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이 천재매니저였다고-94화 (94/170)

< 일단 만들고 보자 >

이른 저녁 시간, 통째로 빌린 삼겹살 가게.

고기는 노릇노릇 구워져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갔고, 소주병은 하나둘씩 쌓여갔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그간의 고생과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말해주는 듯했다.

이성호는 주위를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한울이 말대로 하길 잘했어.’

박한울이 골라준 세 개의 시나리오.

그리고 그중에서 현재의 최팀장과 상의 끝에 고른 하나.

세 개의 선택지 모두 중박 이상은 확실하다 하여 마음 편하게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촬영은 순풍에 돛 단 듯 매우 매끄럽고 호쾌하게 진행됐고.

마침내 오늘 예정되어 있던 촬영이 모두 끝이 났다.

“선배님, 나중에 박한울 실장님 한 번 뵙게 해주세요. 직접 얼굴 보면서 감사 인사 드리고 싶어서요.”

얼굴이 불콰해진 정감독이 술기운에 어눌한 어조로 말했다.

그 또한 시나리오를 고른 비하인드를 알고 있었기에 틈만 나면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됐어. 한울이 바빠.”

“큭큭. 친한 조카라고 무지하게 챙기시네요. 그런데 보통 영화감독이 매니저 보고 싶다 하면 매니저한테 오히려 좋은 거 아니에요?”

“정감독 아니어도 한울이는 잘나가니까 걱정하지 말고 술이나 받아.”

“좋죠.”

정감독에게는 소주잔의 반을 채우고, 자신의 잔에는 한가득 따른 이성호.

둘은 잔을 부딪히고는 꿀꺽 목구멍으로 술을 넘겼다.

“크으. 맛 좋네요, 선배님. 선배님이랑 같이 먹으니까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정감독은 씨익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분이 우리 영화가 최소한 중박 이상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했죠?”

“그래. 그렇다고 후작업 대충 하지 말고 열심히 해.”

“하하. 당연하죠.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중박이라고 한 건 선배님 들어오시기 전이었잖아요. 선배님 들어온 뒤에 사정이 얼마나 바뀐 지는 잘 아시죠?”

모르지 않는다.

자신이 들어온 뒤에 투자금이 부쩍 늘어났으며,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 또한 자신을 보고 많이들 따라왔으니까.

“우리 영화 대박 날 겁니다.”

“하. 감독이 그런 말 해도 돼? 다른 감독들은 부정 탄다거나 부담스러워서 자기 입으로 절대 그런 말 안 하던데.”

“취했나 보죠. 그리고 말이 씨가 되기도 하잖아요.”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 듯 보이는 정감독.

그도 그럴 게 지금까지 촬영한 장면들을 보면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기대 이상으로 뽑힌 장면들.

그렇기에 이곳에 있는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저리 환하게들 웃으며 떠들고 있는 거였다.

이성호는 그 모습을 보며 친한 친구의 아들을 떠올렸다.

분명히 한량이라 했었는데 지금은 잘나가도 너무 잘나간다.

지금도 여기저기 연예계 관계자들의 입에서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겠지.

‘앞으로도 그놈한테 골라달라고 해야겠어.’

친구 때문에 들어온 소속사였는데.

엄한 곳에서 복덩이가 튀어나와버렸다.

***

정채희의 팬미팅으로 뿔이 났던 유현지의 팬들.

그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덕분에 이렇게 팬미팅이 열리게 되었다.

포토타임과 사인 시간을 제외하고, 오늘 팬들에게 보여줄 것은 그녀의 오리지널 곡 무대와 Q&A,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Bad’ 창작 무대였다.

그녀가 오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거라곤 창작 무대뿐.

아니, 팬미팅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창작을 마쳤으니 그것도 아닌가?

아무튼 그녀는 그동안 내 말대로 연습보다는 휴식의 비중을 훨씬 높였고, 덕분에 지금 이렇게 쌩쌩한 컨디션으로 리허설을 마칠 수 있었다.

그녀는 리허설을 마치고서, 점점 시간이 다가올수록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는데.

