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22 초능력을 사용하는 아이들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안.
“아이들이 모두 납치되었다니 그게 참이란 말이오!”
김중근 대통령의 얼굴은 참으로 화가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갑자기 찾아온 한종국 국정원장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두 납치되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김중근 대통령의 모습에 한종국 국정원장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국정원장이 죄송할 것이 어디 있소. 대체 어떤 자들이오? 미국이오? 아니면 중국? 러시아?”
“아직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만. 조속히 요원들을 시켜 알아보겠습니다.”
“이..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 김중근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는 한종국 국정원장은 속으로 안도감이 들었다. 다행이 자신이 배신한 것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그러는 한편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었다. 단군회는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대중에 알리려 하고 있었다. 그것 말고는 현재로서 아이들의 부모들을 감옥에서 빼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과연 잘 될까?
아무리 단군회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분명 강력한 방해받을 것이 분명했다.
역시 도움을 받을 곳은 그들 밖에 없는 건가.
한종국 국정원장은 내심 진한그룹의 도움을 생각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힘은 진한그룹이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곳이 진한그룹이었다. 아무리 정부라고 해도 진한그룹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진한그룹에서 도움을 주겠냐는 사실이었다.
이미 몇 년 전에 부회주인 홍영배가 도움을 구했고, 단호히 거절한 곳이 진한그룹이었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또 다시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과 거절당할 확률이 크다는 사실에 참으로 비통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네? 아. 그게 대체 누가 시설을 침입한 걸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역시 국정원장이오. 암. 꼭 찾아서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요! 찾기만 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소!”
자신의 말에 상당히 분노하는 김중근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이런 자신이 배신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자신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아마. 자신을 찢어 죽이려고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결국 대통령에게 어서 빨리 범인을 찾아보겠다고 말하며 집무실을 나섰고, 김중국 대통령은 연신 집무실에서 화를 삭이고 있어야 했다.
* * *
“아빠.”
신우는 자신을 부르는 신예의 모습에 무슨 일이냐는 듯 신예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런 시선을 받은 신예는 그대로 아빠인 신우가 앉은 소파 옆에 앉았고, 이런 신예를 향해 신우는 자신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왜? 뭐 맛있는 거 해줄까?”
“아니. 있잖아. 나 할 말이 있는데,”
“무슨 말? 뭐 고민이라도 있니?”
신우의 말에 고개를 내저은 신예는 이내 자신이 아빠를 부른 이유를 말했다.
“애들이 그러는데, 이제 한 살 더 먹으면 초등학교를 가야 한데, 나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는 거야?”
“아. 그거. 그렇지. 8살이 되면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 가야하니까.”
“정말?”
“안가고 싶니? 뭐 그러면 그렇게 해도 돼.”
“으응. 아니야. 나 초등학교에 가고 싶어. 애들이 그러는데, 초등학교에만 가면 모르는 애들 많이 만나서 친구가 될 수 있데.”
고개를 저으며 초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신예의 말에 새삼 신예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지. 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나 지후하고 코지로하고, 보일이랑. 같이 학교가고 싶은데, 함께 갈 수 있어?”
“왜 같이 다니고 싶니?”
“응. 그 애들이랑 쭉 같은 학교 다니고 싶어.”
“뭐. 우리 신예가 원한다면 같이 다닐 수 있을 거야.”
“정말?”
“물론이지. 이 아빠가 거짓말 하는 거 봤니. 당연히 우리 신예가 원하면 그렇게 해줘야지.”
코지로와 보일이라면 충분히 같은 초등학교에 보낼 수 있을 거고, 지후도 이제까지 보인 제 아빠의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할 터였다.
“아빠 고마워! 나 초등학교에 가면 친구들 많이 사귈 거야. 그리고 우리 집에 데려와서 놀 거야.”
“그러렴.”
신우는 신예가 좋아하면 얼마든지 친구들을 데려와도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신우는 자신을 보며 좋아하는 딸을 보면서 있는데, 이런 신우를 향해 타노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이제 슬슬 가봐야 할 시간이야.-
벌써? 오늘 나갈 일이 있던 신우로서는 타노의 말에 조금 아쉽다는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딸과의 대화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제 아빠는 나가봐야 해서 보일하고 집에서 놀고 있어.”
