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6 계획된 한국의 경제붕괴 =========================
“후후후. 동방승천회에서 참 재밌는 짓을 저질러 버렸군.”
서류를 들고 편안히 앉아있는 다이슨 회장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피어올라 있었다. 그는 곧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위에 올려놓더니 이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금발의 중년인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한국경제의 전망은 어떻겠는지 말해 봐?”
“아무래서 바닥까지 하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가 취해야 할 이익은 상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 이제 주가가 떨어질 때로 떨어진 유망한 회사들을 미리 선점해서 매입해 놓는다면 나중에 큰 차익을 노려 되팔게 되면, 아주 큰 돈벌이가 되겠지. 이거 재밌겠는 걸.”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동방승천회에서는 이가 갈릴 것이다. 자신들이 모든 걸 다해놓았는데, 슬며시 들어와 숟가락을 얹으려할 것이니 말이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자 다이슨 회장은 상당히 기분이 고소해졌다.
“그나저나 진한그룹에게 도움을 받으려 했는데, 이러면 좀 곤란한 걸.”
갑작스러운 이런 사태에 다이슨 회장은 조금 귀찮게 되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진한그룹의 도움을 받아 황금 고블린을 추적하려 하는데, 진한그룹에서 그럴 겨를일 없을 테니 결국 협력 없이 펜트라사 혼자 추적해야 한다는 말이었던 것이다.
“뭐. 어쩔 수 없지. 아차 빈센트 재크에게 말해 놓았는데, 알아보라고 한 그건 어떻게 되었지?”
“물론 이것도 조사해 놓았습니다. 여기.”
빈센트라고 불린 금발의 중년인은 조용히 책상위로 하나의 서류를 올려놓았다. 이런 서류를 들어 올린 다이슨 회장은 천천히 서류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의 눈동자는 연신 갓 20살 때 찍었던 증명사진과 살아온 환경에 대한 글들을 잃고 있었다.
“흠.. 특별할 게 없는데... 호. 이건?”
서류에는 신우에 대한 신상자료가 있었다. 고아라는 사실과 보육원시설에서 지냈었고. 그곳을 나와 알바를 통해 일해 왔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특별할 게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다이슨 회장의 눈길이 끄는 게 이었다.
“이건.. 제법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상한데?”
디아슨 회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올해 2월 초부터 시작해서 신우의 은행잔고에 상당한 자금이 빠르게 저금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더욱이 현재 와서는 십여 채의 건물과 함께 아파트. 저택 등이 김신우의 이름으로 소유되어 있었으니 상당히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두 주식으로 벌어들여 건물과 저택 등을 구입 했다라..?”
한수아 회장의 회장취임식 파티에서 보았던 김신우라는 자는 딱히 머리를 쓰는 자 같지 않았다. 주식으로 돈을 벌 인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게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경호원이 수천억 원대의 자산가라. 이거 너무 의심스럽지 않아?”
“저희 정보부에서도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황금 고블린과 관계있지 않겠냐는 의견입니다.”
황금 고블린과 관계가 있다라..
다이슨 회장은 상당히 가능성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규모야 차이가 나지만 주식거래소에서 보인 유령 같은 행보와 상당히 유사해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하냐는 건데?”
“납치해 올까요?”
“노노. 빈센트 당신은 파티장에서 재크를 날려버린 모습을 안 봐서 그렇게 말하는 모양인데. 억지로 납치할 경우 상당히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내가 예상하는데, 뭔가 생체병기로서 육체를 개조한 상태 같아.”
“생체병기 말입니까? 고작 한국 같은 곳에서 나오기에는 너무 생물학 분야가 약하지 않습니까?”
“물론 한국에서 하지 않았겠지. 아마도 황금 고블린이란 단체에서 오래전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비밀시설을 만들고 실험까지 한 거겠지. 이거 정말 흥미롭지 않아? 우리가 모르는 단체가 세상에 꽁꽁 숨어 있었다니 말이야.”
너무도 흥미롭다는 얼굴이 된 다이슨 회장이었다. 오래 전부터 CIA와 연계한 펜트라사의 정보부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취급해 왔었다. 그런데, 정체도 모를 단체가 갑자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너무도 흥미롭고 재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다이슨 회장이었던 것이다.
“어디와 연결된 조직일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아니면 동방승천회와 같은 또 다른 비밀 조직들?”
