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63 떠나는 신우 [완결] =========================
쿠르릉-!!
번쩍! 하는 모습과 함께 천둥 번개들이 서울의 하늘을 들이닥치고 있었다. 쏴아아-!! 비들이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신우와 가족들은 모두 집안의 정원에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비들이 내리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비들을 이들이 있는 장소로 단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타노가 실드마법을 사용해서 비를 맞지 않게 만들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다들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게. 집안에서 기다리라니깐. 만약 가게 되면 내가 바로 부르면 되는 건데.”
신우의 이런 말에 예린과 수아는 고개를 내저었다. 이대로 가기 전까지 함께 있고 싶었다. 별거 아니지만 이런 순간이 너무도 소중한 둘의 마음이었다.
“괜찮아. 계속 기다릴 거야.”
“나도. 가기까지 함께 있고 싶어.”
이런 둘의 말에 신우는 결국 들어가라고 말하는 걸 포기했다. 그러면서 내심 자신을 보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보며 괜찮은 거냐는 듯 물어야 했다.
“신예야. 너도 계속 있어도 되는 거냐?”
“당연하지. 나도 엄마들처럼 아빠가 갈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야.”
이런 신예의 말에 신우는 할 수 없다는 듯 더 이상 기다리며 서있는 걸 말리지 않았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사실 약속된 시간이 명확하지 않은 터라 최근에 이렇게 정원에 다 함께 서있는 날이 많았다. 그저 기다리는 것일 뿐이지만 신우네 가족들은 이런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도 아닌 걸까?”
이런 신우의 중얼거림이 있었을까. 그 순간 갑작스럽게 변화가 생겼다. 이런 변화를 눈치 챈 신우가 고개를 들자. 모두 이런 신우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향해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지이이잉-!!
뭔가 거대한 마법진이 허공위에 나타났다. 복잡하고 화려한 마법진은 상당한 빛을 내는 모습이었다. 마법진에서 일어난 빛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하늘에서 내리던 비들이 멈춰졌고, 먹구름들까지 물러가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현상에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었는데, 그다지 놀라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워낙 신비한 일들이 일어나는 게 현재의 세상사였기에 어떤 이능력자가 뭔가를 하려나 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졸지에 서울은 비가 그친 상태가 되었는데, 순간 화려하게 빛나던 마법진은 빠르게 줄어들면서 아래를 향해 쏘아져 내려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요란하게 오는군.”
전과 달리 요란한 모습에 신우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데, 이런 가운데, 예린과 수아. 딸인 신예는 상당히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정원 한가운데, 생성된 화려한 마법진의 모습을 구경해야 했다. 그때 이런 마법진을 통해 누군가 모습을 드러내는 게 보였다.
저벅저벅.
사뿐거리는 걸음으로 정원에 모습을 드러낸 건 백색의 로브를 입은 이의 모습이었다. 이런 그의 등장에 신우는 그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말했다.
“전에는 정장이더니 이번엔 그런 옷이냐?”
“후후후. 이게 나의 전투복이라네.”
모습을 드러낸 이는 절대적 마법의 주인. 장기하였다. 이런 그의 등장에 예린과 수아가 이런 그를 향해 다가와서는 인사를 건넸다. 이곳에 넘어오기 전에 친분이 있었기에 인사를 한 것이다.
“기하님. 오랜만이네요.”
“오랜만이에요. 기하님.”
“오, 두 사람 다 오랜만이군 그래. 거기 있는 아름다운 아가씨는.. 그렇군. 딸이겠군.”
싱긋 웃으며 말하는 이런 장기하의 모습에 신예는 이런 장기하를 향해 다가갔다. 뭔가 알 수 없는 기운을 가진 게 느껴졌기에 상당히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뭔가 근본이 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장기하도 이런 신예를 보며 눈가에 이체를 띄고 있었다. 신예의 몸속에 잠자는 소멸의 기운을 감지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아빠와 함께 갈 분인가요?”
“그래. 함께 가기로 한 사람이란다. 그런데.. 상당히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구나. 그래. 그 기운과 아주 흡사해.”
“네?”
장기하의 말에 의아한 얼굴을 하는 신예였는데, 이런 모습에 신우가 다가와 말했다. 솔직히 딸에게 말을 거는 모습 자체가 싫었던 것이다.
“안 가나?”
“아직 시간은 있다네. 난 오히려 자네 딸에게 상당히 관심이 생기는데,”
“뭐야? 너 죽을래. 싸울까?!”
관심이 있다는 말에 대번에 눈을 부라리는 신우의 모습이었는데, 장기하는 이런 신우에게 잘못 알아들었다는 듯 말했다.
“거참. 그런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네. 우리가 싸워야 할 존재와 상당히 흡사한 기운을 가지고 있구만. 자네는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어. 얼마 전에 각성이라는 걸 한 모양인데, 저런 힘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군.”
“흠, 뭔가 연관된 것이 있다는 걸까? 아니면 애초에 처음부터 저런 힘을 가졌던 걸까?”
