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1 판타지 =========================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저택 안으로 하나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이런 발걸음은 무척이나 일정했는데, 어디하나 흐트러짐도 없었다. 발걸음을 옮기는 이는 표정조자 없는 은발의 중년신사였다. 그는 무척이나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검은색 턱시도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손에 낀 흰색 장갑이 무척이나 잘 어울려 보였다.
현재 은발의 중년신사의 손에는 은빛쟁반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이런 은빛쟁반 위로는 무척이나 고급스러워 보이며 화려한 무늬들이 새겨진 한 개의 찻주전자와 두 개의 찻잔들이 놓여있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긴 은발의 신사였고, 곧 똑똑똑. 노크를 하며 하나의 고급스러운 문을 통과에 안으로 들어갔다.
무척이나 익숙한 걸음으로 걸어 들어간 은발의 중년신사는 그대로 은빛쟁반을 고급스러운 테이블 위로 올려놓고는 이내 2개의 찻잔을 각각 놓고는 그대로 찻주전자를 들어 따르기 시작했다.
쪼르륵..
초록빛깔의 녹차물이 찻잔을 채우며 떨어져 내렸다. 김이 올라오는 이런 찻잔을 누군가 들어 올린다. 그리고 천천히 입에 가져갔다. 후릅. 천천히 음미하면서 녹차를 마시는 이의 표정은 무척이나 평온해 보였다.
찻잔을 입에 가져가는 청년은 흑발에 무척이나 평범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어디에나 볼 수 있는 인상을 가진 청년은 고급스러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녹차를 마시며 있던 정장사내였고, 순간 사내의 반대편에서도 찻잔을 들어 녹차를 마시는 모습이 있었다. 그도 반대편 사내와 다를 봐 없이 흑발에 평범한 인상을 가진 사내였다. 그런데 다른 거라곤 사내의 허리춤에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철검이 매어져 있다는 것이다.
둘 모두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청년들의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도대체 이 둘은 누구란 말인가? 뭔가 둘 모두 묘하고 심상치 않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제법 괜찮은 걸?”
“괜찮나?”
“그래. 제대로 된 녹차야. 그래도 뭐. 내가 있던 곳에 있던 빨간잎차 보다는 못하지.”
“빨간잎차? 그게 뭐지? 뭔가 특이한 차인가 보군?”
“후후후. 있지. 마시면 화끈한 맛과 함께 정신이 맑아지는 차가. 내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애용했던 차지.”
왠지 빨간잎차를 말하는 사내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아련한 표정이었다. 뭔가 빨간잎차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장청년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신들이 하는 행동이 참으로 노력이 가상하지 않나?”
이런 정장청년의 말에 검을 찬 사내는 의자에 몸을 뒤로 잔뜩 기대더니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나야 뭐. 신들이 뭔가 일을 꾸미던지 말든지 상관없지. 그저 내 세상만 건들지 않는다면야. 후후후”
이런 검을 찬 사내의 말에 정장청년은 역시 넌 자기밖에 모른다는 말을 투덜거리듯 말하면서 이내 살짝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나 다음에 너일 수 있을 텐데?”
이런 정장청년의 말에 검을 찬 청년의 눈빛이 무척이나 날카로워졌다. 쿠쿠쿠쿠쿠-!!! 저택 전체가 다 흔들릴 정도로 끔찍하고 강렬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 정도 기운이라면 거대한 대륙자체도 그대로 소멸하게 할 정도의 힘일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기운에서도 아무런 부서짐이 없는 저택을 본다면 저택 자체가 뭔가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흔들림을 보일지언정 전혀 무너지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한편 옆에 대기하고 있던 은발의 중년신사의 몸이 잔뜩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런 끔찍한 기운 속에서 그저 흔들리는 모습이라니? 은발의 중년신사 또한 평범함과 거리가 먼 것으로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본 정장청년이 그대로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은발의 중년신사의 육신을 압박하는 기운이 그대로 해소가 되었다. 어느새 안정감을 찾은 은발의 중년신사의 모습이었고, 그대로 다시 특유의 무표정으로 시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은발의 중년신사의 모습을 보던 정장청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너무 그렇게 열 내지 말라고. 만약이잖아.”
이런 들려오는 정장청년의 말에 어느새 기운을 감춘 검을 찬 청년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 알아.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하지만 만약이라고 해도 정말 열 받잖아. 진짜 그런 일이 있다면 난 신들이란 신들을 다 베어 소멸시켜 버릴 거야.”
이런 말에 정장청년은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검을 찬 사내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자기 것은 오지게 챙기네.”
“네가 할 말은 아닌 걸로 아는데, 너도 나 못지않게 너도 자기 것을 끔찍이 아끼잖아.”
