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3 단군회 =========================
[국내 재계 순위 4위에 올라섰던 마진그룹이 현재 공중분해가 된 상태입니다. 마진그룹의 회장이었던 양국일 회장은 검찰에서 비자금 조성문제와 비리관련조사를 받고 있는 중으로 적나라케 들어난 사실로 죗값을 받을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중분해가 된 마진그룹을 진한그룹에서 인수 합병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진한그룹에 속한 각 계열사의 주가들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연신 무너진 마진그룹에 대한 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재계는 이런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란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마진그룹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국내 4위의 기업이 어디 구멍가게인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 없는 거였다.
한편으론 각 재계의 사람들은 진한그룹을 크게 의심하고 있었다. 마치 마진그룹이 공중분해가 될 걸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준비한 진한그룹의 행보이기에 다들 마진그룹의 사태가 진한그룹에 의해 일어난 사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야 했던 것이다.
어쨌든 진실을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재계는 진하그룹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진한그룹에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리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 * *
강남에 위치한 한 칵테일바.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술병이 바닥에 떨어지며 깨져나갔다. 그리고 이런 깨진 술병을 밟으며 잔뜩 술에 떡이 된 사내가 잔뜩 휘청 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억지로 몸을 움직이려 했다. 손님으로 온 사람들은 이런 사내의 모습에 잔뜩 인상을 찡그려야 했다.
“손님. 괜찮으십니까?”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내가 휘청거리는 사내의 팔을 잡고 중심을 잡게 했다. 하지만 사내는 오히려 이런 종업원을 밀치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 몸에 손대지마! 이 천한 새끼가 어딜 만지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이런 인격을 무시하는 사내의 말에 종업원의 얼굴은 잔뜩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에 애써 표정을 풀면서 오히려 고개까지 숙여가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함부로 손님의 몸에 손을 대려했던 것 같습니다.”
종업원의 이런 사과에도 사내는 그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그대로 칵테일 바에서 나가려는 모습이었다. 어느새 출입구 근처까지 비틀대며 걸어온 사내였고, 이런 모습에 잔뜩 진상손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계산대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사내를 맞이했다.
“여기.. 얼마야.”
“네. 손님 24만원입니다.”
“24만원이라고?”
그렇게 말한 사내는 이내 품속에서 주점주점 장지갑을 꺼냈다. 무척이나 고가의 브랜드에 속하는 장지갑이었다. 사내는 곧 지갑에서 카드를 한 장 꺼내고는 그대로 내밀었고, 이에 직원은 그대로 카드계산기에 계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삐삑! 정지된 카드라는 사실에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손님 정지된 카드라고 나오는데요?”
“뭐라고.. 그게 어떤 건데 정지되었다는 거야!”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내의 모습에 직원은 속으로 정지된 걸 정지되었다고 하지 그럼 뭐냐는 생각에 투덜거리고는 이내 다시 한 번 카드를 꽃아 계산을 했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정지된 카드라고 나올 뿐이었다.
“한 번 더 해봐도 정지된 카드라고 나옵니다만.”
직원의 이런 말에 사내는 이내 지갑에서 또 다른 카드를 꺼냈다. 이에 다시 한 번 더 계산을 해보는 직원이었지만 역시나 또 정지된 카드라고 나왔다. 사내는 계속해서 카드를 건냈다. 하지만 모든 카드는 정지 또는 잔액부족이라고 나올 뿐이었다.
“아무래도 모두 정지된 카드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계산을 하실 생각이신지?”
상당히 못마땅한 직원의 얼굴에 사내는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는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그 표정은 뭐야! 내가 그까짓 24만원도 못 낼 것 같아!”
“아. 아닙니다. 하지만 계산을 하셔야 하는데..”
“기다려!”
그렇게 소리를 지른 사내는 이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 잠시 신호가 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어느새 누군가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사내는 반색한 얼굴로 말했다.
“이 비서!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지금 내 카드가 모두 정지되었다고! 내가 지금 얼마나 쪽팔린 지 알아! 당장 와서 계산해!”
[..........]
“이 비서? 왜 말이 없어? 빨리 말 못해.”
[양상국씨.]
“뭐. 뭐? 이 비서 이 새끼가 지금 나보고 뭐라는 거야!”
