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8 초능력을 사용하는 아이들 =========================
어둠으로 가득한 비포장 산길을 따라 전조등을 밝힌 차량 한 대가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차량은 한참을 달려서야 멈춰 섰다. 이런 차량이 멈춰선 앞은 높은 담장의 모습과 커다란 대문이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눈에 봐도 이곳이 사유지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저벅저벅. 누군가 멈춰선 차량을 향해 다가왔다. 그들은 상당히 덩치가 좋았다. 그리고 눈빛조차 강렬해 한눈에 봐도 일반사람 같지 않고 단련된 사람들로 보였다.
지잉.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곧 참문으로 하나의 손이 밖으로 나왔고, 손에는 신분증이 들려 있었다. 다가온 사내들이 신분증을 확인 한 순간 척. 경례를 한 사내들의 모습이었다.
“오셨습니다.”
“수고하는군.”
“즉시 문을 열겠습니다.”
차량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 대한민국 국정원의 최고책임자인 한종국 국정원장이었다. 그는 혼자서 차를 몰고 왔다. 국정원장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이렇게 직접 운전해 왔다는 것은 이곳이 그만큼 비밀스러운 장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특유의 자신의 둥근 안경을 고쳐 세우면서 활짝 열리고 있는 대문을 향해 차량을 몰고 안쪽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상당히 넓은 부지로 이루어진 장소였는데, 이곳은 위쪽 전체가 위장막으로 덥혀 있었다. 한눈에 봐도 이곳이 상당히 비밀스러운 장소이고, 숨겨진 장소라고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한종국 국정원장의 눈에는 가장 중앙에 위치한 하나의 건물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크지 않는 건물이었지만, 이런 건물 앞에는 10여 명의 인원들이 무장한 상태로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고가 많군.”
“감사합니다. 그럼 들어가십시오.”
경계인원 중 리더로 보이는 이가 한종국 국장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건물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소지한 카드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동시에 붉은 표시가 있던 장금장치가 초록빛으로 바뀌면서 문이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이런 문을 보고는 그대로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가 들어가자 문이 닫혔고, 경계를 서던 인원들은 즉시 밖을 향해 경계를 서기 시작하는 모습들이었다.
경계인원들이 다시 밖을 향해 경계를 서는 그 순간 한종국 국정원장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엘리베이터의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문을 향해 다가갔다. 띵~! 순간 문이 열렸다. 자동으로 열린 문의 모습이지만 한종국 국정원장은 익숙한 일인 듯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엘리베이터 안쪽으로 옮겼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고, 곧 엘리베이터는 아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웅. 잠시 진동과 함께 엘리베이터는 지하로 내려가기 느낌이 드는 동시에 얼마 뒤 멈추는 느낌과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어서 오십시오. 거의 한 달 만이군요.”
한종국 국정원장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는 하얀 연구복을 입은 50대 중반의 중년사내였다. 그는 이곳 시설의 책임자로 유병구 박사라는 이였다. 이런 그의 인사을 받은 한종국 국정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떻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질문은 받은 당사자인 유병구 박사는 무슨 질문을 하는지 알는지 웃은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물론 잘 지내고 있답니다. 직접 보시러 가시죠.”
“그러죠.”
어느새 나란히 걸으며 지하시설을 걷는 둘이었고, 둘은 곧 하나의 문 앞에 도착했다. 중년인은 곧 자신의 목에 걸린 카드를 그대로 대고는 이내 키패드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그대로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그를 따라 들어선 국정원장이었다. 곧 각종 모니터와 이런 모니터를 주시하는 몇 명의 연구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 오는 연구원들의 모습에 한종국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고는 이내 화면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주시했다. 모두 7살 정도의 아이들이었다. 대략 17명 정도 되어 보이는데,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한종국 국정원장의 얼굴은 한없이 굳어 있었다.
“어떻습니까? 참 잘 자라고 있지요.”
“그렇군요. VIP께서 참으로 만족하실 겁니다.”
여기서 말한 VIP란 대통령을 말하는 것으로 한종국 국정원장을 안내했던 유병구 박사는 참으로 영광스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하하. 그렇게 말해주시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VIP께 잘 이야기 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우리나라의 보물과도 같은 아이들을 관리해 주시는 박사님에게 섭섭지 않을 보상이 있을 겁니다.”
“하하하.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닌데. 이것 참.”
