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3 끝을 향해(1부 완결) =========================
포근한 기온이 느껴지는 가운데, 화려한 정원이 신우의 시야에 들어왔다. 땅에는 깨끗한 냇물들이 흐르고 있었고, 땅에는 싱그러운 꽃들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었다. 신우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잠시 정원을 살폈다. 이런 신우를 보며 기하는 참으로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오래전에 만든 정원이지. 어떤가? 제법 괜찮지 않아?”
“몰라. 여기가 어디야?”
“쯧. 인정머리 없기는 아까 말했잖아 내 집에 간다고.”
“집? 여기가?”
대체 여긴 어딜까? 신우는 지구와 다를 봐 없는 주변의 환경에 설마? 하는 얼굴로 말했다.
“여기가 진짜 지구?”
“전혀. 여긴 내 두 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행성이지. 내가 처음으로 마법사라는 존재가 된 장소랄까? 내게 많은 의미가 있는 행성이지.”
신우는 기하란 놈의 말에 새삼스러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자가 마법사가 된 장소라니 뭔가 특별한 장소가 분명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는 이런 신우의 모습에 기하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나 모르겠군.”
“무슨 말이지?”
“말했잖아. 여긴 내 집이라고, 이곳은 신들도 들어올 수 없는 장소지 즉 신들로부터 안전한 장소라는 말이지.”
잠시 기하의 말을 이해 못한 신우는 순간 뭔가를 깨닫고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쪽에 화려한 저택의 모습이 보였다. 저곳에.. 예린이가 있단 말이야? 신우가 다시 기하를 보자 기하는 이런 신우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의 긍정. 신우는 그대로 달렸다. 당장 예린이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우가 사라지자 어느새 주변엔 기하와 수아. 그리고 걸레짝이 되어 있는 신만이 남아 있었다. 신우는 잠시 수아를 보며 말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부드럽게 말하는 이런 기하의 말에 수아는 살며시 고개를 끄떡여야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신을 잊고 빠르게 사라진 기하의 뒷모습에 조금 속상함을 느껴야 했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기하는 이런 수아의 모습에 질문을 던졌다.
“많이 속상하느냐?”
“네? 아. 아니요.”
수아는 눈앞에 있는 사내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모습이지만 이상하게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와야 했다. 이런 수아의 모습을 보며 기하는 이해하라는 듯 말했다.
“그를 이해하거라. 그는 아이를 잃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간 것이다.”
“네에?”
“둘 사이엔 소중해 마지않던 딸이 있었지. 하지만 얼마 전 그 소중한 딸을 잃어야 했지.”
“아..”
신우씨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여인사이에 딸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그 딸을 잃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슬픔이 몰려왔다. 소중한 이를 잃는다는 건 너무도 아픈 일이라는 걸 알고 있는 수아였다. 불과 얼마 전 소중한 부모님과 동료를 잃어서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슬픈 표정을 보이는 수아의 모습에 기하는 수아가 놀랄 말을 했다.
“사실 그가 딸을 잃은 건 나에게 책임이 있지.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든 거거든.”
“그런..?!”
수아는 눈을 크게 뜨고 기하를 보았다. 같은 편이 아니었던 거야? 수아는 신우씨의 딸을 잃게 만든 장본인이 눈앞에 있는 자라는 어찌할지 몰라 했다. 이런 모습에 기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놀랐나? 뭐. 나로서는 그를 신들의 꼭두각시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꼭 해야 했던 일이지. 하지만 저놈이 있다면 그 딸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야 있지.”
말하는 기하의 시선은 바닥에 엎드려 꼼짝도 못하고 있는 신을 향해 있었다. 이런 기하의 말과 시선에 수아는 뭔가 안심이 들었다. 신우씨에게 아픔을 주었지만 다시 되돌리려 한다는 것에서 조금 믿음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기하가 수아에게 말을 거는 순간 신우는 저택 앞에 도착해 있었다. 저택 앞에는 은발의 중년신사가 서있는 모습이었는데, 저택의 집사 칼이었다. 조용히 정문을 열며 고개를 살짝 숙이는 칼의 모습을 본 신우였지만 당장 예린이를 만나는 게 우선이었기에 그대로 스쳐 지나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저택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제까지 느낄 수 없었던 예린이의 기척이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 느껴지지 않았던 예린이의 기척에 신우는 환희에 가득 찬 표정이 되어야 했다.
“예린아!”
신우의 목소리가 저택 내부를 울렸다. 그 순간 다급히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대리석 바닥을 맨발로 달려오는 예린이의 모습이 보였다. 신우는 이런 예린이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달려갔다.
