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2 신예 공부를 하다. =========================
결론은 허락을 받았다. 전화를 해본 결과 부모님들이 오히려 좋아하며 얼마든지 와도 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에 세희는 괜히 말했던 게 아닐까? 하는 큰 후회심이 들었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수업을 마치면 공부하기 위해 세희의 집으로 가기로 하는데, 문제는 허락이었다. 아직 신예는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그건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세희네 집에 간다는 말에 다들 무작정 간다고 말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허락도 받지 않고 집에 간다고 미리 말한 것 자체가 예의가 없는 행동이었지만 아직 애들이라 그런 사정을 알지 못했다. 그저 가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자신들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했고, 신예도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신예가 전화를 한 곳은 엄마였다. 왠지 아빠에게 전화를 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할 것 같았던 것이다. 어느새 신호가 멈추고 엄마인 예린의 목소리가 신예의 귀에 들려왔다.
[여보세요. 우리 딸 이 시간에 왜 전화했을까?]
“엄마. 나 오늘 세희네 집에 공부하러 가도 돼?”
[공부? 그럼~! 가도되지. 우리 딸이 공부한다고 하는데, 누가 가지 말라고 하겠니. 호호호]
“아빠는 허락할까?”
[아빠는 걱정 마. 이 엄마가 오늘 제대로 붙들어 둘 테니까.]
“그럼 엄마 부탁해!”
[호호홋. 공부 잘하렴. 세희라는 친구에도 공부 잘 가르쳐달라고 말해주고.]
“응. 엄마. 나중에 봐.”
뚝. 전화가 끊기는 소리가 들리며 신예는 됐다. 라는 얼굴을 한 채 세희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이미 주변에 있던 아이들도 부모들에게 전화를 해서 허락을 받았던 건지 표정이 밝았다.
“그럼. 가는 거네.”
세희의 이런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세희는 불안해.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왠지 이 애들이 집으로 오면 단단히 사고 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 *
진한초등학교 인근 도로가에 차를 주차해 놓은 상태에서 전화를 받는 신우의 얼굴은 사뭇 심각해 보였다.
“아니 어떻게 딸애를 모르는 집에 보낼 수 있는 거야?”
[갈 수 있잖아. 나도 어렸을 때 친구네 집에 가서 공부하고는 했다고. 뭐 초등학생이라 빠른 감은 있지만 그래도 갈 수 있어.]
“난 안 그랬어.”
[그건 신우 너니까 그런 거지! 어쨌든 신예에게 추억이 될 테니까. 그러니까 그놈의 스토커 질은 그만하고 얼른 수아 언니한테 좀 가봐. 요즘 완전 바쁘다고 하던데, 당신이라도 가서 도와줘야 할 거 아냐. 지금 진한그룹은 물론이고 황금고블린사까지 관리하느라 얼마나 바쁘겠어.”
“나..난 지금 바쁜데.”
[뭐가? 타노에게 물어볼까? 지금 뭐하고 있는지?]
“크흠. 타노는 내 친구인데.”
[내 친구도 되거든. 그러니까 잔말 말고 어서 수아언니를 도와주러 가기나 해.]
예린의 말에 신우는 결국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타노에게 신신당부해서 신예에 대한 안전문제를 최대로 올리라는 말을 했다. 이런 신우의 말에 타노는 즉시 지구궤도를 상공을 돌고 있는 위성을 통해 신예의 안전문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모든 교통시스템이 타노의 의도대로 움직였고, 모든 감시 카메라가 신예의 위치를 확인할 것이다. 그렇게 안전을 확보한 타노였고, 이런 사실을 확인한 신우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아가 있는 진한그룹 본사를 향해 차량을 출발시키기 시작해야 했다.
* * *
세희네 집은 진한초등학교에서 제법 가까운 편이었다. 걸어서 20분 거리. 다들 세희를 따라 집을 향해 가는데,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세희의 보라색 머리카락과 보일의 검은 피부까지 누가 봐도 시선을 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모습인 것이었다.
“완전 이상해.”
“왜?”
세희가 이상하다는 듯 말하자 신예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러자 세희는 손가락을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초록불이잖아.”
“그게 왜? 이상한 거야?”
“매일 다니는 길이야. 저렇게 바뀔 리가 없다고.”
이런 세희의 말처럼 신호등은 아이들이 가는 곳 마다 초록불로 바뀌어 있었다. 마치 따라다니는 것처럼 바뀌는 신호등이었기에 세희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만했던 것이다.
“뭐가 문제야 그냥 가면 돼지.”
