 100년 전통이라고 쓰인 팻말이 눈에 띠였다.

“......”

“너희도 멀뚱히 서있지 말고 짐부터 옮겨. 빨리 가서 좀 쉬려니까.”

짐을 옮기는 사야의 옆으로 온 루나가, 바닥을 살피고 걷고 있었다.

“뭐해?”

“아, 만화에서 보면 이런 데에 바퀴벌레같은게 지나다니잖아. 혹시 있을까 해서.”

사야는 고개를 젓고, 그녀에게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엄연히 업장인데, 바퀴벌레를 가만 놔 두겠어?”

“오!”

그런데 루나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사야, 돈벌레(그리마)가 있어!”

“히이익…..!”

바퀴벌레따위보다 다리가 곱절로 많은 그리마들이, 하나도 아니고 군단을 이뤄서 신발장 밑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다못한 사야가, 클레드에게 항의한다.

“대체 얼마나 싼 곳을 예약한거예요…! 신발장부터 벌레가 막 넘쳐난다구요..!”

“다 물이 좋아서 그런거다. 녀석, 호들갑은..”

“...”

대체 신발장과 수질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는 사야였지만, 더이상 말해봐야 바뀔 것은 없다는 걸 알기에 묵묵히 짐만을 옮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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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바닥이 온통 다다미로 이루어진 적당한 크기의 방에, 구역을 나누는 미닫이 문을 하나 둔 심플한 구조였다. 가장 먼저 미닫이 문을 열고 좁은 공간에 이불을 펴고 누운 클레드가, 죽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알아서 놀다가 조용히 자라. 숙취때문에 죽겠으니까.”

그는 그렇게 말한 후, 미닫이를 닫고 사라졌다.

방을 대충 둘러보던 루나가,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말했다.

“그럼 이제, 물에 들어가볼까..!”

“그러네. 슬슬 해가 지기도 했고.”

수도권에서 야외온천이 있는 산간지역까지 오느라, 차로 이동하는 시간만해도 꽤 걸렸었다.

그녀들과 함께 이동한 사야는, 옷을 탈의하고 수건 한장을 걸친 채 야외 온천에 입성했다. 탈의실은 예상대로 그리마 한가득이였지만, 의외로 온천은 깨끗이 관리되고 있던 모양이다. 들어가려던 사야가, 온천의 풍경을 보고 말했다.

“여기, 가림막이 없는데..?”

남성탕과 여성탕이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딱히 벽을 세워두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수건을 훌렁 벗어던지고 시원스레 들어간 카르네가 사야에게 말한다.

“괜찮아. 시골이라 어차피 쭈그렁탱이 노인네들밖에 없어.”

‘...뭐, 됐나.’

카르네와 루나가 온천에 신나게 다이빙했고, 직후 뜨거워 하며 기어나오자 그걸 보며 웃었다. 유리는 벌써 한 구석에 자리를 잡은채 편안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에잇..!”

루나가 유리를 향해 손으로 물대포를 쏘자, 그녀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만들 해. 어린애도 아니고..”

“여기는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유리?”

“...!”

뒤에서 카르네가 유리의 가슴을 강하게 주무르자, 당황한 유리가 눈을 크게 뜨며 물속으로 첨벙 빠졌다. 물에 흠뻑 젖은 그녀가, 장난끼가득한 그녀들을 향해 말했다.

“무슨 짓들이야..!”

“혼자 구석에 있길래 같이 즐기려고 도와줬지. 맞지, 사야?”

“...왜 나한테 물어?”

“에잇!”

그녀들의 장난에 전혀 어울리지 않으려던 유리였지만, 어느새 나를 포함해 유리까지 합세해 한바탕 물놀이를 하며 놀았다.

“어..!?”

그러던 중 루나가 던진 수건이 멀리 날아가 건너편의 탕에 첨벙 빠져버렸다.

“아이고, 저기 남성탕인데. 수건 잃어버리면 벌금 문댔다?”

“...”

가만히 눈치를 보던 유리가, 물을 첨벙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루나.”

“...에?”

“내가 피해서 넘어간 것도 있으니까, 같이 주워오자.”

그녀들은 정말로 남성탕쪽으로 넘어가려는지, 결의을 다진 표정이었다.

지켜보던 사야가 카르네에게 묻는다.

“..저래도 되는거야?”

“뭐 어때. 어차피 노인네들이라 신경도 안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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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칠순을 맞은 노인 하나가,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탕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이야, 역시 여름의 온탕은 각별하구먼..”

서로 자신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던 자식들의 모습에 지친 그는, 홀로 온천여행을 계획해 이곳을 찾아왔던 것이다.

온천의 연기속에서 몽롱해짐을 느끼며,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두 번의 바람. 그리고 세 번의 결혼. 일평생을 여색에 빠져 살던 그였으나, 이제는 자신의 몸을 다룰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다 헛된 것이었구먼..’

이제는 남은 자식들의 뒷바라지만 보고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그는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첨벙’

“...응?”

