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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219화 (219/364)

00219 자칭 경호원 =========================

다음 날.

대한민국은 아침부터 시작된 긴급뉴스로 인해서 한참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진한그룹의 한중구회장이 총격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것이다.

한중구 회장의 소식을 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크나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의도적인 암살이라는 사실에 그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회장의 암살. 한국사회에 엄청난 폭풍이 몰아치는 일이었다. 이미 진한그룹과 관련된 주가들은 상당히 떨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진한그룹의 흔들리자 당연히 한국경제도 하루아침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경제가 얼마나 진한그룹에 많이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연일 관련 주식들이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부랴부랴 총격이 일어난 국도를 전면 폐쇄하고 사건을 조사하려 했다. 정부의 명을 받은 국정원과 함께 검찰이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조사가 시작하게 되었고, 3일간 지속된 조사를 하였다.

이를 통해 알아낸 것은 없었다. 모든 관련증거들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까지 암살범이 1명인지 2명인 그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태여야 했다.

이런 결과에 다들 지탄을 하는데, 국정원과 경찰들이 무능한 게 아니었다. 그만큼 암살을 저지른 동방승천회가 조직적으로 완벽히 모든 증거들을 지웠기에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한중구 회장의 암살관련 뉴스는 연일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중이었다. 어떻게 한국에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대기업 회장이 암살당할 수 있느냐는 말들과 함께 그 암살범에 대한 추측성 보도도 계속 되고 있었다.

누구는 정부에서 경제를 지배하는 한중구 회장이 질투나 국정원을 시켜 암살했다고 하였고, 누구는 한국경제를 무너트리기 위해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간첩을 시켜 한중구 회장을 암살했다고 했다. 또 한 누구는 진한그룹 내의 내부에서 벌인 일일 수 있다고까지 나왔다.

이런 말이 되지 않는 말들이 수차례 나오자 관심은 어느새 진한그룹의 후계자에게 모여졌다. 한중구 회장의 죽음 뒤로 계속해서 휘청거리는 그룹이었다. 이런 그룹을 어서 수습하려면 후계자가 나서서 혼란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유일한 한중구 회장의 자식인 한수아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한수아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중구 회장이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 대중에 알려져 말들이 오고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모두 막아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한수아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막을 한중구 회장이 없기에 한수아에 대한 정보가 대중에 퍼지는 건 한순간일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에서는 연일 한수아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유포되어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진한그룹의 후계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다들 한수아의 모습에 말들이 많아졌다.

초거대 기업인 진한그룹의 후계자가 저런 연약해 보이는 여자라니. 심히 걱정된다는 말들이 나왔다. 과연 지금도 계속 휘청거리고 있는 진한그룹을 수습할 수 있을까? 의심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벌써부터 진한그룹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은 모두 한수아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말들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상당히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도 흘러나왔다.

저 년을 먹으면 내가 진한그룹의 주인이 된다. 라는 말들과 저년 성형했네. 역시 부자니까. 돈 들여서 성괴(성형괴물)가 되는 구나. 라는 질투심 어린 여성들의 질타도 받아야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수아였지만 다만 금수저라는 이유만으로 다들 질투부터 하고는 깎아내리고 있었다. 물론 다 나쁜 글만은 아니었다. 예쁘다느니. 아버지를 잃어 얼마나 슬플까. 힘내라는 응원 글들도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그렇게 한순간 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린 한수아는 현재 장례식장에 있었다.

본래는 죽은 다음 날 바로 장례식을 치러야 하지만 잠시 암살배후를 추적하기 위해 해부를 해야 했기에 3일이나 늦은 지금에서야 장례식을 치루기 시작한 상태였던 것이다.

한중구 회장이 살아생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대단한 인물이었기에 장례식장을 찾는 사람들은 너무도 많았다. 유명한 정재계 인사들이 모두 왔다고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장례식장으로 몰려와 있었던 것이다.