어느새 서준이 앞장섰고, 이런 모습에 다들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이었다. 세희도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안 건너갈 수는 없는 일이라 결국 아이들을 따라 횡단보도를 건널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횡단보도를 다 건넨 모습과 함께 어느새 신호등들이 본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이런 신호등의 변화에 제법 당황하던 운전자들은 안갈 수 없는 지라 결국 신호등의 신호에 맞춰서 차를 출발시키기 시작해야 했다. 어느새 정상을 찾은 도로가였고, 이런 가운데, 신예가 포함된 아이들은 한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제법 좋은 아파트들이 밀집된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 담겼다.
이곳이 세희네 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에서 지급한 위로금이 있어서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한종국은 전대 대통령의 폭정으로 거짓된 범죄사실로 교도소에 간 초능력을 가진 부모들에게 감옥에 갇혔을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경제활동도 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제법 많은 위로금을 지급하였다. 이런 사실이 있었기에 세희네 집이 제법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가자.”
어느새 세희의 안내로 한 아파트 동에 들어섰다. 7명인지라 엘리베이터가 꽉 차야 했는데, 다들 몸무게가 가벼워 모두 다 탈 수 있었다. 그렇게 올라간 엘리베이터였고, 어느새 20층을 가리키자 멈춰 섰다.
다들 우르르 엘리베이터에 내렸고, 세희가 앞장서면서 자신의 집 현관문의 초인종을 눌렀다. 본래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직접 열고 들어갔을 테지만 친구들이 있기에 초인종을 눌린 것이다.
[세희니? 잠시만 기다리렴.]
30대 초반의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며 곧 현관문이 열렸다. 세희와 아주 닮은 여인의 모습이었다. 세희엄마가 분명했다. 다들 이런 모습에 안녕하세요. 인사부터 했다. 이런 인사에 세희 엄마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 잘 왔다. 모두 들어오렴.”
이런 세희엄마의 말에 다들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런 가운데, 서준과 혁이만 집안이 익숙한 듯 편하게 들어가고 있었다. 둘은 세희네 집에 들어와 봤던 것이다.
“호호호. 집이 좀 그렇지? 치운다고 했는데,”
세희엄마는 상당히 들뜬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초등학교에 가서 처음으로 데리고 온 친구들인 집에 찾아온 것이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평생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다니 세희엄마로서는 이런 상황이 너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세희는 엄마가 유난히 들떴다는 걸 알고는 얼른 아이들을 자신의 방으로 들여보냈다.
“엄마 나 친구들하고 공부할 거니까. 방해하지 마.”
“호호. 그래. 재밌게 공부하렴.”
이런 엄마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세희였고, 곧 눈앞에는 자신의 침대에 뛰며 노는 남자애들의 모습과 자신의 인형을 이리저리 만지는 신예의 모습이 보여야 했다. 아. 역시. 난리치는 모습을 본 세희는 자신의 불길한 예감은 틀린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내 책가방을 한쪽에 벗어두고는 말했다.
“공부하자. 공부하러 왔잖아.”
“공부하기 전에 좀만 더 놀면 안 될까?”
“맞아. 난 아는 거란 말이야.”
“우린 공부할 필요 없어.”
“.........”
파직. 이번에도 이마에 핏줄이 선 세희였다. 그러면 왜 왔냐고! 그리고 거긴 내 침대라고!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집안이라 그러지 못하고 이내 자신의 인형을 들고 있는 신예를 보며 싱긋(상당히 무서워 보인다.) 웃어 보이며 말했다.
“너라도 공부하자.”
“으응..”
“나도.”
슬그머니 들고 있던 인형을 내려놓고 다가온 신예였고, 보일도 자신도 가르쳐 달라는 듯 다가왔다. 이런 모습에 세희는 알겠다며 공부를 가르쳐 준다는 듯 교과서들을 꺼내라고 말하며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지후, 코지로, 서준, 혁은 멀뚱히 침대위에서 멀뚱히 구경해야 했다. 어느새 공부를 가르쳐주는 세희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고, 신예와 보일은 상당히 힘든 모습을 보이며 세희의 말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30 더하기 30은 60이야. 어때 싶지?”
“그게. 그러니까.”
“어. 어렵다.”
신예나 보일이나 상당히 머리가 어지럽다는 듯 끙끙 거리면 손가락으로 더하기를 해보는데, 그게 쉽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이런 모습에 침대에서 보고 있던 넷이 저렇게 쉬운걸. 왜 모를까? 하는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쉬운 걸 왜 모르지?”
