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315화 (315/364)

00315 일본열도의 변화 =========================

방사능으로 가득 덥힌 죽음의 땅. 한때 거대도시로서 찬란히 빛났던 도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형체만 남은 건물들의 모습과 함께 아무런 움직임조차 없는 이곳 땅에는 기이한 것이 있었다.

사람의 형체를 닮은 검은 재와 같은 그것들은 도시 곳곳에 널려 있었다. 모두가 좀비가 된 사람들의 흔적이다. 4년 전. 핵폭격이 시작되면서 좀비들은 모두 핵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기에 검은 재와 같이 변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죽음만 가득한 이 땅에 참으로 희한한 모습을 한 물체가 덩그러니 건물들 사이에 있었다. 족히 10m는 될 듯한 검은 공. 물체는 온통 사람의 얼굴과 팔, 다리까지 달려있어, 한눈에 이들이 좀비들이 뭉쳐 만들어진 공의 형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공과 같은 물체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곳 도쿄였던 장소에만 족히 10개가 존재하고 있었고, 이곳뿐만이 아니라 일본열도 곳곳에 이런 공들이 수백 개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의 모습과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 위성이 있었다. 반년 전 우주로 쏘아 올려진 천리안-5 라는 위성이었다.

한국은 2년 전 진한그룹에서 발사에 성공한 대형 우주로켓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총 16번의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보냈다. 이런 위성들을 이용해 날씨와 지형을 관측하거나 통신 및 감시등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일본열도 감시시설. 새벽 3시 20분.

천리안-5 라는 위성을 이용해 일본열도에 발생한 대량의 방사능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곳 시설에는 3명의 인원이 밤잠을 설쳐가며 위성을 이용해 일본열도 곳곳을 감시하고 있었다. 다들 모니터를 보면서 잠이 오는 모양인지 커피를 마시고 있지만 자꾸만 졸려하고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이 상당히 졸린 지 길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하암~”

“어이. 자지 말라고. 저번에 걸려서 깨진 거 기억 안 나냐.”

“그러게. 자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졸리냐.. 한 달 동안 자꾸 밤을 새서 그러나?”

“세수라고 하고 와. 그러면 좀 낮지 않겠어?”

“그래야겠다. 나 세수 좀 하고 올게.”

결국 세수를 하기 위에 일어선 사내였다. 남은 2명은 이런 사내를 보며 각자 잠에 깨기 위해 눈을 문지르거나 뺨을 톡톡. 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세수를 하려 일어선 사내가 통제실을 나서려는 그때 삐-! 하는 경고음이 통제실 안을 울렸다.

“뭐, 뭐야?”

막 밖을 나서려던 사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들 놀란 얼굴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심 오작동인가? 하는 얼굴이 되었다. 일본열도를 본격적으로 감시하기 시작한지 1년 동안 단 한 번도 경고음 없었던 것이다.

어느새 세수를 하려가던 사내가 자리에 앉아 위성을 움직였고, 순간 대형모니터의 화면은 경고음이 들린 원인을 추적했다. 화면이 멈춘 곳은 도쿄에서 제법 외각 쪽에 위치한 장소였다.

“저거 그 공인데?”

“역시 오작동이었나?”

“그런 것 같은데? 굳이 저걸 경고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잖아.”

3명 다 화면에 들어오는 검은 공의 모습에 오작동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생각은 순간 일어난 변화에 바꿔야 했다. 3명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한 채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게..뭐야..?”

“공이..가. 갈라지고 있는잖아..?”

“뭔지 모르지만 당장 소장님에게 연락하자! 저거 심상치가 않아!”

다들 마지막 사내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서둘러 한쪽에 있는 수화기를 들어 이미 퇴근한 소장님을 향해 연락을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이 난리를 치며 연락을 취하는 그 순간 일본열도의 도쿄외각에서는 검은 공이 점점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었다. 갈라진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나왔고, 그 빛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쩌저적!