다들 검은 상복을 입은 한수아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수군거리고들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들을 대체로 그녀의 남편감이었다. 과연 누가 그녀와 결혼해 진한그룹을 차지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 그들의 주된 생각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벌써부터 한수아에게 수작을 걸려는지 장례식에 왔는지 작업 걸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상당히 잘 꾸민 재벌 3세들이 한수아에게 어떻게 다가가서 말을 걸까? 하고 눈치들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인터넷에 퍼진 말처럼 그녀를 가지면 진한그룹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사실에 가까웠다. 이미 유언장이 공개되었고, 그 유언장에는 한중구 회장이 가진 모든 주식이 딸인 한수아에게 양도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주식이 한수하에게 양도될 예정이었다.

현재 한수아에게 양도될 진한그룹의 주식은 41.5%. 그녀의 엄마인 이혜진이 보유한 주식이 9.5% 이었기에 합치면 51%의 주식량으로 완벽히 진한그룹의 회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그녀였다.

다들 한수아만을 노리고 장례식장을 찾은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 한수하는 혼자서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녀의 엄마인 이혜진은 현재 장례식장이 속한 병원 VVIP 병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남편이 총에 맞아 암살당해 죽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제대로 운신조차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비록 정략결혼으로 서로 결혼한 사이라고 하지만 서로 사랑에 빠짐으로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왔다. 그랬기에 그 충격은 너무도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수아 또한 엄마와 다들 봐 없이 충격을 받고 몸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가족 하나 없이 사람들을 맞이할 수 없다는 사실에 현재 억지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나 힘들겠니. 힘내렴.”

중후한 인상의 중년인이 한수아의 손을 잡아 두드리며 힘내라고 말하자 수아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김 회장님.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려요.”

수아가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는 김회장이라는 사람은 국내 서열 11위에 있는 그룹 부성그룹이란 대기업의 회장이었다. 어느새 이런 김 회장의 옆에 있는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수아를 향해 상당히 염려가 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상당히 얼굴이 수척해 보이는구나. 혜진이 언니는 지금 입원해 있다지?”

“네. 어머니는 지금 많이 편찮으셔서 입원에 계신 상태에요.”

“조금 있다. 한번 찾아가 봐야겠구나. 혜진이 언니가 지금 많이 상심이 크겠어.”

평소에 보성그룹의 사모님이 엄마와 친하다는 걸 알고 있는 수아였기에 찾아간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상당히 힘들어 하실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드렸으면 싶었다.

“그래. 한번 찾아가 보시구려. 그나저나 수아야. 내 할 말이 있는데 말이다.”

아내에게 찾아가 보라고 말하던 김 회장은 수아를 향해 목적이 있는 눈빛을 보이며 조용히 말했다.

“너도 이제 앞으로 큰 회사를 꾸려야 하니 많은 것이 힘들 것이다. 이런 때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으면 좋지 않겠니. 내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수아 너를 며느릿감으로 상당히 점찍고 있었단다. 우리 주성이가 너보다는 한 살 어리지만 상당히 생긴 것도 말끔하고 공부도 잘한단다. 어떠니. 우리 주성이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는 것이?”

“네?”

갑자기 결혼을 전제로 만나 보라니. 수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당황하는 수아의 모습에 어느새 김 회장의 아내인 그녀까지 나서며 김 회장의 말에 보태는 말을 건넸다.

“그래, 수아야. 이런 때 일수록 선택을 잘해야 하는 거야. 우리 주성이랑 결혼만 하다면 지금 혼란스러운 진한그룹도 수습도 할 수 있을 거고, 돌아가신 회장님을 대신해서 진한그룹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거야.”

수아는 당황한 마음속에서 입을 꾹 다물어야 했다. 지금 당장 대답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수아는 방금 전까지 자신과 엄마를 걱정하는 모습들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몰려왔다.

현재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수아였다. 자신이 회사를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다들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두 알고 있었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모든 일이 몰려들었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로 다들 자신에게 추악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을 하고 있었다. 이런 때 엄마라도 옆에 있으면 괜찮았을 텐데 모든 걸 자신 혼자서 하려니 너무도 힘들 수밖에 없는 수아였다.

