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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80화 (280/364)

00280 변화의 조짐 =========================

청와대.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인 김중근 대통령을 필두로 각 장관들이 회의장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의 얼굴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감정이 담겨있었는데, 주된 이유가 갑작스럽게 대한민국 곳곳에 나타난 기이한 능력을 사용하는 아이들로 인해서였다.

그들이 시선을 주고 있는 대형 모니터에는 허공에 둥실 떠있는 남자아이의 모습과 보랏빛의 안개를 입으로 내뿜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둘 다 비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느 순간 김중근 대통령이 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일단 저 애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초능력이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두 애들 모두 초능력이라고 짐작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양복과 함께 둥근 안경을 쓴 중년의 인물이 말하는데, 그는 국정원의 한종국 국정 원장이었다. 이런 그의 말을 들은 김중근 대통령은 슬며시 자신이 생각한 것을 물었다.

“얼마나 위험합니까?”

“무척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박서준이란 이름을 가진 남아는 그저 허공을 자유롭게 나는 능력이 가진 것이 다인지라 일단은 특별한 위험은 없습니다. 다만 저기 화면에서 보셨다시피 보랏빛 안개를 입으로 내뿜고 있는 진세희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는 무척 위험합니다.”

“정확히 어떤 것이 위험한 것인가?”

“독입니다. 저기 안개와 같은 자체가 독성분입니다. 독성분을 조사해 본 결과 아주 인체에 치명적인 독이었습니다. 사실 저 보랏빛 안개에 함유된 독이 문제지만 산 성분까지 아주 강하게 있었던지라 이를 모르고 채취하던 연구원의 손이 그대로 녹아내린 상황입니다.”

“크흠. 얼마나 독성이 강하기에 사람의 손이 녹을 수 있단 말인가?”

“현존하는 독중에 가장 강할지 모르겠다는 연구원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다들 현존하는 독중에 가장 강할지 모른다는 말에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누군가 손을 들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대통령님. 당장 격리시켜야 합니다. 저런 아이들이 평화로운 도시에 활보라도 했다가는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라 더 위험할겁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자신들이 뭘 하는지도 사리분별도 못하는 나이니까 더욱 격리시킬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서둘러 격리시설을 만들어 격리시켜야 합니다.”

다들 너도나도 아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듣던 김중근 대통령은 같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런 위험한 애들이 돌아다니게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두 아이들의 부모가 격리시킬 것을 동의할지 모르겠습니다.”

국정원장의 이런 말에 김중근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강제로라도 진행해야지요. 이건 비상상황에 해당합니다. 부모가 반대한다고 해도 나둘 성질의 일이 아닙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자칫 언론에 이 일이 알려질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국정원장이 말하는 건 애들 부모를 체포하지 않는 이상은 입들을 막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이런 말에 김중근 대통령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없던 죄를 만들어서 두 아이들 부모 모두를 체포하는 것으로 하지요.”

상당히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국정원장은 물론이고 이곳에 있는 어떤 장관들도 그것에 관해서는 입에 담지 않았다. 그들은 한 개인들 보다는 국가가 최우선이라는 생각들을 하는 인사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애들을 격리시키는 것으로 하는 동시에 부모들 체포해 범죄자를 만드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순간 국정원장이 또 다른 안건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희 국정원 국외 정보라인을 통해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또 다른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도 말입니까?”

“예. 현재 각국에서는 쉿쉿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저희 한국과 같이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 정황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군요. 다른 나라에서는 현재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까?”

“아마 언론에 알려지지 않는 걸 본다면 저희와 비슷하게 아이들을 격리를 한 것 같습니다.”

이런 국정원장의 말에 김중근 대통령은 역시 자신의 결정이 정확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있어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서 입을 막는 자가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누가 봐도 대통령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였지만 그래도 이런 그를 징치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나저나 대체 왜? 유독 3살 아이들만이 그런 초능력을 가진 걸까요?”

“아직 그것에 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3살 아이들을 모두를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몇 십만 명의 아이들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뭔가 조사할 명분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선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특징부터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격리된 두 아이들을 조사해 보세요. 분명 뭔가 다른 특징이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국정원장은 피검사를 비롯해서 각종 검사를 통해 초능력을 가진 유무를 찾아내는 특징을 찾아낼 생각을 먹은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해서 전국의 3살 아이들을 조사할 방법이 있을지 찾아볼 생각을 했다.

