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0 신예 초등학교에 가다. =========================
본래라면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가득해야 할 교실은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일부 교실에 있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현재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따로 모으지 않고 반마다 일부 학생들을 일반인 아이들과 함께 수업에 들을 수 있게 만든 상태였다.
본래는 따로 초능력만 가진 아이들을 위한 교실을 만들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더욱 일반 아이들과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결국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1학교 1반.
상당히 조용한 교실의 분위기 속에서 일반 아이들과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분리된 모습이었다. 일반 아이들의 얼굴에는 짖은 호기심과 두려움이 서려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은 학교에 오기 전 부모로부터 단단히 초능력에 대한 위험성을 들었던 것이다.
학교 측의 의도와는 다르게 교실 안에서 분리된 상황이었고, 대체로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소수였기에 상당히 구석진 곳에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절대 기세에 몰린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당한 기색이었다.
특히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는 팔짱을 낀 상태로 앉아있는데, 이런 그녀의 주변으로 2명의 초능력 아이들이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의 정체는 진세희였다.
정부의 감시시설에 있다가 단군회에 구함을 받고서 교도소에서 풀려난 가족들과 만난 끝에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진세희와 함께 함께 시설에 함께 나고 지냈던 박서준과 김혁의 모습도 보이는데, 그들도 가족과 재회의 만남을 가지고 세희와 같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던 것이다.
“세희야. 다들 우리만 보는 것 같아.”
여전히 유약해 보이는 김혁의 이런 말에 세희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내 상관 말라는 듯 말했다.
“신경 쓰지 마. 다들 우리가 무서워서 저러는 거니까.”
“다른 반도 마찬가지 같던데.. 우리 괜찮은 걸까?”
같이 있던 박서준이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얼굴로 말하자. 세희는 뭐가 걱정이냐는 듯 말했다.
“뭐가 걱정이야. 우린 우리대로 공부하면서 지내면 돼. 그리고 솔직히 난 저런 태도가 좋은 걸.”
“왜..?”
김혁이 의아한 듯 그렇게 묻자 세희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들을 힐끔 보는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우릴 귀찮게 하지 않을 거잖아.”
“그건 그래.”
박서준도 그렇게 말하자. 김혁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그들로서도 부담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서로 분리된 분위기가 된 것이 훨씬 좋을지 몰랐다.
“그런데, 이거 대체 누가 만든 걸까?”
“이 팔찌?”
“응. 우리들의 힘을 제한하다니 대체 어떻게 만든 거지?”
세희가 자신의 손목에 차여진 팔찌를 보며 그렇게 말하자 박서준과 김혁도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들의 팔에도 차여진 팔찌를 보았다. 만지면 맨들맨들한 느낌이 드는 금속으로 되어있는 은색팔찌였다. 아무리 봐도 특별할 것도 없는 팔찌였지만 신기하게 자신들의 힘을 제한해 놓은 상태였다.
“우리 엄마 말대로라면 이거 때문에 우리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했어.”
“이거 진한그룹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거라고 하던데?”
김혁과 박서준의 이런 말에 진세희는 자신이 찬 팔찌를 보더니 그대로 힘을 사용해 보았다. 본래라면 모든 것을 녹여버릴 진보랏빛의 독이 흘러나와야 했다. 하지만 세희의 손에는 그저 사람의 피부를 따끔하게 만들 정도의 작은 콩알만 한 독운무가 서릴 뿐이었다.
“이것뿐이네.”
“나도 그래. 잠깐 허공에 떠있는 게 다야.”
“나도. 3초 정도 사람의 눈을 속이는 정도?”
상당히 능력이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셋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분명 위험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능력의 제한이 풀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위협에 당할 걱정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편 이런 모습을 힐끗 보던 반 아이들은 세희의 손에 서린 콩알만안 독운무의 모습을 보면서 잔뜩 호기심어린 얼굴이 되었다. 이제 고작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 있어서 초능력은 재밌어 보이는 장난감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다가가지 않는 것은 부모들의 당부가 있었기에 그런 것이다.