몸을 좌우로 리듬감 있게 흔들거나, 가볍게 허밍을 하거나, 거울을 보며 미소 짓거나, 팬카페의 글들을 보며 웃음을 흘리는 등.

보는 나까지 행복해질 만큼 설레하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

핸드폰을 보고 있던 그녀의 부드럽게 휘어진 눈매가 내 눈을 향했다.

그녀의 미소는 더욱더 깊어졌다.

“네, 팬미팅은 처음이라서요. 너무 떨리는 것 같아요.”

나는 피식 웃고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

“같이 봐도 돼?”

“네.”

우리는 어깨를 딱 붙이고 앉아, 그녀의 핸드폰으로 팬카페의 글들을 함께 확인했다.

-팬미팅 가는 중입니다ㅋㅋ 벌써부터 심장 터질 것 같네요. 내가 팬미팅에 간다니!!!

-왜 나는ㅠㅠㅠㅠㅠㅠ 팬미팅 티켓 양도해주실 분 계신가요. 나 진짜 운 최악인 듯.

-현지 오늘은 얼마나 귀여울까?;; 심장 안 좋아서 적당히 귀여워야 할 텐데;

대부분 이렇게 평범한 내용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평범한 글들을 보는데도 영 질리지가 않는 느낌이다.

오히려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된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그녀의 낮은 웃음 소리가 이 글들을 더욱 즐겁게 보게끔 해준다.

내가 키운 내 가수, 그런 내 가수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는 팬들.

따뜻한 기운이 가슴에 차오르는 것 같다.

아마 그들은 꿈에도 모르겠지.

오늘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오늘 팬미팅에 온 팬들은 다시 한번 그녀에게 반하고 말 게 분명했다.

일부러 한 번 더 꼬아서 연출을 하기도 했거든.

기대된다.

이 팬카페에서 열성적인 팬들이 어떠한 후기들을 작성할지.

***

직장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점차 신경이 날카롭게 벼려지며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미 예전의 성격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이제는 다시 되찾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짜증나게 살아갈 뿐.

그런데 어느날.

평소와 같은 나날을 보내고 오른 퇴근길에 우연히 보게 된 유현지의 뮤직 비디오.

처음엔 작은 호기심이었다.

꽤 귀엽다고 생각했고 흥미가 갔다.

직접 뮤비를 찾아보고, 그녀에 관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던 그는.

어느새 그녀의 팬이 되어 있었고, 삶은 급격하게 생기를 되찾아갔다.

어린 나이도 아닌데 이 나이에 주책이 아닐까 싶었으나, 다른 팬들을 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다양한 나이대의 팬들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유현지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묶여 있었다.

이미 팬이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팬 활동을 하게 된 그는 언제나 구겨졌던 미간이 펴졌고, 회사에서도 웃음 짓는 시간들이 점점 더 늘어만 갔다.

그야말로 삶의 엔도르핀.

그에게 있어 유현지의 첫 번째 팬미팅은 무조건! 그리고 반드시 참여해야만 하는 행사였다.

팬들의 단결력 덕분에 열리게 된 이 팬미팅은, 팬들을 무척이나 치열한 경쟁 속에 빠뜨리게 만들었는데.

그는 결국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팬미팅에 올 수 있었다.

장내에 있는 팬들의 얼굴을 보면 모두 하나같이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띠고 있었으며, 성별과 연령을 떠나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건 자신 역시 마찬가지.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팬미팅의 시작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마음을 다잡았던 게 무색하게도, 바로 커다란 환호성이 저절로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어쩔 수 없는 게.

인사도 하기 전에, 다짜고짜 무대가 시작됐으니까.

그것도 유현지의 데뷔곡인 ‘구름 위의 꿈’.

그가 유현지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던 고마운 곡이었다.

***

샴페인 노바는 관객석에선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대기하며 무대 위에 있는 유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명 때문인지, 아니면 새하얀 피부 때문인지 유현지는 무척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는 샴페인 노바의 눈에는 부러움, 기쁨, 동경, 감탄 등 긍정적인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데뷔 시기는 자신들이 더 빨랐지만 올라가는 속도는 현저히 차이가 나고 있었다.

