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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31화 (231/364)

00231 한수아의 회장 취임식 =========================

한참을 대기하고 기다린 끝에 호텔 정문에 도착한 예린은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서 호텔 측 안내를 받으며 한수아 회장의 취임식이 열리는 홀 안으로 안내받으며 들어섰다.

바이올렛 홀이라는 이름을 가진 화려한 홀 안의 모습은 고가의 파티복을 차려입은 상류층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다들 샴페인이나 와인 잔을 든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에 예린은 천천히 발걸음을 걸으며 좀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개중에는 연예인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도 있었는데, 워낙 연예계에서도 인맥이 없기로 소문났던 예린인지라 이곳을 찾은 연예인 중 아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예린은 그저 조용히 한쪽에 자리를 잡고 서서는 주변을 구경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역시 아름다운 장미에는 벌이 꼬이는 것처럼, 아름다운 예린을 향해 파티장을 찾은 사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차예린양이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다 보게 되네요.”

“이렇게 잘 꾸민 모습을 보니까. 정말 아름답습니다.”

“노래. 잘 듣고 있습니다. 예린씨 팬으로서 정말 이렇게 직접 보니 반갑군요.”

모여든 사내들은 모두가 상류층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기색은 예린을 향한 흑심으로 가득해 있는 상태였다. 이미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늘 밤 이곳 호텔 위층에서 예린이를 자빠트릴 생각만이 가득해 있는 상황이었다. 인기가수라고 해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예린은 그저 조금 이름 있는 딴따라 여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해결할 수 있는 돈이라는 강한 권력과 같은 힘이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걸 잘 알고 있는 예린이었기에, 그저 난처한 얼굴을 하고선 그저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남자들에게 둘러 싸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 모두가 날 자빠트릴 생각뿐이구나.

이른 나이부터 연예계 생활을 해왔던 예린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외모를 보고 몸을 노리는 이들을 많이 겪어왔던 것이다. 예린은 내심 왜 남자들은 여자들을 성적대상으로만 보는 거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냥 모습 그대로 보면 싶었다. 문뜩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신우.. 갑자기 연락이 되었고, 갑작스러운 자신의 임신사실에 연락을 끊었었다. 이런 자신의 행동에 신우가 무척이나 싫어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예린은 애서 신우에 대한 생각을 지웠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인연이었다. 지금은 오직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만 생각할 때였다.

어쨌든 예린은 이런 때 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부터 했다. 역시 가장 빠져나가기 좋은 핑계는 화장실이다.

“감사해요. 저 그런데, 잠시..”

“응? 어디 가실 때가 있습니까?”

“잠시 볼일 좀..”

“아. 화장실?”

대놓고 화장실이라고 말하는 사내의 행동은 참으로 매너 없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예린은 그저 화장실로 대피할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런 예린의 말에 결국 예린을 둘러  싸고 있던 사내들은 길을 비켜줘야 했다. 화장실 간다는 여자를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비켜선 인의 벽을 나와 홀을 나가려는 예린의 모습이었고, 이런 뒷모습을 보는 사내들의 눈빛은 절대 포기한 눈빛이 아니었다. 아직 시간은 많았다. 그들은 어떡해서든 예린을 자신들 품안에 잠들길 원하고 있었다.

상당히 뜨거운 시선을 느낀 예린은 서둘러 홀을 나와 화장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자 화장실 안은 역시나 7성급 호텔답게 상당히 고급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제법 많은 여성들이 안에 있었다. 다들 화장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모습인데, 고가의 파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이들 중 대다수가 상류층 자녀들일 것이었다.

예린은 자신을 향해 곁눈질로 시선을 주는 시선에 조용히 화장실을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비워진 곳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렇기 모든 시선이 사라지자 그제야 뭔가 살 것 같다는 마음이 든 예린이었다.

역시 이곳은 안 맞는 것 같아.

막상 오면서 기대는 했지만 막상 느껴보니 상당히 곤욕이었다. 전혀 즐겁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 없었다. 자신은 지금 한수아 회장이 초대해서 온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가면 무척이나 실례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5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예린은 슬슬 나갈 때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또 나가면 사내들이들 모여들겠지? 예린은 왠지 이곳 화장실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그때 말소리가 들렸다.

“차예린 그년 진짜 짜증나지 않아?”

예린은 자신에 대한 말에 흠칫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이 목소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같았다. 누구지?

“지가 대체 뭐라고 남자들에게 꼬리치는 거야.”

