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302화 (302/364)

00302 좀비 바이러스 =========================

미국 뉴욕.

“하? 지금 뭐라고?”

다이슨 회장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는 빈센트에게 되물어야 했다. 빈센트는 이런 다이슨 회장의 모습이 이해가 된다는 듯 굳은 얼굴로 다시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을 말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일본에 좀비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현재 홋카이도 섬을 포함해, 일본 본토에 좀비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좀비..? 진짜 내가 알고 있는 그 좀비가 나타났다고?”

“사실입니다.”

“좀비라니.. 무슨 영화도 아니고..?”

다이슨 회장은 이 믿기 힘든 소식에 정말 사실인가?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빈센트가 거짓정보를 말할 사람도 아니었기에 사실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다이슨 회장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불안한 듯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좀비라.. 좀비란 말이지..”

“일본으로 운송중인 군수물자들을 모두 본토로 돌려야지 않을까요?”

“아니. 아직 그렇게는 하지 마. 며칠 정도는 바다위에 머물고 있으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일이 이상하게 되어버렸어..”

만약 좀비들로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존재할 수 없게 된다면 이번 무기대금을 받을 길이 없어져 버린다. 애초에 펜트라 사가 일본에 막대한 양의 군수물품을 판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라는 담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더욱 전쟁을 통해 획득할 북한 땅에 있는 지하자원을 상정해서 막대한 양의 무기를 외상으로 일본에 판매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일본정부에게 무기대금을 받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던 다이슨 회장은 이내 잊었다는 듯 다급히 빈센트를 보고 말했다.

“당장 정부를 움직여서 일본에서 빠져나오는 모든 배와 비행기의 봉쇄하라고 해! 자칫하다가는 좀비들이 일본영토 밖으로 빠져나온다!”

전 세계가 좀비들로 가득 차게 된 좀비 아포칼립스를 걱정한 다이슨 회장의 이런 소리에 빈센트는 걱정 말라는 듯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이미 미국정부에 이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일본영토에 대한 대대적인 봉쇄조치가 취해질 것입니다.”

이런 빈센트의 말처럼 현재 미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대대적인 봉쇄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는 중이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까지 나서서 일을 진행 중인 상태인데, 다들 좀비들이 일본영토를 빠져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확실히 빠른 미국정부의 움직임이었다. 오래 전부터 이런 좀비사태에 대한 대비를 한 상황이 있었기에 이런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즉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군.”

모든 조치가 취해졌다는 사실에 안도한 다이슨 회장은 이내 회사에 상당한 피해가 올 것이라는 사실에 인상을 찡그렸다. 역시 이번 전쟁 사업은 뛰어드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았다. 막대한 피해를 보게 생겼다는 생각을 하던 다이슨 회장은 이내 아쉽다는 얼굴이 되었다.

“일본이 아닌 한국에 좀비들이 나타났으면 좋았을 텐데..”

만약 한국에 일이 터졌다면 황금 고블린의 규모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터였다. 좀비도 위협이지만 황금 고블린도 다이슨 회장에게는 큰 위협이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일이 이렇게 된 것이고 다이슨 회장은 어떤 누구도 일본을 빠져나갈 수 없게 자체적으로 막을 생각을 먹었다.

“일본을 계속 주시하면서 절대 단 한사람도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어라.”

“예. 그렇게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빈센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다이슨 회장은 이내 무기판매 사업의 피해규모를 조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일본정부는 갑작스러운 좀비의 등장으로 인해서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병력을 동원해 급히 좀비들의 확산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병력부족의 사태로 점점 힘든 상황에 빠지고 있었다.

거의 90%에 해당하는 육군력이 북한 땅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본토에는 병력이 얼마 없는 것이다. 그나마 훈련소에서 징집한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육군병력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3만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애초부터 전쟁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북한 땅에 모든 군수물품을 비축해 둔 상황이었기에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일본정부는 제대로 된 병력을 동원하지도 못하고 빠르게 좀비들에게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단 3일 만에 일본의 본토의 80%가 좀비들의 땅이 되어버렸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나마 지금 큐슈 섬과 시코쿠 섬이 본토와 떨어져 있어 좀비에게 안전한 상태였지만 그것도 언제까지일지 몰랐다.