그렇게 김정근 대통령의 중심으로 국내에 갑작스럽게 발견된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격리시설에 격리시킬 준비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 * *

며칠 뒤..

부웅! 1대의 대형트럭이 어두운 국도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이런 트럭 앞뒤로는 각각 2대의 벤 차량들이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었는데, 한눈에 봐도 트럭을 호위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인적도 드물고 다니는 차조차 없는 새벽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천천히 속도를 줄이면서 국도와 연결된 한 비포장도로를 향해 진입하기 시작했다.

연신 흔들리는 차체의 모습과 함께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산속을 향해 깊숙이 이동해 가는데, 주변을 밝히는 거라고는 오직 차량들의 전조등의 불빛뿐이었다.

그렇게 20분을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이동한 차량은 순간 사유지로 보이는 출입구를 막는 담이 있는 곳에 멈춰 서는 모습이었다.

차량들의 엔진소리가 숲속에 들려오는 가운데, 사유지 입구를 향해 몇 명의 사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차량을 향해 손전등을 겨누더니 그대로 여러 번 불빛을 반짝이는 행동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차량들도 여러 번 불빛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뭔가 암호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출입구에 있던 사내들인 그대로 출입구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주고받던 암호가 맞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개방된 문을 통해 어느새 4대의 벤 차량과 대형트럭이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넓게 펼쳐진 공터에 정차를 하는 모습이었다.

타다다닥. 4대의 벤 차량 안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인물들이 대거 빠져 나왔다. 그들은 국정원 요원들이었다. 그들은 곧 대형트럭이 끌고 온 컨테이너의 뒤쪽을 향해 가는 모습이었고, 모두가 굳은 얼굴로 주변을 경계하며 컨테이너 문을 열기 시작했다.

끼익. 뒷문이 활짝 열리자 보이는 모습은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잠들어 있는 2명의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컨테이너 안에 있던 이들은 곧바로 잠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여기 올 동안 깨어나지 않았나?”

“예. 진정제를 맞고 계속 잠들어 있었습니다.”

“다행이군. 서둘러 격리실로 데려간다.”

국정원요원 가운데, 가장 선임이 그렇게 말하자 모두들 서둘러 두 아이들을 옮기려 했다. 현재 그들이 향하는 장소는 비밀벙커였다. 본래는 전쟁을 대비해서 건설한 벙커였다. 하지만 현재 개조를 진행하면서 완전한 격리시설로서 바뀌어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그들이 벙커 출입구가 있는 장소로 움직일 그때 잠들어 있던 두 아이 중 여자아이가 슬며시 눈을 떴다. 아이의 눈동자는 연신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어느새 눈에 물기가 어리는데, 한눈에 봐도 무서워하는 모습이었다.

“응?”

여자아이를 안고 가던 국정원 요원은 아이의 기척에 놀라 아래를 보다가 자신을 보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기겁했다. 그는 아이에게 억지로 피를 뽑으려던 연구원의 손이 완전히 녹아버린 모습을 잊지 못했다. 그는 대번에 여자아이를 안고 있던 손을 놓았다. 순간 여자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고 떨어져야 했다.

“뭐. 뭐야!?”

“너 뭐하는 거야!”

“깨..깨어났습니다! 애가 깨어났다고요!”

“뭐야?!”

다들 여자아이를 놓친 국정원 요원이 하는 말에 대번에 바닥에 떨어진 여자아이를 경계했다. 이런 모습에 어느새 여자아이는 상당히 울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엄마부터 찾는 모습을 보였다.

“엄마..? 어딨어..?”

당장이라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려는 모습이었는데, 너무도 가여워 보였다. 하지만 이런 아이의 모습에도 국정원 요원들은 일체 연민도 없이 굳은 얼굴로 품에서 뭔가를 뽑아들어 여자아이에게 겨누었다.

그들이 뽑아든 건 마취총이었다.

“꼬마야. 거기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입에서 네가 하는 안개 같은 걸 뱉으면 안 된다.”

“천천히 움직여.”

이런 국정원 요원들의 말에 아이는 그저 겁을 먹을 뿐이었다. 이제 고작 3살짜리 여자아이였다. 검은양복을 입은 수십 명의 어른들이 가까이 다가오려고 하자 너무 무서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으아앙~”

여자아이의 울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다들 이런! 하는 소리를 내더니 황급히 여자아이에게서 떨어졌다. 이미 여자아이가 우는 순간 보랏빛 안개가 입에서 흘러나올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미 한번 경험했던 것이다.