“신우야!”
와락! 어느새 달려온 예린이 그대로 신우에게 몸을 날려 그대로 안겼다. 신우는 이런 예린이를 꼭 안으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이런 키스에 예린도 함께 호응하며 키스를 나누었다. 그렇게 한참을 키스를 나눈 둘이었고, 어느새 둘은 서로 입술을 떨어트려야 했다.
“많이 기다렸지.”
“응..기다렸어. 이번에도 날 찾을 줄 알았어.”
“괜찮은..거지.”
“몰라...흑.. 모르겠어..”
신우가 딸 신예를 잃은 것에 대해서 말하자 예린은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고 답했다. 신우는 이런 예린을 꼭 안아주었다. 이런 신우의 행동에 예린은 어느새 울음이 터져버렸다. 그동안 참고 참았다. 하지만 신우와 이렇게 마주하자 그 마음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크게 울음을 터트리고만 예린이었다.
“으흑흑...으아앙!!”
신우는 크게 울음을 터트리는 예린이를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마음을 위로했다. 이런 신우의 위로에 크게 울음을 터트리는 예린이었다.
“크흑.. 으어엉..”
콧물과 눈물이 온통 떨어져 내리며 신우의 옷을 적셨다. 하지만 신우는 그저 예린의 울음을 위로해줄 뿐이었다. 그러다 순간 신우는 기하란 자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신예를 되찾을 방법이 있다고 그랬다. 예린이를 만나 너무 감정이 격해져 이제야 생각난 신우는 그대로 예린을 자신에게서 떨어트렸다.
예린은 이런 신우의 행동에 의아했다. 신우는 소매를 그대로 예린이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주면서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말해주었다.
“있어. 신예를 다시 살릴 방법이!”
“에?”
한순간 멍한 표정이 되어버린 예린이었다. 스스로 잘못 들었나 싶었다. 이런 예린이를 보며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하라는 그자가 말했어. 신예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그러니 예린아. 슬퍼하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자. 알겠지.”
이런 신우의 말에 잠시 정신이 없던 예린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딸 신예가 살아서 돌아온단다. 이보다 좋은 소식을 없었다. 예린은 억지로 눈물을 훔치며 기쁜 마음을 가졌다.
“이제 상봉은 끝났나 보지?”
갑작스럽게 기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우와 예린은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기하의 모습과 함께 질질 끌려오는 신의 모습과 이런 옆을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따라오는 수아의 모습이 보였다.
“차예린..?”
수아는 놀란 표정이 되었다. 설마 신우씨가 사랑하고 있다는 여인이 그 유명한 가수 차예린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놀라는 수아의 모습과 함께 신우는 그제야 한수아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누구?”
여자의 감은 참으로 예리했다. 한 눈에 신우와 수아가 뭔가 있다는 사실을 느낀 예린이었다. 신우는 예린이의 눈빛이 무척이나 날카롭자. 자신도 모르게 움찔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관계는 그저 자신에게 좋아한다는 감정을 고백 받았다는 것 밖에는 없었다. 뭔가 죄를 짓지 않았는데, 죄를 지은 것 가자 신우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왜 대답하지 못하는 거야?”
“그게..음..”
상당히 당황스러운 신우였다. 그나저나 전 우주를 소멸시킬 힘을 가지고 있는 신우가 자신의 여인에게 쩔쩔 매는 모습이라니 역시 세상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층은 여자가 아닌가 싶었다.
“제가 고백했어요.”
갑자기 수아가 앞으로 나서며 자신이 고백했다는 말을 했다. 이런 수아의 행동에 신우는 으힉! 거리는 소리를 내야 했다. 갑자기 왜 그런 말을 예린이에게 하냐는 얼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신우였다. 한편 이런 모습을 보는 기하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당신은 누구죠?”
예린이의 이런 질물에 수아는 잠시 신우를 보다가 이내 예린이를 향해 시선을 주며 말했다.
“한수아라고 해요. 전 신우씨를 좋아하고 있답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신우와 저는 결혼할 사이예요.”
예린이나 수아나 서로 눈빛으로 싸움을 하고 있었다. 화려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예린과 청순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수아 둘 모두 신우를 사이에 두고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런 둘 사이에 있는 신우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순간 이런 그들에게 기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웃음소리에 어느새 서로를 바라보고 있던 예린과 수아는 시선을 때고 기하를 향해 시선을 줄 수밖에 없었다. 신우도 그런 기하에게 시선을 주는데, 곧 웃음을 멈춘 기하가 이런 셋을 향해 말했다.