턱을 쓰담으며 말하는 이런 장기하의 모습에 신우는 자신의 딸에게 쓸 때 없는 생각 말라는 듯 말했다.
“쓸 때 없는 생각 말고 얼른 가자고. 어서 처리하고 오고 싶으니까.”
“그 존재가 그렇게 쉬운 상대는 아니라서 말이지. 그리고 자네 말고도 도움을 구한 존재가 있다네.”
“나 말고 있다고?”
신우는 자신 말고 도움을 구할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의아했다. 그런 존재가 있었던가?
“내가 전에 말해서 알고 있지 않나. 자네나 나 못지않은 힘을 가진 또 한명의 이가 있다고.”
이런 장기하의 말에 신우는 그제야 누군지 생각났다. 그래. 장기하 이자에게 들은 적 있었다. 허리에 검 하나 차고 있다던 사내. 신우는 왜 그런 자를 까먹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한 호기심과 호승심이 생겼다.
“자네는 역시 싸우고 싶어 하는군.”
장기하의 이런 말에 신우는 눈빛을 반짝였다. 그동안 제대로 몸을 풀지 못했다. 신우는 간만에 몸 좀 풀어보자는 생각을 하며 말했다.
“만나면 겨뤄보자고 해야겠어.”
“하하하! 좋은 승부가 될 것 같군. 그 역시도 자네 못지않은 전투광이거든. 무척 오랜 시간동안 전투를 해온 사내라네.”
“재밌겠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신우의 모습은 상당히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한편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예린과 수아는 역시 신우라는 생각에 고개를 내저어야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장기하라는 이는 이내 작별인사라도 하라는 듯 말했다.
“슬슬 출발하기 전에 가족들과 작별인사라도 하게나.”
이런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아내와 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셋은 신우의 앞에 왔고, 어느새 눈을 마주하며 작별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꼭 돌아오는 거야.”
“꼭 돌아와.”
“아빠. 꼭 돌아와. 알겠지!”
“그래. 우리 가족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빨리 해결하고 돌아올게. 아. 그리고 신예야. 너에게 잠시 맡겨두고 갈 테니 잘 돌봐주렴.”
신우가 그렇게 말하며 손목에 찬 팔지를 톡톡, 두드리자 그제야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내가 없어도 괜찮겠어.-
“내가 애냐. 그리고 네가 있어야 회사들이 돌아가지 않겠어. 가족들을 잘 부탁한다.”
-음.. 알았어. 아무튼 마음껏 날뛰고 와라고!-
“당연하지.”
씨익. 미소를 말하는 이런 신우의 모습과 함께 순간 팔찌가 신우의 팔목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 순간 아주 짧은 순간 엄청난 기운이 신우의 몸에서 일어났다. 예린을 비롯해서 수아와 신예의 머리카락들이 힘의 파동에 휘날리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장기하의 로브자락 또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역시. 장기하는 이런 신우의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대단한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 그도 호승심이 들었다. 아직 못 다한 승부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장기하 그도 어쩔 수 없는 승부사 기질이 있는 존재였다.
어쨌든 최종진화의 형태인 5차 진화로 들어선 신우는 그저 눈동자가 붉다는 것 빼고는 어떠한 기운도 발산되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신우는 이런 자신의 힘을 제어하면서 이내 팔찌를 내밀어 신예에게 부탁한다는 듯 말했다.
“네가 가지고 있거라.”
“아빠..”
“타노를 잘 부탁한다. 좀 수다쟁이긴 해도 좋은 친구가 될 거다.”
-조금 전 복수냐. 난 애가 아니라고!-
잠시 타노의 투정난 목소리가 들렸지만 신우는 그저 신예를 보며 팔찌를 내밀고 있을 뿐이었다. 신예는 이런 아빠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팔찌를 받아들이고는 팔찌를 차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팔찌는 내가 잘 보관하고 있을게. 타노도 내가 잘 보살필게.”
아. 글쎄 내가 애냐고? 라는 타노의 말소리가 들렸지만 작별의 순간이었기에 다들 흘려들을 뿐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고, 어느새 신우는 더 이상 작별인사는 아니라는 생각에 떠날 마음을 먹었다. 자신은 죽으러 가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 작별인사는 짧게만 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신우는 어느새 장기하에게 다가갔고, 이만 가자는 듯 말했다.
“이만 가지.”
“벌써 작별인사는 끝난 건가. 좀 더 해도 되네만.”
“아니. 어차피 돌아올 거야. 그러니 작별인사는 짧게 하는 게 좋아.”
“그것도 그렇군.”
그렇게 말한 장기하는 잠시 예린과 수아에게 눈인사로 작별인사를 건넸고, 이에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받은 둘이었다. 장기하는 어느새 신예를 보며 묘한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시선을 때고는 그대로 출발하자는 듯 말했다.
“자 출발을 해볼까.”
그렇게 말한 순간 가볍게 손을 휘젓는 장기하였는데, 순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마법진이 밝은 빛을 터트리며 모습을 드러냈었다.
우우우웅-!!
