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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95화 (295/364)

00295 일본 최후의 발악 =========================

조금은 추워진 가을의 날씨 속에 신우네 집으로 작은 손님이 찾아와 있었다. 작은 손님이란 지후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였다. 고작 3살짜리 아들을 남의 집에 맡긴 지후아빠라는 사람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신우였다. 자신 같았으면 절대 자식을 남의 집에 맡기지 못했을 터였다.

달그락. 현재 신우가 하고 있는 일은 과자를 접시에 담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집으로 찾아온 딸애의 친구인 이상 대접은 해야겠고, 과자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신예가 먹어야 하는데, 말이지.”

딸애를 주려고 했던 유럽에서 공수해온 고급과자를 대접해야 한다는 것에 신우는 아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찌질하게 이러지 말하는 생각을 하면서 접시를 들고 주방을 나선 신우는 드넓은 거실에 엎드려 색칠놀이를 하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을 봐야 했다.

신예와 지후. 둘 다 상당히 색칠에 집중한 것인지 신우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신우는 소파 앞에 높인 테이블 위로 접시를 내려놓고는 둘을 향해 말했다.

“그만하고 과자 좀 먹어라.”

“응? 와. 과자다.”

“이 과자 나 알어. 이거 정말 맛있어 신예야.”

신예와 지후는 신우가 내려놓은 과자를 보면서 하던 색칠은 멈춘 채 말을 하면서 과자를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 이런 둘의 행동에 신우는 손을 내밀어 조그만 손들을 막고는 화장실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예야. 아빠가 과자 먹기 전에는 먼저 어떻게 한다고 했지?”

“손씻어야해!”

“그렇지. 손 씻고 먹자. 지후 너도 손 씻고 먹어.”

이런 신우의 말에 지후는 예. 라고 대답하면서 화장실로 향했고, 신예와 지후는 얼마 전부터 설치한 유아용 세면대에서 손을 씻기 시작했다. 어느새 손을 다 씻은 둘은 거실로 돌아와 과자를 맛있게 냠냠. 먹기 시작했고, 이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신우의 모습이었다.

-재를 계속 신예 옆에 둘 거야?-

갑작스럽게 들린 타노의 목소리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신우의 반응에 타노는 조금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로 지후의 상태에 대해서 말했다.

-지후 재도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잖아. 자칫 신예가 다치면 어쩌려고? 그 전에 떨어트려야 하는 거 아닐까?-

이런 타노의 말에 신우는 여전히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자신도 우려스럽긴 했다. 하지만 신예에게 그렇게 말하기에는 둘의 사이가 너무 좋았다. 만약 신예에게 지후를 일부러 만나게 하지 못하게 한다면 신예는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 분명했다. 신우로서는 그런 딸애의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전에 딸애에게 선물한 머리핀 형식으로 된 마법물품을 매일 하고 다녔기에 안심은 하고 있었다. 아무리 지후라는 아이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티끌하나 다치지 않을 터였던 것이다.

-신우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을게. 응? 근데, 왜 저자가 여기로 온 거지?-

갑작스러운 타노의 말에 신우는 무슨 일이냐는 생각을 하였고. 이런 신우를 향해 타노가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이유를 말해 주었다.

-장물아비 홍영배. 그자가 지금 집 앞으로 찾아왔어. 지금 차에서 내린 상태인데, 우리 집을 향해 시선을 주는 걸 보면 분명 여기에 용무가 있는 것 같아.-

장물아비 홍영배? 그자가 왜? 신우는 현재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상태에서 찾아왔다는 것에 의문을 느꼈다. 서로 만남을 가진 곳은 2년 전 진한그룹의 주주총회장에서였다. 그렇게 특별한 인연을 맺지도 않았던 것도 같은데, 찾아왔으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띵동~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과자를 먹던 신예와 지후는 고개들을 갸웃 거리며 신우를 쳐다봤다. 신우는 이런 둘에게 먹던 거 계속 먹으라고 말해주고는 그대로 인터폰을 향해 걸어가서는 화면을 주시했다.

예전에 보았던 추레한 모습과 달리 말끔한 양복을 차려입는 홍영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신우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내 인터폰의 버튼을 눌러서는 대문 앞에 있는 홍영배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지?”