“응. 지후하고 코지로도 조금 있다고 오기로 했어.”
“그래. 잘 놀고 있어. 아빤 나갔다 올 테니까.”
신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외출을 준비했다. 신우가 오늘 외출하려는 이유는 수아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특히 회사로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회사로 찾아가는 일은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4년 간 회사에 가는 일은 전혀 없었던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우는 신예에게 문단속 단단히 하라는 말을 하고는 그대로 수아를 보기 위해 차를 타고 회사로 출발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운전한 끝에 진한그룹 본사에 도착한 신우는 이내 오랜 만에 회사로 찾아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대로 회사 근처에 차를 주차시키고는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신우를 알아본 것이다. 예전과 달리 신우는 유명 인사였다. 대놓고 아내를 2명을 두었다는 사실과 그 아내들이 한명은 인기스타 차예린에 또 한명은 진한그룹의 회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던 것이다.
신우는 자신을 가리켜 말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만 떳떳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다. 그렇게 주변의 시선 속에 회사 정문을 향해 다가간 신우였고, 이런 신우의 모습에 경비들은 신우를 알아보고 감히 제지하지 않았다.
어느새 회사 로비를 가로지른 신우는 그대로 엘리베이터 앞에 섰고, 곧 위쪽으로 가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뒤쪽에서 시선이 느껴졌지만 신우는 그저 기다릴 뿐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띵~!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는지 그대로 멈추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발걸음을 옮기다가 그대로 발걸음을 멈추었다.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들이 있어 내렸던 것이다.
헛? 저. 저 사람은. 쉿!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사람들은 한 눈에 신우를 알아보았다. 회장의 남편이라는 사실에 그들의 모습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다. 신우는 이런 회사사람들의 모습을 보았지만 그저 그들이 내리길 기다리며 있을 뿐이었다.
“음?”
막 사람들이 다 나오길 기다리던 신우는 마지막으로 내리던 중년인의 모습을 보고는 살짝 놀란 마음이 들었다. 저 사람..? 이곳에서 볼 줄 몰랐군. 신우는 중년인의 모습을 보며 옛 일이 잠시 떠올랐다.
“회사에 적성은 맞습니까?”
“네?”
상당히 당황하는 중년인의 목소리였다. 설마 신우가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런 그를 보면서 신우는 그가 할 말을 기다렸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중년인은 그제야 신우가 한 말을 기억하고는 당황하는 마음에 더듬거리며 말해야 했다.
“그.. 그렇습니다.”
“딱히 힘든 점은 없습니까? 가령 부조리한 일을 당한다거나?”
“아닙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니 그랬다간 그대로 해고당할 겁니다.”
당당히 말하는 중년인이었고, 이런 중년인의 말은 맞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지가 잘되어있고, 심지어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조리한 일을 시키거나 왕따를 시키는 일이 생긴다면 즉시 그 상사는 해고통지서가 날아오기에 절대 그런 일은 없었던 것이다.
신우는 우리 회사라는 말에 내심 웃음이 나왔다. 그만큼 애사심이 대단하다는 반증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런 신우의 모습에 중년인은 상당히 긴장했다. 혹시나 자신이 회장님 남편 분에게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이런 중년인의 모습에 신우는 이만 가주는 게 좋을 거라는 사실에 어깨를 잠시 툭툭. 두드리면서 한마디하고 열려진 엘리베이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아무튼 회사생활 잘하십시오. 김준수씨.”
어느새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회장실이 있는 최상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중년인. 아니 김준수는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중얼거려야 했다.
“어떻게 회장님 남편분이 내 이름을 아는 거지?”
한때 한수아와 함께 그룹을 이루며 싸웠고, 신우에게도 상당히 도움을 주었던 리더와 같은 존재였던 김준수는 이제 40대가 넘어 한명의 직장인으로서 진한그룹에 다니고 있었다. 그가 이곳 진한그룹에 다닐 수 있게 된 이유는 한수아에게 있었다. 비록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수아는 김준수를 자신의 회사를 다닐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물론 진급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정작 회장인 그녀가 부조리한 일을 했지만 수아로서는 은혜를 갚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김준수 뿐만이 아니었다. 굵직한 목소리가 특징이었던 강진수도 진한그룹에 입사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30대 중반을 넘게 언제나 힘든 노가다 일을 했었던 강준수에게는 참으로 울음을 터트릴 도움이었던 것이다.
