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를 제안 드리고 싶은 겁니다. >
후속곡 활동을 마치고 안무 창작에 열중하던 현지에게 휴식을 취하게 했었다.
중간에 팬미팅이 있었지만 따로 준비할 것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는 데 별로 큰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며칠 전, 이제 휴식을 모두 끝내고 다시 안무 창작 연습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현지가 한창 안무 창작을 연습하고 있을 연습실로 향하는 길.
나는 깍듯하게 허리를 숙이는 연습생들의 인사를 받으며 복도를 가로질렀다.
'이제 데뷔 준비한다고 했지?'
내가 첫 번째 월말평가 때 묶어준 그룹이 아닌, 장찬수가 솔로 아티스트로 먼저 데뷔를 준비한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도 그 편이 훨씬 나아 보였다.
그 다음이 보이그룹이라고 했는데, 걔네들은 좀 더 연습해야 했거든.
아무튼, 내가 말한대로 데뷔가 착착 이뤄지려고 하자, 나를 바라보는 연습생들의 눈빛에는 이전보다 더욱 열망에 차 있었다.
마치 내게 잘 보이면 데뷔 계획이 바뀌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무튼 내가 이렇게 연습생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 시간에 현지에게 찾아가는 이유는 연습생들의 반응을 보며 우쭐해하거나, 현지의 연습을 구경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방금 전, 의외의 곳에서 온 의외의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걸음을 옮긴 거였다.
‘앨범을 프로듀싱해주고 싶다고?’
피처링을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한두 곡을 주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무려 열 곡.
현지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것도 YU엔터의 수장, 김대훈 대표에게로부터.
저쪽에서 먼저 ‘제작해주고 싶다’라고 말했으나, 이건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싶다는 뜻과 진배없었다.
프로듀서가 무려 김준민이니까.
나는 그녀가 있는 연습실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기존에 있는 아이돌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그녀가 눈에 가득 들어왔다.
그러나 안무는 처음 본 안무였다.
현지가 창작한 안무겠지.
나는 문에 등을 기대고 그녀를 뚫어져라 살펴봤다.
거울을 통해 내가 들어온 게 보일 텐데도, 얼마나 집중했으면 내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있었다.
음악 소리는 커다랬고,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그녀의 눈빛은 강렬했다.
'...멋있네.'
언제 봐도 믿음직하고 든든한 아티스트.
인성엔 문제가 없는 수준을 넘어 착해 빠졌는데, 생각이 깊으며 눈치마저 빠르다.
기본적으로 보컬의 톤이 높기도 하고, 다양한 곡들을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는 노래 실력을 가졌으며, 몇 시간이고 반복해서 들어도 피로해지지 않는 맑은 음색을 갖췄다.
댄스 실력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더할 나위 없었고, 아티스트의 개성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새삼 그녀가 연습생으로 있던 YU엔터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하게 됐다.
‘배가 아파야 정상인데.’
그녀의 앨범을 프로듀싱해주겠다는 건 어째서일까.
김준민이 프로듀싱해준다고 해서 생각없이 덥석 무는 건 매니저로서 실격이다.
이 바닥은 그리 깨끗하고 희망적이지는 않으니까.
온갖 더러운 술수가 난무하고, 슬프고 안쓰러운 아이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나는 김대훈 대표와 약속한 대로 만나서 얘기를 더 나누기로 하되, 정신줄은 꼭 붙들며 심사숙고할 생각이었다.
“오빠.”
음악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녀의 시선이 거울 속 내게로 옮겨졌다.
눈이 확 커지고, 고개를 벼락 같이 돌려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온다.
“식사는 하셨어요?”
왜 왔냐고 묻기보다 식사를 했는지부터 묻는 그녀.
난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 또한 물었다.
“너는 밥 먹었어?”
“네. 아까 점심 시간에 먹었어요.”
헤실헤실 웃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며, 나는 아까 전 통화 내용을 모두 말했다.
얘기를 꺼내자마자 미소가 지워지고 진지한 표정으로 듣는다.
보통 사람 같으면 뛸 듯이 기뻐할 텐데, 눈치 빠르고 머리 좋은 그녀는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기만 한다.
나처럼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약의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일까 했는데.
이어지는 말에서는 그것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오빠가 만들어주시면 안 되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
“내가 만드는 걸로는 한계가 있어. 난 전문 작곡가는 아니니까.”
차트 1위를 찍고 수많은 팬들을 열광시켰던 곡들을 만들었던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보잘 것 없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쌓은 곡보다, 진짜 작곡가의 영감을 토대로 쌓은 곡은 또 다를 것이다.
나는 그녀의 요구에 맞춰, 그리고 그녀의 장점과 매력이 잘 드러나는 곡을, 송하연의 실력과 경험을 빌려 제작했을 뿐이었으니.
'다른 건 몰라도 아이디어 부분에서는 차이가 심하게 나겠지.'
내 말을 이해한 건지 아닌지, 그녀의 맑은 눈이 내 눈을 빤히 응시한다.
