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338화 (338/364)

00338 전학생 =========================

달빛조차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이런 어두운 밤거리를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허겁지겁 뛰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소년의 얼굴은 무척이나 겁에 질려 있었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허억...허억..허억..”

연신 숨을 헐떡이던 소년은 가로등 불빛과 사람들이 간간히 거리를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고서야 발걸음을 멈춰 섰다. 이런 숨을 헐떡이는 이런 소년의 모습에 주변 밤거리를 걸어 다니던 사람들은 걱정스럽다는 듯 소년을 보았다. 이런 밤중에 맨발로 다니다니 정상은 아닌 모습이었던 것이다.

결국 안 되어 보였는지 한 커플이 소년을 향해 다가와서는 괜찮은지 물어왔다.

“애. 괜찮니? 어디 아픈 거니?”

커플 중 여성이 걱정스럽게 물어오자 숨을 연신 헐떡이던 소년은 잔뜩 괴상한 표정을 짓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엄마가..아빠가...”

“왜 그래? 부모님에게 무슨 일 있는 거니?”

“혹시 부모님이 아픈 거니?”

이번엔 남자까지 그렇게 물어오자 소년은 크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게 아니라고. 아픈 게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소년은 머릿속으로 어쩌면 진짜 아픈 게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모르는 사람처럼 여기지 않았을 터였다.

“나..날 못 알아봐요.. 날 몰라본다고요..흐윽..흑흑..”

소년의 이런 말에 커플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러고 보니 소년의 옷차림이 이상했다. 잠옷에 맨발이라니. 절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둘은 어쩌면 아이에게 뭔가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둘은 아이를 생각해서 우선 경찰서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애. 우선 경찰서에 가보자.”

“그래. 부모님들이 널 걱정하실 거야. 부모님 연락처는 아니?”

소년은 자신의 말을 전혀 들어주지 않는 모습에 결국 몸을 돌려야 했다. 이미 가팔랐던 숨은 돌아왔다. 다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소년은 그대로 커플을 뒤로하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커플은 잡지도 못하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애! 어딜 가는 거니?!”

“도망가잖아. 이거 어쩌지?”

“오빠. 어떻게. 저애 부모님들이 걱정하시겠어.”

“우선 경찰에 신고하자. 나머진 경찰이 알아서 할 테니까. 그럼 될 거야.”

남자의 말에 여성은 그렇게 하자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두 커플은 경찰에 상황을 설명하면서 신고를 했다. 그리고 이내 이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는 생각에 가던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떠나는 두 커플의 뒷모습이었고, 주변은 어느새 소년이 있었다는 흔적도 남지 않게 되었다.

* * *

맴맴~! 맴맴맴맴~!

초여름이 지나고 완연한 무더운 여름이 다가온 진한초등학교에서는 현재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무더운 밖의 상황과 다르게 천장에는 시원한 교실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에어컨이 가동 중에 있었다.

그렇게 시원한 교실의 환경 속에서 신예는 여전히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세희에게 어느 정도 공부를 배워서였는지 수업진도는 간신히 따라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워낙 가진 성격이 산만한지라 수업에 대한 집중도는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지금도 신예는 인중위로 연필을 올려서는 이리저리 움직이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모습을 발견한 수업을 진행하던 선생님은 곧 주의를 주기 위해 신예를 향해 방금 전가지 설명하던 내용을 읽어보라고 했다.

“크음. 신예가 한 번 다음 문장을 읽어볼까.”

헛! 신예는 선생님의 말에 당황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 잠시 딴 생각을 했고, 교과서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몰랐던 것이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세희가 이런 신예에게 어디까지 수업이 진행된 건지 알려주려고 했지만 자신을 잠시 보는 선생님의 시선에 결국 가만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세희까지 도움을 주지 못하고 그저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기기만 하는 신예의 행동이었는데, 이런 모습에 선생님은 당연히 그래야지. 라는 얼굴로 신예에게 집중하라며 주의를 주려했다. 그런데 그 순간.

-133쪽 2장부터 잃으면 돼.-

응? 신예 갑자기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에 누구?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어서 읽어- 라는 목소리가 다시 머릿속에 들렸고, 신예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즉시 머릿속에서 알려준 페이지를 잃기 시작했다. 이런 신예의 읽는 모습에 선생님은 결국 주의를 주려던 것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단단히 주의를 주려던 자신의 계획이 어긋났던 것이다.