딱히 신우의 말투는 정중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가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신우의 말투에 살짝 당황하던 모습을 보이던 홍영배는 이내 신색을 회복하고는 입을 열었다.

[김신우 선생이십니까?]

상당히 정중한 말투였다. 이런 말투를 보다면 상당히 신우에 대해서 상당히 정중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신우는 솔직히 찾아온 것 자체가 귀찮다는 생각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이라고 들을 사이도 아니고, 이곳에 온 용건이 뭐지? 장물아비 홍영배.”

[헛? 어떻게 내가 장물아비라는 사실을 안 것이오?]

인터폰 화면에 비취는 홍영배의 얼굴은 상당히 당황한 모습이었다. 설마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 많은 경험을 했던 그는 빠르게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신우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하긴 그대라면 나에 대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구려. 아무튼 나와 직접 만나주시겠소? 할 이야기가 있소이다.]

“글쎄.. 딱히 단군회라는 곳과 엮기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허억! 다. 단군회라니!? 그 사실을 어떻게!? 홍영배의 눈동자는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설마 그것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어. 어떻게 된 정보력이란 말인가? 동방승천회에게서 오랜 시간 그렇게 들키지 않고, 유지해왔던 단군회인데, 쉽게 들키다니. 홍영배는 예상했던 것보다 저들 단체의 정보력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상당히 굳은 얼굴인 이런 홍영배를 보며 신우는 단호한 얼굴로 그를 향해 말했다.

“그동안 이곳을 감시하는 것에 짜증났지만 그대로 인연이라 생각해서 봐준 거다. 오늘 이후로는 더 이상 감시를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해주지.”

[인연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오? 나와 어떤 인연이 있다는 것이오?!]

가볍게 흘러갈 수 있었지만 홍영배가 인연이라는 말을 놓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솔직히 신우는 그동안 자신을 감시하는 홍영배의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냥 두고 보았었다. 한때나마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이였고, 인연이라는 사실에 눈감아 주었던 것이다.

“아무튼 돌아가. 무슨 말을 하든지 상관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보시오! 이보시오!]

신우는 즉시 인터폰을 끄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자 자신을 보는 신예의 모습이 보였다. 신우는 이런 신예의 시선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싱긋 웃어주었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과자를 먹는 모습이었다.

띵동~ 띵동~ 그때 연속으로 벨소리가 울렸다. 이런 소리에 신우는 조금 짜증난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말을 했음에도 자신을 귀찮게 하려하다니. 신우는 애써 신예가 보는 앞이라 표정을 풀고는 다시 인터폰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가 분명 가라고 했을 텐데.”

[잠시만.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오! 이렇게 쫓아내는 법이 어디에 있소! 사정이라도 들어주시오!]

신우는 홍영배의 말에 한껏 짜증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험한 말은 최대한 참았다. 결국 최대한 참은 신우는 돌려보내기 위해서라도 만나야 한다는 사실에 우선은 만나기로 했다. 다만 집에서가 아닌 밖에서였다.

“곧 나갈 테니 밖에서 기다려라.”

뚝. 그대로 인터폰을 끊은 신우였다. 이런 신우의 말을 대문 앞에서 들은 홍영배의 얼굴은 조금은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용건도 꺼내지 못하고 돌아가게 될까봐 조마조마 했던 것이다. 그렇게 홍영배가 안도하는 그 순간 신우는 여전히 과자를 먹고 있는 신예와 지후를 보고는 잠시만 나갔다 오겠다고 말했다.

“잠시만 밖에 나갔다 금방 돌아올 테니까. 여기에 계속 놀고 있어.”

“응. 여기 있을게.”

“저도 여기 있을 게요.”

이런 두 아이들의 말을 들은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우가 밖으로 나가자. 잠시 신우가 나간 현관문 쪽을 향해 눈치를 보던 지후가 다시 입안에 과자를 넣어 먹고 있는 신예를 보고는 말했다.

“나 재미난 거 보여줄까?”

“재미난 거?”

“응. 아저씨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아빠한테? 우웅. 아빠한테 거짓말 하면 안 되는데..”

“그럼 못 보여 주는데..”

“으응... 보고 싶은데..”

재미난 거라는 말에 궁금증이 점점 크게 들면서 한껏 고민하던 신예는 곧 본 것을 말하지 않는 건 거짓말이 아니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건 거짓말이 아니니까.”

