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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22화 (222/364)

00222 첫출근과 오래만에 하는 출근 =========================

이른 아침. 3월의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스며들었다. 이런 햇살을 얼굴로 직접 느꼈던 것일까. 조용히 잠을 자고 있던 신우가 조용히 눈을 떴다. 여전히 바닥에서의 생활이지만 편안한 잠자리였다는 듯 가볍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순간 이런 신우에게 타노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부터 정식 출근이네.-

“출근이라. 그런가? 이것도 일은 일이니까.”

-일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니지 않아? 돈 받고 하지 않는 거라 일은 아니잖아.-

“그냥 일이라고 하지 뭐.”

예전의 신우였다면 무임금 무노동에 대해서만큼은 극심히 싫어했던지라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이었다. 이래서 사람은 넉넉하게 돈을 가져야 한다고 하나보다. 어쨌든 신우는 잠에서 깨어나 아침부터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예린이는 어때? 잠에서 깨어났어?”

-예린이야 잘 지내고 있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잘 먹고, 몸도 잘 챙기고 있는 상태야. 요즘은 스스로 임신요가를 인터넷영상으로 보고 배우고 있는 중일 정도야.“

“그럼 다행이네. 한수아는 어때?”

-한수아? 아까 6시에 일어났어. 뭔가 긴장을 했는지 밤새 뒤척였거든. 지금은 스마트폰이 없이 화장실에 간 건지 뭐하는지를 모르겠어.“

타노의 능력가운데는 마도과학기술을 응용한 해킹능력이 있었다. 특히 스마트폰들을 해킹하는 것으로 사람이 있는지의 유무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핸드폰에서 발산하는 전파로 주변 5m 정도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스마트폰과 같은 걸 들고 있다면 누구든 감지를 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래? 아침 먹고 슬슬 출발해야겠네.”

한수아가 깨어났다는 말에 그렇게 말한 신우는 이내 주방으로 가서는 아침을 간단히 라면을 끓어 먹었다. 그렇게 다 먹은 신우는 어제 저녁 바닥에 던져놓았던 정장을 찾았다. 들어보니 살짝 구겨진 상태였다. 하지만 신우는 별다른 신경을 안 쓰고 입을 뿐이었다.

그렇게 정장을 다 입고 이내 자신의 스마트폰까지 챙기고는 그대로 출근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 신우였다.

15분 뒤.

신우가 살고 있는 신사동과 한수아가 사는 청담동은 바로 옆에 위치한 동이었다. 그랬기에 아침 출근길이라고 해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제법 크군.”

-저쪽에 우리집 있는데.-

이런 타노의 말처럼 사채업자에게서 빼앗은 저택 한 채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상태였다. 그러고 보면 한수아와는 이웃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우리 집이긴. 내집이지.”

-너 집이 우리집이고, 내 집이 우리집인거 아니겠어. 으흐흐..“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타노의 말에 신우는 더 이상 말하면 말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됐다는 듯 고개를 저어야했다. 그리고는 이내 정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정문 쪽에는 2명의 경호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한중구 회장의 암살 뒤. 안전을 위해 정문 입구에 경호원을 세워둔 것이다. 특히나 저택 안에는 예전과 다르게 10명 이상의 경호원들이 별체에 방을 마련하고는 상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곳은 출입이 통제된 곳입니다.”

검은 선글라스에 귀에 이어폰까지 낀 두 경호원은 한눈에 봐도 상당히 덩치가 큰 신우를 다가오자 잔뜩 경계하며 출입을 막았다. 이런 둘의 말을 들은 신우는 당당하게 자신을 말할 뿐이었다.

“경호원이다.”

“응?”

“경호원이라니 당신 같은 자는 보지 못한 것 같은데?”

“고용 된지 오늘로 4일째군.”

둘은 신우의 말에 의문이 들어야 했다.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경호원을 뽑은 건가? 그나저나 건방지군. 둘은 덩치가 크지만 이제 막 20대 초반에 들어섰을 것 같은 신우가 반말로 말하니 기분이 상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라.”

상대가 반말로 말하니 경호원들 반말로 응수하는 모습이었다. 신우는 어차피 반말을 들어도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으니 상관하지 않고 기다릴 뿐이었다. 어느새 한 경호원이 이어폰을 통해 안쪽을 향해 연락을 취했고, 3분여가 지나자 답신이 왔다.

“확인되었군. 들어가 봐라.”

“네가 소문에 아가씨께서 개인적으로 고용했다는 경호원이군.”

이런 둘의 말에 신우는 묵묵부답으로 어서 문을 열라는 듯 눈짓할 뿐이었다. 이런 모습에 둘은 욱.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신분이 확인되었기에 결국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열린 정문을 통해 신우는 그대로 경호원들을 지나쳐 지나갔다.

그렇게 지나가며 신우가 넓게 펼쳐진 정원을 통해 걸어 들어가자 이런 신우를 뒷모습을 보고 뒷담아를 까는 두 경호원이었다.