허나, 그녀들은 유현지를 질투하지 않았다.

처음엔 질투를 하기도 했으나, 가까워진 뒤로는 그런 것도 사라졌다.

이제는 정말 마음 속으로도 응원하게 된다.

“우리 평소처럼 진짜 열심히 하자. 우리 팬들 아니라고 조금이라도 긴장 놓으면 안 된다?”

리더 박수현의 말에 막내 이민지가 웃으며 물었다.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안 돼요?”

“그건 돼.”

“그럼 전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할래요!”

박수현 다음으로 가장 나이가 많은 최소윤은 그런 이민지에게 장난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럼 평소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거네?”

“아, 아니 그게 어떻게 그렇게 돼요?”

“그렇게 되지. 와, 우리 팬들이 들으면 진짜 서운해하시겠다.”

“···나 말 안 해.”

깜짝 게스트로 초대된 샴페인 노바.

유현지와 연이 있는 그녀들이기에 팬들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 그녀들이 보여줄 무대는 그녀들의 곡 하나와, ‘우리의 컨텐츠’에서 현지와 함께 안무를 만들었던 마이클 잭슨의 ‘Bad’.

나는 그녀들의 대화를 바로 옆에서 들으며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눌러냈다.

어째 대화 내용들이 이렇게들 유치하고 귀여운지.

현지만큼은 아니지만 신인 치고 굉장히 빠르게 인기를 얻어가는 이유들 중에는 멤버들의 이러한 케미 또한 포함되어 있으리라.

“저기··· 매니저님.”

나를 부르는 박수현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쭈뼛쭈뼛하다가 말을 잇는다.

“저번에 저희 조언해주신 거 있잖아요.”

“조언이요?”

“네, 저희 장단점이랑 어떻게 연습하는 게 좋은지 말씀해주셨던 거···.”

‘우리의 컨텐츠’에서 그랬던 적이 있긴 했지.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던 YU엔터 연습실에서 그녀들의 부탁을 받고 가감없이 말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멤버들이 긴장하며 보고 있는 가운데, 박수현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 뒤로도 저희 열심히 연습했는데, 혹시 저희 무대 다 끝나면 피드백 좀 받을 수··· 있을까요?”

그 조심스럽고 긴장하는 태도에 나는 기어이 풉,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내 웃음에 엄청 당황하는 그녀들.

나는 혹여라도 안 좋은 쪽으로 오해할까 싶어 곧바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런데 그런 건 그냥 편하게 물으셔도 되는데. 그리고 게스트로 나와주셨는데 그런 것 정도는 당연히 해드려야죠.”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좋아하는 그녀들.

그때, 타이밍 좋게 마침 그녀들의 차례가 되었고.

현지가 내려오며 그녀들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와아아아!”

게스트로 출연해준 그녀들을 격한 환호성으로 반겨주는 현지의 팬들.

현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의 무대를 지켜봤다.

그녀들이 현지의 무대를 보던 것과 마찬가지로, 온갖 긍정적인 감정들이 담긴 눈으로.

나 또한 그녀들에게 피드백을 해주기 위해 무대를 세심하게 지켜봤다.

정말로 내 조언에 따라 노력했는지, 그 흔적들이 여실히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피드백할 것들을 머릿속에 하나하나 써내려가고 있었는데.

옆에서 현지가 말을 건넸다.

“되게 잘하죠?”

“그러네. 잘하고 열심히 하고, 무대를 즐기는 게 잘 보여서 더 좋은 것 같아.”

우리의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서서 그녀들의 무대를 눈에 담았다.

그녀들의 곡이 끝나고.

현지는 그녀들이 있는 무대 위로 올라가기 전에 말을 건넸다.

“갔다 올게요.”

“그래.”

그녀들의 무대를 바라볼 때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 사이엔 특별하지 않은, 별거 아닌 대화만이 오갔을 뿐인데.

어쩐지 포근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저 나긋나긋한 목소리 때문인지 뭔지.

