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이 천재매니저였다고-127화 (127/170)

< 연애는 절대 아니니까요 >

정재훈 기자는 큐빅 엔터로부터 특종 소스를 받고는, 모든 일을 다 내팽개쳤다.

시상식에 가기 전부터 시상식이 끝나고 회식 자리가 끝날 때까지.

정재훈 기자는 계속 심민정을 몰래 따라다니며 주시했다.

혹시 누군가와 미묘한 사인이 있는지, 남친이랑 연락하고 있는 건지 살펴보면서.

허나, 얼마나 철저히 숨기고 있는지 꼬리조차 밟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재훈 기자는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며칠이 소요되는 것도 아니고, 소스가 말하는 날짜는 바로 오늘이니까.

그녀는 분명 오늘 남자에게 선물을 준다고 했다.

‘근데 왜··· 여태까지 아무것도 없지? 이거 잘못된 정보 아냐?’

소스에 대한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회식 자리가 끝나고 매니저와 함께 집 앞에 올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설마··· 박한울 말한 거야?’

그 남자라는 게, 박한울을 가리킬 수 있다는 가능성.

이에 대해 떠올린 정기자의 얼굴이 와락 찌푸려졌다.

매니저와 아티스트 간의 연애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일은 아니었으나, 박한울에게 선물을 주는 건 연애 감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가 담당하는 연예인들과의 유대감은 이미 너무도 유명해, 수상소감에서도 당당히 그의 이름을 언급할 정도였으니까.

‘쯧. 뻘짓거리 했네.’

곧, 예상대로의 그림이 펼쳐졌다.

새벽녘 가로등 아래서, 그녀가 박한울에게 선물을 건네줬다.

정재훈 기자는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몰래 사진을 찍었는데.

이어서 보이는 광경에 정기자의 눈은 커다래졌다.

주홍빛 가로등 밑이라 잘 티가 나진 않았으나.

저 수줍은 표정으로 머리가 쓰다듬어지고 있는 심민정을 보면, 아마 얼굴이 달아올랐을 수도 있겠다.

거기에 씨익 미소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박한울까지.

나중에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니,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린 듯 다정한 커플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럴 듯하잖아?”

상대가 박한울이라서 스캔들로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애초에 사실 여부는 정기자에게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이슈가 되느냐, 안 되느냐, 그 뿐.

또한 입막음과 더불어 사주 목적으로 받은 돈도 있으니, 이제 와서 무르기에도 아깝다.

“흠. 좀 껄끄럽기는 해도··· 상관없겠지.”

상대가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HJ엔터 대표의 아들이라 약간 부담이 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언제는 그런 거 일일이 따져가며 일했나.

네티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일단 이슈가 되는 것은 확정적이었으니.

정재훈 기자는 애매한 워딩을 사용하며 기사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

해당 기사가 올라온 것은 새벽이었다.

[심민정과 박한울, 인적이 드문 새벽녘 집 앞서 단둘이. “우리 애틋한 사이에요.”]

그냥 어그로라고 무시하고 넘기기엔, 기사 타이틀 아래에 뜨는 사진이 너무 자극적이었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손에 든 박한울, 그리고 수줍게 예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있는 심민정.

시상식이라 둘 다 한층 더 예쁘고 멋지게 꾸미기도 했고, 배경과 사진의 색감 역시 운치가 있었다.

다 떼어놓고 그저 사진으로만 봤을 땐, 예쁘게 연애하는 커플을 보듯 핑크빛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기사 타이틀 개찌질하네. 연애면 연애다, 아니면 아니다, 확실하게 하든가ㅋㅋㅋ 어그로는 끌고 싶은데 고소는 당하기 싫나 봐?

-이딴 기레기들한테 낚이는 흑우 없제?ㅋ

-어휴 ㅉㅉ 연말에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이러냨ㅋㅋㅋ 이런 놈도 기자라고.

그들을 정말 믿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애써 의심을 떨쳐내는 건지, 그도 아니면 연애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는 건지.

처음엔 이러한 반응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기가 막히게 찍힌 이 사진은 그대로 묻히기가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했다.

