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사람은 안 돼 >
3회, 4회, 5회, 6회.
이틀 혹은 일주일.
불규칙적으로 회차가 올라옴에도, 반응은 점점 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상승하고 있었다.
-저 언니 이게 데뷔작이라고?????ㅋㅋㅋ 믿을 수가 없네.
-존예네 진짜. 유나현 개멋있다.
-진심 유나현 캐릭터 미쳤닼ㅋㅋㅋ
스토리도 좋지만 그보다 캐릭터로 승부하는 작품인 만큼.
연기력과 외모, 분위기가 모두 받쳐주는 채희에 대한 호평의 댓글이 쏟아져 나왔다.
아무렴, 내가 고른 사람이고 내가 고른 작품인데 이 정도는 돼야지.
나와 채희는 댓글 중독에 걸린 것처럼, 밥 먹을 때도 나란히 앉아서 이미 읽은 댓글을 서로에게 보여주는 걸 낙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빠. 이거 봐요. 저 나오는 씬이 머릿속에서 계속 남아서 한 번 더 봤대요!”
“아, 그거 봤지. 대댓글도 봤어? 누군 그 장면 열 번이나 돌려봤대잖아.”
처음엔 나도 체통을 지키려 했었는데, 자꾸 얘 옆에 있으니까 몸이 간지럽더라고.
그래서 그냥 체통을 포기하고 대놓고 즐기기로 했다.
참 잘한 선택이지.
안 그랬음 몸살 날 뻔했다.
아무튼,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만큼.
절반 지점인 12회가 채 되기도 전, 10회가 공개되자 마침내 새로운 국면에 이를 수 있는 신호가 나타났다.
그날의 아침은 무척이나 피곤했다.
점점 높아지는 인기 때문에 봐야 할 댓글과 커뮤니티 글이 많아졌거든.
하나도 놓칠 수 없었고, 다시 보고 싶은 것들도 많아서 잠을 몇 시간도 자지 못 했다.
그러나.
여느 때와 같이 회사에 출근하고, 채희와 함께 연습과 시간 때우기를 병행하던 도중.
한실장님이 연습실의 문을 열고 황소처럼 맹렬하게 들이닥쳤다.
콧김을 뿜을 듯이 상기되어 말한다.
“우리 드라마 인기 동영상 들어갔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그곳에 랭크되는 순간, 알고리즘과 관계없이 모든 유튜브 사용자들이 볼 수 있게 된다.
이곳에 들어간 이상, 물살을 탄 것과 진배없다.
“네에!? 진짜요!?”
채희의 눈이 곧이라도 빠질 것처럼 커졌다.
그리고 곧, 우리는 모두 동영상에 들어가 댓글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1회차부터 다시.
***
[ 요즘 웹드라마 근황(움짤)(존예주의) ]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
이 글에는 정채희의 움짤 십여 개가 올라와 있었고, 글 말미에는 웹드라마의 링크가 첨부되어 있었다.
-개미쳤네. 진짜 이쁘긴 오지게 이쁘다.
-연기도 ㅈㄴ 잘하는 것 같은데?
-웹드라마 그거 좀 유치한 거 아님? 얘 얼마나 이쁜지만 자세히 보고 말아야겠다.
└보고 왔는데 걍 미쳤다 ㅅㅂ 여신이 연기도 개잘해ㅋㅋㅋㅋ 계속 보러 간다.
움짤의 파괴력 때문일까.
해당 게시물은 좋아요 수에 힘입어 점점 더 많은 클릭을 불러일으켰고, 이 움짤들은 고스란히 다른 커뮤니티들로 퍼다 옮겨졌다.
그리고 절반 지점인 12회까지 올라온 날.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게 말이 돼?”
조수연 작가는 모니터의 화면을 보면서도 제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상상으로는 이미 수천 번을 했던 1위의 순간을 현실로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얼떨떨함만이 가득할 뿐.
“내가 진짜··· 1위라고?”
