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2 되지도 않을 암살 시도 =========================
쾅! 주먹으로 책상을 치는 소리가 울리며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사무실 안을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런 소리에 주변에 있던 검은 정장의 사내들은 움찔. 하는 모습들을 보여야 했다.
“도대체 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거야?! 자기 딸이 그런 놈을 만난다고 한다면 어떡해서든 헤어지게 만들어야 할 거 아니야!”
씩씩거리며 소리치는 박귀남은 진한그룹의 회장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었다면 벌써 병신으로 만들었을 터였다. 설마.. 만남을 허락하거나 한건 아니겠지? 박귀남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허락을 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에이.. 설마..?”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박귀남은 이내 앞으로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에 빠져야 했다. 이대로 계속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자신의 아들은 지금 병원에서 침까지 흘리면서 계죽만 먹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아들을 보고선 계속 놈이 편히 돌아다니는 꼴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안되겠어. 이대로 놈을 계속 두고 볼 순 없겠어. 흥남아. 너 국내에 들어온 조선족 중에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 놈 알고 있다고 하던데?”
박귀남의 말에 흥남이라고 불란 검은정장 사내는 살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한 돈백만원만 던져주면 깨끗이 사람을 죽이는 인간백정 한명 알고 있습니다. 일을 시키려고요?”
“그래. 그놈을 그냥 평생을 병신으로 살게 만들려 했지만 자꾸 아들의 모습을 보니 놈을 죽여야겠어. 그놈이 편히 돌아다니고 있다고 자꾸 생각 하니까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다.”
이런 박귀남의 말에 흥남이라고 불린 사내가 우려가 섞인 목소리로 말해야 했다.
“하지만 형님. 진한그룹의 회장은요? 알면 자칫 형님을 가만두지 않을 텐데요? 아직까지 딸이 만나는 그놈을 나두는걸 보면 전혀 헤어지게 만들지 않으려는 모양인데.”
“그러니까 몰래 그놈을 죽여야지. 증거도 없이 깨끗이 놈을 처리해야해. 확실히 처리해야 하니까 그 조선족 놈이 아는 놈들도 불러서 여려 명을 확실히 놈을 죽여 버려. 특히 우리가 했다는 증거는 절대 없어야해.”
“알겠습니다. 형님. 그럼 바로 알아보고 일을 착수하겠습니다.”
흥남이라는 사내가 그렇게 말하자 박귀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다. 괜히 그동안 진한그룹이라는 이름의 무게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놈을 처리한다면 분명 진한그룹의 한중구회장도 그놈에 관해서는 잊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한 박귀남은 이내 자신의 아들을 그렇게 만든 김신우란 놈이 죽었다는 소식을 기다리며 사채업자로서의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다.
* * *
-어떻게 할 거야? 벌써 2주일째라고. 이제는 그냥 말할 때가 되지 않았어?-
“시끄러.. 지금 생각중이잖아.”
-생각은 무슨. 그냥 직접 가서 말하는 게 답이라고.-
“그게 그렇게 쉬웠으면 내가 이때까지 이러고 있겠냐. 이미 벌써 말하고 말았지.”
신우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그저 가만히 앉아있는 예린의 모습을 보았다. 투시마법을 통해 보이는 아랫집은 풍경은 어두웠다. 낮임에도 암막커튼으로 가려진 집안 분위기는 무척이나 어두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저렇게 상당히 우울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나마 스케줄을 소화할 때는 우울한 얼굴을 하지 않았지만 저렇게 스케줄이 없는 주말에 혼자 있을 땐 저렇게 꼭 소파에 앉아 그저 시간을 때우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벌써 2주일이 지나도록 한 번도 예린이에게 문자도 오지 않았다. 매일을 시간이 되는 동안 오던 문자들이 그대로 끊어진 것이다.
“그냥 말해버릴까..”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신우는 고개를 가로저어야 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말이 안 되는 말이라 생각되었던 것이다. 아마 있었던 모든 일들을 설명한다면 미친놈 취급할 수도 있었다. 힘을 보여 준다고 해도 아마 믿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오히려 이상한 힘을 가진 자신을 더욱 피하려할지도 몰랐다.
신우는 지금으로서는 예린이가 스스로 기억을 찾을 때까지는 배속에 있는 신예가 자신과 둘 사이의 아이라는 걸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건 예린이가 기억을 찾아야지만 본래의 사이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웅~ 우웅~ 갑자기 신우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진동소리를 들었다. 힐끗 화면을 보자 한수아 아버지. 라는 이름이 찍혀 있는 게 보였다. 살짝 귀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청아란 한식집에서의 일로 경찰서에서 진술할 때 쉽게 나올 수 있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기에 전화를 피하지는 않고 받았다.
“네. 무슨 일이십니까.”
-허허. 무슨 일이 있어서 전화하겠는가. 자네의 목소리를 좀 들어보려고 전화했지.-
“그럼 들었으니 이만 끊어도 되겠습니까. 전 바쁩니다.”
