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 크리오 파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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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く????뿥뿥????鄏????침????릔????????輎????儿æ㈍'시설은 아카데미 못지않은데?'
워낙 낙후된 환경의 크리오 지방에 위치한 본부이기에 시설도 열악할 거라 생각했는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며 편의시설 등 필요한 건 과할 정도로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가 감탄하며 안을 살피고 있자, 투닥거림을 끝낸 두 사람이 뒤따라 들어왔다.
"이 아이들이 네 제자들이야, 클레드?"
카밀라는 우리를 하나하나 살피더니, 네 명을 팔 벌려 꼭 끌어안았다.
"귀엽다..! 나도 아카데미 출신이란다!"
"어이. 부담스러워하니까 그쯤 해둬."
클레드가 그녀를 중재하자, 그제야 그녀가 속박을 풀어주었다.
"다들 배고프지? 짐들 내려놓고 바로 식당으로 와."
그녀는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으로 향했다.
피곤한 표정을 하고 있는 클레드에게, 내가 조그맣게 물었다.
"진짜 클레드랑 사귀었던 거 맞아요? 성격이 달라도 너무.."
"..그 얘기는 다음에 하자꾸나."
그녀가 내준 방에 간단하게 짐을 풀고, 곧장 식당으로 향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했지? 많이들 먹어."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는, 놀랄 만큼 고급스러운 재료로 만든 것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수도인 세말에서도 쉽게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다.
"이런 음식들을…. 어디서?"
"귀한 손님들인데 무리 좀 했지. 우리 클레드의 제자들인데."
내가 감탄하듯 말하자,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모두가 먹는데 정신이 팔려있을 때, 클레드 혼자 포크를 들지 않고 카밀라에게 말했다.
"..카밀라. 우린 도적단 퇴치 임무로 이곳에 들렀다. 그런데, 도적단 아지트에는 널브러진 뼈밖에 없더군. 이에 관해서 짐작 가는 게 있나?"
고급진 스테이크를 한 점 썰어서 입에 넣은 그녀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도적단? 올해 들은 것 중에 제일 웃기는 소리네. 우리 본부가 떡하니 여기 세워져 있는데 그런 놈들이 날뛰게 둘 것 같아? 진즉에 씨를 말렸지. 너희가 찾아갔다는 아지트도 이미 우리가 손 쓴 곳일거야."
"그래? 그거 이상하군. 분명히 이 부근에서 실종사고가 잦다는 소문이 돌았을 텐데."
"야생동물이나 사르카에 의한 것 아닐까? 만약 도적단이 진짜로 있었다면 우리 눈에 들지 않았을 리가 없지. 너도 내 실력은 잘 알고 있잖아, 클레드?”
"..뭐, 그건 그렇다만."
대화의 화제는 금세 예전 이야기로 바뀌었다. 용병 시절 클레드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다들 즐거워 보였지만, 유리는 줄곧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잠시 후, 그녀는 포크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먼저 일어나도 될까요? 머리가 좀 아파서.."
카밀라는 잠깐 그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멀리서 오느라 피곤할 텐데 내가 붙잡아 두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유리가 자리를 뜨자, 카밀라는 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말이지, 그때 클레드가 말하기를.."
"저기 죄송해요. 저도 좀 쉬러 가볼게요."
“응? 그러렴.”
나도 그녀에게 사과를 한 뒤, 빠르게 자리를 떠 유리를 뒤쫓았다.
"..유리, 후계자 건 때문에 그러는 거야?"
뒤따라온 나를 본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주변을 경계하는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아니. 그것 때문이 아니야. 물론 그것도 고민이지만, 이 시설 자체가 뭔가 수상해. 특히 카밀라가."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따라와."
유리를 따라 들어간 숙소 방에서, 그녀는 자신이 느낀 것들을 이야기했다.
"지방 본부가 이런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게 이상해. 게다가, 카밀라가 내준 음식들은 하나같이 각 지역에서만 나오는 고급 식자재들로 이루어졌고."
"하긴, 좀 의외긴 했지."
지방 본부라고 하면 커다란 막사용 텐트 정도에 정말 필요한 생활요소만 들어 있는 것이 보통인데, 아무리 원래부터 있던 건물을 개조했다고는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사치였다.
"세말 본부에서 이만큼의 자금을 지원해 줄 리는 없고, 도적단은 이상할 정도로 씨가 마른 상태야. 그런데, 최근까지도 무역상이나 여행객들의 실종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
"..."
유리는, 크리오 지방 본부를 의심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그녀의 말을 들으니 없던 의문도 하나씩 솟아나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에 몰래 여길 탐색해보자, 사야. 그전까지는 의심이 갈만한 행동을 보이지 말고."
"알았어."
모두가 잠든 새벽, 약속한 시각에 유리와 함께 깨어나 복도로 나왔다.
"사야, 주변을 밝힐 만한 게 있어?"
"잠깐만."
과거 율리우스로부터 훔친 화염계 기초주문, 플로가를 사용해 손 위에 조그마한 불꽃을 띄웠다.
"좋아. 그 정도면 되겠어."
본부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방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령사들의 거처 역할을 한다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호화스러웠다.
"바닥에 이상한 문이 있는데?"
내가 발견한 것은, 지하로 이어진 듯 보이는 정사각형의 문이었다. 예상대로 자물쇠로 굳게 잠긴 채다.