아무튼 팬미팅은 이제 하이라이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

HJ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 영상 두 개가 올라왔다.

유현지와 샴페인 노바가 함께 하는 ‘Bad’.

그리고 유현지 혼자서 새로운 안무로 꾸민 ‘Bad’.

팬미팅에 너무나 오고 싶었으나 오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고.

또한 애써 꾸민 유현지의 퍼포먼스를 대중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유현지 혼자서 추는 무대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수를 높이며 인기 급상승 영상에 올라갔다.

"벌써 100만이야?"

샴페인 노바의 소속사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 YU엔터.

YU엔터의 대표적인 스타 프로듀서 김준민은 영상의 썸네일과 조회수를 보며 작게 감탄했다.

김준민, 그는 YU엔터를 대형 기획사로 만든 일등공신으로, 그가 만든 곡들은 대부분 크게 히트를 쳤다.

그런데, 그가 최근에 관심을 보이는 가수는 YU엔터 소속의 가수가 아닌, HJ엔터 소속의 유현지였다.

다른 소속사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눈길이 갔다.

"쓰읍... 한 번 다뤄보고 싶단 말이야?"

유현지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장점을 현재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고 있었으며, 단점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베테랑도 그렇게까지 깎아내기는 쉽지 않았는데, 아이돌로 시작해서 베테랑이 된 이들은 전부 다 그룹의 조화를 위해 개성을 묻어두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100% 다 드러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유현지는 아니었다.

그녀는 시작부터 솔로 아티스트로 시작했으며, 데뷔 전에 이미 깔끔하고 매끈하게 다듬어져서 나왔다.

컨셉 때문에 음색이나 톤도 억지로 끼워맞출 필요도 없이, 곡도 그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곡들로 나와서 시간이 지날수록 개성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재능이 빨리 발전되고 있는 것은 그 덕분.

프로듀서로서 상당히 탐이 나는 가수였다.

"그 사람 명성이 허언은 아닌가 보네."

YU엔터의 연습생으로 있었을 시절, 유현지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었다고 하니, 비단 유현지가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박한울의 덕이 크겠지.

김준민은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영상을 클릭했다.

과연 그녀는 안무를 어떻게 새로 짰을까.

영상이 틀어지며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는 익숙한 비트에 맞춰 춤추는 영상 속 유현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리고 시작부터 전율했다.

가사가 나오기 전의 전주.

사실 그녀에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바로 안무였다.

댄스 실력이 아닌 안무.

안무가가 만든 안무를 자신에게 맞춰 살짝 수정했었다 한들, 곡이나 댄스, 노래와 달리 그녀에게 완전한 맞춤형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녀가 추고 있는 안무는 그녀의 장점과 매력이 한눈에 확 보이도록 만들었다.

부드럽고 간결하지만, 강한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영상에 보이는 현장의 팬들은 환호하는 것도 잊은 채,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실제로 보면 그만큼 강렬한 임팩트가 느껴진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녀가 가진 색깔은 오직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If you don't like what I'm sayin'

-Then won't you slap my face

-Because I'm bad, I'm bad come on (Really really bad)

곡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는 부분.

유현지는 부드러움 따위는 집어치운 채.

춤선을 드럼에 맞춰 과격하게, 그리고 휘어지지 않을 것처럼 단단하게 바꾸었다.

-You know I'm bad, I'm bad come on (Really really bad)

"하!"

너무 빛이 나서, 놀라워서, 보석이 너무 반짝거려서.

그의 입에서 헛웃음과도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곡이 끝난 순간.

그는 머릿속을 번뜩이며 스치는 영감을 잡아챘다.

"이걸 어떡하냐...."

다른 소속사인데 만들어도 되려나.

그것도 커다란 경쟁자인 괴물 신인인데.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걸 당장 만들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게 분명했으니까.

"일단 만들고 보자."

YU엔터를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로 만들어낸 일등공신 스타 프로듀서 김준민.

그는 모든 방문과 연락도 무시한 채, 작곡에 깊숙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 일단 만들고 보자 > 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