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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55화 (55/102)

〈 55화 〉 크리오 파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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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く????뿥몞????鄏????????????????????????????????儿????㈍"사야. 어디 아픈거냐? 표정이 불편해 보이는데."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도적단 무리 소탕은 자경활동을 비롯한 령사로서의 주 임무였다. 언젠가 하게 될 거라곤 생각했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원칙대로라면 아카데미를 수료하지 않은 령사를 보내는 것은 안 되지만, 너희는 이미 그 수준을 넘은 지 오래라고 판단하셨다. 내가 동행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파견될 지역은 어디에요?"

수도인 세말에는 도적단이 존재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이런 임무를 맡게 되면 높은 확률로 다른 지역에 파견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북쪽에 위치한 크리오 지방이다. 예전에 한 번 말해준 적이 있었지? 사야 네가 한참 세뇌같은것에 관심 가질 때 말이다."

세뇌라는 단어에, 카르네가 몸을 움찔했다.

"..세뇌?"

나는 급하게 화제를 돌리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

"그랬나요..? 하하… 기억이 잘.."

만약 루덴 지방으로 파견되어 검은개 도적단과 맞닥뜨리면 어땠을지, 상상만 해도 꺼림칙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파견되는 곳은 크리오 지방이었다.

“그렇게 됐으니, 다들 두툼한 옷이라도 걸치고 와라. 그런 복장으로 갔다간 얼어 죽을 테니.”

그렇게 말하는 그의 시선은 묘하게 내 복장을 향해 있었다.

­­­

옷을 갈아입고, 팀원들과 마차에 올랐다. 앞칸은 마부와 클레드가 위치했고, 루나와 나, 카르네와 유리가 뒤 칸에 마주 보고 앉았다. 두터운 옷이 적응되지 않아 부스럭거리자, 카르네가 말했다.

“이번엔 마차에서 안 뛰어 내릴 거지? 사야 팀장.””

“..내가 그때 안 뛰어내렸으면, 우리 아직도 F급에서 놀고 있었을 거거든!?.”

그때 첫 임무에서 마차에서 뛰어내려 황녀를 구하고 S급을 받지 않았다면, 전개가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근데, 내가 팀장이라고?”

그녀가 끝에 툭 던진 단어에, 고개를 기울이며 되물었다.

“뭘 새삼스레? 팀을 만들 당시부터 종이에 그렇게 적어서 냈잖아? 유리는 그런 거 관심 없댔고, 나는 귀찮은 거 질색이니까.”

“..그랬었어?”

지금까지 줄곧 유리가 리더인 줄만 알고 있었다.

“서로 소통을 안 했나 봐, 다들.”

루나의 말처럼, 필요한 말 외에는 그렇게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팀은 아니었다. 저번 일 이후로 많이 나아진 편이긴 했지만.

“...”

셋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유난히 유리가 조용했다. 평소에도 별로 대화에 참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오늘은 어딘가 심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괜찮아?”

“..응. 조금 생각할 게 있어서.”

‘..비올레 때문인가.’

얼마 전에 비올레 단장으로부터 단장직의 후계자를 권유받은 유리는, 아직 그에게 대답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가 그런 권유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비올레와 유리를 제외하면 그 자리에 있던 나뿐이다.

‘..무슨 생각이지, 그는?’

그녀를 죽이려 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유리를 차기 령사단장으로 세우려 하고 있었다. 그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의도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차가 세말을 지나 비탈길에 들어서자, 앞칸에서 클레드가 천막을 걷고 우리에게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꽤 긴 여정이 될 거다. 대부분 내가 깨어있을 테니 다들 눈 좀 붙여둬.”

평소의 임무와는 다르게 클레드가 있으니,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안심하고 자둘까.’

나를 포함한 모두가 잠에 들 때까지도, 유리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

크리오로 도착하기 위해 마차로 꼬박 사흘은 달렸다.

.

“...으으.”

마차 벽 틈새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눈을 떴다. 공기가 얼어붙을 듯이 쌀쌀해진 게 느껴졌다. 1년 내내 눈이 내린다는 크리오 지방에 도착했다는 것이 몸으로 체감되는 기분이었다.

“다들 움직여라. 몸이 얼기 전에 끝내고 싶으니까.”

몸이 언다는 표현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세말같은 남부 지방과는 비교가 안 되는 추위였다.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깊게 쌓인 눈 바닥이 신발을 집어삼켰다.

“길을 따라 쭉 가시면 크리오 령사 본부가 나올 겁니다. 그쪽에 짐을 두시고 쉬어가시죠.”

마부의 말에 클레드가 고개를 젓고 말한다.

"시간을 허비하고 싶진 않습니다. 곧장 도적놈들 아지트로 향할 생각이에요."

비슷한 일을 이미 수차례 해왔던 클레드는, 그저 임무를 빨리 끝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클레드를 뒤따르며, 눈 덮인 지형을 한 발짝씩 나아갔다.

