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8 멀리서 본 그녀 =========================
정오를 알리는 시각 속에서 조용히 십자조준선을 통해 하늘거리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상태로 서있는 아름다운 예린이의 모습을 살피는 신우의 눈동자가 있었다.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이건 스토커나 하는 짓 아닐까? 좀 변태 같지 않아?-
“시끄러. 내 여자 내가 보겠다는데, 이게 왜 스토커에 변태야.”
스코프에 눈을 때지 않는 상태에서 말하는 신우의 눈은 어느새 촬영이 중지되었는지 조용히 본래 자리로 가서 누군가와 함께 찍혔던 자신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보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진짜 빠돌이나(연예인에게 제대로 빠진 오덕수준의 남자) 하는 짓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타노의 말에 결국 스코프에서 눈을 땐 신우가 조용히 자신이 빠돌이가 아닌 것에 대해 설명했다.
“난 예린이의 허락을 받고 하는 거라고. 비록 지금은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말이야. 그리고 자꾸 쫑알쫑알 거리면 내가 어떻게 한다고 했어. 자꾸 정신 사납게 떠들래?”
-아. 알았다고. 이번엔 조용하고 있을게.-
타노의 말에 신우는 퍽도 그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갑자기 현재 있는 옥상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나왔다. 40대 중년남자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었다. 둘은 옥상을 나오는 순간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었다.
-저게 뭐다냐?-
“글쎄.”
조용히 중얼거리는 말속에서 두 남녀는 더욱더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다. 어느새 서로의 옷가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상당히 과격한 스킨십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더럽게..”
상당히 평범한 그것도 배가 나온 남자의 벗은 상체는 신우로 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조금(?) 괜찮지만 남자를 보는 취미가 없는 신우로서는 보기 고역이었던 것이다. 결국 고개를 돌리는데, 이상한 건 이런 신우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는 두 남녀였다.
투명마법으로 현재 신우의 모습과 함께 들고 있는 스코프가 달린 저격총을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흐응~ 자기 언제 이혼할 거야?”
"허헉.. 나도 지금 노력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그것보다 어서 팬티를 벗어봐. 나 죽겠어. 자기.“
잔뜩 애가 탄 사내의 음성과 함께 여성은 그대로 자신의 팬티를 벗어 그대로 중요부위를 드러나게 만들었다. 이런 모습을 본 신우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신에게는 오직 예린이 뿐이다. 다른 여자의 몸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호오? 옷? 이야~ 캬!-
뭔가 의미모를 감탄사를 터트리는 타노의 음성이 들려오는 가운데, 신우는 다시 저격총을 들어 스코프에 눈을 가져갔다. 언제 들어왔을지 모를 이 저격총은 인베토리에서 찾은 저격총으로 드라구노프라는 제품명을 가진 저격총이었다.
신우는 이 저격총에 달린 스코프를 통해서 예린이 있는 곳에서 제법 떨어진 회사건물 옥상에서 이렇게 예린이의 모습을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자리로 가 서서 촬영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걱정이 되었다. 홀몸이 아닌 이상 저렇게 오해 서있으면 건강에 이상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저 감독이라는 새끼 머리를 날려 버릴까?”
당장이라도 손에 들린 드라구노프 저격총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바로 머리가 터지며 죽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면 자칫 예린이가 많이 놀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어머 이게 무슨 소리야?”
놀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우는 그 소리에 자신이 너무 크게 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코프에서 다시 눈을 때 뒤돌아보자. 놀란 얼굴로 자신 쪽을 보는 여성의 눈동자가 보였다.
“자. 자기야. 저기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어?!”
여성이 자꾸만 자신의 가슴을 입과 혀로 유린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에 다그치듯 신우가 있는 곳을 향해 손가락질 하며 소리쳤다. 중년사내는 한 순간 중단된 상황에 상당히 아쉬움과 귀찮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신우가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모습에 중년사내는 살짝 짜증이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있긴 뭐가 있다는 거야. 아무것도 없구만.“
“내가 지금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거야? 분명 저기서 목소리가 들렸단 말이야,”
“아니 내말은 여기 옥상에 올라올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아까도 봤잖아 옥상으로 통하는 열쇠가 없는 이상은 옥상으로 올라올 수 없다는 걸.”
중년사내의 말에 불륜대상으로 보이는 여성은 아까 이곳으로 오기 전에 자물쇠로 문을 따고 들어왔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이 잘못 들었던 것일까? 그녀는 요즘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 환청이 들렸던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자. 하던 거나 마저 하자. 나 진짜 당장 안하면 죽을 것 같다고.”