아..

순간 아찔한 느낌과 함께 어질함을 느낀 수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이런 수아의 모습에 차례를 기다리던 이들이 놀란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때 수아에게 수작을 부리려던 사내들이 수아를 부축해서 눈도장을 찍을 목적으로 다가오려고 했다. 하지만 순간 이런 그들을 지나쳐 소리치며 다가오는 여성의 모습이 있었다.

“수아야!”

다급히 달려와 바닥에 주저앉은 수아를 부축하는 건 장례식장을 위해 여성용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최진영의 모습이었다. 수아의 단짝 친구이기도 한 그녀는 잔뜩 걱정에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수아에게 괜찮은지 물어야 했다.

“괜찮아? 어디 아픈 거야?”

“괘. 괜찮아. 잠시 어지러운 것뿐이야.”

“너무 무리하지 마. 그냥 병실에 가서 누워있는 게 어때?”

“아니야. 여기에 아무도 없이 사람들을 맞이하게 할 수 없잖아. 그리고 가족 중 움직일 수 있는 건 나뿐이잖아.”

“그래도.. 그러다 쓰러지면 어떻게?”

“버틸 수 있어. 나 일어나게 손 좀 잡아줘.”

수아가 손을 잡아달라며 손을 뻗자 최진영은 이런 수아의 손을 잡아주면서 다른 손을 어깨를 잡고 일으켜 주었다. 힘겹게 수아를 일으켜 세운 최진영은 이내 날카로운 눈으로 김 회장과 그의 아내를 보고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수아가 많이 힘드니까. 되도록이면 다른 말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크음. 난 그냥 수아에게 도움을 줄까 싶어 그랬지.”

“넌 누구니? 누구기에 그렇게 말하는 거니?”

최진영은 상당히 뻔뻔한 부부사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내 수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제일 친한 친구사이에요. 그리고 제가 방금 한 말은 제 생각만이 아닌 수아도 원하는 거예요.”

이런 최진영의 말에 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수아의 모습에 김 회장 부부는 당혹스러운 얼굴을 해야 했다. 당사자인 수아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을 꺼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둘은 그럼 다음에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자는 말을 하고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사람들을 지나쳐 멀어지기 시작했다.

“고마워.”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기에 조용히 고맙다는 말을 하는 수아였다. 이런 수아의 말에 최진영은 한쪽 눈을 윙크하고는 역시나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

“고맙기는 내가 계속 근처에 있을 테니까. 힘들면 말해. 또 부축해 줄테니까”

“응”

대답을 한 수아는 다시 사람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앞에서 있었던 일이 있는지 사람들은 더 이상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상주인 수아에게 인사만 하며 한중구 회장의 영정사진에 절을 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그렇게 무난히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는 수아였는데, 그때 앞에 상황을 보지 못한 이가 있었는지 수아에게 또 다시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창식이하고 한번 인연을 맺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데, 수아 너 생각은 어떠니?”

아니 또! 근처에서 듣고 있던 최진영이 또 다시 결혼이야기를 꺼내는 이가 나타난 모습이자 말리기 위해서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녀가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이런 수아를 향해 다가가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창식이가 비록 지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 놀고 있지만 네가 중심만 잘 잡아준다면, 철이 들게 분명..응?”

말을 하던 중년인은 머리 위가 어두워지자 의아한 마음에 하던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야 했다. 그러자 검은정장에 상당히 큰 키를 가진 사내가 자신의 바로 뒤에 있는 모습으로 서있는 모습을 봐야 했다.

“아이 깜짝이야! 이봐. 너 뭐야?!”

뭐냐고 묻는 말에도 아무 말 없이 서있는 사내는 수아를 향해 시선을 줄 뿐이었다. 이런 시선을 받은 수아는 두 눈이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힘들었을 때 가장 찾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수아는 너무도 기쁜 마음에 눈물이 글썽여져야 했다.

“신우씨.. 오셨군요.”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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