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06 좀비 바이러스 =========================
여기군? 김지혜는 어디 있지?
신우의 눈길은 방안을 둘러보았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습이 보였다. 모두 자신을 보고 있는데, 신우는 별달리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타노에게 얼굴을 지우라고 말한 상태였다. 저들은 지금 하얗게 지워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을 터였다.
저기에 있군.
신우의 시선에 놀란 눈으로 자신을 향해 시선을 주는 김지혜의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이네. 이렇게 직접 얼굴을 마주보는 건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뭐.. 뭐야..? 괴물..?”
한편 우익사내의 총구가 서둘러 신우에게로 돌려지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신우가 괴물로 보였다. 마치 지워진 것 마냥 얼굴이 없는 모습이 괴물과 다를 봐 없었던 것이다. 비단 우익사내 뿐만이 아니라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겁에 질렸다. 그들도 신우를 괴물로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괴물 취급이라니. 뭐. 이런 말도 오랜만인 건가.”
자신을 괴물이라고 칭한 이들은 많았다. 신우는 오랜만에 괴물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내 빨리 돌아가고픈 마음으로 김지혜가 있는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신우에게는 다른 이들은 상관없었다. 그저 빨리 김지혜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일 뿐이었던 것이다.
“머. 멈춰라! 어딜 가는 것이냐!”
손까지 떨며 신우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우익사내는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이내 아무런 반응도 없이 걸음을 옮기는 신우의 행동에 결국 우익사내는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다. 탕! 총성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과 함께 황급히 몸을 숙이고 있었다.
“마. 말도 안 되는..?”
우익사내는 자신이 쏜 총알을 잡고서 바닥에 툭, 떨어트리고 있는 신우의 행동에 경악감에 빠져야 했다. 저게 뭐야.. 총알을 잡았다고? 진짜 괴물이야? 우익 사내가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져 몸을 떨고 있는 순간 신우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다짜고짜 총을 쏘다니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걸 죽여? 잠시 그런 생각을 하던 신우는 이내 김지혜가 보는 앞에서 잔인한 행동을 하면 자신을 따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이내 무시하기로 하고는 그대로 가던 걸음을 마저 걸으며 김지혜의 앞에 섰다.
“아.”
김지혜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신우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이런 그녀의 옆에 있던 나오미라는 여성도 마찬가지로 그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었다. 이런 둘의 모습에 신우는 김지혜의 옆에 있는 여자는 뭐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내 김지혜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가지.”
“네? 아니! 한국말?! 누구세요!”
갑작스럽게 들린 한국말에 놀란 김지혜는 자신도 모르게 한국말을 써버렸다. 그녀는 급히 앗?! 하며 자신의 입을 막았다. 일본인으로 행세하는 와중에 한국말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옆에 있던 나오미라는 여성도 이런 김지혜를 보며 의아해 하고 있었다. 이런 나오미의 모습이 보였지만 김지혜는 애써 이런 그녀의 시선을 피해야 했다.
“한국으로 데려다 줄 테니 나와 함께 가자고.”
“한국이요..? 정말 절 한국으로 데려가신다는 말이에요?”
또 다시 자신도 모르게 한국말을 썼다는 사실에 김지혜는 속으로 또 이런다. 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 그렇게 스스로의 실수를 자책하던 김지혜는 대체 이 사람이 누군데? 자신을 한국으로 데려간다고 말한 건지 의문에 휩싸였다.
신우는 망설이는 김지혜의 모습에 살짝 귀찮음을 느꼈다. 보니까. 쉽게 따라갈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 아니 이상함이 절로 느껴지는 신우 자신을 따라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에 신우는 그냥 기절시켜서라도 데려갈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신우를 향해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치는 우익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센징이냐!? 둘 다 조센징이구나!”
우익단체의 회원답게 그는 신우와 김지혜가 하는 말이 한국말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조센징이라는 민족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조국이 합병을 통해 문명사회로 들어설 수 있게 모든 문명사회를 일구어 주었건만 끝내 돌아오는 건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힘들게 산 이유 자체가 한국이 발전에 있다는 사실로 살아온 그였다. 그 때문에 그는 우익단체에 가입한 것이고, 매일 매일을 한국을 헐뜯고 욕하고 다녔다.
“조. 조센징 주제에.. 감히! 노예 민족 주제에!”
우익사내의 총구는 순간 빠르게 김지혜를 향해 겨눠졌다. 총알을 잡은 신우의 행동을 봤던지라 약한 김지혜를 노리고 총구를 겨눈 것이다. 상식적이었다면 이런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누가 있어 총알을 잡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한 자에게 적대적이겠는가. 하지만 우익사내의 머릿속은 오직 조센징이라는 사실 밖에는 없었다.