“험. 잘했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신예였다. 무사히 넘어간 것이다. 그러는 한편 속으로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데, 자신에게 도움을 준 건지 몰랐던 것이다. 잠시 주변을 살피자 이런 모습을 본 세희가 왜 그래? 하는 시선을 보냈다. 신예는 이내 아니라는 시선으로 고개를 살짝 저었다.

한편 이런 신예를 보는 시선이 있었다. 제법 떨어진 위치에 앉아 있는데, 시선의 정체는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미소녀였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가진 소녀는 잠시 신예를 바라보았고, 곧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다시 수업이 진행되었고, 신예는 이번엔 지적받지 않기 위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 *

점심시간.

와글와글.

학교식당은 아이들로 가득한 상대로 시끌벅적 했다. 이런 가운데, 신예도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여전히 많은 아이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신예 주변으로 오지 못했다. 세희네들이 신예가 불편하지 않게 신예 주변에 있으면서 다른 아이들의 접근을 차단시켰던 것이다. 역시 예전의 사건으로 다들 시선만 줄 뿐이지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오늘은 스파게티네.”

스파게티를 우물우물 먹고 말하는 신예의 말에 다들 그렇다는 듯 맛있게 스파게티를 먹고 있었다. 그렇게 맛있다는 듯 먹고 있었을까. 신예가 고개를 잠시 갸웃 거리더니 먹고 있던 스파게티 면을 꿀꺽 삼키면서 이내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근데, 있잖아. 저기 저애는 누구야?”

이런 신예의 말에 모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예의 금발의 미소녀가 웃는 얼굴로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신예는 처음 보는 예쁜 여자애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에 의아했다. 이런 신예의 생각과는 다르게 다들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무슨 말이야. 레이나잖아?”

“신예야 왜 그래? 얼마 전에 전학 온 레이나잖아.”

“어디 아파? 갑자기 왜 이런데?”

세희는 신예의 이마까지 짚으면서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에 신예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친구들을 보며 말했다.

“무슨 말이야? 전학 왔다니? 난 저애를 오늘 처음 보는데. 다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신예야. 너야말로 어떻게 된 거야? 진짜 어디가 안 좋은 거니?”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레이나를 모른다니 오늘 왜 그래?”

“그러게. 오늘 참 진짜 이상하다?”

세희를 비롯해서 지후들의 표정들은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들이 보기에는 오늘 신예의 행동에 너무 이상해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애들과 다르게 오히려 신예가 더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 레이나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애를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레이나라는 여자에게 모두를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들 그만해. 신예가 지금 장난치는 걸 거야.”

“뭐야? 그런 거였어?”

“레이나 말대로 장난인 거야? 신예야.”

“무슨 그런 장난을 치는 거야? 친구를 몰라본다고 하고. 괜히 놀랬네.”

신예로서는 이런 친구들의 말에 더욱 당황한 마음이 들었다. 장난이라니. 자신은 진짜 저 레이나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애를 몰랐다. 생판 처음 본 아이였던 것이다.

어? 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아까 도움 준 게 너였니?”

“응. 내가 어느 페이지를 읽어야 하는지 알려줬어.”

“아까 신예가 갑자기 헤매다가 읽을 수 있었던 게 레이나의 도움이었어?”

“하긴 레이나가 텔레파시 능력을 가지긴 했지.”

“아. 나도 텔레파시 능력만 있었으면 신예에게 아까 가르쳐 줬을 텐데. 부럽다.”

텔레파시? 신예는 눈앞에 있는 여자애 또한 초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는 한편 왜 자신이 이 여자애를 모르는 거지? 란 의문이 들었다. 다들 알고 있는데, 자신만 모르다니? 신예는 정말 자신만 이상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이상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그때 이런 신예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조아라였다. 여전히 무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그녀는 잠시 신예를 보더니 대뜸 레이나를 모르는 거냐는 듯 말했다.

“레이나를 몰라?”

“으응.. 그런 것 같아. 내가 이상한 걸까? 나 정말 저애가 누군지 모르겠어. 오늘 처음 본다니까.”

“그래?”

아라의 반문에 다들 역시 신예에게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는 얼굴로 걱정스럽다는 듯 보았다. 이런 시선 속에서 레이나가 걱정된다는 얼굴로 신예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괜찮아?”

“어. 난 괜찮아.”

대답을 하는 신예였지만 여전히 처음 보는 여자애라 친근하지가 못했다. 오히려 어색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런 신예의 모습에 여전히 레이나는 걱정스럽게 표정을 보이며 말을 걸어왔다.

“그것보다는 병원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 병원에 가봐. 분명 어디가 안 좋아 진 게 분명해.”

지후까지 나서서 그렇게 말하자 신예는 스스로 정말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아라가 뜬금없이 이런 신예보고 이상한 말을 했다.

