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2 일상에서의 육아 =========================
다음날. 오전 9시.
“신예야. 일어나야지.”
조용히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곤히 잠을 자고 있던 신예는 눈을 뜨면서 멍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잠이 덜 깬 모습이었는데, 이런 모습을 본 예린은 후훗. 웃으며 말했다.
“얼른 세수하고 준비해야지.”
“우웅.. 엄마. 조금만 더..”
두 눈을 비비며 조금 만 더 자면 안 되냐는 신예의 말에 예린은 신예의 흐트러진 머리카락들을 바로해 주면서 말했다.
“벌써 9시야. 얼른 밥 먹고 오늘 소풍가야지.”
“소풍?”
소풍이라는 말에 잠이 확 깬 신예는 이내 침대위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예린은 이런 딸애의 모습에 그대로 안아주고는 그대로 안은 상태로 화장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긴 복도를 지나 화장실로 도착한 예린은 세면대 앞에 딸을 내려줄고는 얼른 세수하라는 듯 말했다.
“자 세수하세요.”
신예는 이런 엄마의 말에 곧바로 세면대 앞에 설치되어 있는 받침대에 올라갔다. 세면대와 키 높이가 맞춰지자 신예는 그대로 물을 틀었고, 물이 콸콸콸~ 나오자 그대로 혼자서도 세수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신예의 모습에 예린은 기특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딸 참 기특해요.”
“나 잘했어?”
얼굴에 물을 묻힌 상태로 말하는 신예의 말에 예린은 당연하지. 라고 말을 하면서 그대로 수건 보관대에서 수건 하나를 꺼내서는 신예의 얼굴에 묻는 물기를 닦아주었다. 그렇게 세수가 끝나고 어느새 화장실을 나서는 둘이었는데, 둘은 그대로 거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드넓은 거실의 풍경이 들어왔다. 몇 년 전 사채업자가 과도하게 화려하게 꾸몄던 거실의 풍경은 이제는 조금 덜 화려해져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급스러움은 가득했고, 소파 하나에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빠!”
신예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는 아빠를 부르며 달려갔다. 이런 신예의 목소리에 TV에 시선을 주고 있던 신우의 고개는 신예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른 소파에서 일어나서는 달려오는 신예를 안아 올렸다. 신우는 자신의 품속에 안긴 신예를 보면서 말했다.
“잘 잤니?”
“응! 오늘 소풍가는 거지?!”
“그럼. 우리 신예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비가와도 가야지.”
“와아~ 신난다.”
신난다며 좋아하는 딸의 모습에 신우는 훈훈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런 두 부녀의 모습에 예린도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이내 둘을 향해 말했다.
“얼른 와서 둘 다 밥 먹어.”
그렇게 말하며 부엌을 향해 걸어가는 예린이었고, 신우는 그대로 신예를 안은 상태로 그대로 부엌을 향해 뒤따라 걸어갔다. 그렇게 들어간 세 가족이었는데, 부엌은 의외로 작은 식탁이 존재하고 있었다. 본래는 긴 식탁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식탁은 그대로 버려버린 상태였다. 너무도 길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함께 가까이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버린 주요 이유였던 것이다.
그렇게 작은 식탁위로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와 각종 나물들로 이루어진 밑반찬들이 차려져 있었고. 신우를 시작으로 다들 맛있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신우도 그렇고 예린도 신예를 챙기며 밥을 먹었다. 각종 반찬들을 밥 위에 올려주며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신예는 포크와 함께 교정용 젓가락으로 밥과 함께 반찬들을 야무지게 먹는 모습이었다.
“오늘 어디로 갈까?”
“음. 어제 둘 다 산에 갔다 왔다고 했으니까. 바다?”
“바다라. 서해로 가야하나? 동해로 가야하나? 어디가 좋을까?”
“서해가 좋지 않겠어? 동해는 너무 멀잖아.”
“서해면 강화도?”
“강화도 좋네. 오늘 거기가자.”
예린이 강화도가 좋겠다는 말에 신우는 그럼 강화도로 가자는 말을 하고는 이내 밥을 먹고 있는 신예를 향해 말했다.
“오늘 소풍은 강화도라는 곳에 가볼 거야.”
“강화도?”
“서해에 있는 섬인데, 재미난 곳이 많을 거야. 바다도 보고 해변에서 물놀이도 하고.”
“나 바다에 들어갈래! 물고기도 잡을 거야.”
“하하. 그래 물고기도 잡자.”
신우는 물고기를 잡으려면 낚싯대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그곳에서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신우네 가족은 아침을 먹었고, 어느새 소풍을 가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예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한 김밥과 초밥 등이 들어있는 도시락 바구니를 준비했고, 곧 신우네 가족들은 그대로 집을 나서기 시작했다.
“자 출발한다.”