클릭 수는 점점 많아졌고, 사진 역시 이곳저곳에 퍼졌다. 이에, 다른 반응들 역시 튀어나왔다.

-어그로라고 보기엔 사진이 좀··· 너무 리얼한데? 하나부터 열까지 진짜 커플 재질이잖아.

-사실 박한울 정도면 심민정이랑 어울리긴 함. 능력 되지, 집안 좋지, 돈 많지, 외모도 나쁘지 않고.

-ㅋㅋㅋㅋㅈㄴ어이없닼ㅋㅋㅋㅋ 뒤에선 연애질하고 있었냐?ㅋㅋㅋ 수상소감이나 그런 건 다 국민 기만이었던 거네?

└그게 어떻게 국민 기만임? 말이라고 다 갖다 붙이지 마라. 연예인은 연애하면 기만이냐?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숨기는 거야.

이런저런 사람들에게 모두 노출이 되니, 뜻이 다른 사람들끼리 언쟁이 생겼고.

섭리와도 같이, 이는 곧 논란거리로 키워졌다.

하지만 HJ엔터는 곧바로 오피셜 기사를 내며 기민하며 반응했다.

선물은 지갑으로, 상을 받을 수 있게 열심히 일해준 매니저에게 하는 감사 표시였고.

연애에 관한 것은 완전 사실 무근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었다.

-사실이겠냐? 당연히 아니라 그러지ㅋㅋ

└이런 애들이 제일 답답함. 결국 지들 믿고 싶은 대로 믿을 거면서.

그런데 그렇게 한다 해도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잠재워진 것은 아니었다.

이는 거의 8할이 기가 막히게 찍힌 사진 때문이었다.

대중들로 하여금 앞뒤 스토리를 상상하게 하는 데 직접적인 장치로 작용했으니까.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아, 진짜 이 기레기 새끼. 한동안 얌전하더니 또 지랄이네.”

“기레기는 무슨. 정재훈 그 새끼한테는 기레기라는 말도 아까워요.”

KBC에서 사전녹화를 하기 위해, MBS의 가요축제가 끝나고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유현지와 스탭들.

갑자기 떨어진 날벼락에, 얼굴 위로 걱정을 한가득 드러내고 있었다.

대기실 한 쪽에 있던 유현지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의 반응을 살피며, 미간을 미약하게 찌푸렸다.

“···연애 아닌데.”

로드 매니저 이정욱은 불안해하는 현지에게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시간 지나면 잠잠해질 거야. 너무 걱정 마.”

“매니저님, 지금 오빠 연애 안 하고 있어요.”

“···그래,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리고 저도 머리 쓰다듬어진 적 있고요.”

“음?”

줄곧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일하고 있었기에, 이 기사가 뜰 때부터 지금의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그리고 유현지는 생각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정욱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조금은 도움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 것 같아요.”

“···어?”

“아무래도 선물 때문에 오해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은데, 이건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녀는 지금도 귀에 걸려 있는 귀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 귀걸이, 오빠한테 선물받은 거거든요.”

대기실 안에 있던 스탭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활로가 보이는 듯했다.

“이번 컴백 음방 끝나고 집 앞에서 선물해주신 건데, 날짜까지 언급하면 네티즌들도 사진 같은 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 뒤로 꼭 다른 귀걸이 껴야 할 때 아니면 계속 이 귀걸이 했잖아요.”

어차피 지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의심의 문제.

공식적으로 아니라고 했으니, 유현지의 경우까지 덧붙여 추가하면 논란도 확실히 사그라들 것이 분명했다.

“제 SNS에 사진 올릴게요. 연애는 절대 아니니까요.”

이정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최팀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

처음에 기사가 올라왔을 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박한울!? 심민정이 남자한테 선물 준다는 게 박한울이었어?”

폭탄 같은 스캔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대표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열불만 들끓는 사진이었다.

사이가 무척이나 좋아 보였으며,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아마 논란도 안 되고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터.

“생각이 있는 겁니까? 상대가 박한울이면 미리 얘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헛소리세요, 대표님. 소스는 그쪽이 주신 거고, 전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정재훈 기자의 태도에 짜증이 확! 치밀었으나.

