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 가면 무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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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몞몞????鄏????????넺????跴慒뼐그의 요청에,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크리스 씨는 황녀님의 춤 상대가 되고 싶던 게 아니었어요..?”
“..그럴리가요. 애초에, 이사벨 님의 춤 상대는 정해져 있는걸요.”
“..그게 누군데요?”
“당연히 비올레 령사단장님이시죠. 무도회의 개막을 알리는 의미에서, 최고 지위에 있는 령사와 춤을 추거든요.”
“..그럼, 저한테 거짓말한 거에요?"
"기분 나쁘게 해드릴 생각은 아니었어요. 어떻게 하면 사야 씨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을까 하다가.."
뭐라는 거야..?
친해져, 나랑?
"...좀 시간을 주세요."
"네, 저도 바로 대답해 주실 거라 생각하진 않았어요. 아, 참."
이대로 헤어지나 싶었는데, 그가 나를 붙잡았다.
"혹시 이 주변에 마법 용품 가게가 있을까요?"
"마법 용품이요? 그거라면 골목 쪽에 하나 있긴 한데.. 어디에 쓰시려고요?"
"마법과 활의 조합에도 관심이 좀 생겨서요."
"과연, 대단한 열정이시네요."
활로는 이미 정점을 찍은 거나 다름없으니, 마법에까지 영역을 넓혀보겠다는 건가.
천재가 노력까지 한다니,
"고마워요. 대답은 기다리고 있을게요. 사야."
"..."
아르모니아 아카데미에서 1년마다 열리는 무도회.
훈련에 지친 령사들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의미와 국빈들을 초청해 차기 국가 령사 후보들과 친목을 도모하라는 느낌도 있다.
본격적인 무도회 날에 앞서, 미리 임무를 설명받았다.
클레드를 주축으로, 교관들과 선발된 령사들이 모여있었다.
"얼마 전부터 아카데미 내에 거수자에 의한 도난 시도가 확인됐다. 아카데미 측에서는 지난 사건에 대한 사르카교의 보복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무장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그는 우리에게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수상한 자가 보이면 곧바로 교관에게 알리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좀처럼 그의 말이 머리에 들어오질 않는다.
'미치겠네. 뭘 입고 가지?"
무도회에 입고갈 복장 때문에 골머리를 끙끙 앓고 있었다.
평소처럼 도적단 복장을 입고가자니 다른 의미로 주목받을 게 뻔했고.
그런데, 옆에 서 있는 아이리스 교관에게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흑흑…. 훌쩍…"
"...?"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를 보자, 서러운 듯 끅끅대며 눈물을 참고 있다.
"..왜 그래요..!?"
"그게.. 훌쩍. 무도회 때문에 월급을 다 털어서 드레스를 샀는데.. 교관들은 참여 못 한다지 뭐에요.."
"..아니, 사전에 공지 안 받았어요?"
"저, 친한 교관분들이 없어서…"
진짜 보면 볼수록 안쓰러운 여자다.
"...흐흑.. 앞으로 입을 일이나 있을까요..! 다이어트한다고 빈혈까지 왔는데!"
그녀는 콧물을 훌쩍이더니, 나를 빤히 바라봤다.
"..혹시, 사야가 좀 입어줄래요?"
"네?"
"이거 할인받고 산 거라 환불도 안 되고, 썩혀두기 너무 아깝단 말이에요..! 사야라면 군살도 없고 잘 어울릴 거에요!"
'이걸 받아, 말아?'
갑작스럽긴 했지만, 마땅히 입고 갈만한 옷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저쪽에서 원하니 입어주는 게 나으려나.
"..그럴게요."
아이리스 교관에게 받은 드레스는, 내 생각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드레스였다.
가슴 부분도 좀 헐렁하고, 어깨가 그대로 드러나는 블랙 드레스였다.
'우와.. 적응 안 돼..'
어찌 됐든, 드레스의 안쪽에 단검을 살포시 넣어두고 회장 입구에 섰다.
무기를 가진 것을 들키지 않도록, 무도회장에 다른 령사들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했다.
올해 무도회의 테마는 가면무도회.
늑대인지 여우인지 모를 가면을 쓰고, 주변을 살폈다.