그리곤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오빠가 직접 듣고 판단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건 당연하지. 무작정 맡기기는 나도 싫어.”
그래서 우리는 함께 YU엔터에 가야 했다.
그녀가 내가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기를 바라듯이, 나 또한 그녀가 직접 듣고 판단하기를 바랐으니까.
“이제 씻고 갈 준비하자. 이따 만나기로 했거든.”
“네, 알겠어요.”
***
오후 6시 즈음.
우리는 YU엔터의 로비에 들어섰다.
이전에 예능의 촬영을 위해 왔을 때 느꼈던 거지만 역시 우리 사옥보다 모든 면에서 좋아 보였다.
그러나, 그건 겉모습일 뿐.
정작 그 안에 속한 이들은 내가 사옥을 훑어보는 시선보다 더 진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직원들, 연습생으로 보이는 이들, 그리고 아티스트까지.
“안녕하세요, 선배님. 유현지입니다.”
보통, 기획사에서 아티스트를 만나기는 힘들 텐데 운이 좋았다.
현지는 선배 가수와 인사를 하며 안면을 텄다.
이곳은 YU엔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획사.
그말인즉슨, 이 회사에는 스타들이 바글바글하게 속해 있다는 소리였다.
음방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가수들부터, 음방을 아예 하지 않는 가수들, 그리고 과거의 레전드 가수들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기둥을 받치고 있는 회사.
얼마 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우리는.
그 회사의 수장인 김대훈 대표와, 이 회사를 이 자리까지 올리는 데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는 김준민 프로듀서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똥개도 자기 집 앞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던데, 피라미드 최상위에 위치한 그들의 태도에서는 권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하하.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준민이라고 합니다.”
“다시 또 뵙네요, 박실장님. 현지 씨도 반갑습니다.”
그저 호의로 가득한 눈빛과 목소리.
우리를 한껏 반기는 저들에게 나도 마주 웃어주었다.
물론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이전까지 우리의 관계가 퍽 나쁘지 않았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큰 도움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는 건 아무래도 의심스러웠으니까.
그런데, 역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그의 눈썰미는 그저 안목만 높은 초짜 매니저인 내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는 입을 열며 내 의문과 의심을 풀기 시작했다.
“김프로가 현지 씨한테 열 곡을 전부 주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엔 저도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곡이 보통 좋아야죠.”
큭큭, 웃은 그가 말을 이었다.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저희 쪽이 너무 퍼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당연히 들어보고 별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 두 분 모두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저희도 받을 게 적진 않을 것 같더라고요.”
“받을 거요?”
“네. 만약 받아들이신다면 어쩌면 저희가 더 큰 걸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저희의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거래를 제안 드리고 싶은 겁니다.”
마음이 좀 놓이는 느낌이다.
나는 더 말해보라는 듯 가만히 김대표님의 눈을 바라봤고, 그는 씨익 웃으며 조건을 말했다.
“저는 박실장님의 안목으로 도움을 좀 받고 싶습니다. 연습생들을 상세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괜찮으시다면 저희 회사 아티스트들 중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던가, 하는 것들도요.”
...겨우 그거?
내가 눈에 물음표를 띄우자, 그는 대답하는 대신 다른 말로 넘어갔다.
“그러려면 우선 곡을 들어봐야겠죠? 그 귀한 눈을 써주실 만한 가치가 있는 곡인지 아닌지.”
그는 간접적으로 내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안목을 높게 생각하고 있으니,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어보자고.
말은 거래였지만, 그보다는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가 되어보자고.
부드럽게 휘어진 눈매 속에 형형하게 빛나는 눈.
이전에 마주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때는 그냥 옆집 잘나가는 아저씨를 보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비즈니스로 마주하는 사업가 느낌이 풍겼다.
김준민 프로듀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컴퓨터 앞으로 가 음악을 틀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대표실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건 다 제쳐두고서, 일단 곡을 집중해서 들었다.
저쪽이 높게 쳐주든 말든, 베테랑 사업가든 아니든, 그게 내게 무슨 상관이랴.
내게 중요한 것은 오직 현지, 그녀가 곧 활동할 앨범의 곡뿐이었다.
한 곡, 두 곡, 세 곡, 네 곡···.
내 옆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현지는 종종 눈빛을 빛내며 내 얼굴을 살폈고.
내 앞에 앉은 저들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내 표정을 관찰했다.
그렇게 스트레이트로 10곡 모두를 들었다.
열 번째 곡이 끝을 맺었을 때,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전부 다 현지를 생각하면서 만든 거야.’
확실했다.
김준민 프로듀서가 현지에게 주고 싶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고, 그녀로 인해 탄생한 영감으로 만들어진 곡이었다.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김준민 프로듀서에게 물었다.
“현지 때문에 영감 받은 거 맞죠? 열 곡 전부.”
김준민 피디는 바로 맞췄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처음엔 한 곡만 영감 떠올랐는데, 만들고 보니까 다음 곡 멜로디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렇게 쭉쭉 이어져서 열 곡이나 만들어버렸습니다. 하하! 이러니까 다른 친구들 주기가 좀 그랬죠. 한두 곡도 아니고, 열 곡이나 만들었는데 색깔이 변해버리게 되면 아깝잖아요. 이건 현지 씨한테 가야 최고로 빛을 볼 수 있는 곡들인데.”