어쨌든 모종의 관계가 있으니 사이가 틀어져서 좋을 게 없었다.

분명 처먹은 돈을 조금도 내뱉기 싫어서 저렇게 한 거겠지.

대신, 이대표는 이 소스를 가져온 김실장을 불러 화풀이했다.

그런데.

역시 대중들의 변덕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화제는 점점 크기를 키워 논란으로 거듭났고, 오피셜이 떴음에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한창 김실장에게 화풀이하던 게 멋쩍게도, 계획은 멋지게 성공하고 만 것!

“하하. 김실장, 내가 다 김실장 잘되게 하려고 이러는 거 알지?”

“···예, 대표님.”

“그래.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눅들지도 마. 어깨 펴! 보기 좋네.”

“네.”

이대표 혼자만 훈훈했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넷상에서의 분위기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했다.

[(사진)(사진) 컴백 첫방 때 한울 오빠한테 받은 선물이에요. 예쁘죠?]

-????

-아, 설마 그땐가? 어쩐지 박한울 실장님이 운전하고 계시더라.

-맞아. 그때 차도 바뀌었음. 그래서 처음엔 현지 그냥 간 줄 알았잖아.

-이거 날짜 보니까 맞는 듯? 현지 저때부터 이 귀걸이 계속 하고 다녔어요.

-ㅋㅋㅋ뭐여. 박한울이랑 담당 연예인들 그냥 선물 주고받고 하나 보넼ㅋㅋㅋ 사람들 별것도 아닌 걸로 호들갑 떠는 거였음?ㅋㅋㅋㅋ

유현지의 SNS.

다음 타자로 쐐기를 박은 건, 몇 분 뒤 올라온 정채희의 SNS 게시글이었다.

[(사진)(사진)(사진) 영화 <더 BAD>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00만 돌파 기념으로 한울 오빠한테 목걸이 받았었어요!!!ㅎㅎ 그리고 이건 시계 주문내역서. 얼마 전에 선물해드린 겁니다.]

-목걸이 선물 받고 시계 선물 주고ㅋㅋㅋㅋ 그냥 저기 문화였던 거 맞잖아ㅋㅋ 기념할 만한 거 있으면 이렇게 선물하나 보네. 보기 좋다~

-심민정도 상 받아서 준 거였네. 딱 봐도.

-어휴ㅋㅋ 대체 언제까지 기레기한테 휘둘릴 거임? 그렇게 당하고도 또 당하냐? 이러니까 기레기들이 박멸이 안 되는 거임.

SNS의 위력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뒤바뀐 넷상의 분위기.

대중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의심을 거뒀다.

큐빅 엔터의 대표실 또한, 인터넷에서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뒤바뀌긴 했으나.

넷상의 분위기와는 반대로 흉흉하고 살벌한 분위기만이 흘렀다.

“이렇게 멍청한 주제에 네가 뭔 일을 하겠다고!”

“···죄송합니다.”

“같잖은 걸로 호들갑을 떠니까 네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인 거야!”

이때까지 이대표는 이번 일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조금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의 입막음은 철저하게 했으며, 증거 또한 경찰 수사가 아닌 이상 절대로 나올 리가 없었으니까.

***

이렇듯 근거 없는 스캔들은 깔끔하게 해소되었지만, 해프닝이 워낙에 사이즈가 커졌던 탓일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다만 이제 그 화제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었다.

-사진 보고 충분히 오해할 만하긴 했는데··· 그럼 정채희랑 유현지한테도 저런 식으로 선물 받았었다는 거 아냐. 인생 ㅅㅂ···.

-하렘물도 아니고 근무환경 돌았네 진짜ㅋㅋㅋ

-매니저 아니고 그냥 천하의 바람둥이 아님?ㅡㅡ

이토록 빠르게 논란이 가라앉은 덕분에 HJ엔터는 전체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보는 송하연은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나만··· 아무것도 없네.’

다들 언제 그렇게 선물을 주고받았을까?

자신은 아직 준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는데.

묘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와중에, 조급함이 뒤따라 일어났다.

-근데 왜 송하연 소식만 안 들림? 설마 받은 거 없음?

-헐···ㅋㅋㅋㅋㅋㅋㅋ 담당이 아니라서 그런 건가?