중년사내가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다시 몸에 붙자 여성은 결국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은 생각으로 하던 관계를 계속 가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둘은 점점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고, 연신 허억 허억. 아흥~ 흐응~ 거리는 신음성을 내면서 격정적인 관계를 어느새 끝내기 시작했다.
“후우.. 오늘 퇴근하고 같이 백화점갈까?”
“어머. 자기 나 선물 사주려고?”
속옷을 입으며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상당히 밝아있었다. 이런 모습에 중년사내는 상당히 만족한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요즘 신상 나왔으면 사줄게.”
“어머. 자기 멋쟁이! 아잉~!”
와락! 끓어 안으면서 애교와 함께 기뻐하는 그녀의 입술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가 나이도 많은 이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모두 이런 것 때문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나이 많은 놈을 만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어느새 입던 옷을 마저 입은 그녀와 중년남성은 어느새 그대로 옥상을 내려가는 모습들이었다.
쿵.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신우는 그제야 갔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상당히 아쉬움이 가득한 타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쉽네.. 좀 더 보고 싶었는데.-
“변태군.”
-어엉? 무슨 소리야 변태라니?-
“보고 싶다며. 그게 변태가 아니고 뭐야. 넌 변태인 거야.”
-서.. 설마 아까 그 복수를?!-
자신이 했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변태라는 오명을 덮으려 한다는 사실에 타노는 어이가 없었다.
-내. 내가 왜 변태야! 난 그냥 보이기에 구경했던 것뿐이었다고!-
“그래. 진실은 회피하고 싶겠지.”
조용히 중얼거리며 연신 예린의 모습을 살피는 이런 신우의 말에 상당히 타노는 열불이 나야 했다.
-나. 난 변태 아니야! 내가 왜 변태야!-
“조용히 하고. 오늘 그 번호 맞겠지?”
-으으.. 분명 맞아. 절대 틀릴 수가 없잖아.“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주인인 신우의 말이었기에 결국 대답하면서 잔뜩 끙끙거릴 수밖에 없는 타노였다. 이런 타노의 기색에 신우는 피식 웃고는 그대로 앞주머니에 들어있는 종이를 하나 꺼냈다.
로또용지였다. 조금 전 타노에게 물어본 말은 이번에 당첨될 1등 로또번호였다. 신우는 로또에 당첨해 출처가 확실한 돈을 마련할 생각으로 로또복권을 산 상태였다. 지금 당장 쉽고 빠르게 가질 수 있는 돈이 로또복권이 유일했던 것이다.
졸지에 이것 때문에 사람이 없는 한적한 장소에 찾아가서 1차 진화의 봉인을 풀어야 했다.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해 한정된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 타노는 즉시 미래의 정보를 확인하고는 1등 당첨번호를 가져왔다. 정보를 가져온 순간 신우는 곧바로 1차 진화를 이룬 육체를 다시 봉인했다.
분명 기하라는 자가 했던 말 중에는 1차 진화를 봉인 해제하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괜찮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봉인이 해제된 힘의 영향으로 이 세상의 기운들이 잔뜩 뒤틀리게 만든다고 했었다. 그렇게 된다면 예린이와 딸 신예와 함께할 평범한 생활은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이기에 봉인을 해제하는 것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아주 짧은 시간동안 1차 봉인을 해제했던 신우는 로또용지를 보면서 내가 이것 때문에 봉인을 왜 풀었던 것일까? 조금 후회심이 들었다. 그렇게 혹시나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후회하고 있던 그때 신우의 눈에 뭔가 잡혔다.
“음? 저놈은 뭐지?”
조준선에 들어온 이는 제법 커다란 대포같이 생긴 광학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젊은 사내였다. 놈은 촬영장을 향해 광학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고서 연신 셔터를 누르며 누군가를 찍고 있었다. 신우는 각도를 계산하면서 누구를 찍는 것인지 확인했다. 그리고 곧 누굴 찍는 건지 확인하고는 잔뜩 눈썹이 꿈틀거려졌다.
사내가 찍고 있는 건 예린이었다. 촬영장에서 제법 떨어진 장소에서 예린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었던 것이다.
“새끼. 지금 누굴 찍고 있는 거야.”
말을 하는 신우의 목소리는 상당히 싸늘해 보였다. 이런 신우의 목소리에 타노가 넌 죽었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 * *
찰칵찰칵!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촬영을 하는 남자는 잔뜩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카메라 시야로 들어오는 여신과 같이 아름다운 차예린의 모습에 너무도 황홀한 표정이 나왔다.
“히히히. 미리 광고촬영이 여기라는 사실을 안건 신의 한수였어.”