하지만 꼭 이런 상황에서 부모 말 듣지 않는 애가 있었다. 한 남자아이였다. 상당히 눈썹이 올라간 모습인데, 표정 자체에서 얼마나 고집이 센지 알 수 있었다. 남자아이는 세희에게 다가와서는 손을 내밀며 당당히 말했다.
“야. 그거 나한테 줘봐.”
응? 세희는 자신을 향하 말하는 남자아이의 모습에 이건 또 뭐냐는 얼굴이 되었다. 이런 세희의 모습에 남자아이는 얼른 줘보라는 듯 고집스럽게 말했다.
“얼른 줘보라니까. 나 그거 갖고 싶어.”
“싫은데.”
“뭐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남자아이는 상당히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높은 모양이었다. 세희로서는 이런 남자아이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이 무섭지 않나? 나한테 죽을 수 있는데?
“네가 누군데?”
“우리 아빠가 조성그룹의 사장이라고. 그러니 좋은 말 할 때 어서 내놔봐.”
자신의 아빠의 위치를 말하는 남자아이의 얼굴은 당연히 내놓아야 한다는 얼굴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자신의 집 배경을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르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이 남자아이도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뭔가 얹어낼 일이 많았고, 이번에도 그러려고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세희는 고민했다. 이걸 줘? 준다면 상당히 따가울 걸? 세희는 순간 아침에 자신을 태워주시던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에게 절대 사고 치면 안 된다고, 좋은 학교생활을 보내달라고 말했었다.
태어나서 처음 본 부모님들이었고, 처음 만난 순간 어색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함께 지낸 시간으로 인해 너무도 소중해진 상이였다. 이런 아빠와 엄마의 속을 썩여야 할까? 잠시 고민해본 세희는 이내 아니라는 생각에 그대로 독운무를 지워버렸다.
“어? 뭐야. 왜 사라지게 해!?”
“내 마음이야.”
“뭐라고. 이. 너 혼나볼래?!”
“흥.”
콧방귀를 끼며 그대로 고개를 돌린 세희였고, 이런 세희의 모습에 남자아이는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세희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 박서준이 눈을 치켜뜨며 앞을 막았고, 김혁도 겁이 난 얼굴로 애써 우물쭈물 거리며 서준의 뒤를 섰다.
이런 모습에 남자아이는 잔뜩 화가 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진 않았다. 서준이 그래도 또래 아이들보다 큰 편이고 싸움을 잘할 것 같았던 것이다. 남자아이는 곧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쳐다만 볼뿐 딱히 나서려는 모습이 없었다. 이런 모습에 남자아이는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였고, 순간 몸을 획! 돌려버렸다. 그리고 이내 세희 쪽을 보며 소리치듯 말했다.
“두고 봐. 날 괴롭힌 걸 후회하게 해줄 거야!”
어느새 교실을 뛰쳐나가는 남자아이였고, 이런 모습에 다들 어이없다는 얼굴이 되었다. 누가 누굴 괴롭혀? 먼저 시비를 걸어놓고 괴롭혔다고 말하다니 대체 남자아이의 뇌구조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이상한 애야.”
“그러게. 대체 누가 누구를 괴롭혔다는 걸까?”
세희와 서준이 그렇게 말을 하는 그 순간 조금 전 남자아이가 뛰쳐나간 문으로부터 누군가 들어섰다. 3명의 남자아이들이었다. 셋은 교실안의 모습을 보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돌연 안쪽으로 들어와 손을 번쩍 든 여자아이가 있었다. 바로 신예다. 학교 안을 들어오기 전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지후와 코지로, 보일과 함께 교실로 왔던 것이다.
“안녕~! 다들 반가워 난 신예야! 앞으로 잘 지내보자!”