그랬다. 칵테일 바에서 진상 짓을 하고 있었던 건 양상국이었다. 이런 양상국을 향해 이 비서였던 이가 정신 차리라는 듯 말했다.
[아직도 내가 철부지 도련님을 케어 하는 사람으로 보이나. 난 이제 마진그룹 사람이 아니야. 아. 그러고 보니 이제는 마진그룹 자체가 존재하지 않지. 정신 차려. 술에 취한 것 같은데, 술 마실 돈은 있어서 마시는 거냐. 쯧쯧쯧.]
혀를 차는 이런 행동에 양상국은 그제야 뭔가 정신을 차리는 기분을 맞보아야 했다. 그렇지. 술에 취하는 바람에 지금 상황을 잊었던 거구나. 양상국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으면서 이내 배신감에 소리를 질렀다.
“이 배신자! 우릴 배신하고 진한그룹에 들어가다니!”
[배신자라니 난 어디까지나 스카우트 된 것 일 뿐이야. 한수아 회장님께서 날 고용하는 대가로 마진그룹을 합병하는 일에 적극 도와주기로 해거든.]
이런 그의 말처럼 그는 이제 진한그룹의 사람이 되었다. 타노가 좀 더 한수아가 쉽게 합병할 마진그룹을 관리하기 위해서 그를 적극 추천해 주었던 것이다. 그가 적극 일만 도와준다면 현재 검찰에 잡혀 있는 양국일 회장과 같이 감옥에 잡혀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뒤로 딴 마음먹으면 그대로 내쳐질 테지만 말이다.
“용서 못해! 너도 그렇고 진한그룹도 그놈의 신우란 놈도 내가 복수할 테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현실을 직시해라.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네가 어떻게 그분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냐. 그리고 지금 당방 술값을 내는 것도 벅차 보인다만. 그럼 이만 끊지.]
뚝. 전화가 끊기자 양상국은 그제야 자신이 술값을 낼 돈이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고작 24만원이었다. 그런 돈조차 없는 지금의 자신이 도저히 인정되지 않았다. 양상국은 이내 돈을 구할 곳을 찾았다. 연신 전화를 넣는 양상국이었다. 대다수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라는 이들이었다.
[너 아직도 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냐? 순순히 전화번호 지워라.]
[꼴좋네? 킥킥. 그렇게 오만하게 굴더니.]
[돈? 24만원? 푸하핫! 천하의 양상국이 고작 24만원이 없어서 내게 빌려달라고 전해했다고?]
[빌려줄까? 그럼 무릎 꿇고 제발 빌려주세요. 한번 해봐. 그럼 내가 큰맘 먹고 빌려주지. 크크큭.]
뚝. 전화를 끊는 양상국의 얼굴은 검게 죽어있었다. 한때 친구라고 생각했던 놈들의 말에 큰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이런 걸 인과응보라고 하지만 양상국은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때 이런 양상국의 행태를 지켜보던 계산대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님..”
직원의 얼굴은 아까 전 보다 더 안 좋아졌다. 이런 직원의 모습을 보던 양상국은 뭔가 생각을 골똘히 하더니 이내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앗! 이라는 소리를 냈다. 이에 고개가 돌아간 직원의 모습이었고, 그대로 밖을 향해 달려 나가는 양상국이었다. 그랬다. 지금 양상국은 술값을 내지 못해 도망치려 했던 것이다.
“어딜!”
어느새 상황을 지켜보던 한 남직원이 그대로 가게를 나가는 양상국의 뒷목을 잡아챘다. 너무도 쉽게 잡힌 모습이었는데, 역시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도망가 봐야 거기서 거기였던 것이다.
결국 양상국은 직원이 신고한 경찰에 의해 무전취식한 죄로 경찰서로 끌려가야 했다. 양상국은 이런 현실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자신이 고작 돈이 없어 경찰서에 잡혀 가야 하다니. 신우에 대한 분노가 더욱 활활 타오르는 양상국이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무했다. 능력도 배후도 심지어 행동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조차도 그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런 양상국의 모습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는 타노의 시선이 있었다. 그가 뭔가 행동에 옮기려는 순간 타노는 신우에게 즉시 말할 것이고, 그럼 그의 인생은 그걸로 끝인 것이다.