내가 언제! 예린은 당장이라도 소리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대로 나갔다가는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던 것이다. 그저 주먹을 쥔 상태로 입을 꾹 다물 상태로 참고 있어야 했다.

“아까 봤어? 남자들이 헤벌레~ 해서는 차예린이를 어떻게든 꼬시려 하는 거?”

“봤지. 난 진짜 이해가 안가? 그런 년이 뭐가 좋다고 그런 거야?”

“눈이 삔 거겠지.”

“호호호. 맞아.”

웃음소리가 들리는 소리에 예린은 그저 두 눈을 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또 다른 말이 들려왔다. 참으로 예린의 심정을 건드리는 말들이었다.

“너 그거 아니?”

“뭔데?”

“차예린 그년 말이야. 최태훈하고 잤다. 라는 소문이 쫙 퍼졌어.”

“최태훈? 블랙타운 리더 말하는 거지? 자주 이야기 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정말 그랬단 말이야?”

“호호. 그렇다니까. 진짜 웃기지 않아? 그렇게 지 혼자 도도한 척은 다하더니 잘생긴 남자에게는 그렇게 꼬리를 치는 꼬라지라니. 오늘 예상하는데, 한명 정해서 몸 주고 CF따려고 할게 분명해.”

“아. 그러네. 요즘 그렇게 CF에 많이 나오더니 그렇게 딴 거였구나.”

“완전 걸레지. 걸레.”

“걸레라니. 호호홋!”

화장실은 어느새 두 여자의 웃음소리로 가득하게 되었다. 이런 소리에 예린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참아야 했다. 참아야해. 배속에 있는 아기를 생각해서 이런 말은 그냥 무시해야해. 그렇게 참으며 있는 그 순간 또각또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야기를 하던 두 여자가 화장실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문이 닫히고 정막감이 가득한 화장실의 분위기였다.

“.......”

조용히 화를 삭이던 예린은 심호흡을 크게 했다. 흐읍 후~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풀던 예린은 철컥. 잠금을 열고는 문을 열고 나와서 그대로 아무도 없는 세면대로 가서 물을 틀고 손을 씻었다.

조용히 물이 틀어진 소리와 함께 있는 예린인데, 이런 예린의 얼굴이 세면대 거울로 비춰지고 있었다. 상당히 울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꾹 참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울면 안 되지. 그럼 내가 진거잖아.”

그렇게 꾹 참으며 그대로 화장실을 나간 예린은 그대로 다시 바이올렛 홀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 순간 안쪽이 상당히 소란스럽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모두가 한곳을 보자 고개를 돌리니 그제야 이곳 파티의 주인공이 도착한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예쁘구나.

분명 유명디자이너가 만들었을 게 분명한 드레스를 입은 한수아의 모습은 너무도 예뻤다. 예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이 많다는 한수아 회장의 모습을 보고는 왠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왠지 아무런 걱정 없이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위치에 있는 모습자체가 너무 부러운 것이다. 특히 한수아 그녀의 주변으로는 한눈에 봐도 높은 위치에 있을 사람들이 따르고 있는 모습 자체가 너무 멋져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으로서는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예린은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할뿐. 이내 다른 곳으로 빠질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예린의 시선에 뭔가 익숙한 사람의 모습이 잡혔다.

“신우?”

신우다. 예린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한수아 회장의 옆으로 나란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신우의 모습을 보았다. 어째서 저기에 신우가 있는 거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예린은 자신도 모르게 신우가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겼을까. 순간 점점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지는 걸 느껴야 한 예린은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어야 했다. 그때 다른 쪽에서 사람들이 비켜서는 모습이 예린의 눈에 잡혔다. 뭐지? 무슨 이유로 길이 만들어지는지 몰랐던 예린은 순간 이런 길을 통해 발걸음을 옮기는 금발의 외국남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펜트라사의 다이슨 회장이다.”

“오..! 이번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진짜였다니.”

“진짜 너무 잘생겼어~”

“역시 진한그룹과 모종의 프로젝트를 위해 온 거겠지? 대체 뭘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예린은 그제야 영화배우와 같이 잘생긴 외국인 남성이 펜트라사의 다이슨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펜트라사라니. 그녀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유명한 회사였다.

점점 자신 같은 건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이들의 모습에 너무도 큰 위축감을 받아야 했다.

어떡하지? 저기에 신우가 있는데, 못 다가 갈 것 같아.