어느새 반으로 쪼개진 공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곧 이런 갈라진 공 안으로부터 백색의 짙은 안개가 흘러나왔다. 사악~ 안개는 점점 퍼져나가면서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느새 안개로 뒤덮인 주변의 모습과 함께 뭔가가 백색의 안개의 사이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붉게 빛나는 눈동자 삐쩍 마른 모습. 온통 백색으로 이루어진 피부와 몸에서부터 연신 흘러나오는 하얀 연기와 같은 모습까지, 그것의 정체는 좀비왕이었다.

스스스... 천천히 앞으로 전진하는 좀비왕의 모습은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좀비왕이 움직임을 따라 백색의 안개가 천천히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쩌적! 순간 좀비왕의 움직임에 따라 백색의 안개에 뒤덮인 사람의 형체를 닮은 재들은 갈라졌다. 그리고 순간 이런 사이로 으어어..! 거리는 소리와 함께 소멸한 것이라 생각했던 좀비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으어어..“

몸을 일으킨 좀비는 천천히 좀비왕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이런 좀비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재들에게서도 좀비들이 튀어나와 좀비왕을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좀비 왕은 이런 좀비들의 모습에 천천히 손을 뻗었다.

한 좀비의 머리를 향해 좀비왕의 손에 닿았다. 순간 지잉! 좀비왕의 손과 팔목을 타고 복잡하고 화려한 마법진이 나타나 빛을 내기 시작했다.

“크륵! 크르륵!!”

좀비왕의 손에 머리가 닿았던 좀비가 온통 몸을 비틀어 되었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움직임이었는데, 이런 움직임은 순간 멈춰졌다. 그리고 순간 육신에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변한 모습은 진한 푸른색을 띠는 피부로 변했다. 그리고 이런 피부사이로는 핏줄들의 모습도 훤히 비치고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가락 끝에 난 뾰족한 검은빛을 띄는 손톱의 모습까지 신우가 기어 다니는 놈이라고 칭했던 그 진화좀비였다.

좀비왕의 붉은 눈동자가 움직였고, 순간 진화좀비로 변한 좀비의 그대로 좀비왕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 이런 좀비왕을 향해 또 다른 좀비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좀비왕은 이런 좀비들을 하나하나 진화좀비로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폐허로 변한 도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일본열도 전체에 똑같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미국까지 위성을 통해 이런 변화된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도 갑작스럽고 미스터리한 변화였기에 다들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각국은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한차례 회의를 열기 시작해야 했다.

하루 뒤.

각국이 UN에 모여 회의를 열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본열도의 이상 현상에 다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논을 하려했다. 이미 좀비왕의 등장을 알고 있는 각국 대사들의 모습은 황당함에 물들어 있는 상태였다.

상식적으로 좀비왕의 모습은 비현실과도 같은 존재였다. 물론 좀비도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정도란 게 있었다. 다들 위성을 통해 좀비왕의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황당한 얼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저 정체도 알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대사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미국 대사가 나서며 말하자 다들 의문에 빠진 얼굴들이 되었다. 어떻게 조사할지라니? 방사능에 뒤덮인 일본열도에 그것을 어떻게 조사를 한다는 것인가? 순간 중국에서 파견한 대사가 발언권을 얻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 미국은 저것을 조사하겠다는 말입니까?”

이런 중국대사의 말에 미국대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국이 조사를 할 마음을 먹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다들 위성을 통해 봤다시피 저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4년 전 핵폭발로 소멸했을 좀비들을 부활시킬 뿐만이 아니라 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린 이런 변화를 가져온 힘의 정체를 알고 싶습니다.”

이런 미국대사의 말에 중국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중국에서도 이런 힘의 정체를 궁금해 했던 것이다. 그때 러시아 대사가 발언권을 얻으면서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말했다.

