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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334화 (334/364)

00334 이변의 전조 =========================

고오오오-!!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어두운 공간의 틈새가 다이슨 회장의 시선에 들어왔다. 물론 블랙홀처럼 생겼다고 하지만 빨아들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안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처럼 기이할 정도로 기분 나쁜 바람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더 커졌군. 사진과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더 커졌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사이에 대략 40cm 정도 더 틈새가 벌어졌습니다. 지금으로서는 2.4m의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2.4m라..”

불과 10일 사이에 40cm 더 길어졌다는 사실에 다이슨 회장은 사뭇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틈새가 더 빨리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서둘러 저 틈새를 막아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을 방법은 없나?”

“지금 기지에 파견된 연구연분들이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해 저 틈새를 닫으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틈새를 닫을 방법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곳 기지에 파견된 연구원들은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천재들이었다. 그동안 자기장과 레이저같이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해서 틈새를 닫으려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소용이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 고폭탄을 저 틈새로 집어넣어 폭발시키려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 위험성 때문에 아직 뒤로 미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칫 폭발의 여파가 이곳 기지까지 미칠 수 있으니까요.”

스미스의 말을 들은 다이슨 회장은 맞은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폭발을 이용하는 방법은 최후의 방법이었다. 기지까지 위험에 빠지게 하면서 사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다이슨 회장은 곧 틈새 밖 바닥에 떨어져 있는 정체모를 사체 조각들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저게 그건가?”

“예. 2시간 전에 일이 있었습니다. 대략 3개체가 저 틈새로 빠져나왔었는데, 저희의 총에 모두 죽었습니다. 사체는 따로 모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계에서 온 정체불명의 괴물이라..”

다이슨 회장은 참으로 삶이 스펙터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만 해도 저런 게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었는데, 이계의 틈새라니.. 만약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 돈이 되지 않을까? 욕심을 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다이슨 회장은 이내 초능력도 존재하는 마당에 이계의 틈새가 대수인가도 싶었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다이슨 회장이었고, 이런 그를 흔들어 일깨운 빈센트였다.

“회장님.”

“왜 그러지?”

“아무래도 또 일이 발생할 모양입니다.”

“음?”

빈센트의 말에 다이슨 회장은 설마? 하는 얼굴로 이계의 틈새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확실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고용하던 틈새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이런 모습에 스미스가 즉시 부하들에게 신호를 주며 말했다.

“2시간 만에 다시 시작되다니? 아무래도 틈새에 빠져나오는 시기가 빨라진 것 같습니다.”

스미스의 얼굴에는 그다지 걱정이 없었다. 소총으로 무장한 부하대원이 30명이었다. 더욱이 자신은 사이보그 시술까지 받은 이가 아니던가. 어떤 존재가 저 틈새로 빠져나오든 죽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이참에 회장님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는 것도 진급의 빠름 지름길이라는 생각과 함께 스미스는 자신이 나서서 틈새로 빠져나온 괴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장님. 우선 뒤로 물러나 계십시오.”

“그렇습니다. 안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밖에서 모니터로 보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빈센트까지 나서서 그렇게 말하자 다이슨 회장은 고개를 저으며 직접 볼 생각이라고 말하고는 뒤로 조금 물러나 출입문 앞에 대기하는 모습을 취했다. 만약 지켜보다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이곳을 빠져 나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에 빈센트는 할 수 없다는 얼굴로 그대로 품속에 권총을 꺼내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그렇게 모두가 요동치는 틈새를 향해 시선을 주었고, 그 순간 틈새에서 밝은 빛이 터지며 뭔가가 틈새로부터 빠져나왔다.

화아아악-!!

툭. 틈새로 빠져나온 그것은 2m의 근육질의 초록빛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돼지. 딱 보면 돼지라고 말할 수 있는 얼굴이었지만 입사이로 튀어나온 두 개의 커다란 송곳니를 생각하면 돼지라고도 칭할 수 없었다.

오크, 그렇다. 그것은 오크라고 칭해지는 몬스터였다.

틈새로부터 튀어나온 오크는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대략 10마리가 튀어나왔고, 이내 이곳이 어딘지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순간 다이슨 회장과 눈을 마주친 한 오크의 눈동자였다. 다이슨 회장은 자신을 향해 시선을 주는 오크의 모습에 절로 침을 삼켰다. 아무리 커다란 권력을 가졌다고 하지만 그는 일개 인간에 불과했다. 그라고 해서 원초적인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크웨엑!”

기괴한 괴성을 터트린 오크는 그대로 다이슨 회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런 오크의 손에는 무척이나 조잡해 보이는 방망이가 들려있었다. 한편 득달같이 달려드는 이런 오크의 모습에 다이슨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으악!? 거리는 비명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런 다이슨 회장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대로 권총의 총구를 겨누는 스미스의 모습이 있었다.