“좀 더 두고 보고 싶기는 한데, 나중에 가서는 막상 소용없으니 사랑싸움들은 그만하도록 하지.”
“그게 무슨 말이지?”
어느새 앞으로 나선 신우가 질문을 던지자 기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내가 말했지. 딸을 되살리고 싶으면 그대가 포기해야 하는 게 있다고,”
“들었다. 얼마든지 포기할 테니 신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말해.”
“그래요. 저도 뭘 포기하든 모든지 할 수 있어요!”
어느새 예린이까지 나서며 그렇게 말하자 기하는 잠시 둘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수아에게도 시선을 주던 기하가 곧 쓰러져 있는 신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는 포기해야 할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신을 죽이지 말라고 한 건 창조력에 있다. 저 정도 창조력이면 그대의 딸을 다시 되살리는 게 가능할 테지.”
신우는 물론이고 예린도 밝아진 얼굴이 되었다. 옆에 선 수아도 내심 다행이라는 표정을 보였다. 이런 셋은 모습에 기하는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듯 말했다.
“아직 본론은 말하지 않았어. 포기해야 할 게 있다고 그랬지. 지금 말하지 포기해야 할 건 그대가 가진 아크로서의 그대의 힘이다.”
아크로서의 힘? 신우는 상당히 굳은 얼굴이 되었다. 모든 걸 파괴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포기해야 한다? 신우는 아주 조금은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딸인 신예를 되살리는 게 가장 중요했다.
“알았다. 내 힘이라면 포기하지. 딸을 살릴 수 있다면 이런 힘을 없어도 좋다.”
“오. 대단한 선택이군. 쉽지 않을 선택일 텐데 말이야.”
그렇지 쉽지 않지 신우는 힘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지만 그래도 신예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모습에 기하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살짝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나라고 해도 그대의 힘을 제거할 수 없어. 이미 그대는 완전한 아크로서 진화했기에 절대 떨어질 수 없는 힘이지.”
신우는 그 말에 의문을 느꼈다. 그럼 대체 왜 내 힘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 거지? 이런 신우의 의문에 기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내가 말한 건 아크로서의 그대의 힘을 봉인해야 한다는 것이지. 물론 얼마든지 그대가 마음만 먹으면 봉인을 풀 수 있지. 다만 그렇게 된다면 조금 곤란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네.”
봉인? 곤란한 일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신우는 더욱더 의문에 찰 수밖에 없었다. 비단 신우뿐만이 아니라 옆에서 듣고 있던 예린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둘의 표정에 기하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선 아크의 힘을 봉인할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 말해준다면 우선 그대가 가진 힘 중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해주고 싶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
예린이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는 능력이 신우에게 있다는 사실에 놀란 목소리로 말하며 신우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이런 시선을 받으며 신우는 표정이 잔득 굳어졌다.
“그대는 딸을 살릴 수 있는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가지 않았지.”
이런 말에 예린은 사실이냐는 눈빛으로 신우를 보았다. 신우는 이런 예린의 시선을 느끼며 굳어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었어. 처음엔 가려고 마음먹었어. 신예를 살리고 싶었거든. 하지만 본능이 강하게 경고해줬어. 딸은 과거에 없다고, 만약 이대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더 이상 딸이 존재하는 장소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거라고.”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도저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 되어야 했다. 이런 예린과 다르게 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지 설사 과거로 갔었다고 해도 그대의 딸은 존재하지 않았을 터. 그대의 딸은 오직 현재의 하나뿐인 존재니까. 자 이제 내가 왜 그대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했는지 말해주지. 지금 현재로서는 자네의 딸을 되살릴 수 없다는 거지. 아. 질문은 말이 끝난 뒤에 하지. 내가 할 말은 자네에게 있는 과거로 돌아갈 능력을 사용하고. 그대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딸을 되살리게 할 수 있다는 거지. 어떻게? 라고 말한다면 자네의 여인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 과거의 자네 여인이 다시 딸을 임신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고 말이야.”
과거의 자신이 임신을 한다고? 예린은 뭔가 신우와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에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불안감을 느낀 신우는 예린의 손을 잡아 안심시켰다.
“과거의 예린이가 임신한다면 지금 여기 있는 예린이는 어떻게 되는 거지?”
“당연히 갈 수 없지. 과거로 갈 수 있는 이는 자네밖에 없으니까.”
“내가 포기해야 할 게 아크의 힘뿐만이 아니라 예린이도 있다는 말이군.”
