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65화 (65/102)

〈 65화 〉 추적

* * *

“소라, 숙여!”

소라를 따라붙으며 덤벼오는 령사들을 거대한 손을 늘려 채찍처럼 사용해 날려버렸다. 사르카의 힘을 다룰수록, 그 활용하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내게 도움을 받은 소라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누가 도움 주랬어?’

“...”

여전히 소라는 나에게 까칠했다. 동료가 된 지도 벌써 6개월이 되어가는데, 나를 향해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내 옆을 지나쳐 걸어가던 소라는, 자리에 멈춰서 작게 말했다.

“..뭐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쟤가 지금 날 칭찬한건가?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EP. 64 ­ 추적

글씨가 잔뜩 써진 칠판을 두고, 크리스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단해요, 사야. 당신이 합류하고 나서부터 작전 성과가 두 배, 아니 세배는 늘었어요. 이대로 가면, 비올레 암살 작전에 착수하는 것도 금방이겠네요…!”

“..그 정도는 아닐 텐데.”

내가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긁었고, 옆에 있던 더스틴도 내 어깨를 팡팡 치며 웃었다.

“아니긴! 사야 씨가 온 뒤로 일이 아주 일사천리로 풀리고 있구만!”

괜히 쑥스러워 눈을 돌리고 다른 이들은 뭘 하고 있는지 보았다. 소라는 평소와 같이 나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고, 휴이는 무슨 종이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집중하지 않고 있음을 눈치챈 크리스가, 휴이를 불렀다.

“휴이, 너도 뭐라고 말 좀 보태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휴이는 화들짝 놀라 종이를 주머니로 구겨 넣었다.

“...그럼! 시야가 우리 분대 일등 공신인 걸 굳이 말로 해야 알겠어?”

“...”

최근 들어 휴이는 늘 저런 식이었다. 임무 중에도 자주 집중하지 못하거나, 틈만 나면 방에 틀어박히곤 했다. 그 점을 크리스도 눈치챘는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휴이에게 물었다.

“휴이, 어디 아픈 건 아니지? 피곤하면 언제든 말하라니까.”

“누굴 환자로 몰아? 나 멀쩡해! 기력이 남아돌 정도라고.”

“... 그럼 다행이고.”

요즘 들어 드는 묘한 위화감을 떨쳐내기 위해, 다들 사소한 일에도 웃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다.

이날도 평소와 같이 임무를 끝내고, 녹초가 된 몸으로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커다란 바위를 지나 저택이 숨겨진 숲 한가운데로 들어서려는데, 크리스가 손동작으로 우리를 제지했다.

“..다들, 제 자리에 멈춰.”

그의 이상행동에 의아해진 더스틴이, 크리스에게 물었다.

“뭐 때문에 그래, 크리스?”

크리스는 더스틴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용히 눈짓으로 저택 쪽을 가리켰다.

‘...!’

아무도 없어야 했을 저택이, 갑옷을 걸친 병사들이 이리저리 들쑤시며 온갖 물건이며 문서를 꺼내 태우고 있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의 은신처였던 저택이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해가고 있던 것이다.

크리스는 긴장한 듯, 눈을 굴리며 중얼거렸다.

“..이런 건 불가능해. 한 번도 위치를 들킬만한 증거를 남기거나 한 적은 없었는데….”

“...크리스, 잠깐만.”

그때, 휴이가 그를 밀치고 앞으로 나오더니, 우리를 향해 말했다.

“내가 도주로를 살펴보고 올게. 다시 돌아오면, 다들 나를 따라오면 될 거야.”

저택 주변에도 무수한 령사들이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찰을 나가서 잘못했다간 바로 죽음이었다.

“..정말 혼자서 괜찮겠어, 휴이?”

“뭘 이런 것 가지고. 의리하면 또 내가 아니겠냐. 그럼, 다녀오마.”

"...?"

그러나 자신만만하게 출발하려던 휴이의 손목을, 크리스가 강하게 붙잡았다.

“휴이. 잠깐 멈춰 봐.”

“이거 왜 이래…? 한시가 급한 상황에.”

