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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81화 (281/364)

00281 변화의 조짐 =========================

-점점 발견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39명이야. 앞으로 계속 발견될 것으로 보여.-

새벽녘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거실 안으로 소파에 앉아 타노의 말을 듣고 있던 신우가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얼마 전에 타노에게 갑작스럽게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 말에 혹시 봉인해제의 여파로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타노에게 조사를 부탁했는데, 조사결과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뒷조사를 해보니 그 애들이 가진 능력들은 모두 태어나면서 가진 능력이었다.

즉 봉인해제로부터 불러온 여파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대체 뭘까? 봉인을 해제하기도 전에 그런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먼저 태어났다니 신우가 보기에는 절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었다. 분명 어떤 뭔가에 의해 분명 일어난 게 분명했다.

-내가 한번 원인을 생각해 봤는데, 신예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뭐? 신예가?”

-그게, 나이 때가 다들 비슷하거든. 모두 신예와 같은 나이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모든 사실이 딱 들어맞지 않아?-

신우는 타노의 설명을 들으면서 어쩌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딱 들어맞았다. 연령층이 다양한 것도 아니고 딱 신예 나이 때의 아이들만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뭔가 신예와 연결된 뭔가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컸다.

“그럼 어째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거지? 신예가 태어나서?”

-그건 모르지. 우선 차차 알아보는 걸로 하고 우선 그 아이들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 아이들?”

-그대로 애들을 나둘 생각이야?-

“내가 신경 써야 하는 거야?”

-그 애들 각국 정부에게 납치 및 감금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던데. 구하면 좋지 않을까?-

“구해서 어떻게 하게? 그들 부모들에게 데려다 주게? 분명 다시 잡혀 들어갈 걸. 아니면 내가 그 애들을 데리고 살라고? 됐어. 난 지금 내 딸 하나 키우는 것에 모든 걸 집중하고 싶어.”

무척이나 잔혹하고 냉정한 신우의 말이었다.

구하는 건 무척 쉽다. 하지만 굳이 자신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싶은 것이다. 물론 발생 원인에 대한 책임감을 운운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중요하지 다른 이들의 사정은 눈곱만큼도 신경 쓸 마음도 없었다.

타노는 이런 신우의 말을 들으면서 결국 애들을 구하자는 의견을 더 이상 꺼내지 않기로 했다. 내심 애들이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방금 전 신우의 말처럼 뒤처리가 문제였다. 영원이 그 애들을 돌봐주는 것도 아니면서 구해줘 봤자. 감금된 지금이나 별다를 것 없을게 분명했던 것이다. 결국은 하나마나한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

-알았어. 그럼 우선 봉인해제에 대한 여파부터 찾는 걸 우선으로 할게.-

이런 타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신우였다. 그때 거실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발걸음소리가 신우의 귀에 잡혔다. 신우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런 시선으로 거실 천장에 비치는 은은한 조명 아래에 눈을 비비며 천천히 걸어오는 딸애의 모습이 보였다.

“신예야 깼어?”

신우는 대번에 소파에 일어나서 신예를 향해 다가왔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신예가 두 손을 뻗으며 안아달라고 표현했다. 신우는 금방 신예에게 다가가서는 안아주었다.

“아빠 나 쉬마려워..”

“쉬마려워? 아빠하고 얼른 화장실 가자.”

신우는 얼른 신예를 화장실로 데려가면서 일처리를 도와주었다. 그렇게 쉬를 다 싼 신예의 손까지 세면대에서 씻겨준 신우는 신예를 데리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이내 신예를 보며 더 잘 건지 물었다.

“더 잘 거니?”

“아니 안 잘 거야.”

“그럼 아빠하고 TV나 볼까?”

“응.”

신우는 신예를 데리고 다시 거실로 향했다. 아직 예린이 잠을 자고 있던 지라 소리를 줄이고 TV를 트는데, 신우가 리모컨을 가지고 돌린 채널은 어린이 채널이었다. 신우의 모든 건 신예에 집중되어 있었다. 오직 신예의 눈높이에 맞춰 있는 것이다.

마침 재방송으로 신예가 좋아하는 만화영화가 나오자 신예는 집중해서 만화영화를 보는 모습이었다. 신우는 이런 신예를 보면서 문뜩 신예도 혹시 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예가 원인이라면 분명 신예에게도 뭔가 능력 같은 것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저기 신예야?”

“응? 왜 아빠?”

“혹시 말이야. 요즘 뭔가 이상하다거나 하는 거 없니?”

“이상한 거?”

“막 이상한거 보이거나 아니면 이상한 게 손에서 나온다거나 하는 건 없지?”

“그게 뭐야?”