“그것에 관해서는 지금 계속 조사 중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연결된 단서가 발견 된 곳이 없기에 계속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어쨌든 세상은 재밌어. 자꾸 밟아주면 이상한 게 또 나오니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다이슨 회장의 얼굴은 잔혹한 미소가 피어올라 있었다. 오래 전 펜트라사는 많은 비밀조직과의 전쟁을 해왔다. 특히나 세계대전에 개입을 하면서 더욱 큰 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다. 결국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현재의 승리자 된 펜트라사에 의해서 많은 비밀조직들이 무너지게 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세상에는 많은 비밀조직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현재 펜트라사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려나. 아버지 때였다면 지금쯤 전투헬기까지 띄워서 제거했을 테니 말이야.”
“전대 회장님께선 확실히 일처리는 확실하셨죠.”
“어이. 빈센트 지금 난 그렇지 않다는 거야?”
조금은 장난스러운 이런 다이슨 회장의 말에 빈센트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주제를 넘었습니다.”
“역시 빈센트는 진지해서 탈이야. 그냥 장난으로 말한 걸 진담으로 받아들이니 말이야.”
“시정하겠습니다.”
“그 시정이라는 것도 듣는 게 지겹다고.”
그렇게 말한 다이슨 회장은 이내 조용히 창밖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문뜩 지금은 죽은 전대 회장인 아버지가 생각났던 것이다. 참으로 독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세상을 지배하려면 강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어린 자신에서 억지로 총을 쥐어주고는 사람을 죽이게 만든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렇게 강하고 독했던 사람도 암이라는 병으로 죽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자신이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펜트라사의 회장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터였다.
“그러고 보면 난 암으로 안 죽겠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하하. 그냥 문뜩 든 생각인데, 난 아버지처럼 암으로는 안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재 홍수제약회사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암치료제를 말하시는 겁니까?”
“그래. 거기 우리 지분도 있지?”
“물론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매입한 결과 25.5%의 지분을 회장님의 소유로 만든 상태입니다.”
빈센트의 말에 다이슨 회장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곳의 대주주로 있는 이상 자신은 가장 먼저 암 치료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후후후. 아버지 난 당신처럼 병으로 죽지는 않을 겁니다.”
웃으며 중얼거리고 말하는 다이슨 회장의 마음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아. 우선 지켜보자고. 김신우라는 그자를 지켜보면 잘하면 황금 고블린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확신이 들면 그땐 납치를 하든 죽이든지 하면 되니까.”
이런 다이슨 회장의 말에 빈센트라는 중년인은 고개를 숙이며 명령을 받는 모습이었다.
* * *
진한그룹 본사 대회의실.
드넓은 회의실 안으로 한수아를 필두로 진한그룹의 모든 사장단과 임원들이 모두 모여 앞으로 진한그룹이 해나갈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소리가 들린 건 사장들의 구조조정의 승인에 대한 말들이었다.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합니다! 만약 이대로 그룹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엄청난 적자가 예상됩니다!”
“그렇습니다! 포기해야 할 건 포기하고. 진한전자와 같은 알짜계열사들만 든든하게 버티게 한다면 이번 사태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90년대의 경제위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때도 저흰 그룹을 축소하며 경제위기를 버텼습니다. 이번에도 저흰 할 수 있습니다!”
“회장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회장님!”
“회장님! 결단을!”
상당히 암울한 상황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분위기가 좋았는데, 구조조정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수아는 자신을 보고 결단을 내리라고 말하는 사장들과 임원들의 모습을 보고는 절로 두 눈이 감겨졌다. 하필 이런 때 신우씨가 옆에 없었다. 신우씨라도 옆에 있다면 버티겠는데, 신우씨 까지 없으니 이런 상황이 너무도 무섭고 버겁다고 느끼는 수아였다.
그렇게 눈을 감고 옆에 없는 신우에 대해서 생각을 하던 수아는 이내 감았던 눈을 뜨면서 자신을 보고 어서 결정을 내리라는 눈빛을 보내는 사장들과 임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구조조정은.. 없습니다.”
“아니! 회장님?!”
“이번 일은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도 버틸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구조조정이 없다니요!”
“회장님! 이대로라면 그룹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맞습니다. 진정 진한그룹을 생각하신다면 생각을 재고해 주십시오!”