* * *
타노가 보여주는 투명한 화면을 통해 경찰에 잡혀가는 양상국의 모습을 보는 신우의 마음은 제법 통쾌했다. 그렇게 가진 게 많다면 오만했던 놈이 무전취식으로 잡혀가는 모습이라니. 너무도 통쾌한 마음이었다.
“다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처리할까?”
-왜? 이제 죽이는 건 식상해?-
타노의 물음에 식우는 피식 웃고는 아니라는 듯 말했다.
“식상한 것 보다는 좀 더 고소한 마음이라고 할까? 아무튼 무작정 없애버리는 것보다는 저렇게 처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언제까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타겠다. 뒤집어.-
“아차.”
신우는 타노의 말에 황급히 뒤집개로 굽고 있던 파전을 뒤집었다. 치익- 파전이 익는 소리가 들리며 신우는 타지 않는 모습에 안도해야 했다.
“신우야 다 됐어?!”
거실에서 예린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신우는 얼른 다됐다는 듯 거실 쪽을 향해 소리쳤다.
“다 됐어. 조금만 기다려!”
그렇게 말한 신우는 그대로 좀 더 파전을 더 굽고는 이내 다 익은 파전의 모습에 확인해서야 그대로 파전을 접시위에 올려놓고 준비한 작은 받침대를 들고 거실 쪽을 향해 걸어갔다. 거실에는 환한 조명 빛 아래에서 아내인 예린과 딸 신예가 바닥에 주저앉아 동화책을 함께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 됐다.”
신우가 거실 대리석 테이블 위로 받침대를 내려놓자 둘은 잃던 동화책을 덮고는 얼른 환호하며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와~ 파전이다!”
“호호. 미안. 내가 요즘 자꾸 바빠서 신우 널 시키네.”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건 뭐야.”
“그냥 그렇다고. 호호. 자 그럼 간만에 가족끼리 한번 야참이나 먹어볼까?”
평소에는 컴백을 위해 야참을 먹지 않지만 오늘은 왠지 함께 먹고 싶은 마음에 과감히 파전을 먹을 욕심을 가진 예린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한 가족이 거실에 모여 파전을 먹는데, 다들 맛있게 먹었다.
“우와 아빠가 해주는 파전이 제일 맛있어!”
“나도!”
딸이나 엄마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하는 모습에 신우는 후후 웃으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보다 파전 잘 굽는 사람 있으면 나와 바라고 그래.”
“호호호. 앞치마는 벗고 말하지.”
예린은 노란색 꽃무늬가 달린 앞치마를 입고 말하는 신우의 모습이 웃긴지 그렇게 말하자 그제야 신우는 아직까지 앞치마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에 황급히 앞치마를 벗어야 했다. 흠흠. 잠시 헛기침을 한 신우는 이내 젓가락으로 자신이 구운 파전을 먹고는 말했다.
“이제 2주 뒤면 미국에 가서 뮤직비디오 찍으러 간다고 했지?”
“응. 이미 여권은 만들어 난 상태야.”
“엄마 어디가?”
엄마가 어디 간다는 모습이자 신예는 조금 불안한 얼굴이 되었다. 비록 최근에 바빠서 잘 놀지 못하지만 그래도 저녁에는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멀리 가는 것처럼 말하자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으응. 엄마가 뮤직비디오라는 걸 찍으러 미국이라는 곳으로 가야해.”
“얼마나 먼데?”
“비행기로 한 12시간 정도.”
“그렇게 멀어? 히잉. 안가면 안 돼.”
울먹이는 얼굴로 안 가면 안 되냐는 신예의 말에 예린은 난감한 얼굴이 되어야 했다. 그때 신우가 신예를 달래는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신예야. 엄마가 가는 곳에 우리도 갈 거니깐.”
“정말?! 아빠 우리 미국 가?”
“정말이야?”
두 모녀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전에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미국을 간다는 말에 생각해 두고 있었다. 이 참에 신예와 미국에서 잠시 놀고 일정이 끝난 예린과 함께 가족여행을 한번 해 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신우가 자신의 이런 생각을 말하자 예린은 찬성이라는 듯 신우를 와락 끓어 않았다. 어쩜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냐는 듯 뺨을 연신 키스를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쪽쪽쪽. 거리는 이런 엄마의 모습에 신예가 질투가 나는지 나도! 라고 말하며 연신 신우에게 달려들었다.