신예는 자꾸만 이상한 말을 하는 아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신예를 보면서 신우도 난감했다. 막상 손에서 불이 나오고 바람이 나오는 건 없냐고 묻고 싶었지만 직접적으로 묻기가 그랬던 것이다. 신우는 결국 그만두기로 했다.

“됐다. 오늘 아침 뭐해줄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돈까스!”

“돈까스? 좋아. 우리 신예가 먹고 싶다면 해줘야지.”

신우는 냉동고에 있을 사놓은 돈까스를 생각하면서 나중에 돈까스를 구울 생각을 했다. 그때 거실로 오는 예린이의 기척이 신우의 감각에 잡혔다. 어제 늦게 들어와서인지 아직까지도 피곤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던 예린은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는 신우와 신예의 모습을 보면서 얼른 신예를 중앙으로 소파에 앉아서는 신예의 이마에 뽀뽀를 쪽쪽쪽. 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신예 잘 잤어?”

“응. 엄마. 엄마도 잘 잤어?”

“엄마도 잘 잤지.”

그렇게 말한 예린은 이내 신우에게 입술을 내밀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대로 예린의 입술에 쪽.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아침 키스를 나눈 신우네 가족의 모습이었고, 이런 와중에 신우는 예린을 보며 이제 슬슬 앨범작업도 끝이 난다는 사실을 생각하고는 말했다.

“이제 슬슬 컴백할 때가 되었지 않아?”

“응. 앞으로 2주일 뒤가 정식 컴백 날이야.”

“잘해.”

“당연하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준비한 건데,”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하는 이런 예린의 모습에 신우는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도 빛나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백하는 날 신예를 데리고 꼭 구경 갈게.”

“조금 부끄러운데..”

남편하고 딸이 찾아와 컴백모습을 구경한다니 예린은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까지 살짝 붉어진 이런 모습을 본 신우는 훈훈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 부끄러우면 신예랑 같이 생방송으로 나오는 TV나 보지 뭐.”

“아냐. 와도 돼. 노래하는 모습을 꼭 두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런 예린의 말에 신우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와중에 신예는 멀뚱히 이런 두 사람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신우네 가족들이 아침 일찍 행복한 가족 간의 모습을 보여 줄 시각 한쪽에서는 무척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이 있었다.

* * *

서울 인근 외각 인적이 드문 산속.

화르륵~~!!!

여전히 창고 안에서 불꽃을 내뿜고 있는 지후의 모습이 보였다. 현재 지후는 잔뜩 힘겨운 얼굴로 온 몸에서 불꽃을 내뿜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태가 상당히 힘겨운지 연신 아악!! 거리는 비명을 지르는 중이었다.

지후는 불꽃을 내뿜을 때마나 너무도 큰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확실히 다른 능력을 가진 아이들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어쩌면 모든 원흉인 신예와 가까이 지내왔던 시간이었기에 이런 반응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렇게 지후가 고통 속에 불꽃을 내뿜는 순간 창고 밖에서는 몇 대의 살수차들이 연신 물줄기를 쏘아 보내며 창고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보다 더 커진 불꽃의 규모는 이런 살수차들의 물줄기에도 도저히 잠재울 수 없을 정도의 열기를 동반하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창고를 좀 더 보강했다는 것이다, 입구를 제외하고 창고 외벽 전체를 포클레인을 이용해서 흙으로 완전히 둘러싸고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마치 대형화로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불꽃처럼 창고 입구를 빠져나오는 불꽃의 모습을 지켜보는 지후의 아빠인 김종준은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시각이었고, 불꽃으로 인해서 주변이 상당히 밝아진 상황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누군가가 오해를 하고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한다면 자칫하다간 아들이 정부에게 잡혀 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지라 불안해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때 이른 그를 향해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그는 상당히 큰일 났다는 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최종준은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살수차들의 물들이 완전히 바닥났습니다. 자칫하다가는 불꽃이 사그라지기 전에 물이 다 바닥나게 생겼습니다.”

“다른 살수차들은?”

“그게.. 다른 살수차들이 물을 채우고 돌아오려면 최소한 40분 뒤에야 도착할 겁니다. 그 전에 물들이 다 바닥날 겁니다.”

물이 더 이상 없을 거라는 사실에 그는 큰일 났다는 얼굴이 되었다. 저렇게 뜨거운 곳에 있는 아들에게 더 이상 물을 줄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이 그는 상당히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때 웅성거리는 소리가 귀에 잡혔다. 주변에 있던 그의 사람들이 다들 당황하고 있는 소리였다.

“무슨.. 헉?!”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던 그는 창고에서 나오는 불꽃의 모습이 파란빛을 뛰는 모습에 경악했다. 조금 전보다 훨씬 강렬해진 불꽃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물이 바닥나게 되면서 지후에게서 뿜어져 나오던 불꽃의 온도는 급속도로 올라가게 되었다. 그동안 800도를 헤아리던 불꽃의 온도가 이제 1400도에 달하는 온도가 되었던 것이다. 창고를 감싸던 흙들까지도 서서히 하얀 연기를 내뿜으면서 타고 있는 중이었다.