상당히 울림이 전해져 오면서 회전하는 마법진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올려다보는 신우는 역시나 요란하다는 생각을 해야 했다. 이런 신우를 향해 장기하가 말했다.
“저항하지 말게나. 자칫하다가는 마법진이 자네에게 먹혀버릴 수 있거든.”
모든 걸 흡수해 버릴 수 있는 신우의 근원에 대한 말이었고, 신우는 유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저항하지 않았다. 그 순간 마법진이 아래로 내려더니 크기를 줄이더니 점점 신우의 전신을 덮기 시작했다.
화아아악-!!!
너무도 밝은 빛이 터져 나왔다. 신우는 이런 빛의 공간 사이로 자신을 걱정스럽게 보는 예린과 수아. 그리고 딸의 모습을 보았다.
걱정 마. 절대 돌아올 테니까.
이런 의미를 담은 신우의 눈빛이었고, 셋은 고개를 끄덕이며 믿는 다는 듯 점점 사라져가는 신우의 모습을 보였다. 뚝. 뭔가 끊어지는 듯 사라진 모습이다. 그제야 신우가 갔다는 사실에 셋은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갔어.. 수아언니. 신우 꼭 돌아오겠지?”
“당연하지. 이번에도 꼭 돌아올 거야. 우리 같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자.”
이런 둘의 말이었고, 신예 또한 아빠가 꼭 돌아올 거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신우는 이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신우의 힘으로 인해 상당히 억눌려 왔던 전 차원은 그제야 숨통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은 이전과 똑같이 흘러가기 시작하고 있는 중이었다.
* * *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
지금도 빠르게 지워지고 있는 세상이었고, 이를 막으려고 수많은 존재들이 있었다. 초월적인 힘을 가진 이들이 있는가 하면 초고도 문명을 이룬 문명인들이 탑승한 전투선들의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방어하려고 해도 모든 걸 지우는 존재의 힘 앞에서는 그저 먼지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덧없이 수많은 생명체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그때 이를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었다.
-저게 그건가?-
신우다. 신우가 팔짱을 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신우의 전신에서는 어마어마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초월적인 존재들과 초고도 문명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힘이 신우로부터 감지되었던 것이다.
-저거라네. 마치 차원 전체들을 태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장소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중이지.-
백색의 로브를 입은 장기하의 모습도 보였다. 이런 장기하의 말에 순간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상당히 자신만만한 목소리였다.
-저거란 말이지? 얼른 처리하자고!-
상당히 싸우고 싶어 근질근질한 모양이었다. 이에 신우도 화답을 하듯 잔뜩 주먹을 들어 올린 채 소리쳤다.
-내가 먼저 간다!-
순간 신우의 주변으로부터 끝없이 자신과 닮은 분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모습들은 순간 천뢰검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주변 자체를 가득 매우려는 모습이었다. 순간 신우의 신형이 무서운 속도로 암흑으로 가득한 공간을 향해 들이닥쳤다.
끝없이 몰아쳐가는 신우와 분신들의 모습들이었고, 곧 엄청난 빛무리들이 터져 나오는 모습과 함께 어둠으로 가득한 존재가 한순간 주춤 거리며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우우우우우-!!!
참으로 엄청난 광경이었다. 이제껏 어떠한 공격에도 멈추지 않았던 존재가 주춤거린 것이다.
-내 차례인가.-
그 순간 장기하의 목소리가 들린 동시에 순간 길이만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마법진들이 층을 이루며 모습이 드러내었다.
지잉-!!!
온전히 차원자체를 소멸시킬 힘이 모여드는 모습이었고, 순간 층층을 이룬 마법진에서 거대한 빛이 토해지는 모습이었다. 빛은 그대로 소멸의 존재를 향해 몰아쳐 가기 시작했고, 신우의 공격과 같이 이번에도 엄청나게 흔들리는 소멸의 존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공격들을 버티고 있었다. 마치 이런 공격은 소용없다는 듯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모습에 뒤이어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있던 사내가 조용히 검을 늘어트린 상태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히죽. 사내는 이런 전투가 기쁜지 웃고 있었다.
-이제 내 차례다!-
신우의 속도와 근접한 속도로 우주를 가르는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그대로 소멸의 존재를 향해 검을 내리쳐가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순간 우주가 갈라지고 있었다.
끝
============================ 작품 후기 ============================
이렇게 완결을 내게 되었군요. 역시 400편을 넘기란 참으로 어렵네요. ㅠㅠ 아무튼 그동안 나혼자다를 계속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도시대의 개막과 같이 나혼자다 또한 이야기의 끝은 아닙니다. 글로서는 아니지만 계속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라니까요. 아마도 마도시대의 개막의 장기하처럼 또 다른 곳에서 신우가 나올 확률도 클 겁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바스타드 소드를 든 사내가 말한 이제 내 차례다. 란 말을 한 것과 같이 검을 든 사내는 다음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아무튼 끝까지 봐주신 독자분들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며칠 안으로 새로운 글로 뵙길 바라겠습니다. 다들 정말정말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들려요!! 참고로 외전 한편을 더 올릴 생각입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