당장은 본토와 연결된 다리들을 폭파시켜 단절시켜놓은 상태였지만 워낙 본토와 섬이 가까워 언제 좀비들에게 감염된 사람들이 몰래 넘어올지 모르는 상태였기에 상당히 불안한 상황에 있었던 것이다.

* * *

큐슈 후쿠오카 임시 정부시설.

본토에서 급히 도망쳐온 총리와 각처 인사들은 현재 후쿠오카 시청을 임시정부시설로 지정하면서 온 힘을 다하여 좀비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남아있는 모든 병력을 이용해 본토에서 넘어는 이들을 감시하고 있지만 워낙 범위가 넓어 제대로 된 감시가 어려운 지경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야마다 총리의 얼굴은 갈수록 창백해져 있었다. 벌써 3일째 씻지도 못하고 사태를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진상황이었다.

본토는 이제 거의 좀비들의 소굴이었고. 어찌된 것이 좀비들은 영화와 같이 걸어 다니지 않고 뛰어다녔다. 결국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좀비들이었기에 본토를 뛰어다니는 좀비들로 불과 3일 만에 본토를 거의 잃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던 것이다.

“어서 서둘러 그나마 안전한 쓰시마 섬으로 옮기는 게 더 안전하지 않겠습니까? 총리님.”

“그렇습니다. 이곳도 언제 좀비들의 소굴로 바뀌지 모릅니다!”

“쓰시마 섬보다는 오키나와 제도가 어떻습니까?! 쓰시마 섬은 한국과 너무 가깝습니다.”

한국이 어떤 마음을 먹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빠진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쓰시마 섬보다는 오키나와 제도 쪽으로 피하는 게 좋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런 인사들의 말들을 듣던 야마다 총리는 이내 내각정보조사실의 실장에게 입을 열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반응은 현재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저희 일본전체를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으흠.. 우리를 도와서 좀비들을 소탕하려는 말들은 없었습니까?”

“예.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그들끼리 회담을 열어서는 저희들을 고사시킬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은 야마다 총리는 끄응.. 거리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자신들을 고사시킬 생각을 하다니.. 야마다 총리는 그들 국가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어쩌면 이런 게 국제관계의 진실 된 모습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야마다 총리였다.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는 생각을 하는 야마다 총리의 마음이었다. 그들 자신들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전쟁을 수행하였으면서 자신들이 최악으로 몰리자 도와주지 않는다고 이렇게 배신이라는 마음을 먹다니. 참으로 상식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당장 북한 땅에 있는 우리의 모든 군 병력을 데려와야 합니다! 그 병력만 있다면 충분히 큐슈방어가 가능할 것이고, 충분히 본토수복까지 가능할 겁니다!”

한 장관이 그렇게 소리치자. 누군가 그게 말대로 되는 거냐는 듯 소리를 질렀다.

“아니 누가 그걸 모릅니까! 지금 미국, 중국, 러시아가 우릴 봉쇄하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과연 북한 땅에 있는 우리 군을 본토로 수송할 수 있게 하겠습니까! 절대 안 된다고 막을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그들이 무슨 권리로 우리 군을 막는다는 말입니까!”

“권리를 떠나 그들이 그렇게 마음먹은 상태란 말입니다 자칫 미국, 중국, 러시아를 무시하고 우리가 군을 마음대로 움직인다면 그땐 3국가를 상대해야 하는 최악을 사태가 일어난다는 말입니다!”

이런 소리에 권리를 따지던 장관이 말문이 닫혔다.

저들 3국가는 자신들이 상대하던 허접한 북한군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국가였고, 온전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단 하루 만에 전 국토를 쓸어버릴 수 있는 국가들이 그들 국가인 것이었다.

어느새 회의장은 정적에 휩싸인 상태가 되었다. 다들 말문이 닫힌 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인사들의 모습을 본 야마다 총리는 이내 굳은 얼굴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최악의 경우엔.. 북한 땅으로 우리 정부를 옮기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야마다 총리의 발언에 다들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북한 땅으로 정부를 옮기겠다니!? 그들은 자신들의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땅으로 정부를 옮긴다니 그곳은 한반도입니다!”

