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이 천재매니저였다고-153화 (153/170)

< 유현지의 미친 판단 >

피에스타는 내게 통화하며, 시간 날 때 꼭 연습실에 들러달라고 말했다.

그녀들은 애써 침착함을 연기했으나, 흥분해 있다는 걸 모를 수 없었다.

‘신곡을 쓴 건가?’

강해정이 곡을 만들어 그걸 멤버들이 모두 들어본 게 아닐까?

곡이 너무 좋아서 내게 자랑하려는 걸 테고.

나를 부른 이유는 이렇게 뻔히 짐작이 되는 게 있었으나, 그래도 기대감이 식지는 않았다.

작곡에 재능이 엄청난 강해정의 곡이니까.

K-Concert를 앞둔 지금, 난 딱히 급하게 처리할 일이 없었기에 다음 날 곧바로 그녀들이 있는 연습실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구슬땀을 흘리며 데뷔곡을 연습하고 있는 그녀들.

K-Concert에서 보일 무대를 위해서일 것이다.

그녀들은 전면의 거울을 통해 나를 발견하자마자 곧장 연습을 뚝, 멈췄다.

그리고 넷이 동시에 홱! 하고 나를 돌아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실장님!”

송하니는 한껏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저희가 왜 불렀게요?”

이걸 말해, 말아?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산통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난 어깨를 으쓱이며 모른 척했다.

“K-Concert 무대 봐달라고 하는 거 아냐?”

“땡! 틀렸어요! 우리 해정이가 곡 썼어요! 엄청 좋아요!”

송하니는 ‘짜잔! 놀랐지?’라는 듯한 얼굴이었지만, 차마 여기에까지 장단을 맞추진 못 할 것 같았다.

난 뒤편에 가만히 서 있는 강해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곡 한 번 들어봐도 될까?”

내 담당이 아니고, 심지어 우리 팀도 아니긴 한데.

이제 와 이런 건 우리에게 아무것도 중요치 않았다.

고팀장님 역시 내가 이렇게 개입하는 걸 두 팔 벌려 환영하실 테지.

강해정은 연습실 구석에 박혀 있는 가방에서 핸드폰과 이어폰을 꺼내더니, 내 앞으로 천천히 다가와 이어폰을 건네주었다.

“아직 완전히 완성된 건 아니에요. 딱 뼈대만 만들었어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그녀의 눈빛에서는 자신감과 기쁨이 또렷하게 엿보였다.

저번에도 이랬었지? 평소엔 별로 자신감이 돋보이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작곡에 관해 인정을 해주자 이 부분에 한해서는 자신감을 많이 보였다.

난 그녀가 건네주는 이어폰을 순순히 귀에 꽂았다.

곧이어 들려오는 음악.

저번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음악은 세세한 부분에서 고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이를 테면, 가상악기의 선택이 아쉽다든지, 뮤지션들의 축적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테크닉이 없다든지.

다만, 그런 부분을 제외한 핵심적인 부분.

그러니까 경험과 노력만으로 채울 수 없는 그 중요한 부분이, 그녀의 음악 안에는 있었다.

영감과 재능.

껍데기만 있는 음악들과는 반대로, 그녀의 음악은 오직 껍데기만이 조잡할 뿐이었다.

음악이 끝나자, 난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옅게 웃으며 말했다.

“저번처럼 수정해야 할 부분은 있는데, 너희 후속곡은 이걸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번에도 너무 잘 만들었어, 해정아.”

날 지그시 살펴보고 있던 강해정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네!”

***

이번 K-Concert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다.

그리고 HJ엔터테인먼트는 이 K-Concert에서 무려 5팀이나 공연하기로 했다.

송하연, 유현지, 장찬수, 드리머, 피에스타까지.

비록 YU엔터보다 한 팀 적은 숫자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숫자인 건 맞았다.