차예린이 이곳에서 광고 촬영한다는 사실을 극비리에 입수한 그는 미리 와서 이곳에 자리를 잡고 차예린이 광고촬영을 위해서 오는 순간 카메라를 찍어 담고 있었던 것이다.
“아. 너무 예뻐다. 어떻게 피부에 흠도 하나 없냐..”
초근접으로 촬영된 예린의 얼굴은 피부에 잡티하나 없이 깨끗했다. 물끄러미 카메라에 찍힌 예린의 초근접 사진을 보는 사내의 표정은 상당히 흥분으로 가득해 있었다. 잠시 물끄러미 사진을 보고 있었을까. 어느새 천천히 입을 가져가는 사내의 행동이었다. 이런 사내의 입에는 어느새 혀가 살짝 나와 있었다.
초급접으로 찍힌 예린의 사진을 향해 혀로 햝으려는 행동을 하려는 사내였던 것이다.
“너도 변태냐?”
갑자기 들린 못마땅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신우가 상당히 인상을 쓰며 서있는 모습이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신우의 모습에 사내는 신우의 덩치를 보고는 광고 찰영장을 보호하는 경호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벼. 변태라니요! 지. 지금 말 다했습니까!”
“그럼 방금 하려고 한 행동은 뭔데.”
“내. 내가 뭘 했다는 말입니까! 난 그저 내 카메라 화면을 닦으려고 했을 뿐이라고요!”
“그래? 난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던데. 완전 변태나 하는 행동을 하려는 모습을 보였지 아마.”
“이..!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처음엔 신우의 덩치를 보고 존댓말을 하던 사내는 어느새 화가나 반말로 신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들어올렸다.
“왜 치려고?! 쳐봐! 어디한번 돈 좀 벌어보자!”
얼굴을 들이밀며 말하는 사내의 마음은 설마 치랴? 싶은 마음이었다. 이미 자신의 고함소리로 광고촬영장의 사람들이 듣고 이곳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내였다. 이런 사람들 시선 속에 경호원은 절대 일반사람인 자신을 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예상은 틀렸다. 타노에 의해서 주변은 이미 소리의 막이 펼쳐져 소리가 전혀 퍼져나가지 않게 만들었던 것이다, 즉 광고촬영장 사람들은 이런 사내의 고함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간과한 것은 신우는 절대 친다는 것이었다.
뻑!
“크악!”
상당히 빠른 속도로 신우의 손등이 사내의 코를 때렸다. 코에서 코피가 터졌다. 사내는 손으로 얼굴을 잔뜩 감싼 상태로 피가 철철 흐르는 코피를 막으려 했다. 이런 가운데 사내의 손에 들려있었던 광학렌즈가 달린 카메라는 그대로 퍽! 하니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대포같은 커다란 렌즈가 떨어져 나간 걸 보면 상당히 부서진게 분명했다.
사내의 눈은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설마 때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런 사내를 보며 신우는 우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고는 말했다.
“내 여자를 가지고 잘도 변태 짓을 하려 했겠다.”
“크읍..내. 내 여자라니! 예린이는 내 여자야!”
피가 철철 나면서도 잘도 신우의 말을 반박하는 사내였다. 이런 사내의 말에 신우는 잔뜩 기분이 상했다. 내 여자라고? 감히 나 말고 예린이를 내 여자라고 말하다니 어느새 신우는 그대로 발을 들어 배를 차버렸다.
퍼억!
“꾸엑!”
발차기 한방에 그대로 2m가까이 허공에 뜨며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며 비명을 지른 사내의 모습이었다. 사내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로 연신 켁켁! 거리며 기침을 토하고 있었다. 배가 완전히 뒤틀리는 아픔이 전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벅저벅. 신우가 가까이 다가오자 격하게 기침을 토하던 사내가 얼른 움츠러든 모습으로 신우를 두려운 눈으로 보았다. 이런 시선에 신우는 아래로 내려다보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서 내 여자라는 거야. 오늘 제대로 교육을 시켜주지.”
우득. 목을 꺾으며 말하는 신우의 모습은 참으로 지옥에서 온 야차와 같았다. 사내는 이런 신우의 모습에 겁을 먹고는 히익!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신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는 그대로 다가가서는 다리를 들어 올렸다.
“크아아악-!!”
사내의 비명소리는 타노가 펼친 소리의 막에 막혀 전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했다. 그렇게 사내는 신우에게 참된 교육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받게 되었다. 뼛속까지 새겨질 공포는 아마 다시는 예린이에 대한 관심을 없게 만들 것이다.
예린이의 골수팬 하나를 그대로 없애버린 신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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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