활기찬 신예의 인사에 교실 안 분위기는 순간 변했다. 다들 애는 또 뭘까? 아니면 와. 예쁘다. 라고 생각하는 남자아이들이 많았다. 한편 이런 모습에 지후를 포함한 코지로와 보일이 역시 신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세희는 또 이상한 애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상하게 거부감이 없었다. 저 아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까 가졌던 기분 나빴던 감정조차 사라졌던 것이다.
한편 신예는 자신의 인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살짝 고민을 하고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신예에게 있어서 낯가림이란 없었다. 그대로 다가가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되었던 것이다.
“안녕. 난 신예야. 나랑 친구하자.”
“어? 으응..”
대답을 한 아이는 자신이 왜 대답을 한 건지도 모르고 신예와 같이 손을 흔들었다. 내가 왜? 손을 흔들고 있지? 신예에게 인사를 받은 아이는 영문도 모른체 한순간 신예와 친구가 되어버렸다.
“안녕! 안녕! 너도 친구하자! 앞으로 재밌게 지내자!”
신예는 너도나도 아이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 아이들은 제대로 생각도 못한 채 신예의 인사를 받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싫지는 않았다. 한쪽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지후와 코지로 그리고 보일은 신예를 어떻게 말리겠냐는 얼굴을 하면서도 신예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교실을 자기 집 마냥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던 신예는 곧 세희와 서준이 혁이의 앞에 멈춰 섰다. 셋은 신예를 보며 살짝 경계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동안 상당히 평범한 아이들과 자신들이 다르다고 느끼면서 배척받는 것을 느껴왔던 것이다. 셋은 신예라고 다를 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분명 초능력자라는 사실을 알면 꺼려하겠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신에의 인사말이 들려왔다.
“안녕, 나랑 친구하자.”
“왜? 난 초능력자인데?”
세희의 까칠한 목소리에 신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하자는 것과 초능력자라는 것이 왜 연관되어 있는지 이해가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신예는 초능력자라는 사실에 너무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에 감탄하며 말했다.
“와. 너도 초능력자구나.”
“뭐야 너도라니? 그럼 너도 초능력자?”
“아니 난 아니야. 난 능력이 없는 걸. 하지만 요기 있는 내 친구들이 초능력을 사용해!”
초능력이 없어서 실망이라는 표정을 짓던 신예는 이내 자랑스럽다는 듯 뒤에 있는 셋을 향해 초능력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신예의 말에 세희의 눈은 지후와 코지로, 보일에게 향했다. 잠시 흑인인 보일이 신기했지만 이내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너희들도 초능력자?”
“응.”
“자 이거 우리도 착용했어.”
“.......”
자신들도 초능력자라고 은색의 팔찌를 보여주며 말하는 지후와 코지로였고, 보일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이런 모습에 세희는 호기심에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실제로 시설을 나오고 처음 보는 자신과 같은 초능력을 가진 또래 아이들이었다. 세희가 호기심이 드는 건 당연했던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탐색하는 그때 신예가 기습적으로 세희의 손을 잡았다. 흠칫. 세희는 자신의 손을 잡는 신예의 손을 빼려했다. 살면서 신체접촉이 제일 싫은 세희였다. 심지어 지금은 친해진 부모님조차 자신의 몸을 만지는 걸 못하게 할 정도였던 것이다.
“우리 이제 친구지? 헤헤헤.”
웃으며 말하는 이런 신예의 모습에 세희는 뭔가 나사가 빠진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한편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느낌에 절로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손만 잡고 있는데, 이런 기분이라니. 뭔가 알 수 없는 아이다.
한편 박서준과 김혁도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살짝 놀라는 얼굴들이 되었다. 천하의 저 세희가 누군가 강제로 잡은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는 게 놀랄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는 한편 신예라는 여자아이를 보면서 뭔가 낯설지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오늘 처음 보는 사이일 텐데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신예는 오늘 참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웃고 있는 신예였고, 반 분위기는 신예가 들어서는 순간 부드럽게 바뀌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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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참 짦네요. 죄송요.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