“죽어!”
탕! 탕! 탕! 탕! 탕! 탕! 마구잡이로 방아쇠를 당긴 우익사내였다. 이 때문에 김지혜는 총을 맞는다는 사실에 꺄악! 비명을 질러야 했다. 하지만 이내 몸에 아무런 아픔이 없다는 사실에 다급히 자신의 몸을 만져야 했다. 그러다 신우의 손에 바로 앞을 막고 뻗어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었다.
바닥에 앞부분이 찌그러진 총알들이 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모두 신우의 손바닥을 맞고 바닥에 떨어진 총알들이었다. 신우가 날아오는 총알 모두를 막았던 것이다. 이런 사실에 총을 쏜 우익사내의 두 눈을 떨리고 있었다.
“있을 수 없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우익사내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총알을 고작 손바닥으로 모두 막다니 절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신우를 보는데, 그때 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귀로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좀비들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했다.
우어어어-! 우어어-!
허억! 큰일이다! 다들 아래층에서 들려온 좀비들의 울음소리에 얼굴빛이 흙빛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너무도 큰 소리를 내버렸다. 특히나 총성은 최악이었다.
“흠. 곤란한걸..”
신우는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좀비들의 소리에 곤란함을 느꼈다. 딱히 자신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리 좀비라고 해도 총알도 꿰뚫지 못하는 자신의 피부에 생체기도 내지 못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지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 그 자체였고, 자칫 물리기라도 하면 귀찮은 일이 생길게 분명했다.
쿵! 쿵쿵! 순간 문 쪽에서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좀비였다. 좀비들이 이곳으로 달려와 문을 향해 부딪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사실에 다들 아악! 안 돼! 라며 고함들을 질러 되었다.
“사. 살려주세요!”
그때 나오미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 신우를 향해 다가와서는 살려달라고 빌었다. 상당한 눈치였다. 이곳에서 살 수 있는 희망은 오직 믿기 힘든 일을 보여준 신우가 정답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이런 그녀의 행동에 주변에 있던 눈치가 빠른 사람들도 황급히 신우를 향해 달려와서는 무릎을 꿇고 빌었다.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
“제발 구해주십시오! 제발..”
“헤어진 가족을 만나야 합니다. 부디 절 살려주십시오!”
신우가 한국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신우는 목숨 줄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그들은 신우라면 좀비들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새 방안에 있던 사람들 대다수가 신우를 향해 살려달라고 빌었고, 우익사내와 이런 사내와 동조한 사내만은 그저 한쪽에 떨어진 상태로 멍한 얼굴을 하며 신우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신우는 자신을 향해 무릎까지 꿇으며 살려달라고 비는 사람들의 모습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아무리 그들이 절실하다고 해도 신우는 굳이 그들을 구해낼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신우에게 최우선인 건 김지혜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신우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김지혜의 손을 강제로 잡으며 말했다.
“여길 나갈 거니까 따라와.”
“자. 잠깐만요..?”
김지혜는 자신의 손을 잡고 창문 쪽을 향해 끌고 가려는 행동에 당황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두 발은 멈추지 않았다. 정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본능이 이 사람을 따라가지 않으면 곧 들이닥칠 좀비들에게 죽을 거라고 알았던 것이다. 이런 둘의 모습에 달려달라고 빌던 사람들이 다급히 이런 신우와 김지혜를 향해 따라가려고 했다.
“우. 우리도 살려 주세요!”
“나도 살고 싶어요!”
신우는 자신 쪽을 향해 다가오는 사람들의 모습에 즉시 인벤토리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신우의 손에 들려진 건 AK-47소총이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허공에 손이 들어가더니 손에 소총이 들려있자 다가가려는 걸 멈추고는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꺼져. 다가오면 좀비보다 먼저 죽여주지.”
이런 신우의 싸늘한 말에 다들 아아..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신우는 만족했다. 역시 현대사회의 사람들을 협박하기 좋은 건 총보다 좋은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우는 조금 전 깨도 들어온 창문 쪽을 향해 김지혜를 데리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때 방문이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부셔지면서 좀비의 머리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악! 좀비가 들어온다!”
“어.. 어떻게! 어떻게!?”
“구해주세요! 제발 구해주세요!”
“엉엉! 제발 살려주세요!”
사람들은 부서진 문틈으로 들어온 좀비의 머리와 그 뒤로 보이는 수많은 좀비 때의 모습에 깨진 창문 쪽에 서있는 신우를 향해 살려달라며 우르르 달려왔다. 당장 눈앞에 좀비가 보이자 소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신우는 이런 모습에 쯧. 하는 소리를 내고는 그대로 김지혜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꺅?! 뭐. 뭐예요?”