“뭐. 그렇지.”
둘 모두 자기 것에 관해서는 끔찍이 챙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모든 신들이 날 죽이겠다고 아크란 전설속의 종족을 재탄생시킨 다고 하는데, 정말 궁금하지 않아? 진짜 아크란 종족의 힘이 어떤 건지?”
이런 정장청년의 흥미진진한 말에 검을 찬 청년이 턱을 쓰다듬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긴 해. 아크란 종족의 힘이 어떤지 정말 궁금해. 그나저나 그래서 그런 거야? 진화를 시킬 재료를 일부러 유도한 게?”
이런 검을 찬 청년의 물음에 정장청년이 긍정적인 표정을 보이며 웃으며 말했다.
“맞아. 하지만 나 못지않게 신들도 아크의 최종진화를 노리고 필사적으로 진화재료를 유도하더군.”
이런 말을 듣는 검을 찬 청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신들에 대한 험담을 했다. 그도 신들에 대해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정말 신들도 널 소멸시켜 버리고 싶어서 필사적이네. 그렇게도 네가 싫은가? 자신들을 초월한 존재가 있다는 것이?”
검을 찬 청년의 이런 말에 정장청년은 정답이라는 듯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더니 신들이 자신을 왜 이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말했다.
“정답이야. 그들로서는 자신들보다 상위의 존재가 있다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거지. 더욱이 나로 인해 차원의 경계들과 시간들까지 엉망이 되면서 열 받은 거지. 결국 다차원계에 속한 모든 신들이 날 소멸시키려고 모든 힘들을 모아 날 죽일 전사를 육성시키고 있는 거 아니겠어.”
이런 정장청년의 설명에 검을 찬 청년이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그 게임 같은 거 말이지.”
“맞아.”
맞다는 말에 검을 찬 청년이 조금은 비웃음에 가득한 웃을 지으면서 신들을 향해 비웃으며 말했다.
“후후후. 정말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결국 인간을 전사로 육성하고 있는 거잖아. 그렇게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신들이 인간을 전사로 선택하다니. 신들도 참 모순으로 가득해”
신들을 향해 실컷 비웃어주는 검을 찬 청년의 말에 정장청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결국 그들도 인정하는 거 아니겠어. 너와 나나 평범한 인간에서 초월적인 존재로 성장했고, 결국 인간만이 신들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신들이 은연중에 인정하고 있는 거지.”
“후후후. 자존심이 깨지는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걸.”
“맞아. 어쨌든 다차원계의 모든 신들의 힘이 녹아든 힘인 코인이라는 것으로 인간들은 더욱더 강한 힘을 얻게 될 거고, 결국은 그들도 초월적인 존재가 될 거야.”
“신들의 명령을 듣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말이지.”
검을 찬 청년의 말에 정장청년은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신들은 자신들의 말만 듣는 꼭두각시 초월자들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 최종목표였다. 최종병기와 같은 아크를 가장 선두로 앞에 세우고 그 뒤를 또 다른 초월적 존재로 성장한 인간들을 따르게 하면서 자신을 소멸시킬 목적으로 말이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는 정장청년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 두긴 했는데, 말이야. 그에겐 너무 가슴 아픈 일이겠지.”
이런 정장청년의 말에 검을 찬 청년이 키득. 거리는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나중에 널 아주 죽이겠다고 난리치는 거 아닐까?”
“어쩔 수 없지. 나에겐 나대로 사정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정말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서로에게는 서러간의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
“그렇지. 각자에겐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까. 자. 그럼 난 돌아가 볼까.”
어느새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검을 찬 청년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정장청년이 벌써 가냐는 얼굴로 말했다.
“벌써 가는 거야? 좀 더 차를 마시고 가지 그래. 아직 차가 남아 있는데,”
이런 정장청년의 말에 검을 찬 청년이 씨익. 거리며 웃는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네가 조금 전에 말했잖아. 각자에게는 각자만의 사정이 있는 거라고, 나도 어서 내 세상으로 돌아가서 내 인연들을 봐야지. 후후후.”
이런 검을 찬 청년의 이런 말에 정장청년은 졌다는 듯 고개를 흔들더니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보였다. 눈앞에 있는 검을 찬 청년만큼 자신의 마음과 눈높이에 맞는 존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가.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보도록 하지.”
“우리에겐 시간이란 무한한 거니까 아쉬워하지 말라고, 아무튼 간에 이번 일은 잘 해결 되었으면 좋겠군. 이참에 신들이란 작자들이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걸 그만두게 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검을 찬 청년은 순간 허리춤에 매어져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스르릉~ 거리는 소리가 울리면서 평범한 검이 뽑혀져 나왔다. 뭔가 특별한 힘을 가진 검도 아닌 진정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검이었다.