"부술까?"
"..아니. 그랬다간 흔적이 남을 거야."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지하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석대로 자물쇠를 풀어내는 방법밖엔 없었다.
나는 댕댕이의 모습을 한 인비디아를 소환해, 그에게 물었다.
'인비디아, 부수지 않고 이걸 열어볼 수 있겠어?'
[ 구조에 따라 다르지. ]
그는 구멍으로 자신의 앞발을 가져다 댔다.
"뭐 하는 거야?"
"잠깐 기다려 봐."
유리가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내 찰칵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풀리는 것을 보았다.
"놀라운걸. 네 오스테온이 그런 것도 할 수 있었다니."
"...응, 하하.."
괜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빠르게 소환을 해제하고, 바닥에 난 문을 열었다.
'계단..?'
문을 연 곳에는, 바닥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아래로 깊게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조심스레 내려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길게 이어졌는지, 한참을 걸었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착한 것 같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계단을 모두 내려오자, 넓게 펼쳐진 지하가 드러났다.
‘지하에 왜 이런 곳이 있는 거지…?’
벽에는 온갖 종류의 전리품으로 보이는 무기며 갑옷들이 자랑스레 걸려있었고, 계속해서 나아가니 거대한 금고처럼 보이는 것이 드러났다.
“유리, 이거 금고처럼 보이지 않아?”
"..응. 이 안에 든 게 뭐든 간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은 것은 아니겠지."
유리가 그렇게 말했고, 내가 금고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 순간이었다.
[ 멈춰, 인간! ]
인비디아가 보낸 강한 사념에, 금고에 닿기 직전 손을 움찔하며 멈췄다.
'왜 그래?'
[ 수준 높은 경계 주문이 걸려있다. 그걸 만지면, 술자에게 곧바로 신호가 갈 거야. ]
인비디아의 조언을 듣고, 손을 다시 원위치했다.
"됐다. 굳이 만져서 좋을 건 없.."
"그르르르르.."
"...?"
어디선가 들려온 동물 같은 소리에, 유리와 나는 움직임을 멈추고 서로를 마주 봤다.
"...방금 들었어?"
심각해진 표정의 유리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동물의 울음소리 같았는데."
소리가 난 방향으로 좁은 길을 통해 나아가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지독한 냄새네."
첨벙.
앞서 걸어간 유리의 발밑에, 무언가 밟혔다.
"이거.. 설마."
코를 찌르듯 덮쳐오는 비릿한 철분 냄새에, 생리적 불쾌감이 몰려왔다. 이런 냄새를 띄는 액체는, 내가 아는 바로 하나밖에 없었다.
‘....피인가?’
잠시 후 비좁은 길을 지나 우리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지금까지의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르르르르…."
크기가 족히 3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이름 모를 짐승이, 인간의 다리를 간식처럼 물어뜯고 있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뼈 하며 살점 조각이, 그간의 행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자극하면 안 돼, 사야."
유리와 나는 조용히 뒷걸음질 치며,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
뼛조각이 밟히면서 바스락 소리를 내자, 흥분한 짐승이 이쪽을 주목했다.
"유리, 나가자!"
"크르르르!!"
들려오는 괴물의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도망친 우리는,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급하게 지하로 이어지는 문을 닫고, 자물쇠를 다시 채웠다.
"...하아…. 하아.. 읍!"
그녀와 함께 숨을 고르고 있는데, 뒤에서 잡아채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얼굴에 정체 모를 스프레이를 뒤집어썼다.
"가끔은 모른 척 넘어갈 줄도 알아야지, 꼬마들."
뒤에서 덮쳐온 손들에 의해 바닥에 바짝 엎드린 우리는, 멀리서 걸어오는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너무 깊게 파고들려고만 안 했어도, 클레드와의 정을 봐서 살려뒀을 텐데.."
‘이 냄새, 이프노스의 냄새인가..’
과거에 어린 길리언과 나를 납치하기 위해 들이마시게 했던, 수면 성분을 가진 이프노스의 향이었다. 스프레이 형식으로 된 가스를 얼굴 가득 들이마시게 하니,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몸에 힘이 풀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
몰려오는 졸음에 정신을 잃은 우리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찬 바람이 몰아치는 눈 덮인 절벽의 끝자락이었다.
손발이 모두 구속된 채 무릎을 꿇은 자세로, 까마득한 절벽 아래만이 보였다.
'절벽…?'
나와 달리, 유리는 아직도 정신을 잃은 채였다.
"우리 브레든에게 먹이는 방법도 있지만, 금쪽같은 후배들이 조각나는 걸 보는 건 영 기분이 꺼림칙해서 말이야.."
‘브레든? 그 괴물을 말하는 건가..?’
지하에 묶여 으적으적 사람을 씹어먹던 그 괴물을, 그녀는 브레든 이라고 불렀다.
"너희도 봤겠지. 그 사랑스러운 외모를."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카밀라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걸 본 이상, 살려둘 수는 없겠어.”
'인비디아, 응답해…!'
애타게 그를 불러보지만, 어째서인지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더니, 그게 내 후배들이었을 줄이야.. 안타까워."
그녀는 양손으로 우리의 등에 손을 올리더니, 가볍게 절벽 아래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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