“진짜 비밀이다. 이건 진짜 우리아빠만 아는 거야.”

그렇게 말한 지후는 다시 한 번 집안을 둘러보다가 그대로 두 손을 모으기 시작했다. 잠시 그렇게 두 손을 모았을까. 순간 이런 두 손바닥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붉은 빛이 비추는 신예의 얼굴은 한껏 놀라워하고 있었다.

“어. 빛난다? 우와 신기해~”

이런 신예의 말과 함께 순간 화륵~ 아주 작은 붉은 불꽃이 지후의 두 손바닥에 일어나면서 열기를 피워 올렸다. 이런 지후의 두 손에 모여든 불꽃의 모습에 신예는 헤~ 하는 얼굴로 잔뜩 호기심 어린 얼굴로 불꽃에 시선을 주었다.

“이게 뭐야?”

“몰라. 전에 엄청 아프고 나서 할 수 있었어.”

“나도 만들고 싶다.”

지후의 모습이 부러운지 신예는 한껏 부럽다는 모습을 하더니 갑자기 손가락을 불꽃에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화들짝 놀란 지후가 다급히 뒤로 물러나고는 식겁했다는 얼굴로 말했다.

“만지면 안 돼. 아야할 거야.”

“아야해?”

“응. 아야해. 그러니까. 만지면 안 돼. 알겠지?”

“웅. 알았어.”

내심 아야. 한다는 말에 신예는 상당히 아쉽다는 얼굴로 여전히 불꽃이 이는 지후의 두 손의 모습을 부러운 듯 봐야 했다. 신예는 저게 뭔지 몰랐다. 그저 지후가 재미난 것을 한다는 사실만을 인식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신예는 쪼그려 앉으면서 지후가 만들어낸 불꽃을 구경했고, 지후는 이런 신예의 시선에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불꽃을 허공에 던지는 모습을 보이며 한껏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있었다.

그렇게 둘만의 비밀스러운 놀이를 즐기는 그 시각 신우는 대문을 나서며 자신을 기다리는 홍영배와 마주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이런 신우의 말에 홍영배 옆에 있던 이가 발끈한 모습을 보였다. 사내는 신우도 알고 있는 이였다. 과거로 오기 전에 언제나 홍영배의 옆에서 일을 도맡아서 처리하던 그 부하였다.

“이분이 누구신줄 알고!”

“만수야.”

나직한 홍영배의 말에 잠시 눈치를 보던 그는 그대로 꾹 참는 모습을 보이면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흐음? 만수라. 그러고 보면 이제야 이름을 알았군. 예전에야 그저 부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야 이름을 알았다는 사실에 신우는 예전의 자신이 그렇게 주변에 대해서 무심했었구나?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신우를 향해 어느새 홍영배가 한쪽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을 차량을 향해 가리키며 안쪽에 탑승해서 말할 것을 권했다.

“우선 차량 안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주변에 듣는 귀가 많은지라.”

“그러지. 어떤 이유로 찾아 왔는지 들어보지.”

그렇게 말한 신우가 그대로 당당히 차량을 향해 걸어갔고, 이런 신우의 뻔뻔한 모습에 만수란 사내는 두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대가 누군지 알고 있는 이상 그대로 참는 모습을 보이며 차량의 뒷문을 열어 신우가 탑승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그렇게 신우가 차량에 탑승하고 반대편으로 홍영배가 차량 안에 탑승하자 어느새 조용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마련되었다.

“정말 놀랐습니다. 설마. 우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니..”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

“과연.. 동방승천회를 없애버린 단체의 일원다운 말이오.”

“일원? 뭐. 마음대로 생각해.”

신우는 단체의 일원으로 보는 홍영배의 말에 딱히 진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왜 날 찾아왔지. 분명히 말하지만 난 귀찮은 일에 말려드는 건 딱 질색이야.”

귀찮다니? 홍영배는 눈앞에 있는 김신우라는 자의 생각의 진실함이 어떤지 참으로 궁금했다. 정말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어찌되었든 홍영배는 이것만은 꼭 물어보고 싶었다.

“그대는 적이오?”

“적?”

“그대와 그대의 단체. 그리고 진한그룹까지 어떤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소, 우리가 정말 궁금해 하는 건 그대가 우리민족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냐는 것이오? 동방승천회와 같이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것이오?”