당장 신우에게 다가가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분위기상 도저히 신우에게 소리쳐서 자신의 위치를 말할 용기가 안 생겼다. 저곳은 자신이 함부로 끼어들 세상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그 순간 놀랄 일이 벌어졌다. 다이슨 회장이 한수아 회장에게 다가가는 걸 신우가 앞을 막아섰던 것이다.

“세상에?”

“제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다이슨 회장의 앞을 막다니? 대체 누구야?”

“저사람 나 알아. 한수아 회장이 아끼는 경호원이야.”

“아. 그 사람이구나. 나도 봤군. 한중구 회장 장례식장에서 봤었지.”

“그때도 건방지더니 이번에도 저러다니. 무슨 경을 치려고 저러는 거야.”

주변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며 예린은 그제야 신우가 왜 한수아 회장의 옆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경호원이었구나. 오랜만에 만났을 때 덩치가 큰 모습과 함께 돈을 많이 쓰는 모습에 깡패가 됐다는 생각에 걱정했었는데, 다행이 경호원이라는 번듯한 직장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예린은 신우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눈에 봐도 상당히 무서운 분위기가 가득했던 것이다. 저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겠지?

어? 순간 신우를 걱정하던 예린의 눈에 2m장신에 상당히 덩치가 큰 흑인이 신우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점프를 하고 발차기를 날리는 모습이자. 예린은 꺅! 놀라 짧은 비명을 질러야 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 신우가 발차기를 날린 거한의 흑인의 발을 잡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허공에서 몸을 틀며 다시 발차기를 날리는 흑인의 모습을 봐야 한 예린은 신우가 고개를 옆으로 틀며 피하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어야 했다. 자신도 모르게 잘한다! 라고 신우를 응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끼리릭-! 순간 믿을 수 없게도 신우에게 흑인이 던져졌다. 그 순간 미끄러지는 소리와 함께 재빨리 몸을 일으키는 거한의 흑인의 모습이 보였다. 순간 화가 난 눈빛으로 다시 달려가려는 모습을 하는데, 순간 이를 막아선 목소리가 들렸다.

“재크. 그만.”

다이슨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 소리에 어느새 싸움이 멈춰졌다. 이런 사실에 예린은 자신의 가슴에 두 손을 얹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신우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에 예린은 안도와 감사함을 느꼈다.

그때 순간 예린은 신우와 눈이 마주쳐야 했다.

아. 날 봤어.

자신과 눈을 마주친 신우의 모습에 예린은 그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주변의 시선은 오직 한수아회장과 다이슨 회장과의 대화에 가있었지만 예린의 눈에는 오직 신우밖에 보이지 않았다.

두근두근.

심장이 너무 두근두근 거렸다. 분명 잊으려 했는데, 첫사랑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두근거리는 마음에 예린은 너무도 이런 자신이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화끈하는 느낌과 함께 얼굴이 새빨게질 수밖에 없었다.

저벅저벅.

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신우의 모습이 보였다. 어째서일까? 자신에게 다가오는 신우의 모습에 예린은 피하고 싶었다. 이런 곳에서 신우와 이야기를 했다가는 모든 사람들이 봐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래. 도망가자. 여기서 나가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 예린은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더 이상 예린의 머릿속에는 한수아 회장의 취임식에 계속 이어야 한다는 마음은 없었다. 서둘러 사람들을 헤치며 홀에서 나가려는 그때 예린은 자신의 손을 잡는 손길을 느꼈다. 뭔가 따듯함이 느껴졌다.

“어딜 그렇게 가는 거야?”

신우의 목소리다. 예린은 뒤쪽에서 들리는 신우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뒤쪽에는 어느새 신우의 얼굴이 보였다. 이렇게 직접 얼굴을 마주하자 예린은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뭔가 신우를 배신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야 했던 것이다.

이미 주변엔 이런 신우와 예린을 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이미 이런 시선이 예린의 머릿속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예린의 시선은 오직 신우 한명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예린의 입에서 사과의 말이 나왔다.

“미안.”

“미안?”

“응. 미안. 내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잖아. 정말 미안해.”

사과하는 이런 예린이의 모습에 신우는 피식. 웃음이 흘러 나왔다. 왠지 모르게 사과하는 예린이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보였던 것이다. 완전히 콩깍지가 씐 모습이었다.

한편 이런 웃은 신우의 모습에 사과를 했던 예린은 의아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신우가 자신을 보고 웃는 이유를 전혀 몰랐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늦게나마 연참.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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