크리스는 아까와는 달리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휴이를 노려보았다.

“주머니에 든 종이 꺼내 봐.”

“...뭐?”

휴이는 크리스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되려 그에게 화를 냈다.

“종이? 이걸 봐서 뭘 어쩌겠다고…"

자신의 주머니를 내려다본 휴이는, 정색하며 크리스에게 소리쳤다.

"아, 알겠다. 너 지금 나 의심하는 거지? 우리 사이가 이까짓 것밖에 안 돼?”

그의 분노 섞인 질타에도 크리스는 의심을 거둘 생각이 없었다.

“종이 꺼내 봐, 소라.”

“응.”

휴이는 거부할 틈도 없이, 뒤에 있던 소라로부터 주머니에서 종이를 빼앗겼다.

"...앗..!"

종이를 펴고 천천히 그것을 읽어 내려가던 소라는, 표정을 잔뜩 찡그리고 그것을 바닥에 던졌다.

“....쓰레기 자식.”

종이에 적혀있던 것은, 나에 대한 막대한 양의 신고 포상금이었다. 크리스가 그것을 집어 들더니, 휴이에게 말했다.

“..저택의 위치를 일부러 알려서, 사야를 포함해 우리 전부를 팔아먹을 생각이었던 거군.”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한 휴이는, 구차한 변명을 시전했다.

“어이, 내가 어떻게 너희들을 팔겠어…! 팔려던 건 저 여자 하나뿐이야! 진짜라고…!”

“더 들을 것도 없어.”

크리스가 무기를 꺼내든 순간, 휴이가 입에 손을 모으고 크게 소리쳤다.

“어이ㅡㅡㅡ! 여기야ㅡㅡㅡㅡ!”

그 바람에, 저택 근처를 나돌던 령사들이 모두 그 소리를 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장님, 내통자의 목소립니다!”

“따라가서 붙잡아!”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린 우리는, 휴이를 내버려 두고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휴이, 저 새끼가….!”

우리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휴이는, 쓴웃음을 지어 보이며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솔직히 언제까지고 이딴 짓에 목숨만 바쳐가며 살 수는 없는 거잖아? 너희도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우리는 령사들에게 쫓기며 미친 듯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갑옷을 한껏 차려입은 비올레가, 온화한 얼굴로 휴이에게 다가왔다.

“잘해주었네. 자네는 현명한 선택을 한 거야.”

“그럼, 약속했던 돈을…”

그 순간, 비올레의 검이 빛나며 휴이의 목에 한줄기의 선을 그려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자신의 몸에 일어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휴이는, 자신의 목을 내려다보고는 방울방울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피와 함께 입으로부터 선혈을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왜..?”

목을 감싸고 무릎 꿇은 그를 보며, 비올레는 더럽다는 듯 검집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한번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다. 태도를 달리했다고 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바닥에 고인 피와 휴이의 시체를 즈려밟으며, 비올레는 자신의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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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중에 숨이 차올라 뒤를 돌아보자, 스무 명 남짓한 령사들이 우리를 쫓고 있었다. 오스테온을 타고 쫓아오는 령사들까지 더해져, 그들과 우리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크리스가, 우리에게 말했다.

“조금 더 가면 강이 하나 나올 거야. 거기에 뛰어들어…!”

그의 말처럼, 정말 커다란 강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그곳에 뛰어들려고 할 때, 거짓말같이 더스틴의 허리에 화살이 하나 날아와 꽂혔다.

“으윽….!”

“더스틴!?”

화살이 깊이 박힌 모양인지, 더스틴은 물에 뛰어들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먼저 물에 뛰어들었던 크리스가, 다급해진 표정으로 그에게 손짓했다.

“걱정하지 말고 뛰어들어, 더스틴! 널 잡아끌고 갈게…!”

고통에 주저앉은 채 뒤를 돌아본 더스틴은,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너희가 화살에 고슴도치가 될걸. 신경 쓰지 말고 셋이서 도망쳐.”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선 그는, 메이스를 꺼내 손에 쥐었다.

“더스틴, 설마…”

"으아아아아ㅡ!"