철컥. 탕!

한발의 총성과 함께 오크의 이마가 그대로 꿰뚫렸다. 어느새 바닥에 쓰러진 오크였고, 이런 오크의 모습에 스미스가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

“감히 회장님을 놀래키다니. 죽일 놈.”

그렇게 중얼거린 그는 그대로 남은 오크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비록 10마리지만 총이 통하는 이상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그렇게 스미스는 앞으로 튀어나갔고, 그대로 오크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이런 스미스의 모습에 오크들은 그대로 스미스를 적으로 인식하고는 손에 쥔 방망이를 날려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은 스미스에게 너무도 느리게 보였다. 그대로 달려간 그는 주먹을 휘둘러 방망이과 얼굴을 통째로 부셔버렸다.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하다는 오스뮴이라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스미스의 금속주먹이 스쳐지나간 오크의 얼굴은 3분의 1이 날아가 버렸다. 스미스는 이런 즉사한 오크를 뒤로하고 또 다른 오크들에게 달려들었고, 이런 스미스의 종횡무진으로 바닥에는 어느새 오크들의 사체가 즐비하게 되었다.

바닥은 온통 오크의 초록색 피와 살덩이가 떨어져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고, 이런 중앙에 스미스는 그다지 지친 모습이 아닌 상태로 서있을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한 행위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회장님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것에 만족했던 것이다.

이런 그의 예상과 같이 다이슨 회장은 크게 감탄하고 있었다.

“오오! 사이보그시술을 받은 대원이 강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되니 대단하군.”

“물론입니다. 사실 현재 초능력에 밀려서 그렇지 사이보그 용병단 자체도 엄청난 전력이니까요.”

빈센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다이슨 회장은 스미스를 보며 사이보그 시술을 받을 대원들을 좀 더 늘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세계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이상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곳 남극기지뿐만이 아니라 다이슨 회장이 아는 곳만 해도 벌써 10곳이 넘은 세계 여러 장소에서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이런 현상을 숨기면서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이런 현상이 더욱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어쩌면 대중에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진 이런 사실을 최대한 숨기고 싶은 다이슨 회장이었다. 이상 현상들이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만큼 상당한 고부가가치가 있기도 했던 것이다.

지구에 없는 특이한 물질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이를 연구해 상당히 뛰어난 약품까지 개발한 상태였고, 현재 판매가 시작되면서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되도록 최대한 독점할 수 있게 이상 현상들이 늦게 알리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다이슨 회장의 생각이었다.

물론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걱정이었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천생 사업가라고 돈 앞에서는 욕심을 버릴 수 없는 다이슨 회장이었다.

짝짝짝!

“오. 참으로 대단하군.”

박수를 치며 말하는 이런 다이슨 회장의 모습은 스미스로 하였금 득의양양한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스미스는 곧 고개를 숙이면서 경양어린 말을 했다.

“별거 아니었습니다. 회장님.”

“하하. 그게 별거 아니면 어떤 게 별거겠는가. 아무튼 자네의 솜씨는 잘 봤네. 앞으로 펜트라용병단을 위해 더욱 힘써주게.”

“물론입니다! 회장님.”

고개를 숙이는 스미스의 입가에는 조금 미소가 지어졌다. 회장님에게 이런 칭찬이라니 절대 흔치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족한 마음으로 있는 스미스였는데, 그때 돌발어린 현상이 뒤에서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 오크를 토해내고 잠잠했던 틈새가 갑자기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들 이런 모습에 당황하는 마음을 가졌다. 한 번도 이런 현상을 경험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된 거지? 방금 전에 저 괴물을 토해냈을 텐데? 또?”

중얼거리는 이런 스미스의 시선으로는 틈새로부터 갑자기 뻗어 나오는 커다란 손의 모습이 보였다. 눈을 크게 뜬 스미스는 그대로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이에 거대한 손은 애꿎은 허공을 움켜잡을 뿐이었다. 스미스로서는 식겁한 마음이었다. 다들 이런 모습에 깜짝 놀라는데, 틈새로 빠져나온 팔과 손이 너무 컸던 것이다.

우우웅우웅-!!