“꽉 잡는 게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한 신우는 그대로 뒤로 몸을 던졌다. 이런 행동에 김지혜는 놀란 얼굴로 꺄아아! 거리는 긴 비명을 토해내야 했다. 신우가 창문 밖으로 몸을 날리는 걸 눈치 챘던 것이다. 순간 비명을 지르던 김지혜의 시선에 울면서 자신을 보는 나오미라는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뭔가 자신만 사냐고 원망감에 가득한 눈동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이 부셔지며 들어오는 좀비 때의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이 좀비들에게 공격받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우익사내를 비롯해서 동조한 사내가 좀비들에게 공격받았다. 멍해있던 순간 좀비들의 공격에 정신을 차린 우익사내가 총을 쏘았다. 하지만 이미 대다수의 총알을 소비한 상태였고, 몇 발 쏘지도 못한 우익사내는 그대로 좀비에게 온몸이 물어 뜯겨 죽어버리는 모습이었다.
나머지 사람들도 그렇게 차례차례 좀비들에게 공격받으면서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휘이잉~!!
아래로 떨어지면서 강렬한 바람이 느껴졌다. 김지혜는 그제야 자신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자신도 모르게 신우를 꼭 안고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까아아아..!! 아..?”
순간 비명을 지르던 김지혜는 이상한 걸 느꼈다. 방금 전까지 느껴지던 강렬한 바람이 어느새 더 이상 불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살며시 눈을 뜬 그녀였고, 곧 놀라운 모습을 봐야 했다.
“떠..있어..?”
허공에 정지한 것 마냥 떠있었다. 비현실과 같은 이런 현실에 김지혜는 떨리는 시선으로 얼굴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왠지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아아아악!”
허업!? 갑자기 옆으로 비명과 함께 어떤 중년의 사람이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모습에 김지혜는 놀란 도끼눈 마냥 눈을 크게 뜨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중년사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놀라 구해달라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 순간 갑자기 몸이 이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지혜의 느낌은 맞았다. 타노의 마법에 의해 허공에 떠있던 둘이 점점 고층빌딩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곧 있었던 자리를 좀비들이 그대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깨진 창문을 통해 자살을 택한 사람들이 떨어지자 좀비들도 동반 자살과 같이 빌딩 아래로 추락했던 것이다.
족히 70개체의 좀비들이 바닥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바닥은 온통 좀비들이 터져 생긴 썩은 핏물들로 가득해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김지혜의 두 눈을 풀려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게 현실 같지가 않았다. 자신이 지금 허공에 떠있다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바닥에 떨어지던 사람과 좀비들의 모습까지 모두 말이다.
그런데 그 순간 현실감각을 상실한 김지혜의 귀로 신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왔군.”
이런 신우의 말에 자연히 고개가 옆으로 돌아간 김지혜였고, 그런 김지혜의 눈에 후쿠오카 시를 향해 하강하며 날아오는 하나의 비행기의 모습이 보였다. 비행기? 뭔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다가온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신우의 목소리가 김지혜의 귀에 전해졌다.
“저걸 타고 한국에 갈 거니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한국에 간다고? 김지혜는 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몸이 떨렸다. 모든 게 무서웠지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으니 뭔가 돌아가고픈 간절함이 강해졌던 것이다. 그렇게 입을 꾹 다물며 기다리고 있는 김지혜였고, 그 순간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비행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빌딩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여 다가오는 비행기의 모습을 보는 김지혜의 두 눈은 어느새 희망으로 불타기 시작했다. 저기만 타면 한국으로 돌아 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비행기를 향해 손을 뻗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비행기를 향해 빠르게 날아오는 뭔가의 모습들이 보였다.
-아. 늦어버렸네.. 쩝.-
이런 타노의 말이 들리던 순간 신우의 전용기는 그대로 콰앙! 쾅쾅! 거리는 폭발음과 함께 그대로 빌딩들 사이를 파고들더니 폭발하는 모습이 일어났다. 전용기를 폭파시킨 정체는 미사일들이었다.
전용기가 일본영토에 들어섰어도 끝까지 추격해온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전투기들이 후쿠오카 상공을 돌고 있는 전용기를 추격하고는 그대로 후쿠오카 시를 향해 하강하는 전용기를 노리고 미사일들을 쏘아 보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잭팟18 1단계에 선정되었다고 쪽지가 와있네요. 댓글다시면 1000마나 주나봐요.ㅎ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