"무기가 얼어붙지 않도록 눈을 자주 털어줘라. 가는 길에 수상한 게 보이면 즉각 말하도록."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도적들에 긴장한 것도 잠시, 휘몰아치는 눈보라 때문에 당장 시야를 확보하는 것도 곤혹이었다. 내 앞에서 걷던 카르네가, 투덜대며 말했다.

"이런 데 도적 같은 게 있기는 한 거야? 도적은 커녕 사람 흔적도 안보이잖아."

도적들이 사람들의 거주지 인근에 숨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수확이 줄어들더라도, 거처를 들키면 끝장이기에 외진 곳을 선호하는 편이 정상이다.

"오히려 이런 곳이니까 아지트를 숨기기 용이한 거야. 보급로도 하나뿐이니까 마차를 습격하기도 딱 좋고."

"..넌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내 대답에, 그녀가 의아한 듯 물어왔다.

"...예습했지. 예습."

“예습이라..?”

카르네로부터 여러 가지를 추궁당하는 사이, 도적들의 아지트로 보이는 곳의 입구에 도착했다.

클레드가 입구에 대충 놓인 가림막을 손으로 치우며 말했다.

"..이건 뭐, 숨길 생각도 없어 보이는군."

누가 봐도 허술한 냄새가 풀풀 풍겨오는, 그런 입구였다. 입구에 커다랗게 쳐진 거미줄을 칼로 쳐낸 클레드는, 앞장서서 우리를 향해 말했다.

"루나가 앞에서 나와 같이 걷도록 하고, 나머지는 차례대로 따라붙어 ."

대인 전투 경험이 많은 루나를 앞세우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판단이었다.

아지트 안은 그야말로 정적이었다. 거의 본거지까지 도착했는데도,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순찰조조차도 없는 건가..?'

이 정도면 이미 아지트를 비웠거나, 버리고 다른 데로 이동했다고 생각할 때 쯤이었다.

앞장서 걷던 클레드의 발밑에, 바스락 소리를 내며 무언가가 으스러졌다.

"...이건.."

그가 주워든 것은,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이었다.

"..교관님, 저쪽에 더 있는 것 같아요."

루나의 손짓을 따라 본거지에 들어서자, 더욱 기이한 경이 펼쳐졌다. 아지트를 지키고 있어야 할 도적단원들이, 전부 뼈만 남아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군. 단체로 자살이라도 한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만큼의 뼈가 남아있을 리 없는데."

혹시 민간인의 것일까 싶어 유해를 자세히 관찰했지만, 걸쳐진 옷차림이나 바닥에 널브러진 장비들을 봐서는 어딜 봐도 도적단원들의 시체가 맞았다.

"..우선 령사 본부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요. 그곳의 령사들이라면 상황을 알고 있을 수도 있구요."

유리의 의견에, 클레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리의 말이 맞다. 우선 여기서 나가도록 하지."

그렇게 도적들의 아지트 탐사는, 수수께끼만을 남긴 채 종료되었다.

도적단 아지트에서 크게 허탕을 친 후 맥이 빠진 팀원들은 느린 걸음으로 눈보라를 헤치며 크리오 령사 본부에 도착했고, 클레드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원을 대주십시오."

"아르모니아 아카데미 소속 1급 전투교관 클레드. 임무를 위해 파견차 방문했습니다."

책장 같은 것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남성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죄송하지만, 저희 쪽 명부에는 그런 이름은.."

"클레드? 그 꼴통이 여길 왔다고!?"

그때, 우당탕 소리가 들리며 한 여성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카밀라 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비켜, 얼간아!"

"으헉..!"

잠시 후 엄청난 기세로 문이 열리더니, 갑옷으로 무장한 붉은 머리의 여성이 클레드를 껴안았다.

"살아있었구나, 이 자식!"

그녀의 갑옷에 얼굴이 짓눌린 클레드가, 정색하며 그것을 밀어내고 말했다.

"..체증을 지켜라, 카밀라. 령사로서 임무를 위해 온 거다. 널 보러 온 게 아니라."

"여전히 까칠하다니까. 뭐, 그런 점이 매력이지만."

훤칠하게 큰 키의 붉은 머리를 지닌 그 여성은, 클레드와 구면인 듯 보였다.

"아는 사이에요, 클레드?"

"용병 시절에 이곳에서 잠깐 같이 일하던 사이였다."

"그래. 애인이기도 했고 말이지?"

"카밀라..!"

클레드가 당황하며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가 이 정도로 당황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애인? 클레드랑요?"

관심사라고는 칼과 사르카뿐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애인이 있었다니.

"...아주 잠깐이었을 뿐이야. 굳이 언급할 정도는.."

"그 시절의 클레드는 뭐랄까.. 열정적이었지. 후후."

입을 어떻게든 틀어막으려는 클레드와 한마디라도 더 하려는 카밀라의 싸움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는 그들을 무시하고 본부에 들어섰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 하는 소리가, 크리오 본부 전체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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