차에 탑승한 아내와 딸을 보며 그렇게 말한 신우는 그대로 차를 출발시키기 시작했고, 곧 신우가 모는 SUV차량은 그대로 집을 벗어나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곧바로 강화도 방면으로 이동한 끝에 강화초지대교라는 곳을 지나 강화도에 들어선 신우네 가족은 곧바로 동막해변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람이 많은 걸?”
차를 몰며 동막해변에 나있는 도로가에 들어서던 신우는 눈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가족단위이거나 연인들이 함께 걸음을 걷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지?”
“음.. 어? 일요일이네?”
스마트폰을 보며 말하는 예린의 얼굴은 몰랐다는 표정이 나오고 있었다. 신우나 예린이나 매일을 똑같이 집에서 신예를 돌보는 시간을 보냈던지라 시간관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일요일이라니 왜 해변에 사람들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휴일이었군. 그래서 사람이 많은 거였어.”
그렇게 중얼거린 신우는 우선 차를 주차할 공간부터 찾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신예는 창밖을 통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엉덩이를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벌써부터 내리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런 모습을 룸미러를 통해 힐끗 본 신우는 이내 옆 보조석에 앉은 예린을 향해 말했다.
“먼저 내릴래? 주차하고 금장 갈게.”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뒤쪽에 앉아 있는 신예가 얼른 내리고 싶은 기색이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내 벗어두었던 커다란 선글라스를 얼굴에 쓰고는 그러겠다고 말했다.
“나 신예하고 먼저 내릴 테니까 얼른 와야 해. 올 때 도시락 바구니가지고 오는 거 잊지 말고.”
“알았어.”
이런 신우의 대답에 예린은 차문을 열고 내렸고, 곧 뒤로 가서 뒷좌석을 열고는 안전시트에 앉아 있는 신예를 안전벨트를 풀고 꺼내 안고는 차에서 떨어졌다. 이런 둘의 모습에 신우는 차를 출발시켰고, 곧 이런 신우의 머릿속을 향해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주차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줄게. 나만 믿어. 이대로 200m정도만 계속가면 주차할 공간이 있을 거야.-
타노의 설명대로 곧바로 차를 이동시켜 주차할 공간을 향해 움직인 신우였고, 곧 몇 개 있는 주차공간에 그대로 주차할 수 있었다. 아마 5분만 더 늦게 도착했으면 이런 자리도 없었을 거였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신우였는데, 이런 신우를 향해 타노의 말이 계속 들려왔다.
-요즘 한수아가 뭐하는 궁금하지 않아?-
타노의 말에 신우는 굳이 알 필요가 있냐는 얼굴을 보였다. 이런 신우를 향해 굳이 설명해 주는 타노였다.
-요즘 일 때문에 해외에 자주 가는데, 다이슨 회장과 만났던 모양이더라고.-
“.....그래?”
-처음엔 다이슨 회장이 신우 너와의 일 때문에 일부러 접근했던 것 같은데, 처음의 의도가 어떻든 이제는 그게 아닌 모양이야. 이제 진짜 한수아에게 마음이 생겼나봐. 심지어 얼마 전에는 집까지 초대해서 식사도 했던 모양인데.-
타노의 설명에 신우는 잠시 생각에 빠졌지만 이내 자신과 상관없다는 생각에 그대로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이런 신우에게 타노는 계속해서 한수아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신우는 무시할 뿐이었다. 더 이상 그녀와의 인연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신우였던 것이다. 그렇게 도시락 가방을 들고 발걸음을 옮긴 신우였다.
사람들이 참 많았다. 둘을 찾는 건 신우에게 쉬운 일이었다. 타노가 알아서 어디에 있는 건지 알려 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1분가량을 걸은 끝에 예린과 딸 신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신우였고, 둘은 많은 사람들을 틈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둘을 발견한 신우는 곧바로 다가가려고 했다. 그때 시야에 누군가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젊은 두 남녀였는데, 그들은 긴가민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가가는 모습이었는데, 곧 말을 걸기 시작했다.
“저기.. 혹시 차예린. 아니세요?”
예린은 갑자기 자신에게 이름을 묻는 남녀의 모습에 살짝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큰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고 생각했지만 알아본 모양이었다. 2년을 연예계에 떠나있었지만 잊지 않고 알아본 모양이었다. 한편 같이 있는 신예는 엄마의 이름을 말하는 모습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엄마? 아는 사람이야. 어떻게 엄마 이름 알고 있어?”
“역시 맞군요!”
“어머나. 귀여워라. 딸이죠?”
둘은 신예의 말에 예린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확신했고, 이런 둘의 반응에 예린은 아니라고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한편 시끄러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예상은 잘 맞아 떨어졌다. 어느새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두 남녀가 하는 말을 듣고는 예린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엄마..”