출연진의 수가 곧 전체적인 인기를 말하는 건 아니었으나, HJ엔터 가수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송하연과 유현지의 인기는 두말하면 입 아플 지경이고, 장찬수와 드리머, 피에스타는 ‘괴물신인 세대’ 혹은 ‘미래의 황금세대’라고 불리우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미래의 황금세대’라 불리우는 이들은 모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듯했다.

마치, 이 라인업에서는 자신이 최고라고 말하는 듯이.

“와아아아!”

“꺄아아아아!”

방금 전, YU엔터의 신인 보이그룹, ‘미라클’의 무대가 끝났고.

관객들은 공연장이 터져나가도록 함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만큼 미라클의 무대는 지금까지 그들이 했던 무대 중 베스트였다.

그리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느라 그들의 무대를 뒤편에서 보고 있던 드리머는 눈빛을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데뷔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후배한테 밀리면 안 되지.”

“무조건 우리가 이겨야 돼.”

앞서 무대를 했던 미라클에게뿐만이 아니다.

함께 연습생 생활을 보냈던 장찬수에게도, 그리고 회사의 기대를 잔뜩 받고 있는 피에스타에게도.

절대로 밀릴 수 없었다.

“가자!”

잠시 후.

드리머는 무대에 올랐고,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모든 것을 쏟아붓듯이.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듯이.

온몸이 부서지도록.

그리고, 그들의 이러한 마음은 관객들에게 닿았다.

‘우리 소리가 미라클 때보다 더 큰가?’

‘그런 것 같은데? 맞나?’

아드레날린이 폭발했기 때문인지 잘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제정신이 아니게 되니까.

아무튼, 그들의 가슴 속에선 뜨거움과 황홀함이 동시에 피어나고 있었다.

.

.

.

이후, 또 몇 차례의 무대가 지난 뒤.

이번엔 홈엔터의 신인 걸그룹, 웨타의 무대가 시작됐다.

그녀들 역시 자극을 받은 덕인지,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지만.

무대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피에스타는 서로를 돌아보며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들리지 않게 속닥거렸다.

“잘하긴 하는데, 우리가 얘네보단 낫다.”

하지만, 그녀들이 생각하는 라이벌은 같은 신인 걸그룹인 ‘웨타’뿐만이 아니었다.

“아까··· 드리머랑 미라클 무대 대박이었죠?”

“반응도 엄청 좋았는데, 그냥 무대 자체를 엄청 잘했어.”

성윤지는 침을 꼴깍 삼키며 결연하게 말했다.

“우리가 더 잘하면 되죠. 진짜 최고로 꾸며봐요.”

신인들의 전쟁.

남들이 볼 땐 어떨지 모르겠으나, 당사자인 그들은 진심이었다.

.

.

.

어마어마한 반응을 이끌며 만족스럽게 무대를 마친 피에스타.

무대를 마친 뒤로는, 가수석에 앉아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며 즐기고 있었는데.

이번 차례에서만큼은 그저 즐길 수만은 없었다.

‘장찬수!’

‘장찬수다.’

괴물신인 라인업 중 근소한 차이로 선두에 있다고 생각되는 장찬수.

연습을 많이 하는 자신들조차도 그는 정말 지독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연습벌레였다.

그리고 그 노력에 걸맞게, 그는 잠시도 정체되지 않고 쉼 없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비록 그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더라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꺄아아아아아!”

“이야아아아!”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가수가 발전하면, 그 무대를 보는 팬들과 대중들이 이를 가장 먼저 알아챈다.

거칠고 사나운 맹수를 보는 것처럼 카리스마와 섹시함이 느껴지는 무대.

장찬수는 여성 관객들을 미치게 만들었으며, 남성 관객들에게도 실력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우리가 졌나?”

“근소하게··· 판정패 정도?”

피에스타의 멤버들은 쓴웃음을 삼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작 관객들이 볼 때는 모든 무대가 다 즐겁게만 느껴졌겠지만, 진심으로 최고가 되고 싶은 그녀들에게는 뼈아팠다.

“괜찮아. 앞으로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저 체력 괴물도 더 열심히 하긴 하겠지만, 우리도 지지 말자.”