'아니, 그 자식은 왜 그런 소릴 해서…'
살다 살다 남정네한테 춤 신청을 받을 줄이야.
팀 배정식 때 기사에게 고백 비슷한 것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그때는 루나 덕분에 어물쩍 넘어갔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팀원들은 없고, 여기서 그와 마주쳤다간 꼼짝없이 대답해야 할 거다.
우선은 최대한 그와 마주치지 않으면서, 임무대로 수상한 자가 있나 살피기로 했다.
'..이 중에, 사르카교도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건가?'
모두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탓에, 나이조차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웠다.
임무를 설명받기 위해 모인 령사들이 모두 해산한 후, 클레드가 내게 따로 말해준 사실이 있었다.
학교에 잠입한 사르카 교도가 노렸던 것은, 율리우스가 마시고 남은 고대종의 피가 든 병이라고 한다.
무슨 목적으로 그걸 회수하려고 한 걸까.
"여기 계셨네요, 령사님."
"..헉."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였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지만 특징적인 회색빛 머리칼에서 그가 크리스임을 알 수 있었다.
"대답은 정하셨을까요?"
"있잖아요, 그게.."
이젠 대답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가 싫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태어나서 추게 되는 첫 춤 상대가 남자라니.
비록 지금 여자 된 몸일지라도,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가 대답을 고민하던 중, 타이밍 좋게 아카데미 총장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돌려 비올레 쪽을 바라보았다.
“령사 아카데미의 총장이자, 령사단장인 비올레입니다. 이번 무도회를 맞이하여 여러분께 인사드리겠습니다.”
직접 대화도 나누어 본 그이지만, 어깨까지 내려오는 백발과 신비한 느낌의 외모는 그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크리스도 갑작스레 시작된 연설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였다.
‘좋아, 이 틈에 몰래 빠져나가자.’
크리스에겐 미안하지만, 차라리 그가 나 같은 반쪽짜리 여성이 아닌, 제대로 된 여성과 춤을 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막 17세 정도 됐을 소년의 춤 상대가 실은 내용물이 아저씨라던지 하는 건 너무하잖아.
인파 사이를 슬그머니 빠져나오는데, 누가 봐도 수상쩍어 보이는 인물을 목격했다.
수상할 정도로 주변을 살피면서, 재빠르게 이동하는 한 여성.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낌새에, 그녀를 몰래 쫓았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무도회 구석에 있는 작은 뷔페였다.
수상한 손이 슥 하고 튀어나와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독이라도 넣는 건가..!'
불길한 느낌에, 그녀를 덮쳐서 넘어뜨렸다.
"꺄악!"
"누구야, 무슨 짓을 하려고 했지!?"
넘어진 그녀를 제압하고, 단검을 목에 대고 가면을 벗겼다.
"...훌쩍.."
"...아이리스.. 교관님?"
가면의 뒤에는, 내게 드레스를 빌려주었던 아이리스 교관의 얼굴이 있었다.
"왜 여기 계세요..?"
밖에서 경비를 보고 있어야 했을 그녀가, 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울먹거리고 있었다.
"...배고파서요."
"..."
이마를 탁 치고, 그녀를 일으켜 세워줬다.
"..못본 거로 할게요."
"고마워요. 드레스 잘 어울리네요, 사야.. 훌쩍."
이 소설에서 제일 안쓰러운 캐릭터를 굳이 하나 뽑자면, 아이리스가 아닐까 싶다.
생각지도 못한 해프닝이 시시하게 끝나자, 몸에 있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다.
'..그래, 이런 날까지 숨어들어서 이상한 짓을 벌어진 않겠지. 아무리 사르카교 놈들이라도.'
그런 안일한 생각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무도회장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격이다!"
누군가 연설 중인 비올레 령사단장을 향해 화살을 발사한 것이다.
명중 직전 그가 몸을 옆으로 틀어 급소는 피해냈지만, 어깨에 박혀 들어간 듯 보였다.
비올레는 경호를 받으며 안쪽으로 들어갔고, 교관들이 무도회의 중단을 알렸다.
'어느 틈에…?'
혼비백산한 령사들을 통제하고 있는 클레드 교관에게 달려갔다.
멀리 떨어진 인근의 숲에서 뜬금없이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령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누가 그런 건지 봤어요, 클레드?"
"..아니."