국정원요원들의 예상과 같이 울기 시작한 여자아이의 입에서는 보랏빛 안개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안개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뭉치더니 아이의 주변에 모이는 모습을 보였다.

“어떡하지요..?”

“음.. 기다려야지..”

그들은 보랏빛 안개가 나타난 순간 더 이상 다가가기를 포기했다. 그들의 경험상 저 보랏빛 안개가 나타난 이상 총기도 소용없었다. 총을 쏘는 순간 공격한다. 그들은 그걸 모르고 며칠 전에 십여 명의 동료들을 잃은 상태였다.

“애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

“절대 경고망동하지 말고 거리를 벌리고 있어라!”

다들 절대 여자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여자아이가 잠이 들 때 까지를 기다렸다. 그들이 경험한 것은 아이가 능력을 사용하면 할수록 빨리 잠에 빠져 든다는 사실이었다. 나이가 어려 몸에 부담이 돼서 그런 건지 자세히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국정원 요원들이었기에 절대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으아앙~! 아빠! 엄마! 아빠와 엄마를 찾는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되었지만 다들 지켜만 볼 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보랏빛 안개는 자꾸만 여자아이의 주변에 맴돌면서 회전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공격하면 당장이라도 공격할 태세처럼 말이다.

그렇게 대치가 계속 되는 가운데, 다들 흘러내리는 땀조차 딱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 때이라고 하지만 아직 7월의 열대야가 남아있었기에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 검은 양복차림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 후덥지근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무더운 기온에 지쳐갈 쯤 여자아이가 울다가 갑자기 옆으로 누워버렸다. 이런 모습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마취총을 내려놓았다.

“휴.. 잠들었군.”

“아마 얼마간을 깨지 않을 거야.”

“어서 서둘러 격리실에 가둬야해. 조금 있으면 날이 밝을 거야.”

다들 잠이든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면서 한마디씩 하는데, 그들은 어느새 잠이든 여자아이의 근처로 다가갔다. 그런데, 다들 다시 안고가기를 꺼리는 모습이었다. 왠지 잠이든 여자아이를 안기에는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어서 안 들어! 병철이 네가 얼른 들고 따라와!”

보다 못한 선임요원이 그렇게 말하자 결국 병철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정원요원이 속으로 나만 시키고 그러냐는 듯 투덜거리면서 그대로 여자아이를 안기위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막 손에 여자아이의 몸이 닿았을까. 순간 잠들어있던 여자아이의 입에 쩍 벌어지면서 그곳으로부터 보랏빛 안개가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국정원요원을 덮쳤다.

“아악!”

“벼. 병철아!”

“이. 이런?!”

“안 돼-!!”

다들 동료를 덮친 보랏빛 안개를 보며 당황해야 했다. 그 순간 병철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정원요원의 육신은 빠르게 녹아가기 시작했다. 취익-! 살이 녹아들면서 어느새 뼈만 들어났다. 참으로 지독한 독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다들 갑작스러운 이런 모습에 어떻게 된 거냐는 얼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전에는 저러지 않았잖아!”

“잠들면 괜찮은 거 아니었어?!”

“히익. 난 못 들어! 죽고 싶지 않아!”

다들 당황한 가운데, 남자아이를 들고 있던 한 국정원요원이 황급히 남자아이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자신도 동료처럼 허무하게 죽을 것 같다는 공포심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나마 여자아이와 달리 남자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 상태로 잠이 든 모습이었다. 공격적인 여자아이의 능력과 달리 남자아이는 다른 종류의 힘인지 전혀 변화가 없는 모습이었다.

“어떡하지..?”

어찌되었든 동료가 죽고 여자아이의 육신은 연신 보랏빛 안개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런 상태라면 격리시설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서서히 해가 지는 모습을 본 선임요원이 멍해 있는 요원들을 향해서 말했다.

“우선 남자아이부터 격리시설로 옮기고 서둘러서 주변의 시선을 막을 대형천막을 저기에 설치한다.”

다들 선임요원의 말에 한껏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명령에 따른다고 하지만 죽을 가능성이 큰 명령을 따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명령은 명령. 결국 다들 하기 싫은 마음으로 남자아이를 우선 격리시설로 옮겨야 했는데, 남자아이는 건드려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렇게 남자아이가 혼자 격리시설로 옮겨질 순간 여자아이는 그저 보랏빛 안개의 보호를 받으면서 잠들어 있었고, 보랏빛 안개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재밌게들 봐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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