신예는 사람들이 모여들자 예린의 다리에 붙어 조금 겁을 먹는 얼굴이 되었다. 다들 전혀 위협을 주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겁이 났던 모양이었다. 이런 신예의 반응에 예린은 결국 안 되겠다는 듯 신예의 손을 잡으며 해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아이고. 아이가 겁을 먹은 모양이네.”
“다들 옆으로 비키죠. 아이가 겁을 먹었잖아요.”
“다들 지나갈 수 있게 비켜요.”
일부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신예의 모습을 보고는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고는 얼른 옆으로 비켜주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꼭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특히 예린의 딸인 신예를 집중적으로 찍는 모습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의 SNS에 사진들을 올릴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에서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며 타려고 하자 다들 깜짝 놀라며 스마트폰을 바닥에 던져 버려야 했다.
“잘했어.”
-당근이지.-
스마트폰이 타버린 건 타노의 작품이었다. 어쨌든 신우는 결국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곧바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해야 했는데, 곧바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아내와 딸을 향해 다가갔다.
“가야겠지?”
“아. 그러네. 제대로 놀지도 못하겠어.”
그렇게 말한 예린은 손을 잡고 있던 신예를 안아 올렸고, 둘은 그렇게 다시 차가 있는 방향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처음 예린을 알아보고 다가왔던 사람들은 더 이상 예린이에게 다가가오지 못했다. 신우가 옆에 있음으로 인해서 다들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주차된 차량까지 도착하게 된 신우네 가족은 그대로 차를 타고 동막해변에서 나가야 했다. 그렇게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 신우네 차였는데, 보조석에 타고 있던 예린이 조금은 자책하는 목소리로 자신을 탓했다.
“좀 더 변장을 잘할 걸. 마스크까지 섰어야 했어”
“됐어. 어차피 사람이 많아서 불편했던 곳이야. 차라리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우리끼리 즐겁게 놀자고.”
신우의 위로하는 말에 예린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곧 뒤쪽에 안전시트에 앉아있는 신예를 보며 걱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신예 많이 놀랐어?”
“아니. 괜찮아! 근데 엄마? 엄마 가수야?”
“응. 예전에 엄마가 가수란 걸 했었어. 막 사람들 많은 곳에서 노래하고 그랬지.”
“맞아. 엄마 노래 진짜 잘해!”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의 노래를 많이 들었던 신예였기에 엄마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알고 있는 신예였기에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들며 노래를 잘한다고 칭찬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신예의 모습에 예린은 피식~ 웃으면서 이내 똑같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래. 엄마 노래 잘하지. 호호.”
상당히 분위기가 풀어지는 모습이었다. 한편 운전을 하던 신우는 문뜩 예린이 예전 생활을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멍한 모습을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리모컨을 들고서 가요프로그램에 시선을 때지 않을 때도 많았던 것 같았다.
“저기 다시 한 번 해보는 건 어때?”
“응? 뭘 다시해보는 건 어떠냐는 거야”
갑자기 묻는 신우의 이런 말에 이해를 못한 예린이 다시 되묻자 신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가수 말이야. 다시 해보는 건 어떠냐고.”
“...아니. 괜찮아. 난 지금이 좋아.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이런 생활을 얼마나 바래왔는데,”
“아닌 것 같은데, 솔직히 많이 그리워하잖아. 한번 해봐.”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아.”
예린은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가수를 한다고 한다면 집에 없을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럼 밥도 제대로 차려줄 수 없을 것이고, 빨래야 집안청소야 엉망이 될게 분명했다. 더욱 신우 혼자서 신예를 감당하게 할 수는 없었다.
“엄마. 엄마 가수해? 나 엄마 노래하는 거 듣고 싶어.”
“우리 신예 말 잘하네. 봐. 신예도 노래하는 거 듣고 싶어 하잖아. 한번 해봐.”
“하지만.. 밥하고 빨래, 청소는 어떡하고?”
“그건 걱정 마. 나도 할 수 있으니까.”
과연 그럴까? 간간히 도와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예린은 신우가 집안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걱정하는 예린의 표정에 신우는 전혀 걱정 말라는 듯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충분히 혼자 다 할 수 있을 테니까. 한번 다시 시작해봐. 나하고 신예는 걱정 말고.”
“좀 생각해 보고. 우선 지금은 가족끼리 소풍을 온 거니까. 소풍부터 즐기자.”
“그래. 한번 생각해봐. 그나저나 어디를 갈까나?”
최대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갈 생각을 먹은 신우는 차를 몰았지만 역시 사람이 없는 곳은 드물었다. 결국 신우네 가족은 한적한 도로가 옆에 펼쳐진 바닷가를 보면서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었고, 이내 낚싯대를 사서 물고기를 잡는 등 그들만의 소풍을 즐겼다.
============================ 작품 후기 ============================
한수아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지금은 우선 신우의 일상을 즐겨주세요. ㅎ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