정채희를 만나기 전에는 기대를 완전히 접었었고, 정채희를 만난 뒤로는 어느 정도 기대를 하긴 했었다.
하지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
그건 상상으로만 했을 뿐, 차마 진심으로 바라지는 못했다.
사실 시기상으로 정말 운이 좋은 거였다.
대형 아이돌의 컴백과 맞물렸더라면 결코 이뤄내지 못했을 테니까.
“어어···.”
웅-! 웅-! 울려대는 핸드폰.
여태까지 많은 연락을 받았음에도, 1위를 하니 다시 한번 연락이 쏟아지고 있었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는 와중, 이번에 연락을 한 사람의 전화까지는 차마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그리고 드라마에 한 줄기 광명과도 같았던 여주인공.
정채희의 연락이었기 때문에.
“채희 씨.”
-으어어엉! 작가니임···!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아···! 흐윽! 허어엉!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통곡과 오열의 소리.
그리고 그 매니저의 익숙한 목소리도 흐릿하게 들려왔다.
-채희야, 여기 휴지.
-흐어어엉!
-휴지 받으라니까? 지금 입에 콧물 들어가기 직전이야.
귀로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연상되는 듯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조수연 작가도 현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정말로··· 제 작품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주셔서 정말로 너무 고마워요.”
조수연 작가의 진심이 뚝뚝 묻어나오는 목소리.
그녀의 가슴 속에서 열정에 이어 희망, 그리고 자신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기쁨에 취할 때가 아니야.’
다시 한번 이 배우와 함께 하고 싶다.
꼭 멋진 대본을 써서 같이 작품을 만들고 싶다.
통화가 끝나고, 조수연 작가는 바로 인터넷을 껐다.
작품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조수연 작가의 창작욕은 그 크기를 부풀려가고 있었다.
이 배우가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따라잡아야 하니까.
***
구름 위를 거닐고 있는 느낌이다.
잘 될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공기가 바뀔 거라는 예상도 했지만.
직접 몸소 겪어본 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말 훨씬 더 기분이 좋았다.
두 눈으로 보이는 모든 글자들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양쪽 귀로 들리는 모든 소리들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세 곳에서 인터뷰 들어왔다.”
채희를 찾는다는 소식들이 한실장님의 입에서 들려왔다.
나중엔 내 핸드폰으로 저런 연락들이 오겠지.
“예능에서도 패널로 찾긴 하는데, 이건 우리가 잘랐어. 별로 얻는 것도 없이 이미지 소비만 될 것 같아서.”
예능에서도 찾는다고 한다.
패널이라도, 일단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방송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정작 기다리고 있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았다.
드라마와 영화.
그쪽에서는 아직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래도 조급하지는 않았다.
아직 웹드라마의 회차가 절반쯤밖에 올라오지 않았고, 첫 회가 올라왔던 날로부터 날짜도 많이 지나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방송국에서 인지한 것만큼 영화판과 드라마판에서도 우리 채희를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귓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게 내 목표이긴 하지만.
설령 그런 제안이 들어오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우리가 찾아가서 오디션을 보면 그만이니까.
채희에게 모든 것이 갖춰져 있고, 나는 그것을 100% 활용할 수 있으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지금 반응도 좋고 되게 잘하고 있는데, 사실 이제부터 시작인 거야. 채희는 자만하지 말고, 한울이는 지금처럼 계속 채희 잘 신경 써주면서 연기도 지도해줘. 우리가 쭉 보니까 트레이닝 받는 것보다 너랑 하는 게 훨씬 더 효과 좋은 것 같더라. 분석도 좋고.”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고, 역시 낭중지추인 것 같다.
이렇게 내 능력을 알아줄 줄이야.
“알겠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케어할게요. 그런데 사실 이번에 채희가 이렇게 연기 잘한 건 제가 잘한 탓도 있지만 결국 채희가 잘했기 때문이잖아요. 너무 저 안 띄워주셔도 돼요.”
그래도 겸손하기는 해야지.
내가 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채희가 잘한 것도 맞으니까.