“우리도 잘했어요. 우리 이번 후속곡도 좋으니까 팬들도 더 많아질 거예요.”

부족했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마음가짐임이 분명했으나, 그녀들의 마음은 다음 무대들로 인하여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현지, 그리고 송하연.

대중들이 보기에 유현지 또한 자신들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신인이었으나, 그녀가 ‘황금세대’ 라인업에 끼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어나더레벨.

유현지와 송하연의 무대는 그들이 보기에도 가히 경이로울 정도였다.

“저희끼리 이러는 거··· 어쩌면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닐까요?”

그런 송하연의 사촌동생인 송하니가 말했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녀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

“···.”

“···.”

***

[성황리에 마친 K-Concert. 네티즌들이 찬사를 보내는 역대급 무대들.]

[신인들의 전쟁에서 승리자는 누구? 엇갈리는 반응들.]

[송하연, 유현지. 어나더레벨을 보여주다! 그녀들의 무대를 지켜보는 신인들의 표정.]

기사들이 쏟아졌고.

-다들 칼 갈았다는 게 느껴진닼ㅋㅋㅋ 처음에 신인들 묶어서 커뮤에서 어그로 끌었던 놈 누구냐? 칭찬해~

└칭찬은 개뿔;;; 애들 비교될까 봐 진짜 몸 안 사리고 하시는 거 봤음?ㅠㅠㅠㅠ

└원래 몸 안 사리고 해야 하는 게 신인임. 그리고 잘하는 애들이 그렇게 하니까 더 꿀잼!~

-진짜 엄청 잘하긴 하더라···. 확실히 요새 신인들 수준이 확 업그레이드 된 느낌.

-송하연이랑 유현지 언급은 왜 없냐? 걔네들이 진짜 미쳤던데?

└모두가 그녀들이 미친 수준이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

└감사합니다^^* -지나가는 유현지 팬.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이 다 이번 K-Concert가 역대급이라는 반응들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알까?

그들이 그렇게 칭찬하는 유현지와 송하연이 듀엣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난 마치, 남들 몰래 재밌는 장난이라도 치고 있는 것처럼 씨익, 미소가 나왔다.

“뭐 보세요? 재밌는 거 있어요?”

K-Concert의 공연이 끝난 뒤의 호텔 방.

현지와 나는 송하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응. 이번 공연 반응 살펴보고 있었어. 너 너무 잘했대.”

“그래요?”

그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들으며 얘기를 하고 있으면, 그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내게도 옮겨지는 것 같다.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느낌의 편안함.

“오빠는 하연 선배랑 제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당연하지. 듀엣이라고 너무 부담 가질 필요 없어. 피처링이라고 생각하면 더 편할 거야.”

둘 다 노래를 잘하고, 목소리도 개성이 막 넘치는 스타일이 아니라 잘 어울릴 거다.

우리가 이렇게 이번 듀엣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송하연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씻고 옷을 갈아입어서 그런지 얼굴이 뽀송뽀송하다.

언제나 예뻤지만 지금은 특히나 더 예쁘게 보였다.

“죄송해요. 늦었죠?”

“아뇨. 안 늦었어요. 주스 있는데 드실래요?”

“네.”

“오늘 무대에서 멋있었어요. 인터넷 보니까 사람들이 다 호평일색이던데요?”

“고마워요. 실장님, 그 옷은 처음 보는데 산 지 얼마 안 된 거예요?”

“아, 맞아요. 그냥 편하게 입을 거라 인터넷에서 주문한 거예요. 어때요?”

“잘 어울려요.”

송하연과 웃는 얼굴로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현지를 돌아봤는데.

그녀는 눈을 커다랗게 뜨며 내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아니에요.”

마음 같아선 이렇게 셋이 좀 더 여유롭게 대화를 즐기고 싶었으나.

오늘 무대를 한 그녀들이 힘들어할 것이 뻔하기에, 난 바로 우리가 모인 이유에 대한 본론을 꺼냈다.

