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8 지구를 찾아서 =========================
푸화악!!
푸른빛의 플라즈마 오로라가 우주공간을 넓게 펴져나갔다. 초광속으로 날던 신우가 멈춰서면서 발생한 현상이었다. 우주공간에 선 신우의 표정은 많이 조급해 보였다. 벌써 48시간이 넘도록 우주공간을 돌아다녀봤지만 아직까지 지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체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거야.
찾을 수 없는 지구에 이대로 영원이 찾지 못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가 속한 태양계조차도 하나의 은하계에서 본다면 티끌보다 작은 크기였다. 그런데, 이런 커다란 은하계가 우주공간을 본다면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이런 드넓은 우주를 무식하게 돌아다니면서 지구하나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무식하다고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신우는 정작 찾고 싶은 건 못 찾고 진짜 힘만 강해지면 뭐하는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잠시 우주공간에 서서 생각에 잠기던 신우는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했다. 이대로 무작정 찾았다가는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갈 뿐인 것이다. 그렇게 고민에 빠진 신우였는데, 역시 애초부터 그랬던 것처럼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무리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떠올려 보아도 지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짜 타노가 절실히 필요했다. 신우는 만약 타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절대 잘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정작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신우의 현재의 심정과 함께 있는데, 이런 신우의 감각에 뭔가가 잡혔다.
또 그놈인가?
48시간 전과 같은 느낌에 신우는 그대로 다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이런 신우의 손아귀로 그대로 빨려들어 오는 투명한 생명체였다. 신들이 신우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보낸 감시자의 눈이라는 특수 생명체는 신우의 손아귀에 잡혀 연신 꿈틀꿈틀 거렸다.
이거 분명 신들이 보낸 거겠지?
저번에 잡았을 땐 어서 예린이를 찾기 위해 지구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죽였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을 찾은 상태였다. 신우는 손아귀에 들어온 투명한 생명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걸로 신들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을까? 신들이 보낸 거라면 신들에게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걸로 만들어야겠어.
신우는 이 투명한 생명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을 먹었다. {지능을 가진 모든 생명체에게 최면을 거는 능력} 최종진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신우의 붉은 눈동자가 더욱 진하게 빛나며 빛을 내는 모습이었다. 순간 신우의 손아귀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감시자의 눈이란 생명체가 순간 멈칫 했다.
됐나?
최면이 잘 됐나? 싶은 마음으로 지켜보는데, 순간 신우의 감각에 뭔가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게 최면이 걸린 상대방의 상태인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연결된 느낌에 신우는 그대로 손을 놓아 버렸다. 순간 감시자의 눈이라는 생명체가 그대로 움직이더니 가만히 신우의 앞에 멈춰 섰다.
미동도 없는 이런 투명한 생명체에 신우는 완벽히 최면이 되었다는 생각에 얼른 신들이 있는 곳을 물었다.
신들의 위치를 알려줘.
미동도 없이 그저 가만히 있는 감시자의 눈이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대답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번엔 신들이 있는 곳을 향해 직접 안내를 해달라고 의지를 전했다. 그러자 감시자의 눈이라는 생명체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이런 모습에 반색한 신우였다. 비록 지구를 찾지 못했지만 신들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다.
마치 우주를 헤엄치듯 유영하던 감시자의 눈은 그대로 전방에 아주 작은 공간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홀연히 공간의 문을 통과해 버렸다. 한순간 사라진 감시자의 눈이라는 생명체였다. 이런 사라진 감시자의 눈이었지만 신우는 연결된 느낌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았다.
거기란 말이지?
방향만 알면 된다. 그렇게 생각한 신우는 그대로 앞을 향해 쏘아져 가면서 그대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빛의 속도를 넘어 초광속에 들어선 신우는 감시자의 눈이 위치한 장소가 생각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속도를 더욱 키웠다.
초광속을 넘어 우주의 팽창속도에 근접한 속도로 이동하는 신우의 움직임은 주변 우주공간을 파괴 시켜버리는 행동이었다. 지나가는 우주의 공간에 자리한 행성들과 항성계들이 그대로 강렬한 에너지 파동에 휩쓸리면서 파괴되어 갔던 것이다.
심지어 고도의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룬 다양한 외계종족들의 항성계까지 파괴되면서 여려 외계 종족의 멸종을 당하게 만들었다. 의도하지 않는 일이지만 어쨌든 이런 신우의 움직임에 우주는 강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워프라는 것이 있었다. 우주공간의 좌표를 잃어 내면서 시공간을 구부려 구멍을 내고 그곳을 통과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우주항법이었다. 그저 시공간에 작은 구멍을 내는 일이기에 우주에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워프항법과 다르게 신우가 하고 있는 방법은 무식 그 자체였다. 그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우주의 팽창속도와 맞먹는 속도로 이동하는 신우였기에 그 충격파만으로 우주공간은 온통 몸살을 앓아야 했다.