그리고, 묵직한 함성을 지르며 령사들의 무리 쪽으로 돌진했다.

"...!?"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던 령사들도, 커다란 표적이 갑자기 뒤를 돌아 달려오니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날 죽여라, 이놈들….!'

메이스를 휘둘러대며 령사들을 상대하던 더스틴은, 령사들의 다리를 깨부수며 고전했다. 그러던 중, 비올레의 칼에 의해 복부를 관통당하고 만다.

"..별 잔챙이가….'

마지막까지 메이스를 손에 놓지 않던 더스틴은, 그대로 지면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젠장, 젠장….!”

나는 그를 보며 울부짖는 크리스의 후드를 부여잡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가요, 크리스…!”

시선을 틀어 강변을 보니 어느새 더스틴을 쓰러뜨린 령사들이 하나 둘 씩 물에 가까워지려 하고 있었다. 크리스와 소라를 잡은 양 팔을 커다랗게 변화시켜, 순식간에 강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비올레가, 혀를 쯧 차고 말했다.

“..아쉽게 놓쳤구나, 사야.”

강물을 바라보다 돌아선 그는,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강을 돌아서 추적을 계속하겠다.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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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두 사람을 잡고 강을 건너온 나는, 육지에 도달하자마자 대량의 물을 토해냈다. 물을 잔뜩 먹은 건 크리스와 소라도 마찬가진 듯 보였다.

“...더스틴..”

물에 홀딱 젖은 소라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슬픈 얼굴을 지었다. 크리스는 눈을 비벼 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을 전부 닦아내고,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 더스틴을 위해서라도, 살아서 도망치자.”

동료를 잃은 슬픔에 젖어있을 시간 따위는 없었다. 비올레가 이끄는 령사부대가 곧 강을 돌아서 들이닥칠 것이었기에,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멀어져야만 했다. 우리는 어느 방향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들에게서 최대한 반대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던 중, 크리스가 얘기를 꺼냈다.

“이제 세말에 안전한 곳은 없어…! 운 좋게 마차라도 훔쳐 타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를 비는 수밖엔…!”

미친 듯이 주변을 살폈지만, 이곳엔 마차는커녕 말이 다닐만한 길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인비디아에 태우기에는, 사람이 많아….'

인비디아는 두 명만 타도 속도가 반토막 날 뿐 더러, 인원은 나를 포함해 총 세 명이었다. 나와 같이 주변을 살피던 소라가,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보았다.

“..그럼 산은 어때?”

“..산?”

인근의 산에는 주변에 대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어, 잠시나마 몸을 숨길 수 있어 보였다. 의견이 일치한 우리는 곧바로 산속으로 뛰어들었다.

"허억...허억.."

심장이 터질 정도로 뛴 우리들은, 산 중턱에 난 작은 언덕 아래 몸을 숨기고 잠시 숨을 골랐다. 더스틴을 잃은 슬픔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소라가, 작게 말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냉담한 표정으로 바닥으로 내려다보던 크리스는, 그녀의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왜냐니, 그야….”

전부 휴이 그 자식 때문이라고 말하려던 크리스는, 소라의 표정을 보고 침묵했다. 두려움 같은 건 가져본 적 없을 것 같던 그녀가, 눈물을 펑펑 흘려가며 울고 있었다.

“..무서워. 크리스..무섭다고..”

“...”

“처음부터 그랬어. 고작 백여 명도 안 되는 인원들을 데리고 정권을 잡는다느니, 인권을 되찾는다느니 하는 것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어…!"

"소라, 그건…!"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려가며, 우릴 보고 말했다.

“우린 전부 꿈속에서 살고 있던 거야, 황제만 죽이면, 이런 삶이 바뀔 거라는 환상 속에서 살았던 거라고…!”

그녀의 말에, 나와 크리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담담하게, 소라가 쏟아내는 말들을 잠자코 들어주었다. 어느새 그녀가 울음을 그칠 때쯤, 크리스가 말했다.

"...소라, 조금 진정됐으면 이제 움직이자. 저들이 곧 따라붙을 거야."