“지금도 계속해서 사라졌을 좀비들이 부활하며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다시 좀비들이 창궐하게 될 겁니다. 다들 이 사실을 주목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이런 러시아 대사의 발언에 유럽연합에서 파견한 대사와 영국에서 파견한 대사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무척 위험한 상황이 다시 발생한 겁니다. 서둘러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어쩌면 다시 일본열도에 핵폭격을 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영국대사의 말에 중국대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절대 안 된다며 소리쳤다.

“절대 안 됩니다! 지금도 일본열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으로 얼마나 고생중인지 알지 않습니까!”

이런 중국대사의 발언에 주변에 있던 대사들은 실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저렇게 중국대사가 소리치는 지 아는 것이다.

핵폭발이 있고 1년 간 일본열도 주변을 향해 다가가는 존재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가는 시점에 이런 일본열도 주변을 향해 자꾸만 다가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중국 어선들이었다.

자국의 바다에는 어족자원이 부족하고 통일한국 또한 철저히 중국 어선들이 막는 상황이었다. 결국 중국 어선들이 택한 것은 많은 어족자원이 있을 것이 분명한 일본열도의 물고기였다. 많은 물고기들이 일본열도에서 잡혔고, 중국시장에 유통되었고, 이로 인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중독되었다.

중국정부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유통과정과 자국의 어선들을 통제했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중독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런 사실에 전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면서 연달아 중국산 수산물의 수입을 중단하는 일이 도미노처럼 벌어졌다.

결국 지금까지도 중국산 수산물은 방사능오염물이라는 오명이 붙었고. 중국정부로서는 이런 사실에 상당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중국 어선들을 통제 못한 책임이 있었기에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이런 사실로 방사능은 치가 떨리는 중국대사였고, 절대 일본열도에 핵폭격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중국대사였다. 그렇게 중국대사가 핵공격을 반대하는 순간 한국대사가 발언권을 얻으며 입을 열었다.

“저희들 또한 핵공격은 반대합니다. 저희도 방사능물질로 상당히 고생하고 있으니까요.”

일본열도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한반도였고, 이 때문에 한국도 방사능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정부는 매년 일본열도에서 흘러나오는 방사능을 막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현재 진한그룹에서 개발한 방사능차단막을 채용한 상태로 대대적인 공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제주도 아래부터 시작해 한반도 남쪽 전체를 방사능으로부터 막는 대규모 공사를 시작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만약 이 방사능 차단막이 완성된다면 그때부터 방사능은 절대 한반도로 넘어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은 현재 이런 방사능차단막에 욕심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4년 전 김씨 독재자가 중국에 망명하고부터는 상당히 사이가 안 좋았기에 욕심만 낼뿐인 상태였던 것이다.

그렇게 한국정부까지 반대에 나서자 결국 핵공격은 잠시 보류하는 결론이 나버렸다. 이런 와중에 미국정부가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좀비왕에게 상당히 관심을 계속 보이자 우선 좀비왕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게 다음날 준비하고 있던 미국은 즉시 방사능차폐기능을 가진 항공기를 일본열도에 급파했다. 미리 괌에서 대기하고 있던 항공기는 금방 일본열도에 도착했고. 즉시 방사능 보호복을 착용한 조사단을 일본열도에 내려놓았다.

짙은 방사능으로 활동시간이 정해진 조사단을 즉시 좀비왕을 조사하기 위해 접근했고, 이런 그들의 결정은 무척이나 자살에 가까운 방법이었다. 그들은 좀비왕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몰랐던 것이다. 당연히 무지에 대한 결과는 모두 사망이라는 결론이 나버렸다.

무선으로 촬영된 영상을 통해 촬영된 화면을 보게 된 미국정부와 각국 정부들은 경악해야 했다. 총까지 쏘며 방어에 나섰던 조사단은 속수무책으로 전멸 당했던 것이다. 얼음의 창과 조사단을 찢어놓는 진화좀비의 강력한 모습에 다들 넋이 나가버렸던 것이다.

이런 결과에 결국 UN본부로 각국 대사들이 다시 모이는 일이 일어나야 했다.

============================ 작품 후기 ============================

2일만에 내는데, 짦아서 죄송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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