“아.. 안 돼..! 지후야! 지후야!”

너무도 강렬한 열기였기에 그는 아들인 지후가 저 불꽃 속에서 타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대로 창고를 달려갔다. 하지만 곧 너무도 강렬한 불꽃의 열기에 얼굴가죽이 벗겨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아야 했다.

“안 됩니다! 사장님! 위험합니다.”

“사장님 다가시면 안 됩니다!”

다들 사장인 김종준을 말리기 위해 황급히 그의 허리와 팔을 잡고 억지로 불꽃에서 떨어지게 만들었다. 이런 행동에 김종준은 놓으라는 듯 어서 아들에게 가야 한다는 듯 소리를 질어야 했다.

“이거 놔! 아들에게 가야해! 아들이 타죽는다고!”

“그러다 사장님까지 큰일 나십니다!”

“맞습니다. 사장님이라도 사셔야지요!”

다들 이런 그를 걱정하며 말리는데, 김종중은 아들이 죽었다는 게 기정사실이 되자 너무도 큰 슬픔이 몰려왔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그는 삶에 대한 의욕마저도 잃었다.

어느새 힘이 빠진 그가 바닥에 주저앉으려 하자 직원들은 황급히 그를 부측하며 바닥에 앉게 만들었다. 다들 어느새 허무하다는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인 거였다. 그렇게 다들 허무와 함께 슬픔으로 가득해 있는 순간 갑자기 그렇게 뜨겁게 느껴지던 열기가 사라졌다. 창고 밖을 향해 뿜어지던 파란 불꽃이 갑자기 사라졌던 것이다.

“이게..?”

“불꽃이 멈췄다?”

“무슨 일인 거지..?”

다들 어리둥절하며 있는 그때 불꽃이 사라진 창고 안에서 아빠를 찾는 지후의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아빠.. 하는 이런 소리를 들은 김종준은 퍼뜩 정신을 차리면서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키면서 황급히 창고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후야?! 지후야!?”

창고 안으로 뛰어 들어간 김종준은 바닥에 엎어진 상태에서 자신을 부르는 아들의 모습에 황급히 달려가 지후를 안았다.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다가 살아 있는 모습에 벅찬 마음에 무작정 지후를 안아버린 것이다.

그는 퍼뜩 아들의 상태를 생각하는데, 이내 아들의 몸이 뜨겁지 않다는 사실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전혀.. 뜨겁지 않다? 그렇게 만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운 아들이 전혀 뜨겁지 않는 것이다. 이런 아들의 상태에 그는 가슴 벅찬 뭉클함을 느껴야 했다. 이제껏 아들을 이렇게 마음껏 안아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된 건지 모른다. 하지만 살아 있어줘서 너무 고마웠고, 이렇게 마음껏 아들을 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도 고마웠다.

“지후야.. 이제 괜찮니?”

“응.. 아빠. 나 괜찮아. 이제 안 아파.”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이런 아들의 모습에 그는 본능적으로 더 이상 아까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끝이 난 느낌이었다. 더 이상 아까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은 것이다.

“아빠 나 배고파..”

“배고파?”

그러고 보면 지난 며칠 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지후였다. 잠시 불꽃이 사라진 순간 억지로 뭘 먹이려 해도 심키지 못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다.

“뭐 먹고 싶니. 아빠가 먹고 싶은 거 다 사주마.”

“돈까스.”

“돈까스?”

고작 그것 가지고 되겠냐는 얼굴인 김종준이었는데, 이런 아빠의 모습이 지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돈까스가 너무 먹고 싶어.”

“그래. 사주마. 가자. 얼른 가서 먹자구나.”

김종준은 돈까스가 대수겠냐는 생각으로 아들을 안아 올렸다. 순간 너무도 가볍게 들린 아들의 무게감을 느낀 그는 아들이 이렇게 가벼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자주 안아주고 엎어줄 거라는 마음을 가졌다.

그렇게 김종준, 김지후 두 부자는 창고를 나서기 시작하였고, 어느새 뒷정리를 직원들에게 부탁하면서 산을 내려가면서 아들에게 먹을 돈가스 집을 수소문부터 했다.

전 세계에 등장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각국 정부의 감시망에 걸려 감금을 당하거나 아니면 지후와 같이 능력 있는 부모의 도움으로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이런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였다. 다만 이런 아이들의 등장으로 세계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건 사실이었다.

============================ 작품 후기 ============================

신우의 성격은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것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랍니다. 조금 변했다고 하지만 설마 신우를 착한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겠죠? ㅎ 아무튼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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