졸지에 두 모녀에게 안긴 신우는 거센 뽀뽀 세례를 받아야 했는데, 어쨌든 상당히 기분 좋은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하와이부터 간다고 하니 신예가 입을 수영복부터 구입해야겠군.
그렇게 생각한 신우는 내일부터 백화점에 가서 신예 거의 몇 주 동안 입을 신예 옷들을 구입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 이내 두 모녀부터 떨어트렸다. 좋긴 하지만 이러면 다 먹지 못한 파전이 식을 수 있었다. 파전은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었다. 물론 식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신우의 취양이 그러니 우선 파전부터 먹었다.
* * *
강원도 태백산맥의 깊숙한 장소에는 제법 고풍스러워 보이는 한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 경관이 워낙 좋고 각종 소나무들이 많아 일반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한옥의 위치가 가려져 있었다.
이런 한옥의 깊은 심처에는 누군가 개량한복과 같은 옷차림을 입고 앉아 있었다. 그리 이런 그의 앞에 양복차림을 한 50대 중년인이 마주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차향을 맡으며 차를 마시던 둘은 어느새 찻잔을 내려놓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마진그룹이 갑자기 공중분해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네.”
개량한복을 입은 60대 인물이 그렇게 말하자 양복을 입은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제법 투자를 한 곳이었는데,”
“투자금을 잃은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로군.”
“뭐. 어쩌겠습니까. 일이 이렇게 된 것을.”
별달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중년인의 모습에 개량한복을 입은 노인이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진한그룹에서 했다고 들었네만. 그들이 무슨 의도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인가?”
“의도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량의 실업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진한그룹에서 다 수습하더군요.”
“허. 대체 그들의 의도가 뭔지 참 궁금하군. 생각 같아서는 직접 만나 묻고 싶군.”
이런 말에 양복을 입은 중년인이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흔들며 반대했다. 아직 그들과 직접 만나기에는 시기상조였던 것이다.
“그건 안 됩니다! 회주. 아직 정확한 그들의 정체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다가는 큰일 나십니다.”
“부회주. 벌써 2년이나 지났네. 이만하면 그들과 만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아니요. 아직 입니다. 그들이 목적이 무엇이든 그들은 저희 단군회의 일생일대의 적이었던 동방승천회를 제거한 그들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중국의 교룡회일지도 모릅니다. 우선은 그들을 계속 관찰하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랬다. 양복을 입은 중년인은 신우와 인연이 있었던 장물아비 홍영배였다. 그리고 이런 그의 앞에 있는 건 한국을 뒤에서 몰래 보호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 단군회의 회주인 이진철이었던 것이다.
홍영배는 단군회의 부회주라는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때 이곳 단군회의 중심인 이곳에서 자랐으며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면서 현실을 알고 영영 동방승청회에게서 단군회가 이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밖으로 나가 뭔가 꿈을 이루려는 마음을 먹었다. 물론 회주의 허락이 있어야 했지만 전대 회주는 쉽게 이런 홍영배의 생각을 허락해 주었다. 상당히 쉽게 허락해 준 것인데, 아마도 전대 회주는 뭐라도 하려는 뜻에서 허락했던 것일 수 있었다.
그렇게 세상을 나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온갖 험한 일은 다하면서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었고, 결국 홍영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현금을 많이 보유한 사람이 되었다.
물론 단군회에서 크게 도움을 준 것도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홀연 단신으로 세상에 나섰던 홍영배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 했던 것이다.
“난 자꾸 그들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 그동안 해온 그들의 행적은 한국을 이롭게 하는 거지 않는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모르는 것입니다. 그들 동방승천회에게도 오래 전 크게 뒤통수를 맞지 않았습니까. 만약 선조들이 그때 크게 뒤통수를 맞지 않았다면 한민족이 몇 십 년 동안 일제통치를 받지도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땐 우린 대다수의 힘을 잃어야 했습니다.”
“허허. 그렇지.. 신중해야지. 알았네. 우선 그들을 계속 지켜보는 것으로 하지.”
이런 회주의 말에 홍영배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내 더욱더 조심스럽게 진한그룹과 이런 진한그룹과 관련된 주변을 살피려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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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부터는 미국으로 놀러가는 신우네 가족이야기랍니다. ㅎ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