-전부터 계속 바쁘다고 하는데, 자네 백수 아닌가? 내가 알기로는 로또 1등에 당첨까지 되고 나서부터는 이제 아르바이트 일도 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또 뒷조사 한 겁니까?“
-뒷조사는 무슨. 그냥 들려오는 말이 있기에 들었을 뿐이네.-
“뒷조사 한 걸로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끊습니다.”
-자. 잠깐. 왜 그렇게 급한가. 내 신우군에게 할 말이 있어 전화한 걸세.-
“저하고 딱히 할 말이 없을 텐데요?”
-거참.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고. 자네 혹시 일자리 필요하지 않나? 경호원으로서 자네의 능력은 정말 최고일 걸세. 진한그룹의 모든 경호를 총괄하는 경호실장자리를 마련해 줄 테니 한번 해보지 않겠나?-
진한그룹 전체의 경호를 책임지는 총괄책임자의 자리라니. 경호원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꿈에도 바라는 직책일 것이다. 하지만 신우에게 있어서는 그런 자린 전혀 관심의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
“필요 없습니다.”
-즉답이로군. 자넨 정말 거침없는 건 여전하구만. 그래도 한번 생각은 해봐도 되지 않겠나?-
“더 이상 돈은 필요 없으니까요. 제 여자와 함께 살 돈은 충분히 있습니다.”
-허 대체 자네 여자란 그 여성분은 대체 누군가? 우리 수아를 마다하고 자네의 마음을 차지했으니 한번 얼굴이라도 알고 싶군 그래.-
“알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신우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지자 한중구 회장은 한순간 신우가 총을 든 십여 명의 사내들을 빠르게 상대하는 모습이 생각나야 했다. 놀라울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울 모습이었다. 상대방에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뜻이 되었던 것이다. 한중구 회장은 괜히 헛기침을 하면서 절대 아니라는 말을 했다.
-커흠. 그게 아닐세. 그저 궁금증이 들어 그런 것뿐이니. 너무 그렇게 신경을 날카롭게 서지 말게나. 어쨌거나 자네의 자리는 얼마든지 열려 있으니 마음이 바뀌면 얼마든지 말하게.-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허허 절대라. 사람의 일이라는 건 절대란 없다네. 언제 어떤 상황에서 현실이 바뀔지 모르니까 말이네. 어쨌든 한번 우리집에서 저녁한번 먹지.-
“시간이 없어서 시간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거참. 백수가 무슨 시간을 그렇게 따지는지. 하였든 난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알고 이만 끊겠네.-
뚝. 어느새 전화가 끊기자 신우는 전화가 끊긴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야 했다. 일방적이군. 신우는 일방적으로 저녁약속이 있는 것으로 말하고 끊은 한수아의 아버지란 사람의 행동에 조금 못마땅해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마음이 들어야 했다.
“무슨 느낌이지 이건?”
도통 알 수 없는 느낌에 신우는 고개를 갸웃 거려야 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바닥을 내려다보며 투시마법으로 보이는 예린이의 모습을 살펴야 했다.
“아직 예린이 밥 안 먹었지?“
-어. 아직 안 먹은 상태야. 왜? 이번에도 시켜?-
“그래. 굶으면 안 되니까.”
-그냥 그만두는 게 어때? 어차피 매니저 놈에게 주잖아. 누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시킨 걸 먹겠어?-
최근 들어서 계속 배달음식을 시켜서 예린이의 집 문 앞에 놓아두고 있는 신우였다. 엘리베이터에 달려있는 감시카메라는 타노에게 완벽히 제어당하고 있었기에 신우 자신의 모습이 찍히지 않기에 예린이에게 절대 들킬 일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냄새라도 맡으면 알아서 먹잖아.”
놓아둔 음식을 버리지만 그래도 냄새 때문인지 식욕을 자극받아서였지만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만들거나 시켜먹고는 하는 예린이었던 것이다.
-이번엔 뭘 시킬까? 치킨? 피자? 족발? 떡볶이? 순대?-
“족발로 해.”
-알았어. 지금 바로 배달시킬게.-
타노는 즉시 신우의 스마트폰에 있는 배달 앱을 자동으로 실행시키면서 그대로 이곳 집으로 족발이 배달 오도록 만들었다. 신우는 배달이 올 때까지 계속 예린이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을 보였고, 어느새 도착한 배달 음식에 즉시 예린이의 집 앞으로 가서 족발을 나두고는 그대로 초인종을 누르고 자신의 집으로 올라가 버렸다.
* * *
띵동~!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던 예린은 초인종 소리에 인터폰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사람의 모습이 없었다. 하지만 예린은 어떤 이유로 초인종이 울린 것인지 알고 있었다.
“또네..”