“내가 굳이 이걸 왜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 말해주지. 날 건드리지 마. 한반도? 그런 걸 지배해서 뭐하게? 엿봐 꿔 먹게? 미안하지만 난 오직 내 가족의 평온만을 바라는 사람이야. 내 아내들과 내 딸이 행복하게 사는 건만 유일하게 원해.”

이런 신우의 말에 홍영배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뭔가 거창한 말을 들을 줄 알았다. 그런데, 가족의 평온이라니. 행복하게 사는 게 유일하게 원하는 거라니. 이곳에 오기 전부터 가졌던 예상들은 크게 벗어났다.

“........”

“.......”

신우나 홍영배는 서로 말이 없이 서로를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복잡한 눈빛을 보이며 신우의 말을 곱씹던 홍영배는 어느새 심각한 얼굴로 신우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그대는 그대의 단체에 어떤 위치에 있으시오?”

“그걸 굳이 내가 말해야 하나?”

“부디 대답해 주시오. 그대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알아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갔소.”

“흠. 제일 위라고 해두지.”

“역시..”

홍영배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는지, 역시라는 말을 내뱉었다. 진한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의 총수를 가까이 두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가 알고 있는 정보력까지 생각해 보면 심상치 않은 이라는 건 짐작했었던 것이다.

“그대라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오. 지금 한반도가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를..”

“아. 전쟁.”

“역시 알고 있을 줄 알았소. 내가 이렇게 찾아온 것도 그 이유 때문이오. 동방승천회를 없앤 그대라면 멈출 수 있지 않소, 부디 전쟁을 멈추게 해주시오.”

“내가 왜 그래야하지? 그들이 날 건드리기라도 했나?”

“아까 말하지. 않으셨소, 가족의 평온을 원한다고. 만약 한반도에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평온이란 영원하지 않을 게 분명하오. 일본은 분명 북한에만 만족하지 않을 테고, 분명 이 나라에게까지 마수를 뻗을 것이오. 그러니 제발 전쟁을 멈춰주시오.”

“굳이 그러고 싶지 않는 걸.”

“크흠.. 그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소. 부디 우리 민족을 위해서라도 생각을 고쳐주시오.”

“우리 민족이라.. 싫은 걸. 난 딱히 민족이라는 거창한 말도 마음에 안 들고. 더욱이 누가 나에게 명령을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며. 명령이라니. 그런 말이 아니잖소!”

“난 그렇게 들리던 걸. 이참에 말해주는데, 난 내가 원하면 그때 하는 주의야. 누가 와서 해달라는 씩으로 말하는 건 질색이야. 그리고 솔직히 지금 자체로도 난 만족하고 있어. 누가 건들지 않는 이상에야 나서지도 않는 주의지. 그러니. 그냥 가. 난 나대로 있을 테니까. 그 민족이라던가 하는 거창한 이유를 가지고 일본을 막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신우의 말 자체에는 강한 힘이 서려 있었다. 특히나 신우의 두 눈을 바라보는 홍영배의 두 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뭔지 모른다. 다만 두 눈을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뭔가에 그의 가슴은 너무도 강하게 뛰고 있었다. 경고. 경고다. 더 이상 선을 넘어서면 죽인다. 홍영배는 그걸 느끼고 있었다.

“그럼 가보지. 더 이상 그딴 이유로 찾아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한 신우가 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이런 모습에 어느새 조용히 지켜보던 만수라는 사내가 홍영배를 향해 말했다.

“참으로 오만방자한 자 아닙니까! 어떻게 저런 편협한 마음을 가진 자가 있단 말입니까.”

“가자.. 아무래도 도움을 얻진 못할 것 같구나.”

“처음부터 왔으면 안 되었습니다.”

만수라고 불린 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차량에 시동을 걸고 차량을 출발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움직이는 차량의 모습이었고, 이런 차량의 뒷좌석에 탄 홍영배는 방금 전 눈앞에서 보았던 눈빛을 생각하며 한차례 몸을 떨어야 했다.

“무서운 자였다. 이 내가 두려운 마음을 느끼다니..”

홍영배의 이런 독백 속에서 차량은 계속해서 도로를 질주했고.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신우는 자신의 것만 건들지 않는다면 움직이지 않죠. 다들 아시죠? ㅎㅎ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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