“그렇습니다! 총리님! 더욱 그곳을 우리가 갈수나 있겠습니까!? 분명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철저히 막을게 분명합니다!”

“남아있는 우리 국민들은 어찌 하구요?! 거기에 있는 군을 본토로 데려올 수도 없는데, 남아 있는 국민들을 북한 땅으로 어떻게 옮긴단 말입니까!?”

다들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인사들의 모습을 보던 야마다 총리는 깊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하아. 다들 알다시피 빠른 시간 안에 이곳 규슈로 넘어온 사람들로 인해 좀비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막는다고 하지만 현재의 인력으로는 모든 규슈 섬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우린 쓰시마 섬이나 오키나와 제도로 피신한다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일본의 앞날은 어찌될 것이라 보십니까?”

다들 이런 총리의 말에 입을 다문 채 생각에 빠졌다. 아마 일본의 미래는 상당한 약소국로소 존재하게 될 것이 뻔했다. 작은 섬들을 가지고 제대로 된 국가로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었고, 더욱이 좀비로 변한 국민들로 인해 인구조차 대폭 줄어든 상태가 되면서, 지구상 국가들이 존재하는 동안엔 일본이라는 국가는 절대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분명 국제사회는 좀비들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방법을 쓰겠습니까?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켜 좀비들을 소탕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현재 좀비로 변한 우리 국민들의 숫자만 수천만 명입니다. 그 많은 좀비들을 하나하나 제거 한다면 십년이 넘는 세월이 걸릴 것이고, 결국 이익도 되지 않을 뿐이고 많은 인명만 살상당하는 일을 국제사회에서는 하지 않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겠습니까?”

이런 야마다 총리의 물음에 다들 생각에 잠기더니 설마? 하는 얼굴들이 되었다. 이런 장관들의 모습을 본 야마다 총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핵무기를 사용할 것입니다. 좀비가 퍼져나간 전 일본영토를 향한 대대적인 핵폭격들이 있을 것일 테지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 일본 땅은 최소한 수백 년 동안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 될 것입니다.”

이런 총리의 말에 다들 표정들이 창백해졌다. 최악의 가정이지만 총리의 말은 가능성이 무척 컸다. 아니 어쩌면 진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총리께서 하시는 말은 그럼. 북한 땅에 새로운 일본국을 건국하자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어차피 그곳에는 충분한 양의 전쟁물자들과 군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우리 일본은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야마다 총리의 말에 다들 웅성웅성 거리며 가능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밝은 얼굴이 되었다. 어차피 북한군은 더 이상 막을 병력이 없었다. 그리고 이미 대다수의 국토를 점령한 상황에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주변국의 반응이었는데, 남한이 문제였다. 자칫하다가는 남한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다들 그런 사실에 고민을 하는데, 누군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말했다.

“그 전에 우리가 어떻게 북한 땅으로 갈 것인가가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누군가의 물음에 야마다 총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거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저희 정부인원만 잠수함을 이용해 북한 땅으로 넘어가면 될 것입니다. 비록 3국의 잠수함들이 감시하고 있겠지만 최대한 바다를 돌아서 북한 땅으로 간다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만 가능성이 있었다. 아무리 미국, 중국, 러시아의 잠수함들이 감시를 한다고 하지만 모든 바다를 감시할 수 없을 터였다.

“국민들을 어찌합니까? 우리 국민들을 북한 땅으로 이동시키기에는 잠수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최대한 우리가 북한 땅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국민들을 데려온 건 그 다음의 일일 것입니다. 최대한 자리를 잡고, 각국을 설득하여서 그나마 안전하다고 확인된 우리 일본국민들을 북한 땅으로 넘어올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런 야마다 총리의 말에 다들 현재 상황에서는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다만 아주 일부의 장관들만 국민들을 잠시 버려둔다는 사실에 불만이었지만 그들도 살고 싶었기에 차마 그런 불만을 밖으로 표출해 보이지 않았다.

자칫 불만을 말했다가는 혼자만 왕따가 될 것이고 자칫하면 북한 땅으로 피할 잠수함에 몸을 실을 수 없을 터였다.

그렇게 야마다 총리를 비롯해 모든 장관들이 북한 땅에 새로운 일본국을 세우는 일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었고, 이런 사실은 현재까지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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