사람이 이렇게 많은 공간에서, 들키지 않고 활을 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화살은 외부에서 날아왔다."
"...밖에서요? 하지만, 외부는 교관님들이 쭉 순찰을 하셨잖아요."
한 명은 예외지만, 그건 넘어가고.
"..날아온 방향조차 잡지 못했어. 놈은 활 쏘는데 있어 어마어마한 실력자인 모양이다."
가늠하기도 힘든 거리에서, 정확히 건물 외벽의 창문 넘어 비올레 령사단장의 머리를 노렸다.
비상식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놈은 실제로 그걸 해냈다.
"숲에 난 불은 뭘까요?"
"..아마도 화살이 날아온 근원지일 거라 생각하고 있어. 왜 불이 붙은 건진 모르지만, 일단 교관들을 풀어서 인근을 수색 중이다. 혼란이 더해지지 않도록 손님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내도록 해."
"네, 교관님."
보통 범인은 위치를 들키고 싶지 않아 할 텐데, 무슨 이유로 불을 낸 걸까.
'진짜 위치를 들키지 않으려고 혼란을 준건가?'
우선 나는 다른 령사들과 협력해, 외부의 인원들을 차례차례 돌려보냈다.
"괜찮아요, 사야 씨?"
"크리스. 아직 있었네요?"
진작 황녀를 데리고 대피했을 줄 알았는데, 어째서인지 아직까지 회장에 남아있었다.
"황녀님은 아카데미 측에서 보호 중이에요. 지금 같은 때에 섣불리 밖으로 나왔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까요. 사야 씨도 조심하세요."
자리를 뜨려는 그를, 내가 불러세웠다.
"...기다려요, 크리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크리스는 유력한 용의자였다.
최소한, 이 안에서, 그보다 활을 잘 다루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크리스의 알리바이는 너무 명확했다.
그는 쭉 무도회장에 있었고 화살은 밖에서 날아왔다는 것과, 내가 놓친 짧은 사이에 밖을 다녀왔다기에는 교관들이 그의 모습을 못 봤을 리 없다.
무엇보다, 그의 직책은 황녀의 호위다.
총장 암살을 시도할만한 명확한 동기가 없다.
"..왜 그러시죠?"
"화살이 저 멀리 숲에서부터 날아왔다고 해요. 누군진 몰라도, 엄청난 실력이지 않나요?"
"..저를 의심하는 거군요."
그는 양손을 들어, 내게 난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원한다면 납득이 가실 때까지 수색하셔도 좋아요. 사야 씨와 괜히 충돌을 하긴 싫네요."
"..."
심증만 존재할 뿐, 크리스가 범인이라고 확신할 증거가 없었다.
무엇보다 그와 가장 마지막까지 붙어있었던 건 자신이었으니까.
"..미안해요. 심각한 사항이라 좀 예민해졌던 것 같네요."
"뭘요. 저도 사야 씨에게 활을 겨눈 적이 있으니, 피차일반이죠. 슬슬 황녀님께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그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하긴.. 그가 그런 일을 저지를 이유가 없으니까.'
"사야, 이것 좀 봐라."
저 멀리서, 클레드가 뭔가를 들고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건 뭐예요, 클레드?"
"타고 남은 스크롤 쪼가리다. 화재 현장에서 나오더군."
"스크롤..?"
술자가 마법을 담아두는 특수재질의 종이로, 주문을 새긴 본인에 한하여 여러 개의 마법을 발동시키거나 설치해 놓는 함정 방식으로 사용된다.
오스테온과 계약할 때 이름을 새겼던 종이가, 바로 이 스크롤이다.
"예상컨대, 활을 쏜 뒤 모종의 이유로 스크롤에 새긴 마법을 통해 불을 지른 모양이다."
"...그건 좀 희한하네요. 불을 지르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왜 굳이 비싼 스크롤을 사용했을까요."
"나도 그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단순히 불을 지를 생각이었다면, 다른 방법도 많이 있었을 텐데."
"다른 건 없었어요? 활이라던가."
"활은 아니고, 불에 타고 남은 석궁이 있었다. 나무 위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더군."
...아무래도, 크리스를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앞서간 크리스를 따라잡기 위해, 댕댕이를 소환해 올라탔다.