나는 옆에 앉은 현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저들이 지켜보고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묻는 건 좋지 않을지도 몰라, 직접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만 보고도 나는 그녀가 곡을 어떻게 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편안한 미소와 또렷한 눈빛.
그녀 또한 이 곡들을 전부 좋게 들은 모양이다.
그리고 현지 역시 내 표정을 보고 내가 어떻게 들었는지 파악한 듯했다.
그녀는 김대훈 대표에게 고개를 돌리며 당당한 목소리로 물었다.
“편곡은 저희가 해도 되는 건가요?”
묻기는 김대표님에게 물었는데, 대답하는 건 프로듀서였다.
그리고 그의 대답 또한 질문을 던진 그녀에게 하지 않고, 나를 보며 말했다.
“전부 다 가져가서 마음대로 만지셔도 되긴 하는데, 이왕이면 같이 작업해보고 싶네요. 녹음하는 것까지 다요. 어떠신가요?”
난 곡에 대해서 아무런 감상도 내비치지도 않았는데, 어지간히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물론 그럴 만한 곡들이긴 하다.
'역시 스타 작곡가는 다르다는 거겠지.'
저리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 곡에 대한 감상을 따로 말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김대훈 대표에게 물었다.
“어디부터 할까요? 연습생부터요, 아니면 아티스트들부터?”
제안을 받아들인다 말하고 있는 내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이는 김대표님.
“연습생들은 월말평가 때 부탁드립니다. 우선 아티스트부터 듣고 싶네요.”
우리의 거래 아닌 거래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내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만, 당사자가 만족하면 됐지 뭐.
나는 속 시원하게 머릿속에 들어있던 생각 그대로, 모든 것을 가감없이 말했고.
김대표님은 비판하는 말이 나와도 귀를 활짝 열고 경청하며 내 말을 한마디도 흘려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경청해서 들으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보다 저쪽이 더 얻는 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로서는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쪽이 더 성장하든 말든.
나는 우리 애들만 신경 쓰는 주의거든.
현지의 앨범이 최고의 퀄리티로 뽑힐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
박한울과 유현지가 첫 번째 정규앨범에 대한 일로 YU엔터에 있을 때.
따로 오디션을 치르지 않고도 차기작이 확정된 정채희는 파주 액션스쿨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제발... 제발... 이제 더는 못 하겠...."
매트 위에 누워 숨을 몰아쉬는 채희.
그녀는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서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채희 씨, 이 정도도 못 하면 심각한 건데요? 빨리 일어나세요. 엄살 부리면 차기작 엎어져요."
"엄살...! 아니에요!"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서 당장 죽을 것 같은데도 엄살이라 단정하는 선생.
채희는 눈을 부릅뜨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자신의 몸을 자신이 더 잘 알지, 남이 더 잘 알겠는가.
그러나, 이번엔 정채희가 틀렸다.
가르친 경험이 올해로 10년이나 된 액션스쿨 선생은 채희 자신보다 그녀의 한계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더이상 못 하시겠으면... 알겠습니다. 전 그럼 박실장님이랑 통화 좀 할게요?"
"네, 네? 오빠한테는 왜요!?"
그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야 오늘 얼마나 했는지 말씀드리려고요. 더이상 못 하겠다면서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뭐."
"아, 아니! 여기 있는 매니저님을 놔두고 왜 다른 데서 일하느라 바쁜 오빠한테 말하려는 거냐니까요?"
꼼짝도 못하겠다며 누워있던 채희는 어느새 벌떡 일어나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누가 보기에도 굉장히 처절해 보였다.
캐릭터가 가진 설정대로 탄탄한 몸을 가지기 위해 오늘 하루종일 퍽퍽한 닭가슴살과 드레싱이 되지 않은 샐러드, 그리고 인심 썼다는 듯이 주는 과일만 먹은 그녀로서는 내일의 식단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선생은 벌떡 일어난 그녀를 보곤 작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
"기운 넘치시는 거 보니까 더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네. 더 할 수 있어요. 할게요. 꼭."
근력과 체력,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그녀를 위한 박한울의 특단의 조치.
그것은 바로 훈련량에 따라 먹을 것,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었고.
그 방법은 기가 막히게 맞아들었다.
"자, 한 번만 더."
"방금... 전에도...! 한 번이라...고! 했으면서!"
"말하면 힘 빠져요. 입 다무시고 왕복!"
"으으아아악!"
채희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으나, 머릿속에는 떡볶이와 맥주, 김치찌개와 삼겹살 등 온갖 종류의 음식들만이 둥둥 떠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거 안 한다고 할걸!'
땅을 치며 후회해봐도 이미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상태.
근육 없이 물살만이 가득했던 그녀의 몸은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탄탄해져가고 있었다.
< 거래를 제안 드리고 싶은 겁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