“저 답을 누가 못 알아?”
“그렇지.”
“너 알고 말하는 거야?”
“어쭈. 지금 날 가지고 시험하는 거야?”
“그건 아닌데. 조금 의심스러워서.”
“한 번 해볼까?”
서준과 지후가 서로를 보며 눈빛을 빛내기 시작했고, 곧 그들은 수학문제를 내며 서로 답을 내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코지로와 혁은 이런 둘을 재밌다 는 듯 구경하고 있었다. 한편 이런 모습에 신예와 보일을 공부시키던 세희가 시끄럽다는 듯 말했다.
“아. 시끄럽잖아. 조용히 놀아. 좀”
“우리 노는 거 아닌데..”
“우리도 수학 공부하는 건데..”
“이것들이..”
똑똑. 세희가 뭐라고 더 하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고, 곧 방문이 열리고 과자가 든 쟁반을 들고 온 세희엄마의 모습이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과자다! 라고 말하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고, 이런 모습에 세희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공부도 좋지만 과자도 먹고 하렴.”
“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와 맛있겠다!”
다들 과자를 받아들고는 흡수하듯 먹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신예와 보일도 합세하여 먹기 시작하는데, 다들 과자에 광분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세희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곧 딸인 세희에게 말했다.
“잘 되니?”
“응. 그냥. 그래.”
“호호. 엄마는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려는 우리 세희가 참 보기 좋구나.”
그렇게 말하는 세희엄마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이런 모습에 광분한 상태로 과자를 먹던 아이들의 먹던 걸 멈춘 채 눈치를 봐야 했다. 이런 모습에 세희는 고작 이런 걸 가지고 그러냐는 듯 말했다.
“엄마는 왜 이런 일 가지고 눈물을 흘려?”
“그러게 엄마가 참 주책이다. 이런 일로 눈물을 흘리고. 애들아 아줌마가 미안해.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상관하지 말고 맛있게 먹으렴.”
어느새 눈물을 훔치며 말하며 얼른 방을 나서는 세희엄마였다. 이런 모습에 잠시 눈치를 보던 아이들은 다시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한편 세희는 방을 나선 엄마의 모습에 괜히 기분이 먹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직 완전히 익숙지 않는 엄마지만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아팠던 것이다.
한편 과자를 먹으려던 신예는 가만히 있는 세희의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곧바로 손을 잡았다. 응? 순간 세희는 자신의 손을 잡는 신예의 모습에 신예를 보았다. 이런 세희의 모습에 신예는 어서 가자는 듯 말했다.
“같이 먹자. 다 같이 먹어야 좋은 거야.”
슬며시 끄는 신예의 행동이지만 어째서인지 세희의 발걸음은 이런 신예를 따르고 있었다. 역시 이상한 아이다. 신예와 있으면 모든 게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도 편해졌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가슴 먹먹한 기분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세희까지 합류하고 다들 함께 접시에 수북이 담겨진 과자를 먹었다. 그렇게 과자를 다 먹고 다시 시작된 공부였는데, 어느새 퇴근한 세희아빠의 등장에 아이들은 세희네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세희 엄마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피자나 치킨등을 시켰고, 아이들은 이런 저녁에 좋아하면 맛있게 먹었다. 신예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친구네 집에서 많은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는 건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어느새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데, 저녁 9시가 되어서 다들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물론 이런 아이들은 모두 태워준 것은 세희아빠였다. 자신의 차로 직접 아이들의 집앞에 태워준 것이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을 태워주고 마지막 신예의 집에도 데려다 주는데, 그는 상당히 큰 저택의 규모에 놀라야 했다. 하지만 놀랐을 뿐이지 딱히 뭔가 묻고 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딸의 친구이지 딸 친구의 집안 재력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의 그러면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면서 상당히 생각이 많이 바뀐 그였던 것이다.
그렇게 세희아빠 차의 차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온 신예였는데, 역시나 가장 먼저 신예를 맞이한 건 신우였다. 이미 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마당부터 나와 얼른 안아 올리는 신우였던 것이다.
“신예 너 아빠한데, 허락도 안받고.”
“헤헤 미안.”
웃으며 말하는 신예였고, 이런 신예를 보며 더 이상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신우였다. 역시 이런 걸 보면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하는 거겠지.
“어땠어? 친구네 집에 간 거?”
“재밌었어! 너무너무!”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신예의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걸로 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좋아한다면 친구네 집에 가는 것에 대해 반대는 하지 않을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신예의 첫 친구네 집 방문은 끝이 났고,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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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연참!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