분명히 노인 혼자 들어왔었을 남성탕에, 누군가 첨벙대며 들어오려는 소리가 들렸다. 여행객들이 왔거니 하며, 그는 인사를 건네기 위해 눈을 떴다.

“....저기..”

그의 눈 앞에 보였던 것은, 남정네들이 아닌 두명의 소녀의 나신이었다.

“....!”

겨우 한팔로 풍만한 가슴을 가린 금발의 소녀가,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해요, 수건이 이쪽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옆에 있던 은발의 소녀 하나도, 조신하게 자신에게서 조금 뒤돌은 자세로 말했다.

“제대로 사과드려. 루나.”

“정말 죄송합니다..!”

눈앞에 일어난 상황을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한 노인은, 살색으로 출렁거리는 그녀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괘, 괜찮다네. 이 노인네는 신경쓰지 말게나...”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녀들은 공손한 인사까지 마친 후 남성탕에서 후다닥 나갔고, 노인은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불결한 생각이 덮쳐오자 고개를 저어 머릿속의 잡귀를 몰아내려던 그였지만, 그에게는 너무나도 큰 자극이었다.

‘....여색이 나쁜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고향에 돌아간 그는, 때아닌 늦바람을 맞아 인생을 즐기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사과하고 왔어?”

사야가 그들에게 물었다.

“응. 이제 들어가자. 너무 오래 있어도 안좋을 것 같고?”

루나의 말에 모두 동의하는 눈치였는지, 그들은 온천을 나와 다시 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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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놀까? 모처럼 여행도 왔는데..!”

루나가 몸을 들썩거리며 가방을 뒤졌다. 보드게임부의 모든 활동은 대부분 그녀로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 애초에 보드게임부를 만들자는 의견을 냈던 것도 루나였다.

“간단하게 도둑잡기 어때?”

주머니에서 트럼프카드를 꺼내 든 카르네가, 우릴 향해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유리의 관심없는 표정이었다.

“너무 시시해.”

“그렇다면..”

자리에서 일어난 카르네가 가방 한가득 무언가를 쏟아냈다. 그게 무엇인고 하니, 가방이 터질만큼 담아온 소주병들이었다.

“술..? 너 미쳤어, 카르네?”

유리가 질색을 하자, 카르네가 히히 웃으며 소주를 개봉했다.

“어린이는 빠져있어도 돼. 우리끼리 재밌게 마시고 놀테니까.”

“....”

그녀의 말에 열이 뻗친 유리가, 카르네의 손으로부터 소주병을 뺴앗아 그대로 벌컥벌컥 들이마셔버렸다. 그녀를 채 말리지 못한 사야가 기겁을 하고 말했다.

“야, 그걸 한번에…!”

“뭐?”

쾅, 하고 신경질적으로 병을 내려놓은 유리가 카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카드 가져와. 도둑잡기 하게.”

“아까는 시시하다며?”

“벌칙 걸고 하면 되지. 예를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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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난리통이었다. 카드는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술병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개수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멀쩡했던 루나가, 모두를 자중시키려 노력했다.

“애들아, 이제 슬슬 그만두자..? 선생님도 깨실 것 같고..”

“뭐..!?”

루나의 말에 혀가꼬인 유리가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너만 빠지겠다는 거야, 루나..!?”

“아니, 그런게 아니라..”

조금만 더하면 루나는 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 씨, 왜 맨날 내가 걸리는거야..!”

또 도둑잡기에서 패배한 카르네가 주먹으로 땅을 내려쳤다.

“너는 표정에 다 보인다니까? 빨리 벗어. 벌칙이니까.”

“너희 짜고 친거 아니지?”

씩씩대며 우릴 노려보던 카르네가, 시원하게 윗옷을 벗어 재꼈다.

“아, 몰라! 다 벗으면 잃을 것도 없다…!”

그 와중에 유리에게서 카드를 가져간 사야가,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질타했다.

“야..! 너 다른 카드 줬지..!”

“그게 뭐? 네 손동작이 굼뜬거야. 사야. 벗어.”

“못 벗어! 내가 고른 카드랑 다르거든..!?”

“...”

사야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자 한바탕 몸싸움이 일었고, 유리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제압했다.

“...에?”

“벗어. 안 벗어?”

이미 술기운에 이성이 날아간 듯 보이는 유리가. 사야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그럼 내가 벗기지 뭐.”

“야..! 잠깐…”

­탁.

강하게 문이 열리며, 우릴 죽일듯한 눈으로 노려보는 클레드의 얼굴이 나타났다.

“...................자라.”

“”네.””

우린 그대로 아침까지 기절했고, 태어나 처음 숙취를 맛본 유리는 돌아가는 내내 차를 세워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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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휴가 되셨나요, 클레드?”

그를 맞이한 비올레가, 궁금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아, 뭐.. 네.”

그해 여름을 끝으로, 우리가 다시 휴가를 떠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모두가 거절했기 때문에.

­령사고 보드게임부! ~ 두근두근 온천 파라다이스~

fin.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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