또한 임오식 아저씨에게는 지원정책이라는 이유로 비록 바지사장이긴 하지만 대형 정비소를 운영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나이가 많고, 일을 할 장소가 없던 그로서는 너무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리고 친구인 최진영에게는 얼마 전 결혼을 했기에 결혼선물로 50평대 아파트 한채를 떡하니 선물해 주어 최진영을 놀라게 만들었다. 물론 한사코 거절했지만 수아는 억지로 진영에게 아파트를 선물했다. 결국 진영은 수아에게 고마워하면서 아파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아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이들을 절대 잊지 않았다. 이런 도움도 사실 모자라다는 생각을 했기에 계속 도움을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띵~!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신우는 그대로 내렸다. 회장실 앞에는 미리 신우가 올라오는 것을 연락받았는지 비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비서들 가운데는 신우가 아는 여인이 있었다. 임나영. 현재 진한그룹 산하의 연구소의 소장직을 맡고 있는 임준호 소장의 외동딸이기도 한 그녀가 현재 회장실 비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랜만입니다.”
“그러네? 여기서 일하고 있었나?”
“네. 고맙게도 회장 비서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신우는 내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마음의 짐을 좀 더 덜어낸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저렇게라도 살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 자살하여 죽은 비운의 여인은 이제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신우는 이내 회장실을 보며 말했다.
“들어가도 되겠지?”
“물론이죠. 회장님께서 미리 오실 거라고 언질을 해주었답니다.”
임나영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회장실로 향했다. 한편 임나영이 회장님 남편과 하는 이야기를 들었던 비서들은 임나영에게 대체 어떻게 아는 거냐며 눈짓을 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 임나영은 그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내심 보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회장실을 들어서려는 신우의 뒷모습을 봐야 했다.
탈칵. 어느새 회장실 문이 열고 들어선 신우였다. 신우의 시야로 회장실 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넒은 회장실 중앙에 있는 소파가 있었고, 그곳에는 수아 뿐만이 아니라 한명의 노년의 사람도 함께 있었다.
장물아비 홍영배. 단군회의 부회주라는 신분을 가진 그가 수아와 함께 소파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신우의 얼굴을 딱히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이미 그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렇게 회사를 찾아온 이유도 그에게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아아.”
“그렇게 성의 없이 대답하면 이분께 실례잖아.”
신우의 성의 없는 대답에 수아가 살짝 힐난조로 그렇게 말하자 신우는 조금 귀찮다는 마음으로 다시 홍영배를 보며 말했다.
“오랜만이군.”
“거의 4년 만에 이렇게 다시 뵙습니다.”
홍영배의 말에 신우는 겨우 4년 가지고 그러냐는 마음이었다. 참으로 신예를 보고 4년이 지나면서 시간 참 빠르다고 생각했던 모습과는 천지차이였다. 그렇게 신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체 홍영배는 참으로 놀랐다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먼저 저희에게 연락을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저희가 먼저 연락을 드리려고 했었습니다. 혹 저희가 한 일에 대해서 알고 계신 겁니까?”
“정부기관에 납치당했던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 말이지?”
“역시.. 알고 계셨군요. 황금 고블린의 정보력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사실 그 애들 문제로 저희가 도움을 받기 위해 연락을 드리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저희에게 그 문제를 논의하자고 연락하셨더군요.”
“맞아. 그 문제로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지.”
그랬다. 홍영배를 이곳에 부른 이유는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절대 나서지 않을 신우인데, 이렇게 나서게 되다니?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역시나 신우는 신예로 인해 이 문제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타노를 통해서 신우는 정부가 개발한 초능력 분별기를 알게 되었고, 그게 신예에게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내뿜은 미세한 파장이 신예에게도 똑같이 나오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지금 이런 파장이 나온다는 이상했지만 신우로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 이야기를 해보지. 그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
어느새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는 신우의 모습이었고, 이런 신우를 굳은 얼굴로 보는 홍영배의 모습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신우가 등장하네요. 역시 주인공이 나와야 재밌는건데. 300회가 넘으니 쉽지가 않네요. 아무튼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