말을 그렇게 하지만 상당히 그 보상이라는 걸 바라는 눈빛이었다. 이런 그의 모습이 익숙한지 한종국 국정원장은 담담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눈길을 돌리며 화면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살폈다. 그러는 그때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이이는 특이하게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여자아이의 중심으로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었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여자아이를 잘 알고 있었다.
진세희이라는 이름으로 강력한 독안개를 내뿜는 능력을 가진 여자아이로 이곳 비밀시설에 모인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힘을 가진 동시에 아이들의 중심이 되는 아이였다. 그렇게 아이들의 중심에서 아이들을 향해 뭐라고 말하는 진세희의 모습을 보고 있던 한종국 국정원장은 유병구 박사를 향해 조금 우려스럽다는 질문을 던졌다.
“전부터 생각만하고 묻지 않았는데, 문제가 없겠습니까?”
“문제라뇨? 하하하. 문제가 생길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별 이상한 소리를 다한다고 생각한 유병구 박사였다. 이런 그의 모습에 한종국 국정원장은 일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듯 말했다.
“흠.. 가령. 저 아이들이 의기투합해서 이곳 시설을 빠져나가려고 한다면요? 과연 막을 수 있습니까?”
“하하..하하. 물론이지요. 애초에 그럴 아이들도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고 해도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죠? 저 아이들의 힘이라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아이들의 능력에 대해서 자료를 살펴보았던 한종국 국정원장이었다. 아이들의 능력을 상정한다면 이런 지하시설 쯤은 충분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 아이들이 가진 능력이라면 가능 할 겁니다. 하지만 고작 아이입니다.”
“아이?”
“이제 고작 7살인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몇 명을 제외하고는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어왔죠. 저 애들에게 있어서 이곳은 전부입니다. 아마 오래전 기억은 그저 신기루와 같은 것이겠죠. 그러니 절대 아이들은 이곳에 나가지 못합니다. 세상의 전부인 이곳을 나간다는 생각조차 못할 테니까요.”
한종국 국정원장은 유병구 박사의 말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괜히 우려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걱정이 되시겠죠. 저 애들은 우리 한국의 보물과도 같은 아이들이니까요.”
“그렇죠. 저애들은 한국의 보물이지요.”
한종국 국정원장은 보물이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곱씹고는 이내 다시 한 번 진세희라는 여자아이와 이런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둘러싼 아이들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 * *
마치 병원복에 아무런 줄무늬조차 없는 새하얀 옷을 입은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이런 아이들 가운데는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살짝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이었는데, 이런 아이들 가운데, 상당히 겁이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세희야. 이러다 걸리면 어떻게..?”
“혁이 넌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걱정 마. 절대 안 들켜. 네가 제대로 한다면.”
허리에 손을 얹고 말하는 이런 진세희의 말에 혁이라고 불린 남자아이는 잔득 겁이 난 얼굴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신의 능력을 계속 유지시켰다. 혁이라고 불린 남자아이의 능력은 공간을 굴절시켜 거짓된 모습을 만들어 내는 능력, 이런 능력을 사용해 지금 카메라는 물론이고 소리까지 속여가면서 거짓된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세희야. 정말 여길 나갈 거야?”
“나갈 거야. 여긴 정말 답답하다고.”
“하지만 밖에 나가면 뭐가 있다고 그래? 전에 박사님이 그랬잖아. 밖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갔다가는 큰일 난다고.”
“서준이 넌 그게 문제야. 그걸 믿어? 너도 봤잖아. 어른들이 한 번씩 사라지는 모습을. 분명 여기서 나갔다 돌아온 게 분명해. 그래서 난 꼭 여길 나가고 말 거야.”
서준이라고 불린 남자아이는 이런 진세희의 단호한 말에 걱정된다는 얼굴이 되었다. 내심 박사님에게 들키게 된다면 엄청 혼이 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걱정된다는 마음을 가진 서준이라는 아이의 모습과 함께 진세희는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나간다는 말 절대 박사님이나 다른 어른들에게 말하면 안 돼! 알겠지!”
이런 진세희의 말에 결국 다들 응. 하는 말을 하며 진세희의 말을 따르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진세희는 만족한 얼굴이 되었다.
“저기 세희야. 나 더 이상 안 되겠어.”
“뭐? 벌써?”
“더 능력을 사용하고 있으면 그대로 풀려버릴 꺼야.”