입술을 깨물고 말하는 이런 신우의 말에 기하는 쯧쯧쯧. 혀를 차며 이번에도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자꾸 마음대로 생각하는데, 난 그렇다고 말한 적 없다고. 육신은 갈 수 없지만 정신은 다르지. 자네여인은 과거의 자신과 융합하게 될 거야. 정체성의 혼란은 전혀 문제없지. 다만 다른 문제는 그 때문에 얼마간은 지금의 기억을 생각할 수 없다는 거야.”
기하의 말에 신우와 예린은 적잖게 안심했다. 비록 기억을 얼마간은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헤어지지 않는다는 게 중요했던 것이다.
“조금 놀라겠다.”
“뭐가?”
“지금 나라는 기억이 없잖아. 갑자기 임신했다면 얼마나 놀라겠어. 난 그땐 처녀였다고.”
“그. 그런가?”
신우는 혼란스러울 상황을 떠올리며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신우를 보며 예린이 부탁하는 어조로 말했다.
“날 잘 살펴 봐줘야해. 혹시 낙태한다고 한다면 꼭 막고 알겠지. 분명 임신한 사실을 알면 소속사에서 어떻게든 낙태시키려 할 거야.”
예린은 혹시나 모를 사태까지 생각해서 말했다. 신우는 진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런 둘의 모습을 보던 기하가 이제는 아크의 힘을 봉인할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까 아크의 힘을 봉인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돌아갈 과거에는 신들이 없을 거야. 그곳 과거는 과거와 같으면서도 전혀 또 다른 세상이라는 거지. 자네가 아크로서의 힘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곳 세상은 상당히 불안정하게 변해 버릴 거라는 거지. 아마 가장 최적의 힘을 가진 상태는 그대가 아크로 진화하기 직전인 상태가 되겠지. 내가 당부할 말은 되도록이면 봉인을 해제할 순간이 온다고 해도 1차 진화만 해제하라는 거야. 2차진화까지 해제하게 된다면 아마 상당히 곤혹스러운 순간이 올거야.”
신우는 그 말에 어째서 힘을 봉인해야 한다는 것인지 알았다. 과거라..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신예를 되살릴 수 있다. 비록 힘을 최대한 봉인해야 한다는 것과 얼마간 자신에 대해 기억을 잃어야 하는 예린일 테지만 모든 건 딸 신예를 위해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수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도 같이 가게 해주세요!”
신우와 예린. 그리고 기하의 시선이 수아에게 향했다. 그녀는 떨리는 눈빛으로 신우를 보고 있었다. 모든 걸 들었다.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놀랐지만 진실이라는 사실을 아는 그녀로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
“저도 함께 돌아가게 해주세요. 여긴 더 이상 제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부모님도 친구도.. 동료들도 제게는 아무것도 없다구요..”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모이는 수아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예린이를 보았다. 예린은 이런 시선에 잠시 수아란 여자를 보았다. 갑자기 나타나 사랑하는 신우에게 고백했다는 여자였다. 질투심이 났지만 모든 것을 잃었다는 얼굴을 보자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인 예린이어야 했다. 승낙한 것이다. 신우는 이런 예린을 보며 역시 예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씨 착한 예린이라면 승낙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럼 과거로 갈 인원이 셋이라는 말이군.”
기하의 이런 말에 셋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하는 모든 게 완료 되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마지막 남은 게 있다는 생각에 신우를 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대와 대결을 원한다. 내가 이제까지 해온 목적은 어디까지나 그대와의 대결이었으니까.”
신우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제대로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사용한다면 과연 얼마나 통할까? 내심 기대가 되었던 것이다.
“신우야..”
“신우씨..”
예린이라 수아나 이런 갑작스러운 대결에 걱정이 되어 신우를 불러야 했다. 이런 둘의 부름에 신우는 몸을 풀며 걱정 말라는 듯 말했다.
“걱정 마. 난 절대 안 져. 잠시 상대하고 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
“이거 나도 질 마음은 없는데, 말이지. 내가 특별히 만들어 놓은 차원의 공간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지. 거기라면 어느 정도는 대결의 충격을 견딜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기하의 표정은 참으로 오랜만에 기대감이 가득해 있었다. 어느새 둘은 특별한 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했고, 크게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이런 둘의 대결의 승패는 끝이 나서도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1부가 끝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2부는 무척이나 평범(?)할 수 있는 일상물이 될 여지가 있겠습니다. 아무튼 1부까지 봐주신 독자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그럼 2부에서 뵙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