“뭐 저런 건방진 놈이 다 있어?”

“놔둬. 아가씨 개인 경호원이라잖아.”

“그래도 저런 행동은 너무 기분 나쁘지 않아? 지가 뭐라고 되는 줄 아나.”

“어차피 한차례 신고식이 있을 거 아냐. 그때 단단히 혼이 나겠지.”

“그렇지? 그거 참 기대대는 걸.”

기대된다고 말하는 경호원의 얼굴에는 잔뜩 고소함이 서려 있었다. 그렇게 경호원들의 뒷담아 속에서 신우는 넓게 자리한 정원수들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 저택 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주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 카메라가 이런 신우의 움직임을 쫓고 있었다.

-다들 신우 널 보는데, 완전 인기인이야. 큭큭-

감시카메라 제어실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타노가 그렇게 장난 식으로 말하자 신우는 놔두라는 듯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어느새 도착한 정문의 모습에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이내 멈칫 발걸음을 멈추었다. 현관문 바로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던 것이다.

벌컥. 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건 한수아였다.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서인지 깔끔한 여성용 정장차림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수아는 문 앞에 와있는 신우의 모습을 보고는 환해진 얼굴로 말했다.

“어서 오세요. 신우씨!”

“이제 나가면 되는 거야?”

“아니요. 잠시만 들어오세요. 아직 직원들도 모두 출근하기 전이라 조금 기다렸다가 가야해요.”

음.. 너무 빨리 와 버렸나?

생각보다 시간이 남는 다는 사실에 귀찮음을 느꼈던 신우는 이내 자신의 손을 잡고 안쪽으로 끄는 한수아의 행동에 결국 안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화이트풍의 고급스럽고, 심플한 인테리어로 되어져 있는 집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앞치마를 두른 가정부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서 오세요.”

“수아 아가씨가 말한 대로 키가 훤칠하시네요. 호호.”

두 아주머니의 말에 신우는 잠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이런 고민하는 신우의 모습에 수아는 오히려 웃으며 아주머니들에게 말했다.

“그렇죠? 신우씨 키가 참 크다니까요. 아참. 신우씨 아침 드셨어요?”

“먹었는데.”

“뭐 먹으셨어요?”

“라면.”

“아침에 라면이라니. 그럼 안돼요. 라면이 얼마나 영양이 불균형한데요. 안 되겠어요. 이제부터 아침은 여기 와서 드세요.”

“딱히.”

“어차피 신우씨도 매일 라면만 끓여 먹으면 질리잖아요. 제가 맛있는 거 매일 차려드릴게요.”

직접 차린다는 한수아의 말에 두 가정부 아주머니는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듯 어머, 어머. 거리며 한수아를 보는 모습이었다. 한편 신우는 한수아의 말에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딱히 한수아가 차려주는 밥상에는 거부감이 없었다. 예전에 크루즈선에 함께 있을 당시 매일매일 자신에게 음식을 차려주고 했었던 것이다.

“알았어. 이제부터 아침은 여기서 먹는 걸로 할게.”

“정말요? 아. 내일은 뭘 할까? 소고기 좋아하세요?”

“물론.”

소고기는 절대 싫어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을 신우였다. 이런 대답에 수아는 집에 올 때 장을 보고 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런 수아의 모습에 두 가정부 아주머니는 묘한 얼굴을 하면서도 내심 수아 아가씨의 표정이 좋아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중구 회장님이 죽은 뒤로는 한동안 수아와 사모님인 이혜진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가라앉았었던 것이다.

“신우씨. 차드실래요?”

“차는 싫어해서 커피를 주면 좋겠군.”

전에 기하란 자와 함께 녹차를 마신 적 있던 신우는 차는 영 안 맞았다. 이런 신우의 말에 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커피 두 잔을 달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두 아주머니는 알겠다면 주방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잠시 보던 수아는 이내 신우를 이끌며 거실에 놓여있는 소파로 안내하며 앉게 했다. 거실도 확실히 컸다. 현재 신우가 살고 있는 집 거실의 2배 정도랄까. 이런 넓은 거실이었기에 상당히 휑한 분위기가 있었다.

“신우씨 저. 겁나요.”

갑자기 맞은편에 앉아서 하는 수아의 뜬금없는 말에 신우는 뭐가 겁나는 거냐는 생각에 물어야 했다.

“뭐가 겁난다는 거지?”

“제가 진한그룹 같은 큰 회사를 과연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가 너무 겁이 나요. 비록 3년 동안 경영학과에 다니면서 경영학을 배웠지만 그것가지고 진한그룹을 제대로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글쎄. 난 경영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몰라서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하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냥이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묵묵히 하는 수밖에 없지. 나도 예전에 먹고 살아야하기에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해야 했거든. 비록 일도 힘들고 더럽고 치사해서 일하기도 싫었지만 결국 해야 하는 일이라 묵묵히 하는 수밖에 없었지. 내 생각이니까 딱히 귀담아 듣지는 마.”