-이제 주려고 했겠지. 시상식이잖아.

-원래 줄 생각 없는데 이러니까 줄 수밖에 없잖앜ㅋㅋ 송하연 지금 실시간으로 선물 주문 중일 듯?

하연은 이를 꽉 물었다.

그에게 줄 선물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서프라이즈 느낌으로 주려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면, 선물을 받는 그가 엎드려 절 받는다고 느끼며 자신의 진심이 퇴색될 수도 있다.

“억지로 주는 거 아닌데···.”

이 논란 때문에 부랴부랴 준비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선물을 주며 영수증까지 보여주는 것은 너무 없어 보이는 것 같아, 그렇게 하기는 싫었다.

“아 씨. 다 망했어.”

하연은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뜨렸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말을 하며 줄 지, 이미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흐뭇해했었는데.

이젠 완전히 물 건너가버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

“하필 지갑이 뭐야.”

자신 역시 지갑을 선물로 준비했었다는 것.

심민정과 선물이 겹쳐버려서 이제 선물까지 바꿔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영수증을 자연스럽게 동봉해서 건네줄 수도 없게 된다.

원래부터 없어 보여서 그렇게 하기도 싫었는데, 이젠 하고 싶어도 못 하게 생겼다.

“···짜증나, 진짜.”

이젠 어쩔 수 없었다.

하연은 울상을 지으며 핸드폰으로 찰칵, 찰칵,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SNS에 글을 게시했다.

몇 번이고 고쳐가면서.

[(사진)(사진) 제가 진짜 시상식 끝나고 드리려고 미리부터 준비했던 거거든요? 근데 선물이 겹쳐서 이제 바꿔야 돼요ㅠㅠ 누구한테 드릴지는 비밀이니까 제발 당사자분께서는 받을 때 몰랐던 척 좀 해주세요···. 이거 서프라이즈예요! 여러분들도 다 모른 척해주실 거죠? 제발··· 모른 척해주세요ㅠㅠㅠㅠ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이게 최선.

-앗ㅋㅋㅋㅋ 당연히 비밀이죠ㅋㅋㅋ 세상 사람들! 하연이 서프라이즈하게 다들 쉿!

-서프라이즈 맞냐 이거? 만천하에 드러난 서프라이즈ㄷㄷ

-와 이거 선물 겹치는 거 몰랐으면 갑분싸였겠는데? ㄲㅂ

-유현지가 SNS로 스타트 끊어서 그럼. 원래였으면 딱 서프라이즈 각인데. 어쨌든 김은 다 빠졌음.

└와ㅋㅋ 이걸 유현지 탓을 한다고? 당연히 기레기 탓이지.

선물이 겹친다는 걸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반지는 받지 못할 것 같았다.

모든 게 다 비밀이었다면 모를까, 네티즌들이 이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볼 테니.

-목걸이, 팔찌, 귀걸이 줬으니까 이제 남은 거 반지밖에 없음. 송하연 반지 받나?

└반지는 오바임.

└ㅇㅇ 만약 선물 준다고 해도 절대 반지는 아닐 듯?

-진짜로 반지 준비했었다 해도 이제 바꿀걸? 만약 이번 일 없었으면 반지 줬을 수도?

└다들 선물 인증해서 그럼. 그리고 이건 유현지가 스타트 끊은 거임. 유현지 큰 그림 ㅇㅈ?

└? 차라리 기자도 유현지가 섭외했다 하지 그러냐?

짧게 끝났지만 한 번 고초를 겪은 그가 조금이라도 논란의 여지가 될 만한 선물을 줄 리가 없다.

주변에서도 분명히 만류할 테고.

“근데··· 난 또 선물 뭘로 바꿔야 되지?”

새로운 고민의 시작이었지만.

이왕 이렇게 다 밝혀진 거, 차라리 같이 쇼핑하러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백화점에 같이 가서··· 턱시도도 맞춰보고··· 배고파질 테니까 밥도 먹고··· 바닷가 근처에서 카페도 갔다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울적해하고 있던 게 무색하게도.

선물을 고르는 송하연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 연애는 절대 아니니까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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