"어이, 갑자기 어디 가는 거냐!"
클레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
빠른 속도로 앞을 가로막아, 크리스를 멈춰 세웠다.
"기다려요, 크리스."
"...왜 그러실까요, 이 얘기는 이미 끝난 걸로 아는데."
나는 그에게, 타다 남은 스크롤 조각을 들이밀었다.
"이거에 대해서 아는 게 있을 것 같은데요."
"..뭐죠, 그건?"
"현장에서 발견된 스크롤 조각이에요. 어제 크리스 씨가 그랬었죠, 마법 용품점을 찾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 건 맞지만, 스크롤 같은걸 구매한 적은 없는걸요."
"그런가요. 그렇다면.."
나는 그의 손등을 확 쥐어, 스크롤 조각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크리스의 손에 새겨진 화염의 문장이 빛나며 그것에 격렬히 반응했다.
"왜 스크롤 조각이, 당신의 문장에 반응하는 걸까요? 크리스?"
"...."
그는 반론하지 않았다.
술자 본인이 주문을 새긴 스크롤이 자신의 문장에 반응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증거였으니까.
"..그래요. 제가 졌네요, 사야. 활을 쏜 건 저였어요"
그는 순순히 자신의 행동을 인정했다.
"...그런데, 크리스 당신은 무도회 내내 건물 내에만 있었잖아요. 어떻게.."
"이미 다 들통난 거 말해줄게요. 무도회 전에 미리 숲에서 석궁의 위치를 잡아뒀어요. 발사된 화살이 정확히 연설자의 머리에 꽂히도록 말이죠."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당신이 왜 거기 없었는데도 화살이 발사된 건지 모르겠는걸요."
"그야, 줄이 두 개 있는 자체 제작 석궁이었으니까요.
첫 번째 줄을 팽팽하게 나무에 걸고, 화살이 장전된 줄을 교차 시켜 걸어뒀어요."
그는 손가락으로 두 개의 고리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그리고 첫 번째 줄에 주문을 새긴 스크롤을 붙여둬서, 제가 원거리에서 마법으로 줄을 불태우면 두 번째 줄이 풀려나면서 화살이 발사되게 만들었죠."
"..숲이 불탄 건, 의도한 거예요?"
"맞아요. 증거를 전부 태우려고 했어요. 결국, 조각 하나에 발목을 잡혔네요. 아쉬워라."
알고는 있었지만, 소름 끼치는 천재성이다.
"..왜 그런 거에요? 당신이 그의 목을 노릴 이유가 뭐가 있다고."
"..그 자는 당신이 아는 것과 달라요. 사야. 비올레 령사단장은.. 이 세상에 남아있으면 안되는 존재니까요."
세상에 남아있으면 안되는 존재라고?
비올레가?
"웃기지 마요. 비올레 단장님은 아르모니아를 지키려고 고대종과도 싸웠던 분이에요."
"고대종 굴라. 그가 그걸 쓰러뜨린 일화는 유명하죠. 그런데 생각해봐요. 왜 아무도, 죽은 굴라의 유해를 목격하지 못했을까요? 조그마한 흔적까지도? 마을 하나를 가볍게 괴멸시키는 그 거대한 몸뚱아리였는데 말이죠."
확실히, 아무도 그가 굴라를 무찌르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조금 의아했다.
그러나, 겨우 그것만으로 크리스의 말을 믿을 리 없었다.
"..집어치워요. 뭐라고 하든 간에, 당신은 암살 시도를 했을 뿐이니까."
"..저를 잡아가실 생각이군요, 령사님.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이건, 다 사야 씨를 위한 일이었으니."
"나를 위한 일이라고..?"
크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끌어 올렸다.
"이걸 보시면, 저를 믿어 주시겠어요?"
"...그게, 어떻게 당신한테.."
크리스가 꺼내어 비춘 목걸이는, 내가 태어날 적부터 걸고 있던 목걸이와 똑 닮은 것이었다.
이제는 귀고리가 된 특징적인 검은 십자가 모양의 장신구.
버려질 적부터 목에 걸려있었다던, 바로 그것이다.
"드디어 만나 뵙네요. 지금껏 찾아 헤맸어요."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내게 고개를 숙였다.
"사야 바르나바, 일족의 마지막 계승자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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