신우는 신기한 기분을 들었다. 속도를 내면 낼수록 우주공간에 가득 한 미지의 에너지가 자신에게 마구 빨려 들어왔던 것이다.
혼돈의 힘. 우주공간을 가득채운 혼돈의 기운들이 신우의 육신을 향해 흡수되어 왔다. 마치 끝이 없는 공간 속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신우의 육신에 빨려 들어오는 혼돈의 힘은 멈출 주 몰랐다.
그렇게 끝도 없이 무제한적으로 혼돈의 기운을 빨아들이며 이동하던 신우는 순간 가까이 느껴지는 느낌에 그대로 속도를 늦추었다. 어느새 속도는 초광속에 들어섰고, 이내 빛의 속도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천천히 멈춰선 신우의 육신이었다.
멈춰선 신우는 뒤에서 뭔가 이상한 게 느껴지자 뒤돌아보았다. 은하수들이 갈라져 있었다. 심지어 수많은 별들 사이로 거대한 암흑의 구멍이 나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신우는 자신으로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생각보다 자신이 가진 힘이 더 엄청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신우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이런 자신의 움직임에 지구라도 파괴가 되었다가는 예린이가 있다면 큰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으로 인해 멸종한 외계종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신우는(물론 안다고 해도 죄책감을 가질 신우는 아니었다.) 이내 조심하자는 생각을 하며 자신에게 종속된 생명체를 찾았다.
뭐야? 신들은?
신들의 모습은 없었다. 주변에 있는 거라고는 그저 황량한 사막의 행성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신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신우가 자신들을 찾을 걸 염려하면서 감시자의 눈을 일부러 이곳에 깨워 신우에게 이동시켰던 것이다.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았던 신의 흔적을 쫓아서 왔던 감시자의 눈은 연신 주변을 유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신들을 찾은 건 실패였다.
신들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트리던 신우는 이내 투명해 보이지 않은 생명체는 이제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손을 휘저었다. 스팟! 한순간 소멸하며 사라진 감시자의 눈이었다. 상당이 희귀하고 아까운 생명체였지만 신우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놈이었다. 그렇게 감시자의 눈을 지워버린 신우는 이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야 했다.
다시 무작정 우주를 돌아다녀봐야 하나?
스스로 그건 너무 무식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신우는 고개를 내저어야 했다.
음? 신우는 순간 아래에 있는 사막에서 뭔가 날아온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개를 내렸다. 커다란 에너지 덩어리였다. 마치 푸른 혜성과 같이 빛으로 이루어진 긴 꼬리를 남기고 사막행성위로 날아오는 그것은 곧바로 신우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들었다.
저건 뭐야? 안 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빛덩어리의 모습에 신우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는 순간 빠르게 날아온 에너지 덩어리는 그대로 신우의 손바닥과 충돌을 일으켰다. 번쩍!! 빛이 번쩍이는 순간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는 그대로 신우의 손바닥을 통해 빨려 들어와 사라졌다.
신기하단 말이야.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는 신우는 에너지를 먹어버리는 자신의 능력에 신기함을 느꼈다. 아까도 느꼈지만 모든 걸 흡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짧게 자신의 특성에 신기함을 느끼던 신우는 자신을 공격한 목표물을 향해서 그대로 사막행성을 항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쿠오오!!
사막행성은 대기가 존재하고 있던 건지 열이 발생했다. 순간 투명한 막이 신우의 육신을 감싸며 보호했다. 그러자 투명한 막은 어느새 열기에 붉어진 모습이 되었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간 신우였고, 대기권이 그렇게 두껍지 않은지 금방 열기가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휘오오오-!!
강렬한 바람이 불며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신우의 시야로 아까와 같은 에너지 덩어리가 빛의 꼬리를 남기며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신우는 일부러 피하지 않았다. 그저 다가오는 빛덩이를 향해 이번에도 손바닥을 펼쳐 흡수할 뿐이었다.
후화아악!! 빠르게 빨려 들어가며 사라지는 에너지 덩어리였고, 곧 이런 사라진 시야로 신우는 자신을 공격한 목표물을 볼 수 있었다.
길었다. 길이만 1km를 넘어선 생명체는 마치 지렁이를 닮아 있었다. 머리 쪽으로 보이는 부분이 신우를 향해 치켜든 모습을 보였는데, 머리 쪽에는 온통 톱니바퀴와 같은 이빨들이 가득해 있었다.
“또 공격하려나 보네?”
잔뜩 이빨을 날카롭게 내세운 놈의 입안으로 아까와 같은 에너지 덩어리가 모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몸의 모습이 신우는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허공을 박차며 속도를 올렸다.
쌔에에에엑!!! 쿠아앙-!!!