"..응."

우리가 다시 달릴 준비를 하며 일어난 순간이었다.

ㅡ휘잉

그때, 공중에서 이질적인 소리가 나며 무언가 날아왔다.

‘..저건…?’

형체를 자세히 살피니, 인공적인 외형과 푸른 빛이 영락없는 오스테온의 모습이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비행형 오스테온이, 우리를 보고 눈을 빛내더니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는 곧바로 크리스를 불렀다.

“크리스, 정찰이에요…! 저걸 그대로 놔두면 령사에게 돌아가 위치를 알릴 거예요!”

"..문제없어요."

상황을 단박에 이해한 크리스가, 빠르게 활을 꺼내 화살을 줄에 올리고 당겼다. 단 한발로 핵을 파괴하지 않으면, 오스테온은 살아서 령사들에게 돌아갈 것이었다.

'...제발….'

크리스가 손을 놓아 화살을 발사했고, 그것은 놀랍도록 정확하게 오스테온의 핵에 꽂혔다.

[ 쿠오오오…]

공중에서 빛을 번쩍한 오스테온은, 빛을 잃은 채 지면으로 추락했다.

그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라고 말하려던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내 눈동자에 그려진 장면들을 의심했다. 추락하는 오스테온 기체의 너머로, 수십체에 달하는 비행형 오스테온들이 우리의 시선에 드러난 것이다. 까마귀 떼처럼 하늘을 아득바득 덮은 그것들은, 우릴 향해 시퍼런 눈을 빛내고 있었다.

“뛰어요…!”

오스테온들에 의해 위치가 발각된 이상, 령사들이 따라붙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예상했던 대로 령사들은 빠르게 따라붙어 산 아랫머리로부터 모습을 드러내었고, 우리는 산 위로 도망치며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공격을 죄다 쏟아부었다.

크리스는 손이 불어 터질 정도로 화살을 쏴댔고 나는 주문을 있는 대로 연사했지만, 쪽수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했기에 우리의 공격은 그들을 잠시 멈칫하게 하기만 할 뿐, 거리를 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윽..!"

마지막 남은 화살을 발사하려던 크리스가, 날아온 주문에 머리를 강하게 맞고 튕겨져 나갔다.

“...크리스!”

신속하게 소라와 함께 그를 일으켜 세웠지만, 이미 그는 의식을 잃은 채였다. 그를 끌고서라도 데려가기 위해 팔을 커다랗게 변형시켜 잡아끌었지만, 령사들의 주문이 점차 격해지는 것을 보며 우리가 곧 붙잡힐 것임을 체감했다.

“...”

말없이 쓰러진 크리스를 바라보던 소라는, 내게 물었다.

“사야. 네 오스테온을 타면 이것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지?”

나는 그 질문에 의미를, 단박에 알아차렸다.

“...소라, 안돼.”

그러나 소라는 고개를 젓고, 하나 남은 도끼를 꺼내어 손에 쥐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반대편을 보고 멈춰 서서 우릴 향해 단호하게 손짓했다.

"...금방 따라갈게."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고, 인비디아를 소환시켜 기절해버린 크리스를 올리고 달렸다. 소라의 말이 거짓임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믿고 싶었다.

'무사해 줘, 소라….'

"..."

소라가 우리를 돌아보며 작게 무어라 중얼거린 것 같았지만, 나는 그것을 알아듣지 못했다.

­­­­­­­­­­­­­­­­

비올레가 자신의 칼에 묻은 피를 더럽다는 듯이 나무에 닦아가며, 미간을 찌푸렸다.

“남은 둘은 어디로 갔지?”

그에게 질문받은 병사는, 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게, 오스테온을 풀어 전 방면으로 찾아보고 있지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알겠네. 계속 찾아보도록.”

비올레는 칼을 검집에 집어넣으며, 방금 자신이 벴던 소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저 여자가 쓸데없는 짓만 안 했어도….”

사야를 거의 잡을뻔했던 비올레는, 예상치 못한 방해로 인해 목표를 바로 앞에 두고 놓칠 수 밖에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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