“재고해 주십시오! 회장님!
다들 한마음에서 생각을 재고해 달라고 말하는데, 수아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자신도 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면 회사가 더욱 힘들어 진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렇다고 진한그룹의 많은 식구들을 해고할 수 없었다. 만약 그들이 해고한다면 그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생계를 걱정해야 할 것이었다. 특히나 90년대의 경제위기를 생각한다면 그런 그들 중 일부는 현실을 비관해 자살할 것이었다.
수아는 자신의 식구인 사람들이 자살하게 할 수는 없었다. 현실을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건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수아는 앞으로 어떡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크게 고민해야 했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난 순간 결국 수아의 억지에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회의를 끝을 내야 했다. 다들 상당히 근심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마하니 한수아 회장이 끝까지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를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힘없이 회의장을 나가는 한수아의 모습과 이런 그녀를 따르는 경호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이충석 사장이었다. 한수아의 외삼촌인 그는 회의장을 나가는 한수아의 모습과 함께 상당히 불만이 서린 사장들과 임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상당히 현재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 회사가 지금 무너질지 말지 하는 이때 좋아한다니 정상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충석 사장은 상당히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는 상황이 어지럽지만 진한그룹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규모를 가진 진한그룹이 무너질 리가 없는 것이다. 피해야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존속할 거라는 사실에서 이충석 사장은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아마도 최후에 가서는 자신의 지분을 팔수밖에 없겠지.”
구조조정도 없다고 했다. 결국 막대한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라도 가지고 있는 일부 주식을 판매할 거라 예상이 들었다. 분명 그럴 거라는 사실에 이충석 사장은 그때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주주들이 날 인정하는 이상 결국 저 자리는 내 자리다.”
중얼거리는 이충석 사장의 눈길은 아까 전 한수아가 앉았던 회장석을 향해 있었다. 완전히 회장의 자리에 대한 과도할 욕망이 가득 차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렇게 이충석 사장의 이글거리는 욕심이 가득한 눈빛과 함께 상황은 점점 어렵게 치닫고 있었다.
* * *
“좋아. 아주 잘되고 있군. 본국에서의 움직임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겠지?”
동방승천회의 한국지부장인 다나카의 이런 물음에 그의 부하는 즉시 고개를 숙이며 현재 진행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물론입니다. 회의 입김을 닿은 본국의 자본들이 본격적으로 바닥을 치는 한국기업들을 매입을 시작할 계획이랍니다. 아마 앞으로 몇 주만 더 지나면 한국의 경제는 저희 동방승천회의 수중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이런 부하의 보고에 다나카는 너무도 기분이 좋다는 웃음을 터트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속 성장 중이었던 한국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화가 났던 다나카였다. 그런데 이제 한국의 경제가 완전히 회의 수중에 들어온다고 하니 너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크흐흐. 역시 반도의 조센징들은 우리의 발아래 있는 게 정상이지. 안 그런가?”
“하잇! 물론입니다! 반도의 조센징 따위가 우리의 위에 서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지요!”
“하하하! 맞아! 정상이 아니지. 이제야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거야.”
다나카는 너무도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릴 수 있었다. 되었다. 이대로 자신은 본국에 있는 회에 엄청난 공을 세운 것이다. 전에 있던 죄는 씻어질 것이고 자신은 좀 더 높은 직위로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조금이다. 조금만 있으면 우리 대일본제국의 찬란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야.”
은연중 침몰하던 일본경제가 걱정이었던 다나카였다. 이제 한국의 경제를 집어 삼킬 수 있을 테니 앞으로 일본이 다시 세상 만방에 그 힘을 떨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다나카는 꼭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다나카의 생각은 앞으로 다가올 신우라는 괴물에 의해 바뀌게 될 것이었다. 고로 이런 생각 자체는 헛지랄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직은 아니었다. 세상이 혼란스럽든 말든 정작 신우의 관심은 잠시 딴 곳으로 가있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다들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본래 1부를 끝으로 완결내려고 했었거든요. 사실 다음 작품을 거의 10편 이상 써놓은 상태고요. 물론 지금은 짱박아 두었지만요. ㅎ 아무튼 현재 이야기는 외전격으로 그저 절대무적이라는 힘을 가진 신우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이야기일 뿐이니까. 가볍고 재밌게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