게다가 너무 칭찬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자만할 수도 있으니, 항상 내 자신이 끝없이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하하하! 그래, 그래. 둘 다 잘하고 있어.”
한실장님은 좋은 소식만 쏟아내고는 연습실을 나가셨다.
채희와 나, 둘만 남겨진 연습실.
나는 한실장님이 자만에 대해 살짝만 언급한 게 못내 마음에 걸려, 한 번 더 그녀에게 말하기로 했다.
인성이나 마음가짐 같은 건 초반에 꽉 잡아두는 게 좋을 테니까.
“채희야. 앞으로도 겸손해야 돼. 벌써부터 스타병 걸리면 절대 안 된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언제나 열정적인 걸로 봐서는 스타병의 징조가 보이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인성은 연기력과는 또 별개의 문제이기는 했다.
나는 채희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말했고, 채희는 활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벌써부터가 아니라 앞으로도 절대 그런 병 안 걸릴 거예요. 그리고 사실 제가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것도 제가 잘난 탓도 있지만 오빠가 잘 이끌어줘서 그런 거잖아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자기가 잘난 탓이라고?
“너 스타병 있구나.”
“오빠야말로 혹시 스타 매니저병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 병 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상한 거 지어내지 말고. 너 항상 겸손해야 한다니까?”
“전 항상 겸손할 건데, 오빠 말에는 진정성이 보이지가 않아요. 정작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겸손하지가 않아서요.”
아무래도 당분간 줄을 바짝 조여야 할 것 같았다.
사람 인성 망가지면 쉽게 돌이킬 수 없으니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지.
원래 이런 건 초기에 꽉 잡아야 한다.
채희와 눈을 마주치며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자니, 그녀가 작게 혀를 차고는 말을 돌렸다.
“아무튼요. 저 요즘 진짜 꿈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내가? 진짜 말도 안 돼. 친구들이랑 예전에 연기 가르쳐준 쌤이랑 또 다른 사람들한테도 엄청 연락 많이 와요. TV나 영화도 아닌데 진짜 영향력이 엄청 크긴 한가 봐요.”
“작품이 좋아서 그래.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것도 있고.”
“네, 네. 그래서 앞으론 좀 더 잘하고 싶어요. 그럼 계속 이런 기분 느낄 수 있을 거 아녜요.”
눈이 반짝반짝하다.
나는 그 빛나는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봤다.
음. 아무래도 오해였나 보다.
이렇게 순수하게 기뻐하고 열정을 불태우는 애가 스타병은 무슨.
‘근데··· 이런 느낌도 좋네.’
내가 키우는 연예인이 기뻐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 것.
이건 수천 개의 댓글들을 보는 것보다, 내게 훨씬 더 큰 만족감을 주었다.
‘다음 작품은 더 대박 작품으로 알아봐야겠어.’
***
서울에 위치한 평범한 중소 제작사의 회의실.
그곳엔 흡사 좀비를 연상케 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모여 있었다.
이들이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밤을 새우는 이유는 하나였다.
“하아···. 감독님, 진짜 이게 최선이었어요. 이젠 오디션 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캐스팅 디렉터의 말에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도움을 청하는 주변인들의 눈길에 작가는 침을 꼴깍 삼키며 감독에게 말했다.
“감독님, 전 리스트에 있는 분들 중에서 골라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작가도, 캐스팅 디렉터도, 그리고 다른 스텝들도 모두 감독의 얼굴에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감독의 표정만 보고도 이미 글렀다는 것을 알아채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저런 표정을 할 땐 결코 뜻을 꺾지 않았으니까.
“그럼 오디션 보면 되지. 오디션 보기로 해.”
오디션, 좋지.
안 좋을 이유가 있나.
하지만 이들은 확신했다.
오디션을 아무리 봐도 저 감독님의 눈에 차는 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런 사람들을 까는데 오디션에서 만날 수 있을 리가 없지.’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캐스팅 디렉터가 뽑은 리스트에 있는 배우들은 연기력과 비주얼이 모두 되는 이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벌써 수십 명이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 중에, 저 리스트의 배우들을 제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리가 있나.