지난 2주일 동안 누군지 모르는 이가 나둔 배달음식들이었던 것이다. 예린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소파에서 일어나 인터폰으로 밖의 상황을 살피고는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았다. 있다. 배달된 음식이 쌓인 본지가 현관문 앞에 턱하니 놓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모습에 짧게 또 한숨을 내쉰 예린은 그대로 봉지를 들고 들어와서는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도대체 누굴까?”
아마 팬일 가능성이 컸다. 자신의 집을 알고 몰래 집 앞에 와서 놓아두었을 게 분명했던 것이다. 내심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팬이라고 하지만 집 앞에 몰래 배달음식을 나두고 가는 건 팬으로서의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문뜩 족발 냄새가 코를 찌르자 침이 꿀꺽. 삼켜져야 했다. 갑자기 식욕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냥 먹을까?”
그동안 계속 찝찝한 마음에 매니저 오빠에게 주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먹고 싶었다. 잠시 고민을 해보던 예린은 이내 족발이 든 봉지를 옆으로 치웠다. 막상 매니저오빠가 혹시나 모를 안티팬이 이상한 걸 넣고 준걸지도 모른다는 말이 생각났던 것이다.
“아닐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는 거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는 예린의 손은 자신의 배를 매만지고 있었다. 자칫 위험한 성분을 흡입했다가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위험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예린은 그냥 직접 차려먹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내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배가 점점 불러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임신했다는 사실을 금방 들킬게 분명했던 것이다.
“매니저 오빠가 요즘 많이 의심하는 것 같던데?”
확실히 가까이 붙어있는 시간이 많으니 의심을 하는 건 당연했다. 특히나 2주 전 산부인과에 어떤 이유로 간 건지 말하지 않아서 의심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선 밥부터 먹자.”
결국 예린은 당장 해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밥부터 먹자는 생각으로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어느새 주방은 음식이 만들어지는 소리들로 가득해져야 했다. 신우의 의도대로였다.
그렇게 음식을 만들고 있던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예린은 또? 하는 생각을 하며 황급히 가스 불을 잠그고 인터폰으로 갔다, 하지만 그곳에 매니저 오빠가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예린은 즉시 현관문을 열었다. 매니저 김봉구는 안쪽에서 음식 냄새가 나자 코를 킁킁 거리며 말했다.
“이제 점심 먹는 거야?”
“응. 근데 무슨 일이야? 오늘 스케줄 없잖아.”
“아. 그게 할 말이 있어서. 우선 들어가서 말해줄게.”
그렇게 말하며 들어가는 매니저 김봉구였고. 예린도 익숙하게 이런 매니저 오빠를 맞이했다. 어느새 주방까지 들어온 김봉구는 식탁에 놓여있는 족발이 든 봉지를 보고는 역시 그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말했다.
“오늘도 역시 왔네? 이건 내가 가져갈게.”
“그래. 그런데,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
“그게. 사실 이걸 누가 시켰는지 조사를 해봤어.”
이런 김봉구의 말에 눈빛이 반짝여진 예린이었다. 그녀도 도대체 누가 배달음식을 시킨 건지 궁금했던 것이다.
“누군지 찾은 거야?”
“아니. 전혀 모르겠어. 진짜 귀식이 곡할 노릇이더라. 소름 돋는 건 뭔지 알아? 아래층 입구부터 시작해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CCTV까지 너 집에 배달해온 사람은 하나도 없더라. 그리고 주변 상가에 있는 배달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조사해 봤는데, 꼭 한 번씩 배달원들이 어떤 곳을 향해 배달을 한 건지 전혀 기억을 못했다는 거야.”
“진짜?”
예린은 매니저 오빠의 말에 소름이 돋았다. 진짜 귀신이 쓰인 것 같은 마음 들었다. 어느새 자신의 팔에 닭살이 돋는 걸 봐야 한 예린이어야 했다.
“결국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이것 참 그냥 경찰에 연락해야 할까?”
“아니야. 그냥 나둬. 어차피 뭔가 피해를 입힌 것도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
결국 아무것도 변한 건 없었다. 김봉구는 이야기도 했겠다. 이만 족발이 든 봉지를 들고 가겠다고 말하면서 예린의 집을 나서려 했다. 하지만 이내 예린을 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저기 예린아. 있잖아.. 너 좀 살이 붙지 않았어?”
“그. 그런가? 요즘 많이 먹었으니까.”
“아직은 괜찮지만 좀 더 찌면 보기 그러니까. 좀 먹는 걸 줄이자. 알겠지.”
“알았어. 어서 가봐.”
“그래. 몸조리 잘하고. 난 간다.”
어느새 예린이 집을 나서는 김봉구였고, 현관문을 닫는 예린은 상당히 찔린 마음으로 서있어야 했다.
“아차.”
어느새 주방에 만들다만 것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난 예린은 그대로 주방으로 황급히 총총 거리는 걸음으로 향해야 했다.
============================ 작품 후기 ============================
다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