“계약됐어요. 요즘 광고 트렌드답게 아디다스 측도 가사나 컨셉을 회사랑 관련 지을 필요는 없대요. 우리 쪽 프로듀싱을 믿고 있나 봐요. 곡 자체에 대해서 요구하는 건 거의 없어요. 섹시하거나 야하지 않고, 남녀간의 사랑 얘기보단 축제 같은 느낌을 바라는 것 빼곤 자유예요.”

이 정도면 요구하는 게 거의 없는 거다.

나중에 당연히 컨펌은 받아야겠지만 일단 그들이 원하는 건 이러했다.

정확하긴 하나, 세세하진 않은 요구사항들.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세세하지 않다는 건, 수정할 게 뻔하다는 것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요구하곤 한다는데.

나는 그녀들이 만들어낼 최적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으니 괜찮았다.

정 안 맞는다 싶으면 계약을 엎으면 되지 뭐. 그 부분에 한해서는 계약을 조율했다 하니 걱정도 없었다.

“레퍼런스는요? ‘축제 같은 느낌’이라는 게 또 뭘 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잖아요.”

하연이 물었고, 난 그쪽이 제시한 레퍼런스를 둘에게 보여줬다.

“뮤직 비디오는요? 요구사항 없었어요?”

“의상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었죠. 그쪽이 원하는 아디다스 상품을 착용할 것.”

그 외에도 그들이 원하는 축제 분위기를 내기 위한 요구사항들이 있었으나 맞춰주기 어려운 건 아니었다.

그 말을 모두 들은 뒤, 하연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네요.”

“네. 우린 그쪽이 원하는 틀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면 될 것 같아요.”

질문은 송하연만 했고, 현지는 듣고만 있었다.

어차피 곡을 만드는 건 송하연과 나, 둘이라서 가만히 있는 건가?

아니면 많이 피곤한데 말을 못 하고 있었다거나.

“현지야, 이해했어?”

현지에게 물었다.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네, 이해했어요.”

“피곤하진 않지? 괜찮아?”

“아뇨, 힘들어요.”

“어?”

웬만하면 힘들단 얘기를 절대 안 하는 현지가 힘들다고 말한다.

난 깜짝 놀라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그래? 진작 말하지. 방에 들어가서 쉴래? 회의는 다음에 해도 되니까.”

“아뇨. 안 갈 거예요. 저만 힘든 것도 아닐 거고, 참을 수 있어요. 괜찮아요.”

목소리가 너무 단호해서 한 번 더 묻지도 못했다.

그럼 오늘은 회의를 간략하게 끝내야지.

***

회의가 끝나고 방으로 돌아온 유현지.

그녀는 신발도 벗지 못 하고, 그대로 현관에 서서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박한울의 눈빛이 바뀌는 걸 봤고, 목소리가 바뀌는 걸 들었고, 표정이 바뀌는 걸 봤다.

애리조나 뮤직 페스티벌이 끝나고 셋이서 함께 공원을 산책하게 됐을 때는 분명 둘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가깝지는 않았다.

정채희와 함께 편하게 말하는 걸 보며, 자신도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정채희가 그에게 아무 때나 연락하며 만나자고 하는 걸 보며, 자신도 편하게 연락할 거라고 했었다.

저 멀리 앞서 있던 정채희를 바짝 쫓아왔기에, 송하연과의 진전도 별거 아닐 줄 알았는데.

방금 본 그의 모습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아무래도 페스티벌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돌이킬 수 없다.

현지는 판단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몸을 돌려, 방금 들어온 방을 빠져나갔고.

뚜벅뚜벅, 거침없이 걸어가 박한울의 방으로 향했다.

주저함은 없었다.

주저했다간 완전히 끝이 날 테니까.

그의 방 문을 두드리니, 그가 문을 열어 얼굴을 보였다.

“어? 현지야. 왜? 두고 간 거 있어?”

유현지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그가 잡고 있던 문을 닫았고.

의아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오빠 좋아해요. 많이.”

송하연도 그렇고, 그 또한 마찬가지로.

서로 이런 직접적인 말은 하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 유현지의 미친 판단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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