“과연 신예 네가 안 좋은 건지 우리들이 안 좋은 건지 모르겠네.”

다들 이런 아라의 이상한 말에 너도 왜 그러냐는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아라는 그저 어깨만 으쓱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결국 아라는 원래가 저런 애였다는 생각을 하고는 다들 다시 걱정스럽게 신예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병원에는 가는 것은 신예가 가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신예는 수업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레이나를 모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자신의 기억에 문제가 있는 걸까? 왜 다들 알고 있는 레이나를 난 모르지? 신예는 이런 현실이 머리가 아파왔다.

그러고 보니 뭔가 빠진 것 같은데.. 그게 뭐였지?

뭔가 익숙한 뭔가가 빠진 것처럼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도통 그게 뭔지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고민하던 신예는 뭐가 빠진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멍하니 수업만 받아야 했다. 그렇게 멍한 얼굴로 있는 신예였고, 이런 신예의 모습에 세희를 비롯해서 모두가 걱정스럽게 보아야 했다.

오늘따라 신예가 이상해 보여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수업이 끝이 나고 방과 후 시간이 되었다. 다들 학원을 가는 아이들과 집으로 곧장 가려는 아이들이 뒤섞이며 다들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신예도 교문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지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움직이는 레이나의 모습을 힐끗 훑어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지후가 신예를 보고 말했다.

“레이나 몸이 뚫어지겠다. 뭐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진짜 아직도 아무 기억도 안 나는 거야?”

“응. 정말 모르겠어. 레이나가 누군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나.”

“정말 큰일이네. 갑자기 친구를 몰라보다니.. 휴.”

“한번 아저씨에게 말해보지 그래. 너 아빠라면 분명 왜 기억이 안 나게 되었는지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래. 그 분이라면 분명 뭐가 문제인지 찾을 수 있을 거야.”

코지로에 이어서 보일까지 그렇게 말하자 신예는 뜬금없이 아빠를 가지고 그러냐는 생각이 들었다. 신예에게 있어서 아빠는 그냥 아빠였다.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 자신과 놀고 싶어 하는 아빠일 뿐이었다.

“응? 교문이 시끄럽네?”

그 순간 서준이가 교문 쪽을 보고 그렇게 말하자 다들 교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여러 명의 아이들이 몰려있고,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게 들렸다. 다들 집중해서 보자 그제야 아이들 사이에 한 남자애가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게 보였다.

“무슨 일이지? 저애는 누구야?”

“그러게 맨발인데?”

“처음 보는 애네. 남의 학교에서 뭐하는 거야?”

다들 맨발에 아이들을 붙잡고 고함을 지르는 소년을 처음 본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신예만큼은 소년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아. 뭔가 하루 종일 빠진 것 같더라니.

순간 신예는 무작정 달렸다. 이런 달리는 모습에 다들 왜 그러냐면서 따라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교문으로 달려온 신예의 귀로 처절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라고! 왜 날 모르는 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다들 날 알고 있었잖아! 흑흑. 제발 날 안다고 해줘! 제발!”

이런 말에도 아이들은 울고 있는 남자애가 이상한 아이라는 표정이었다. 이런 모습에 더욱 절망하는 남자애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잔뜩 엎드린 상태에서 자신을 비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두 날 왜 모르는 거야.. 흑흑.. 엄마도 아빠도 날 몰라본다고.. 내가 없단 말이야..흑흑.. 난 대체 누구야. 진짜 내가 있었던 거야..? 흑흑...흑...”

훌쩍이며 울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신예는 무슨 소리하는 거냐는 얼굴로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조성하. 여기서 왜 울고 있는 거야? 왜 맨발로 있어?”

“흑흑.. 신예야..?”

조성하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표정이 되었다. 이제까지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구들까지 그런데, 이런 자신을 신예가 기억하다니! 조성하는 뭔가 모르게 마음이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북받쳐 울게 된 조성하였다.

“어엉~! 신예야.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해! 엉엉~!”

“못 알아본다니? 넌 조성하잖아. 왜 오늘 학교 안 나온 거야?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매일 찾아오다가 오늘만 안 오는 모습이 이상했거든.”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날 알아봐 줘서 고마워.. 어허헝~!”

조성하는 자신을 알아보는 신예의 모습에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런 모습을 교문 앞에 있던 아이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세희를 비롯해서 지후들이 눈을 빛내며 현재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고 있었다.

이런 그들의 틈으로 레이나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초등학교 이야기 좀만 더 쓰다가 넘어가야겠습니다.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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