“하아. 감독님. 대체 왜 이 역할만 이렇게 집착하시는 거예요. 주연도 아니고 조연인데. 그리고 작가님도 좋다고 하시잖아요.”
제작사 대표는 한숨을 내쉬며 토로했다.
허나, 강압적이지는 않았다.
이곳에 있는 감독의 네임 밸류가 보통이 아니라서.
구선학 감독.
그가 찍은 <하늘은 우리 땅>, <샴페인 파티>, <커튼>이라는 영화들은 모두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영화감독의 드라마 데뷔.
요즘 이 바닥에서 이러한 경우들이 한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경우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으나.
제작사는 구선학 감독님과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구선학 감독은 주변의 시선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캐릭터의 중요성은 주연, 주조연, 조연, 단역으로 나뉘는 게 아니야. 예술 한다고 생각해도 좋아. 난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할 거니까.”
아니다. 구선학 감독에게 예술 한다고 비꼬고 탐탁지 않게 바라볼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
그런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로맨틱 코미디 미니 시리즈를 찍는다고 하지도 않았을 테고, 지금 이 단계까지 오지도 못했겠지.
그러나, 부드럽게 항해하던 배가 거대한 암초를 만난 것처럼.
이 조연 캐릭터의 캐스팅에서 덜컥, 걸릴 줄 누가 알았겠나.
작가는 제 스스로를 자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대체 이런 캐릭터를 왜 만들어가지고!’
작품이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지 않나.
대본과 스텝들도 픽스됐고, 주연도 픽스됐고, 다른 조연들도 다 픽스됐는데, 오직 이 역할 하나 때문에!
“잠깐 쉬시죠.”
제작사 대표의 말에 가지게 된 쉬는 시간.
대부분이 회의실을 빠져나간 가운데.
감독은 무음으로 바꿨던 핸드폰을 켰다.
쌓여있는 메시지들.
모두 초등학생 조카로부터 온 것들이었다.
-사진
-사진
-사진
-삼촌! 나 이 누나 싸인 받아주면 안 돼?
구선학 감독의 핸드폰 화면은 정채희의 얼굴로 가득 채워졌다.
“음?”
그의 고개가 갸웃 기울어졌다.
본 적 없던 인물.
사진으로 봐서는 신인배우가 나오는 드라마의 장면들인 것 같은데, 묘하게 눈빛이 인상적이다.
“···혹시 이 사람 누군지 아는 사람 있어?”
감독은 사진을 보이며 회의실에 남아있던 스텝들에게 물었고, 스텝들 중에 한 명만이 이 사람이 누군지를 알았다.
“어!? 정채희예요! HJ엔터 신인배우. 요새 갑자기 핫해졌던데요. 웹드라마로 한창 인기 오르는 중이거든요. 살짝 봤는데 연기도 엄청 잘하시고.”
“···.”
“···.”
회의실의 공기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감독이 관심을 가지는 인물. 모두가 혹시나, 하며 감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행동력이 좋은 이는 곧장 태블릿으로 유튜브를 켜서, 정채희가 나오는 웹드라마 1회를 틀었다.
태블릿이 감독의 손에 들어가자,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봤다.
쉬는 시간이 끝났음에도 회의실 안으로는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했다.
혹여나 감독의 집중을 방해할까 싶어, 스텝 중 한 명이 출입을 막은 덕분에.
‘제발! 제발! 제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안 나는 적막한 회의실에서, 모두가 마음 속으로 크게 염원했다.
제발 이 지옥 같은 캐스팅 전쟁이 종결될 수 있기를!
이런 마음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감독은 계속해서 아무런 반응도 없이 드라마를 보기만 했다.
마침내 20분이 지나 1회가 끝나고, 바로 2회로 넘어간 감독.
또 20여 분이 지나 2회마저 끝이 났을 때.
감독은 입을 열어,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배우가 좋겠어. 다른 사람은 안 돼.”
< 다른 사람은 안 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