단 한 번의 움직임만으로 단번에 놈의 바로 앞까지 쏘아져 온 신우는 그대로 놈의 머리통을 꿰뚫고 사막 바닥을 찍으며 내려섰다.
사르르르~ 신우가 착지하면서 발생한 충격파에 비산한 모래들이 주변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투명한 막에 둘러싸인 신우였기에 이런 모래들은 그저 미끄러지듯 바닥에 떨어질 뿐. 신우는 곧 고개를 들어 뻥 뚫려 있는 놈의 머리 부분을 보았다.
구멍이 뚫린 놈의 머리 부분이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면서 모래위로 쿵!! 하며 쓰러졌다. 단 한번에 죽는 놈의 모습이었는데, 이런 모습을 주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보았다면 경악했을 것이다.
이곳은 신우를 공격한 거대 지렁이 괴물로 인해서 특급으로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장소였다. 대기권을 돌파해 우주 밖까지 공격이 가능한 위험한 괴물들이 다수 존재했기에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였던 것이다.
“별 것도 아닌 놈이.”
사실 별거는 아닌 게 아니었다. 우주전함까지 부술 수 있는 에너지 덩어리를 쏠 수 있는 거대 지렁이 괴물은 다른 존재들에게 있어서는 완전히 위험한 생명체였다. 어디까지나 신우의 기준에서만이 약할 뿐이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신우는 쓸 때 없이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을 하고는 다시 지구를 찾을 고민에 빠져야 했다.
* * *
고급스러운 소파위에 앉아있는 여인은 예린이었다. 렉시안까지 착용해 있는 그녀의 눈빛은 상당히 경계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었다. 순간 이런 예린이에게 나지막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단다.”
이런 말에 살짝 표정이 굳어진 예린이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듯 말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죠?”
“그러긴 하지? 강제로 이곳으로 오게 만들었으니 누구라도 경계할 만도 하지.”
이해 한다는 듯 쉽게 믿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말을 들은 예린은 도대체 이 사람을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젊었다. 그리고 검은색 정장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흑발에 얼굴형태가 동양인에 가까웠다. 한국인? 걸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하던 예린은 고개를 저었다. 한국인이건 아니건 상관없었다. 눈앞에 있는 당사자가 자신을 강제로 데려온 당사자일 뿐이었다.
“절 어떻게 하실 건가요?”
“뭘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란다. 그저 보호해 주려고 한단다.”
“누구로부터 말인가요? 전 신우에게 돌아가야 해요.”
“차차 그렇게 될 거란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란다. 지금 간다면 자칫 신들에게 표적이 될 수 있단다.”
흠칫. 신들이라는 말에 예린은 더욱더 눈앞에 있는 사람의 정체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건 물론이고 흘러나오는 분위기 자체도 무척이나 묘하게 함부로 대할 사람 같지 않았다.
“말투가 원래 그런 건가요?
“하하. 말투라. 뭐 오래 살아서 그런 거니 이해해 달라고 하고 싶구나.”
오래 살았다니. 역시 이 사람 보통존재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타노가 말이 없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가 왜 이러지? 타노가 말을 해야 어떡해서든 도움을 받고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예린은 마음속으로 타노를 계속 불렀다.
“타노는 말을 하지 않을 거란다.”
“어. 어떻게 타노를 아는 거죠?”
타노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습에 예린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야 했다. 놀란 예린의 모습에 기하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는 말했다.
“내가 만들었으니 알고 있을 수밖에 지금은 잠시 기능을 정지시켜 놓았단다. 사실 내가 만들었지만 이제 주인은 따로 있거든. 자칫 지 주인에게 위치를 알린다면 조금 곤란하단다. 그래서 그런 거니 이해해주렴.”
이런 기하의 말에 예린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기하는 조금은 인자한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지금은 쉬고 있으렴. 얼마 전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겪었지 않니.”
이런 기하의 말에 예린은 고개를 푹 숙여야 했다. 신예가 죽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아픔과 함께 슬픔이 몰려왔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기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슬퍼하지 말거라. 잃었던 가족은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예에? 그게 무슨?”
고개를 번쩍 든 예린은 자신이 귀를 의심했다. 신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눈앞에 있는 자가 지금 자신을 놀리고 있는 건가 싶었다. 당연히 표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예린이었는데, 이런 예린의 모습에 기하는 걱정 말라는 듯 말했다.
“모든 건 신우에게 달려 있는 일이니. 지금은 아무 걱정 말고 여기서 쉬고 있거라.”
그렇게 말한 기하는 그대로 일어서면서 이만 가보겠다고 말하며 천천히 방을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예린은 다급히 기하를 불러 세웠다. 하지만 기하는 슥. 하며 한순간에 사라졌을 뿐이었다.
“대체 무슨 말이야..?”
예린은 전혀 알 수 없는 말을 던져주고 가버린 기하의 행동에 머릿속이 복잡해져야 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