혁이란 아이의 곤란하다는 이런 말에 진세희는 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며 이내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는 이내 혁이란 아이에게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혁이란 남자아이의 그대로 자신의 능력을 천천히 해제하기 시작했다. 순간 거짓된 모습으로 보이던 모습이 본래의 아이들의 모습과 같이 연결되더니 본래의 현실로 돌아온 모습이었다. 아마 카메라를 주시하고 있는 이들의 눈에는 본래의 아이들이 있던 모습처럼 보일 것이었다.
그렇게 다들 모여 있는 모습에서 각자 흩어지는 모습인데. 이런 와중에 진세희를 향해 서준이라는 남자아이가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뭘 하든 나도 한다.”
“진짜?”
“응. 넌 내 친구잖아. 하였든. 그렇게 알고 난 갈게.”
둥실~ 순간 서준이라는 아이의 몸이 그대로 허공에 떠오르더니 그대로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진세희는 눈을 반짝여야 했다.
좋아. 세희는 서준이까지 자신과 함께 나가준다는 말에 더욱 더 나갈 용기를 얻었다.
이제 곳이야. 조금만 있으면 저 밖을 향해 나갈 찬스가 올 거야.
진세희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자신의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런 진세희의 모습을 천장에 곳곳에 달린 카메라들이 연신 감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상적인 감시였지 특별히 진세희의 계획을 알아낸 모습은 아니었다.
* * *
부웅-!
비포장 산길을 따라 다시 온 길을 돌아가는 차량을 운전하는 한종국 국정원장의 표정은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렇게 운전을 하며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결국 누군가를 향해 전화를 걸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벨소리와 함께 누군가 받는 소리가 들렸다.
[자넨가?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
“예. 방금 전에 보고 왔습니다. 잘 자라고 있더군요.”
[흠.. 그래도 새장 속에 갇힌 아이들이지. 참으로 불쌍한 아이들이야.]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군요. 이제 어쩌실 겁니까?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렇지 더 이상 나이가 들면 곤란하니..]
“그렇죠. 아직은 괜찮지만 결국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성인이 될 때까지 받으면 완전히 저들의 사람이 될 겁니다.”
[빠른 시간 안에 아이들을 모두 구해야겠네.]
“쉽지 않을 겁니다. 제가 도움을 준다고 해도. 결국은 상대는 국가이니까요.”
[자네에게 미안하군. 국정원장이란 자리까지 올라갈 세월이 참으로 힘들었을 텐데.]
“괜찮습니다. 저의 인생 모두는 단군회를 위해서 있는 것이니까요.”
한종국 국정원장의 입에서 단군회라는 말이 나왔다. 그랬다. 한종국 국정원장은 단군회의 사림이었던 것이다. 어째서 단군회에서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취급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부회주로서 미안하군. 자네에게 못할 짓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일 진데..]
홍영배였다. 국정원장과 대화를 하는 이는 홍영배였던 것이다. 현재 단군회는 김중근 대통령의 명령으로 한반도 곳곳에서 납치하여 지하시설에 감금한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구해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처음엔 이런 계획을 실행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비록 허영심이 가득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남북통일을 이루고 국가를 위하는 김중근 대통령을 좋게 보았던 단군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납치해 감금할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감금한 아이들에게 사상교육을 시키면서 자신의 명령만 따르는 일종의 친위대를 만들려 한다는 한종국 국정원장의 보고에 결국 아이들을 모두 구해낼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아니요. 단군회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을 못 받치겠습니까. 그러니 부회주께서는 심려하지 마십시오. 비록 김중근 대통령과 다른 배를 타겠지만 우리 한민족의 보물과도 같은 아이들을 꼭두각시로는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한종국 국정원장의 말에 홍영배는 참으로 고마웠다. 그도 자신과 같이 단군회를 나서면서 온 갓 고생을 다하면서 그 자리까지 올랐을 텐데 단군회와 한민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이를 버릴 마음을 먹었으니 얼마나 그 선택이 힘들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더 이상 통화를 하면 곤란하니.”
[그렇게 하게. 그럼 빠른 시간 안에 계획을 수립해서 수행토록 하세.]
“예. 그런 이만.”
어느새 통화를 끊은 한종국 국정원장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지하시설에서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언제 실행하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그대로 산길을 따라 자신의 집이 있는 서울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놀랄 만한 소식을 다음날 청와대에서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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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