크게 요동치는 틈새의 사이로 뭔가가 억지로 비집고 나오려 했다. 뭔가 좁은 통로를 벌리는 거처럼 틈새의 크기가 들쑥날쑥했던 것이다, 점점 틈새의 크기는 늘어났고, 어느새 3m에 가까운 크기로 늘어난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틈새로 족히 1m는 넘어 보이는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당히 기괴하다가 할 모습이었다. 좁은 공간을 통해 얼굴과 팔등 완전히 붙은 상태로 슬금슬금 나오니 말이다. 어쨌든 점점 거대한 그것이 점점 통로를 빠져나올 때마다 통로의 크기는 점점 커져갔고, 그 크기는 어느새 4m에 육박할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4m의 크기조차 좁아 보일 정도로 큰 생물체라니? 분명 심상치 않는 괴물이 틈새로부터 빠져나온다는 소리였다.

“회장님! 우선 피하셔야 합시다!”

가장 먼저 위험을 알아챈 빈센트가 그렇게 말하자 다이슨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다이슨 회장과 빈센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대피할 동안 스미스는 식겁했던 마음을 추스르고는 얼른 주변에 있는 부하들을 향해 공격명령을 내렸다.

“뭐하고 있어! 어서 공격해!”

다들 이런 모습에 황급히 소총의 총구를 구멍에서 빠져나오려던 괴물을 향해 겨눴고, 그대로 공격을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다탕-!! 타다다다다다탕-!! 타다다다다다탕-!!

수없이 많은 탄환들이 빛살같이 구멍을 빠져나오려던 괴물을 노렸다. 하지만 이런 총탄들은 괴물의 피부에 막혀 바닥에 떨어질 뿐이었다. 소총이 통하질 않는다? 다들 총알이 통하지 않는 괴물의 등장에 당황해야 했다. 그 순간 수미스는 건물 벽에 보관중이 유탄발사기를 들고 와서는 장전하고는 그대로 쏘았다.

“유탄이다! 다들 엎드려!”

폭발의 충격을 대비해 다들 서둘러 바닥에 엎드렸다. 그 순간 콰앙-! 하는 폭발이 일어났다. 다들 이런 유탄 폭발에 괴물이 죽었을 거라 짐작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순간 그들은 멀쩡한 상태로 상체를 모두 빼낸 괴물의 모습을 봐야 했다.

“크워어어~!!”

붉다. 틈새에서 일어난 빛으로 이제야 보게 된 것인데, 괴물은 눈동자는 물론이고 피부까지 모두가 붉었다.

{레드무스탄} 오래전 신우를 고생하게 만든 그 괴수가 지금 이곳 이계의 틈새로부터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레드무스탄의 무서움을 모르는 펜트라용병들은 유탄 폭발에도 소용없는 모습에 당황하고 있을 뿐이었다.

“좀 더! 강한 무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알아!”

스미스는 부하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우선 남은 유탄을 모두 소모하기 위해 붉은괴수를 향해 쏘아 보냈다. 연신 쾅! 콰쾅! 쾅쾅! 거리는 폭발이 일어났지만 레드무스탄의 피부에는 어떠한 생체기도 줄 수 없었다. 오래 전 신우와 함께 그때 당시 있던 모두의 공격에도 끝까지 버티던 레드무스탄의 방어력이었다. 그때 당시 신우가 연속으로 사용한 바주카로켓의 파괴력이 항공모함조차 한방에 침몰시킬 위력이라고 생각한다면 고작 유탄의 폭발력 가지고는 전혀 소용없는 일인 거였다.

“다들 후퇴! 건물 밖을 빠져 나가라!”

“후퇴다! 다들 빠져나가자!”

“후퇴!”

스미스의 후퇴명령에 연신 소총을 쏘던 용병들은 서둘러 우르르! 건물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렇게 빠져나가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스미스는 어느새 다리 한쪽만 남기고 다 빠져나온 붉은괴수의 모습을 잠시 보고는 그대로 입을 꾹 다문 채 서둘러 밖을 향해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 스미스의 시야로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시동을 걸고 포구를 건물을 향해 겨누고 있는 4대의 전차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저거라면.. 충분히!

스미스는 전차의 파괴력이라면 그 붉은괴수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었다.

그렇게 눈밭을 향해 뛰쳐나온 스미스는 어느새 뒤돌아보는 순간 곧 그의 시야에 와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건물 입구를 통째로 부수고 나오는 붉은 괴수의 모습이 보였다.

“크워어어~!!”

건물을 부수며 나온 레드무스탄은 자신을 향해 포구를 겨누는 전차들을 향해 크게 괴성을 질렀고, 그 순간 4대의 전차에서는 발사를 알리는 무전들이 울려 펴졌다.

[발사!]

퍼엉! 퍼엉! 퍼엉! 퍼엉!

120mm 포구에서 일어난 불꽃과 함께 4발의 포탄들이 그대로 괴성을 지르고 있는 레드무스탄을 향해 작렬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레드무스탄이 등장했습니다!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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