“아뇨,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어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라는 뜻이죠? 꼭 그럴게요. 저 열심히 할게요!”

어느새 두 주먹을 들어 보이며 외치는 이런 한수아의 모습에 신우는 딱히 그런 뜻에서 말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자신은 닥치고 일했다. 라는 뜻에서 말한 것뿐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좋아하니 그걸로 된 거라는 생각을 하는 신우였는데, 그때 주방에서 가정부 아주머니 한사람이 와서는 2개의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둘은 함께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이제 회사로 갈 시간이 다가왔다. 시간이 되자 수아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모습에 신우도 일어났다.

“가요.”

“이제부터 내게서 절대 떨어지지 마라.”

“그럴게요.”

왠지 떨어지지 말라는 말에 얼굴을 잔뜩 붉히는 수아였다. 이런 수아를 보고도 그저 움직일 준비를 하는 신우일 뿐이었다. 그렇게 둘은 가정부 아주머니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집을 나서는데, 집밖에서는 경호원 12명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과할 정도로 많은 경호원들의 숫자였다.

“뭐죠? 전 경호원분들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요?”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사모님이 꼭 함께 움직이시라고 하셨습니다.”

“엄마가요?”

아무래도 아빠의 일로 걱정되어 경호원들을 억지로 붙인 모양이었다. 수아는 병실에 있으면서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쓸 때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했다. 신우씨 한 사람이면 충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경호원들이 덤벼도 절대 이기지 못할 상대가 신우씨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아는 내심 기대한 오붓하게 둘이서 출근을 하는 모습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휴. 알겠어요. 하지만 저의 근접 경호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이사람 뿐입니다.”

“네? 하지만 별개의 경호라인이 있으면 저희 경호라인이 다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상관없어요. 전 오직 이 사람만이 제 옆에 근접경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전 엄마에게 말해서 당신들을 억지로 때어놓게 하겠어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런 수아의 말에 경호원들의 대표 격인 경호대장이 곤란한 얼굴을 해야 했다. 내심 왜 이렇게 변하신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대체 이자가 뭐기에 이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확실히 190cm가 넘어갈 정도로 큰 키와 큰 덩치를 가지긴 했다. 하지만 근본을 몰랐다. 누구이며 어디서 경호에 대해 배웠는지 심지어 어느 대학 경호학과를 졸업한 것인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아직도 신우가 경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경호학과에서 공부도 하지 않았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상식적이라면 신우의 경호일은 말이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알겠습니다. 근접 경호는 이 사람이 하는 걸로 하죠.”

결국 항복한 건 경호대장이었다. 반대한다고 해도 결국 수아는 그들의 고용주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결론이 났고, 다들 정원을 나가는데, 신우를 보는 시선을 역시 좋지 않았다. 상당히 편해하는 수아의 행동에 질투심과 함께 분노도 났던 것이다.

언젠간 사고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사고라고 해도 신우에게 있어서는 금방 해결될 일이었다. 그랬기에 신우는 언제 터질지 모를 그들을 무시하고는 그저 한수아에 대한 경호에만 신경 쓸 뿐이었다.

어느새 저택 밖으로 나오니 8명이나 되는 경호원들이 추가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차들도 5대나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본 수아는 잠시 할 말을 잃었지만 결국 고개를 저으면서 차에 탑승하려 했다.

“신우씨. 제 옆에 타세요.”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는 차량의 뒷문을 향해 말하는 이런 수아의 말에 다들 놀란 얼굴을 해야 했다. VIP와 나란히 앉아가는 경호원이라니 그들의 사전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신우는 그저 당당하게 수아가 가리킨 차량의 뒷좌석을 향해 갈 뿐이었다.

“타라.”

“네~”

문을 열어주고 타라는 말에 가볍게 대답하며 차에 탑승하는 수아였고, 곧바로 타는 신우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다들 얼이 빠진 얼굴로 있어야 했다. 특히나 반말을 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이거 괜찮은 겁니까?”

“VIP에게 반말을 하는 경호원이라니..미친놈이지 않습니까?”

“몰라. VIP가 괜찮다는데, 나라고 뭐라고 할 수 있겠어.”

신경질 적으로 말하는 경호대장의 말에 다들 신우를 미친놈 보듯 봐야 했다. 결국 각자의 차량에 탑승해야 했다. 그렇게 5대의 차량들은 어느새 줄지어 달리기 시작했고, 목적지는 진한그룹의 본사였다.

수하의 생에 첫 출근 길었고, 신우도 오랜만에 하는 첫 출근의 날이었다.

============================ 작품 후기 ============================

신우가 수아 아버지의 복수를 안하는 건 당연한 거랍니다. 수아는 신우의 여자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만약 예린이의 아버지가 그렇게되었다면 신우가 완전히 멸절시키고 남았을 겁니다. 장인어른이니까요. ㅎ 아무튼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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