이런 검을 슬며시 들더니 앞을 향해 검 끝을 가볍게 콕. 찔러 넣었다. 슈우우우!! 순간 바로 앞 허공에 마치 블랙홀과 같은 소용돌이치는 공간의 모습을 드러났다. 이런 공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청년이었는데, 곧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정장청년을 향해 검을 쥐고 있지 않는 왼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안쪽으로 터덜터덜 거리는 걸음으로 들어갔다.
사악! 순간 회오리치는 공간이 그대로 닫히며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갔군.”
조용한 목소리가 응접실 안을 울렸다. 정장청년은 어느새 차갑게 식어있는 찻잔을 들어올렸다. 순간 미지근하게 식었던 녹차물이 빠르게 다시 뜨거운 김이 내며 뜨거워졌다.
이런 녹차를 입에 가져가며 마시는 정장청년이었는데, 어느새 다 마신 찻잔의 내용물에 그대로 옆에 있던 은발의 중년신사를 향해 내밀며 말했다.
“한잔 더 줘. 칼.”
“예.”
쪼르륵. 어느새 찻잔에 따라지는 녹차의 모습이었고, 이런 녹차를 후릅. 다시 마시기 시작하는 정장청년은 조용히 혼자만의 사색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런 그의 옆에 시립해 있는 칼이란 이름의 은발의 중년신사는 그저 무표정한 표정을 보이면서 정장청년이 사색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언제나와 같이 말이다.
* * *
온통 빛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이런 공간속으로 빛으로만 이루어진 많은 빛의 존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마치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놓은 공간을 닮은 장소에 자리 잡고 있었다.
못해도 수천은 될 듯한 그들은 하나하나가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한명 한명이 차원계 하나는 그대로 소멸시킬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신들이었다.
모든 차원을 담당하며 각자만의 방식대로 차원을 관리하는 절대적인 존재인 신. 이런 그들이 지금 한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갔다.-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놓은 형태의 끝 중앙에 자리한 신이 말하자 모두가 빛을 내며 긍정의 표현을 보냈다. 그들은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의 초월적 존재도 벅찬 상태였다. 2명의 초월적 존재와 싸우게 된다면 필패일 게 분명했던 것이다.
현재 신들의 숫자는 소수만 남고 줄어들었다. 대다수 신들이 현재 모든 힘을 잃고선 힘을 회복하기 위해 잠이든 상태였던 것이다. 모두가 신들의 명령을 따를 초월적인 존재들을 만들 목적에서 그런 것이다.
신들은 곧 계획에 있어서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말들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들의 계획의 최종목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크는 언제 완성되는 건가?-
-곧 될 것이다. 마지막 최종 진화인 5차 진화만이 남겨진 상태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수가 사라지니.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 상태다.-
-곧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미 제거할 계획도 실행 중에 있는 상태다.-
-지금 현재의 아크의 힘이라면 힘들 거다.-
-하지만 해야 한다. 혼돈의 존재의 탄생은 생각지 못한 변수에서 발생한 또 다른 변수다.-
-우리가 움직여야 하지 않나?-
-불가하다. 만약 우리가 나서게 된다면 그도 나서게 될 거다. 그렇게 된다면 이제까지 계획해 왔던 모든 것들이 완성되기도 전에 실패할 거다.-
-그런가..-
-그런 거다.-
-현재 변수가 아닌 우리가 준비한 진화재료를 이용할 계획이 실행중이니 지켜보는 게 좋겠다.-
-우리가 준비한 진화재료가 아닌 새롭게 나타난 변수로 인한 진화가 이루어진다면 우리계획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거지?-
-모른다. 모든 가능성은 현재까지 미지수다.-
-결국 그렇담 지켜보는 수밖에는 없다는 건가.-
-그렇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지켜보는 것이다.-
-.........-
-........-
-....-
어느새 신들은 하던 말들이 멈추었다. 결국 지켜보는 게 답인 상황이라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신들이었다. 신들은 곧 모두가 고개를 들고는 허공을 향해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이런 시선의 끝에는 허공에 떠있는 거대한 투명한 구가 모습이 보였다. 이런 구체의 안에는 뭔가 영상이 흘러나오는 모습이었는데, 거대한 안개지역을 향해 공격을 시작해 가고 있는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 작품 후기 ============================
정장청년이 누구인지는 예상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검을 찬 청년은 다들 모르실 겁니다. 왜 등장했고, 누군지는 말해주지는 않을게요. ㅎ 말하면 재미없으니까요. 아무튼 재밌게 봐주세요.